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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 심농의 이름과 그가 만들어낸 매그레 형사의 이름은 열린책들에서 이 시리즈 물을 발간하기 시작하면서 알게 되었다. 유명한 시리즈 물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내용을 본 적이 있었는데 왠지 프랑스 장르 물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아서 읽지는 않았다. 그래서 이 책이 심농과 매그레를 만나는 첫 번째이다. 책의 내용을 간략히 요약하자면, 파리의 유명 호텔에서 여성이 살해 당한 사건이 발생하고 매그레 형사가 투입되어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데 범인은 다소 의외의 인물로 밝혀진다, 이다. 사람이 둘이나 죽는 사건이 발생하지만 사건 현장을 상세히 묘사하거나 살해 과정을 세세하게 그리는 장면은 보이지 않는다. 자극적으로 독자들의 심박 수를 높이지 않는 점이 무척 마음에 든다. 전반적인 흐름이 급하지 않고 서서히 사건의 실체에 다가서는 글쓰기가 이루어지는 점도 심장 박동에 여유를 준다. 게다가 심농은 특정 공간을 그리거나 상황을 정리할 때 마치 내가 그 공간, 상황에 가있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글을 쓰는 세밀함을 보여준다. 지루하게 나열하는 게 아니라 글 속으로 친밀하게 초대하는 기분이랄까? 서민의 피가 뼛속까지 흐르는 매그레(P. 144)는 서민들의 심리와 생활을 잘 이해해서 넌지시 그들의 등을 두드려주기도-구체적으로 그렇게 한다는 뜻이 아니라- 하고 때로는 그들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 작품에서 구체적으로 나오지는 않지만 매그레가 나이를 좀 먹었겠다고 추측할 수 있었다. Hard Cover-두껍고 딱딱한 표지는 아니라서 이 구분이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로 처리된 모양새도 마음에 들고 번역도 무리 없이 잘 읽히는 편이다. 책의 분량도 많지 않아서 두꺼운 스릴러 물이나 미스터리 물을 읽을 때처럼 결론에 빨리 도달하기 위해 내용을 건너뛰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 문고형 판본이라 휴대해서 지하철 등에서 읽기에도 좋다. 다만 본문의 Pont를 작은 걸 써서 책의 쪽수도 줄이고 가격도 낮췄더라면 좋았겠다. 이 시리즈 물이 75권이나 된다고 하니 그런 바램이 든다. (보관의 문제, 구입 가격의 압박 등 고려 시) 아울러 아직 국내에서 발간되지 않은 매그레 시리즈가 더 빨리 나오기를 희망한다. 매그레를 더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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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제스틱 호텔’은 매그레 형사 시리즈에서 처음 등장하는 장소가 아니다. 호텔 측은 형사의 방문이 투숙객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제공할 수도 있으니 매그레가 반갑지 않은 게 당연하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다르다. 마제스틱 호텔은 매그레에게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다. 『마제스틱 호텔의 지하(열린책들)』에서 투숙객 ‘미시즈 클라크’의 시신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소설의 재미는 다양한 인물군상을 통해 내가 경험하지 못한 삶을 체험하는 데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조르주 심농’의 이야기 창작 능력은 천재적이라고 해도 과하지 않다. 읽을 때마다 감탄하고, 읽을수록 감탄의 농도는 짙어진다. 이번에는 어떤 사연을 가진 인물과 만날지 기대되면서도 절반의 마음은 걱정으로 채워진다. 심농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은 주목받지 못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만난 인물은 ‘마제스틱 호텔’의 커피 준비실에서 일하는 ‘프로스페르 동주’다. 호텔에 출근한 프로스페르 동주가 탈의실에서 ‘미시즈 클라크’의 시체를 발견했다. 미시즈 클라크는 가족과 함께 미국에서 온 여행자다. 매그레 반장은 시체를 맨 처음 발견한 프로스페르 동주를 제외하고 모든 사람과 대화를 나눴고, 호텔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찰하려는 듯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매그레는 시종일관 프로스페르 동주에게 관심이 없다는 듯 행동했다. 그러다가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듯 퇴근하는 동주와 마주쳤고 그의 집으로 갔다.
매그레가 프로스페르 동주의 집을 방문한 이유는 동주와 한 집에 살고 있는 샤를로트에게 현재는 미시즈 클라크라고 불렸지만 과거 미미라는 이름으로 칸에서 업소아가씨로 일했던 여인을 아는지 묻기 위함이었다. 매그레는 동주와 샤를로트의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동요를 간파했다. 동주와 샤를로트가 미시즈 클라크를 살해한 범인일까? 만약 범인이라면 살해 동기는 무엇일까
프로스페르 동주의 집에서 나온 매그레는 클라크 씨와 가정교사인 앨런 대로먼이 약혼한 사이라는 정보를 듣게 된다. 미시즈 클라크는 몰랐지만 클라크 씨는 아내와 이혼할 계획이었다는 것. 이 정보로는 동주와 샤를로트보다 클라크 씨가 더 의심스럽다. 게다가 판사는 클라크 씨가 미국 대사관의 보호를 받는 상류 사회 인사라며 매그레에게 클라크 씨는 수사하지 말라고 통보한다. 클라크 씨는 외국에서 살해된 아내 때문에 자국 대사관에 보호 요청을 한 것일까? 아니면 미국 대사관 뒤에 숨어서 매그레 반장의 수사망을 피하려는 속셈일까
주인공인 매그레 반장의 시선을 따라 사건의 실체에 다가서면 기가 막힌 사연과 마주하게 된다. 매그레 시리즈를 몇 권 읽지 않았지만 이 소설이 그 중에서도 가장 복잡한 인간사를 다루었다. 미미는 미시즈 클라크로 신분 상승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 우연히 미미의 비밀을 알게 된 제3자는 그녀의 약점을 잡아 돈을 갈취했고 결국 미미는 마제스틱 호텔의 지하에서 살해되기에 이른다. 미미의 거짓말로부터 시작된 이 사건은 인간의 욕심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인간이 무엇을 쫓느냐에 따라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할 수 있다. 살아있는 사람들의 삶은 계속되겠지만 이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게 분명하다. 삶은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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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추리소설의 주인공이 범죄 사건이 '어떻게' 일어났는지를 이야기하는 사람이라면, 매그레는 '왜'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는지에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다. 매그레는 범죄를 수사하는 형사로서 드러내지 않는 우수에 젖은 사람으로 비능동적 주인공이다. 일을 안하는 듯 하면서 하고 있는 수사반장이다. 매그레 반장이 존재하는 것만으로 그들이 그들 자신을 드러내도록 만들며 조급하지 않게 시간의 흐름에 사건을 맡긴다. 이 시간 속에서 조급한 것은 범인과 그 주면 인물들이다. 주변 인물과 범인의 심리 변화에 따른 행동으로 사건이 해결되는데 이는 장악력있는 수사반장 매그레가 사건 현장에 존재하는 것만으로 주변인물과 범인에게 행동을 일으킴으로서 사건이 해결되게 만든다. 이 범인과 주변 인물들은 단순하고 평면화된 인물이 아니라 복잡한 인물들로 매그레는 그들의 현재의 '내면'은 물론 지나간 삶에도 관심을 갖고 그 인물들이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기다린다. - 이는 전에 써 둔 리뷰를 옮긴 것이다. 옮긴이의 말에 따르면 1931년에서 1934년까지 19권의 매그레 시리즈를 조르주 심농은 써낸다. 그리고 <마제스틱 호텔의 지하>는 1939년 12월 집필되어 1940년 4월에서 10월에 주간지에 연재되었다가 다른 두 권과 한데 묶여 발표된 작품으로 매그레 시리즈의 컴백 작품이라 한다. 이 <마제스틱 호텔의 지하>에서 매그레는 전작 19권의 주인공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일반적인 추리소설의 주인공처럼 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분명 '매그레'만의 차별점은 있으나, 전작과는 다르게 매그레는 움직이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인다. 좀 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되었으나 전작의 매그레를 애정하는 나로서는 조르주 심농이 매그레라는 인물의 톤을 일관되게 그려내 주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 든다. 우수에 젖은 수사반장이라는 것은 매그레가 내가 느끼기에는 사람으로서 저지르는 범죄에 근심과 걱정을 하는 마음,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에 대해 안타까움을 가진 인간적인 수사반장이라는 말이다. 마제스틱 호텔 지하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프로스페르 동주라는 천연두를 앓은 얽은 자국이 있는 얼굴에 빨간 머리를 가진만큼 하얀 얼굴이 잘 빨갛게 변하는 못생긴 남자를 쫓아 이야기가 시작한다. 동주는 교살된 여자를 처음 발견한 마제스틱 호텔의 사원이다. 죽은 여자는 호텔의 손님으로 남편은 부호인 미국인이다. 이 미국인은 아내가 살해되었는데도 가정교사와 데이트를 즐긴다. 동주는 죽은 여자와 과거에 인연이 있다. 미국인은 부자이고 수사를 함부로 하기에는 외교문제가 일어날 요인이 있는 인물이다. 판사는 나쁜 사람이 아니지만 죽은 여자와 동주의 과거 인연을 적은 편지를 받고서는 매그레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용의자로 상대적으로 힘없는 인물인 동주를 잡아들인다. 이 이야기는 친절한 추리소설이 아니다. 동주는 처음부터 거론되면서 죽은 여자와의 관계도 있고 해서 범인일까 싶으면서도 평소의 행동과 주변의 평이 더없이 좋은 사람이다. 이어서 경비가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지는데 그를 죽이기에도 힘에 부치는 듯 보이는 동주다. 이야기를 읽는 동안 부인이 죽기 전에 이혼할 결심을 이미 한 남편도, 과거의 연이 있는 동주도 딱히 범인이다 아니다를 단정할 수 없으면서 다른 누구를 유추해내지 못한다. 매그레는 여느 추리소설의 주인공처럼 수사를 '행'하고, 어느 순간 자신이 추리해낸 범인을 '짠' 하고 내놓고는 그 범인에게 주먹까지 날리는 '행동'을 한다. 그리고 자신의 수사에 대해 브리핑까지 해준다. 그런 그가, 매그레가 난 낯설게 느껴진다. 그러나 이야기는 재밌다. 조르주 심농은 총 75권의 매그레 시리즈를 썼다고 한다. 전작 19권의 매그레는 이거 뭐 수사를 하는 거야, 마는 거야 하는 생각이 거의 이야기의 끝까지 든다. 그리고 매그레가 별 것 한 것 없이 범인은 밝혀진다. 그런데도 그 우수에 젖은 매그레 시리즈가 재미있었다. 그런데 이 새로운 매그레도 요즘의 추리소설 내지 범죄소설의 재미와는 다르지만, 재미있다. 이렇게 쭉 75권까지 이어지는 아직 읽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말이다. <마제스틱 호텔의 지하>에는 옮긴이가 말한대로 이 시대의 파리의 풍경과 특급호텔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섬세한 묘사가 일품이다. 작가의 애정을 가진 관찰이 없었다면 그들의 모습을 그렇게 그릴 수 없을 것이다. 프로스페르 동주는 지금이라면 바리스타로 불릴 일을 하는 실장인데 안분지족하는 사람이면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으로 묘사된다. 못생긴 외모에도 세 여자가 그를 아끼고 사랑한다. 읽는 독자도 정이 가는 그런 주인공이다. 19권을 사면서 그때는 75권이 전부 번역될 줄 알고 책을 구입하면서 그 책이 차지할 자리도 구입비용도 아깝지 않았다. 19권으로 멈췄을 때는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그럴만큼 조르주 심농이 창조한 인물들은 인간적이며 읽는 이가 애정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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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매그레다운 필력이었다. 사건 주변의 관계자들에 대한 보고서를 매그레가 읽는 장면은 결국 일견 단순해 보이는 사건에 얽혀 있는 각자의 인생 이야기를 풀어 내면서 빛을 발한다. 상류부자나 하층민을 벗어나지 못하는 인생이나.. 결국 인간적인 고민은 다 안고 살게된다는 생각이 든다 매그레는 언제나 그렇지만 은근한 감동과 인생을 돌이켜보게 한다 현재 21권이 번역되어 있는데 추가적으로 더 나오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