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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그 둘쨉니다를 읽고...
"제가 그 둘쨉니다를 읽고..." 내용보기
이혜경 작가의 응축된 10년 내공을 엿볼 수 있는 秀作이다. 작가는 지난 10년의 삶을 허투루 낭비해 살지 않았으며, 오히려 치열하게 잘 준비했다는 걸 시위하듯 보여주고 있다. 처음 책을 마주했을 때 느낌은 뭐랄까,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다. 책 제목의 신선함을 빼고는 겉표지도 그렇고, 글자크기도 가늘어 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작가에 대한 인지도도 별로 없어서 기대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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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혜경 작가의 응축된 10년 내공을 엿볼 수 있는 秀作이다. 작가는 지난 10년의 삶을 허투루 낭비해 살지 않았으며, 오히려 치열하게 잘 준비했다는 걸 시위하듯 보여주고 있다. 처음 책을 마주했을 때 느낌은 뭐랄까,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다. 책 제목의 신선함을 빼고는 겉표지도 그렇고, 글자크기도 가늘어 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작가에 대한 인지도도 별로 없어서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입증이라도 하듯 조용하고도 차분하지만 내용만큼은 충실하게 갖추어져 있음을 읽어 나가면서 알게 되었다. 한 글자, 한 글자 파고들어 제대로 된 글인가 시험하듯 짜 맞추다 보니 시나브로 어느새 빠져버렸다. 아니 중독되었다는 말이 딱 맞다. 결코 과장되지 않으며, 그 깊이는 얇지도 가볍지도 않다.

 

    사실 9월초에 교보문고에서 신간 서적을 뒤적이다가 책 제목이 좀 신선해서 예스 24에 주문을 했었다. 다른 읽을거리들이 있어서 우선 순위에 밀려 차일피일 미루다가 짬을 내서 한 꼭지씩 조금씩 읽어 내려갔다.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스산하고도 차분한 분위기의 전개가 첨엔 조금 낯설었다. 그것은 내가 소설을 많이 읽어본 경험이 부족해서이리라. 주로 전공서적, 논문, 철학서를 읽어서겠거니 생각했다. 이혜경 작가의 제가 그 둘쨉니다1인칭 시점 블랙아웃부터 시작해서 태산 오르기까지 1인칭으로 끝난다. 각각의 글들은 인생의 변곡점들에서 경험하게 되는 나의 희노애락을 고스란히 녹여내고 있었다. 그 각각의 지점들에서 무엇을 어떻게 선택하는 것이 보다 진실한 삶이고, 진정성 있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인지 하나하나 짚어주었다. 인생은 주체적 자아가 살아가면서 자각해 가는 것 아니겠는가. 무엇이 인생이며, ,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성찰하게끔 만들어 주고 있다. 이 책은 생노병사가 모두 한자리에 집결해 있다. 사르트르는 인생은 B(Birth)D(Death)사이의 C(Choice)이다라고 했는데 나는 어떤 선택을 하면서 살아갈 것인가를 진지하고도 심각하게 통찰하게끔 하는 인생 선배의 관록이 묻어나 있다.

 

    작가들을 새롭게 보고 대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가졌던 작가에 대한 환상, 망상, 그리고 착각을 올곧이 걷어냈다. 작가하면 삼류 소설가 정도로 치부했었는데, 해박한 지식, 엄청난 상상력, 그리고 인간의 실존과 탈존을 넘나드는 치열하고도 섬세한 감수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작가에 대한 존경스런 마음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이 아직 그리 유명하지 않지만, 마그누스 오푸스(Magnus Opus, 위대한 걸작)에 버금가는 대단한 작품임을 과감히 말하고 싶다. 작가의 차기작을 빨리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추석이다. 명절날 온 가족이 모여서 담소를 나누겠지. 이 책의 一讀을 권하고 싶다.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고, 그 소중함을 맘껏 느낄 수 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y****9 2017.09.1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