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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추리 소설처럼 보이는 형식 안에 인간의 삶의 어두운 이면을 포착하는 매그레 시리즈 특유의 미학이 묵직하게 빛을 발하는 작품이다."(246쪽 참조사항) 10월 19일 월요일(월요일에는 살인 사건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 요일이기에 더욱 기억되기 쉬운) 오후 4시 45분에 대로변에 연결된 한 막다른 골목에서 온기가 남아있는 중년남자의 시체가 발견된다. 매그레는 그해 들어 첫 겨울 느낌이 드는 사건이라고 말한다. 돈을 노린 잡법의 짓이라는 이 사건을 매그레는 정성을 드려 수사한다. 수사반장이 되기 전 탐문수사를 하던 때를 그리워 하며... "저건 뭐지요?" 죽은 남자 루이 투레의 신원 확인을 한 아내에게 이산한 게 눈에 띈다. "누가 저런 구두를 신겨 놨어요?"(25쪽) 아내가 매일 닭고 약칠을 해주는 검정 구두가 아닌 누런 색의 "거위똥색" 구두를 신고 있다. 26년간 매일 아내가 주는 천 이삼백 프랑의 돈, 지하철 표랑 담뱃값밖에는 쓰지 않고, 기차는 정기권을 사두며, 출근과 퇴근 시간을 어겨본 적이 없는 삶을 살아 온 루이 투레에게 빨간색에 가까운 야한 넥타이와 거위똥색 구두는 일종의 일탈이다. 아내는 카플랑 & 자냉사의 창고 관리인에서 부지배인까지 되었다고 알고 있는 루이 투레. 매그레가 알아본 바로는 카플랑 & 자냉사가 문을 닫은지 3년이 되어가고, 루이 투레는 거리의 벤치에 앉아 시간을 보내며 딱히 어떤 일을 했던 것 같지는 않은데 집에는 월급을 가져가고, 그것도 창고 관리인에서 부지배인으로 승진을 했다며 오른 월급을 가져가고 함께 일했던 사람들에게는 작은 선물을 사가기도 했다. 매그레를 거슬리게 만드는 것은 사람들이 "벤치"에 앉아 있는 루이 투레를 보았다는 것과 "거위똥색 구두"이다. "바늘 끝 하나 안 들어가겠어요!" 상토니 형사의 루이 투레의 부인에 대한 표현이다. 루이 투레가 틀에 박힌 생활을 하게 만든 것은 아내로 아내의 두 자매의 남편들은 모두 철도원으로 루이 투레의 창고 관리인이라는 직업보다 나으며 삶도 여유롭다. 아내를 위해 굳이 언니와 동생이 사는 동네에 집을 얻어야 했고, 자매들의 수준에 맞춰 살며, 루이 투레는 비교 당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루이 투레가 회사가 문을다은 지난 3년간 더 많은 월급을 가져간 것이다. 모든 것이 수수께끼인 이 사건은 하나 둘 씩 루이 투레의 비밀이 벗겨진다. 어떠한 상황도 범죄를 정당화하지는 못하지만, 매그레의 연민을 자아내는 루이 투레의 삶은 읽는 독자에게도 그 연민을 공감하게 한다. "어리석은 계집애!" 매그레의 이런 말은 나를 놀라게 했다. 매그레는 사람을 판단하지도 않고 내면의 심정을 입밖으로 내뱉지도 않아왔다. 아버지를 미행까지 했지만 돈의 출처를 알아내지 못한 22살의 딸은 답답한 가정 환경에서 탈출하기 위해 미성년자인 애인과 함께 아버지를 협박한다. 딸의 이런 행동은 한 가장인 루이 투레의 비극적 삶, 범죄를 저지르게 되기까지 그를 옥죈 삶에 연민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벤치" 모든 것은 벤치에서 시작되었다. 회사가 문을 닫은 것을 집에 알리지 못하는 가장은 벤치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헛점을 가진 상점들이 눈에 보이고 63세의 전과를 가진 한 남자를 벤치에서 만나게 되고 상상하던 범죄를 실행에 옮기게 된다. 돈이 생기고 야한 넥타이와 거위똥색 구두로 멋을 내는 작은 일탈을 즐기고 사랑하는 딸을 위해 큰 돈을 모은 루이 투레의 돈을 노린 사람은 또 있었다. 돈을 노린 잡범의 소행으로 죽은 자 역시 범죄를 저지른 잡범이지만 이 모든 것을 밝혀가는 과정에서 루이 투레라는 한 사람에게 느끼게 되는 감정은 우리 인생의 삶의 무게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범죄자일지라도, 언제나 사람에 대해 연민을 가지는 인간적인 매그레 반장을 만나는 일은 기쁜 일이다.
: 이 책을 읽는 가운데 회사가 문을 닫는 다는 소식을 들으며 묘한 기분을 느꼈다. 23년을 유지돼온 회사다. 본사의 인사과장님이 오셔서 "내가 회장님이라면 이랬을텐데, 저랬을텐데라는 생각만 하게 돼."라며 위로하셨다. 나야 4년 5개월을 다닌 회사이지만 20년 가까이 일해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내가 벤치의 사나이가 된다고 해서 범죄를 저지르지야 않겠지만, 루이 투레의 비극을 공감하기에는 충분한 상황이다. 차장님이 추천서도 써주셨고, 본사 인사과장님도 자리를 알아봐주마 하셔서 회장님이 운영하시는 다른 회사로 옮겨갈 가능성은 크지만 일이 돼야 되는 것이고 아직은 아무 것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10월초까지 마무리나 잘 해야 한다. 그 후는 실직자가 된다. 갑작스럽게 결정된 일이어서 아직도 긴가민가하고 심란하고 속시끄러운 가운데도 처리해야 하는 일들을 미루지 못하는 상황이다. 사람들은 로또나 돼야돼라고 말하기도 한다. 모두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과 맞물리며 루이 투레 이야기는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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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생마르탱 대로의 막다른 골목 안에서 칼에 찔려 죽은 남자가 발견됐다. 지갑에서 찾아낸 신분증으로 남자의 이름과 직업, 주소를 알아냈다. 매그레 반장은 가족부터 만나기로 한다. 어렵사리 찾아낸 쥐비지 푀플리에가 37번지에는 ‘루이 투레’의 아내가 저녁을 준비하며 남편을 기다리고 있다. 매그레 반장이 투레 부인에게 남편의 죽음을 전하는데 부인에게선 슬픈 기색을 찾아볼 수 없다. 동생 잔을 대동하고 남편의 시신을 확인하러 나선 투레 부인은 시트 밖으로 나와 있는 남편의 신발을 보고 알 수 없는 말을 한다. 누가 저런 구두를 신겨 놨어요? (p.25) 투레 부인은 남편이 누런색 구두를 신은 적이 없다고 말한다. 자신이 허락하지 않으리란 걸 남편도 알고 있었을 거라고 덧붙였다. 또한 외투와 양복은 남편 루이 것이지만 넥타이는 아니라고 말한다. 남편 지갑에 들어있던 돈도 너무 많다고 했다. 아침마다 지갑을 확인했기 때문에 얼마가 들어있는지 알고 있다는 것. 누런색 구두를 신고 빨간색 넥타이를 매고 많은 돈이 들어있는 지갑을 품은 채 생마르탱 대로의 막다른 골목 안에서 칼에 찔려 죽은 채 발견된 남자는 투레 부인이 알고 있는 남편 루이와 동일인물인가 투레 부인에게는 남편이 생마르탱 대로의 막다른 골목에서 살해당했다는 사실 자체가 불명예스러운 일이었다. 그녀는 자신뿐 아니라 온 가족의 삶을 다스려왔는데, 남편의 그런 죽음은 그녀가 정해 놓은 틀에 맞지 않는 것이었다. (p.31) 범죄가 발생했을 때 이야기의 초점은 사건의 피해자보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맞춰지는 게 일반적이다. 사건이 발생하면 범죄자의 성장과정이나 인간관계 등을 들춰보고 심리상태를 유추해보며 범죄를 저지르게 된 이유를 파악하려고 애쓴다. 이에 비해 피해자는 관심에서 벗어나있다. 피해자가 사랑했던 사람, 자주 다녔던 거리, 즐겨 먹던 음식 그리고 미래 계획 등 잃어버린 삶은 주목받지 못한다. 조르주 심농의 『매그레와 벤치의 사나이(2017.08.20.열린책들)』는 살인사건의 피해자 루이 투레의 삶을 촘촘하게 들여다본다. 매그레 반장이 사건 해결을 위해 뒤를 쫓아야할 자는 루이를 살해한 범인이고 결국에는 범인을 붙잡지만, 매그레 반장의 관심은 루이 투레의 삶에 가까이 다가가 있다. 범죄사건을 다루는 추리소설이지만 피해자를 향한 시선이 인간적이고 감성적으로 다가와서 좋았다. 매그레 반장이 루이 투레에게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누런 구두 때문이다. 거위똥색 구두를 신어 볼까 하다가 용기를 내지 못해 결국은 반품했던 기억을 갖고 있는 매그레 반장은 루이 씨에게 누런 구두가 해방감의 증거(p.79)로 작용했으리라 짐작했다. 루이 씨는 무엇으로부터 도망 치고 싶었던 걸까 그 사람 동서들은 둘 다 좋은 직장에 있어서 온 가족이 여행도 공짜로 하고 그런대요. 연금도 있고 말이지요. 그래요. 루이 씨한테 좀 더 야망을 갖지 않는다고, 평생 창고 관리인으로 늙을 거냐고 비난했다더군요. (p.132) 루이 투레는 아내의 구속과 비난에서 벗어나 숨 쉴 수 있는 구멍이 필요했다. 실직 후 벤치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루이 씨는 드디어 아내에게 구속받지 않는 탈출구를 찾았고 그 삶을 비밀스럽게 이어가다가 변을 당했다. 그의 마지막이 쓸쓸하고 허무하게 느껴지는 건 이유도 모른 채 차가운 길바닥에서 목숨을 잃었기 때문도 아니고, 눈물을 흘리면서 슬퍼하지 않는 아내와 딸 때문도 아니다. 그가 밖에서 찾은 해방감, 편안함으로 살아생전 단 한번이라도 행복했는지 의문스럽기 때문이다. 나는 가정이 불행했던 루이 투레에게 인간적인 연민을 느꼈다. 그리고 불행하고 불안한 삶을 공유했을 루이 씨의 아내와 딸까지 모두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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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레 시리즈가 기존에 19권만 번역되어 나오다가 추가로 2권이 나와서 기쁘다..
매그레 반장 시리즈의 매력은 그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마음씀씀이와 심리에 대한 통찰... 그리고 그 안에 녹아 있는 인간적인 면모들이 아닌가 싶다.
매그레가 찾아가서 만나는 가족들에게서 힌트를 얻고 그들의 삶에 대해서 생각하고 사건을 풀어나가는 과정들이 늘 아련한 마음을 느끼게 한다.
과거 프랑스의 모습과 불안정했던 서민들의 삶을 들여보다 보는 것도 매그레 시리즈의 장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