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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슬프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봐서 그런가, 생각보다 슬프게 보지는 않았다. 내용도 '로봇이 인간이 되고 싶어한다'는 줄거리라면 누구나가 생각해봤을 법한 내용이 아닌가 싶다. 오히려 이 영화는 '로봇'을 '영화', 혹은 '이야기'의 은유로 받아들인다면 더욱 의미가 깊어지는 내용이다. 영화도 로봇과 똑같이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인공물'이지만 사실과 똑같다고 믿고 싶어지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꿈'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봇 데이빗이 인간이 되는 것은 결국 데이빗에게 공감한 외계인들이 만들어준 데이빗의 꿈 속에서만 가능했다. 한 사람의 꿈은 그냥 꿈에 불과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주고 불쌍히 여겨 준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꾸는 꿈, 즉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스탠리 큐브릭, 두 영화 거장은 이 이야기를 통해 현실이 아니지만 사람들이 현실이라고 믿어주어야 성립하고, 로봇처럼 영원히 존재하지만 즐거움을 주지 않으면 잊혀져 버리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로서의 고뇌를 이야기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어쩌면 이 영화는 로봇인 주인공 데이빗을 관객이 로봇으로 받아들이느냐, 사람으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로봇의 마음을 알 수가 없기 때문에 - 공포영화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고, 로봇이 인간과 똑같이 느낀다는 가정 아래에 - 굉장히 슬픈 영화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나는 데이빗이 아무리 그래도 로봇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어 생각보다 이 영화를 슬프게 보지 않았는지도. 그러나 이렇게 두 가지 시각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점만 봐도 이 영화는 명작이고, 반드시 봐야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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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A.I.(Artificial Intelligence)" 는 영화계 두 거장 감독인 '스탠리 큐브릭' 과 '스티븐 스필버그' 의 합작품으로서 큐브릭의 디스토피아적 미래관과 스필버그의 동화적 판타지가 결합된 이중적인 요소들을 잘 담은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은 원래 큐브릭 감독이 기획한 뒤 연출하려고 했으나 개인사정으로 스필버그에게 연출을 맡긴 것인데 공교롭게도 큐브릭 감독이 타계하면서 스필버그에 의해서 완성된 작품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기획자인 큐브릭 감독의 영향이 영화 곳곳에 배어져 있는데 암울하고 비관적인 미래사회라던지 기묘한 모양의 다리주탑 그리고 큐브릭이 좋아해서 늘 자신의 영화에 즐겨 삽입했던 음악가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 가 본 영화에도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반면 스필버그는 자신만의 강점인 동화적 판타지 연상미를 구현하면서 자신만의 세계로 관객들을 인도하고 있는데 동화 '피노키오'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아 주인공 데비이드을 모험과 어드벤쳐 가득한 SF 판타지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따뜻함이 가득한 동화책 한편을 읽은 듯한 느낌이 듭니다.
영화의 핵심주제인 인간의 감정을 지닌 어린아이 로봇이 인간 엄마를 향한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을 갈망하면서 전개되는 애틋함과 안타까움을 표현할 배우가 아마도 영화제작에 있어 최대 고민일 수 있는데 스필버그는 영화 "식스 센스" 를 본 후 조엘 오스먼트를 캐스팅하게 됩니다. 지금은 어른이 되어 어릴적 순수하고 깨끗한 느낌의 눈망울과 얼굴 이미지는 사라져 버렸지만 그가 어린시절 출연한 영화에서 보여준 그의 연기는 가히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다고 보여집니다. 특히 엄마의 사랑을 갈망하는 아이의 연기는 보는 이로 하여금 뭉클한 감동을 선사하기에 충분할 만큼 빼어난 연기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타고난 외모도 한 몫 하지만요...
영화에는 스필버그와 늘 함께하는 영화음악의 거장 "존 월리암스" 가 이번에도 영화음악을 맡아 아름다운 선율의 곡들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특히 소프라노 Barbara Bonney 의 고혹적인 아리아가 빛나는 "Where Dreams Are Born" 가 주는 감동은 조엘 오스먼트의 맑고 밝게 빛나는 눈동자와 함께 오랜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특이하게도 존 월리암스가 영화음악을 맡은 영화에선 별도의 주제곡을 만들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최고의 뮤지션들을 참여시켜 주제곡을 만들었습니다. 월리암스 자신이 직접 작곡을 하고 유명한 작사가 Cynthia Weil이 가사를 맡은 "For Always" 인데요. 유명한 프로듀서 David Foster가 프로듀싱과 키보드 연주를 담당했고 오케스트라 협연은 David Foster의 친우 William Ross가 맡았으며 보컬은 벨기에 출신으로 제2의 Celine Dion이라 불리웠던 Lara Fabian과 미국출신의 클래식 팝 싱어 Josh Groban 이 함께 부르고 있습니다.
OST 에는 두 개의 버전이 담겨져 있는데 Lara Fabian의 솔로곡이랑 Josh Groban의 듀엣곡 두가지 버전으로서 영화의 느낌을 잘 살려낸 클래식컬한 팝 넘버라 할 수 있습니다. 두 사람 모두 클래시컬한 창법에 기반을 둔 보이스와 하모니를 들려주고 있는데 영화 주제가로써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본 후 느낌을 말하자면 "미래의 동화 이야기" 라 할 수 있는데 비관적인 디스토피아 미래관에도 불구하고 스필버그는 휴머니즘 가득한 동화같은 판타지 영화를 통해 인류의 미래가 그리 어둡지만은 않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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