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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떤 공동체를 꿈꾸는가
"당신은 어떤 공동체를 꿈꾸는가" 내용보기
1990년대 국내에 불어닥친 포스트모더니즘과 해체주의의 광풍이 휩쓸고 지난 자리를 바라보는 기분이다. 프랑스 철학자 장 뤽 낭시의 글을 처음 읽었을 때는 꽤 신선한 느낌을 받았었다. 무위나 해체를 말하는 공동체 담론은 정치저항의 미학에 새로운 차원을 던져준 것처럼 보이곤 했다. 한국에도 이 사람의 문하생이 있는지 궁금하다. 낭시의 철학을 종합적인 시각에서 정리한 책을 못
"당신은 어떤 공동체를 꿈꾸는가" 내용보기

1990년대 국내에 불어닥친 포스트모더니즘과 해체주의의 광풍이 휩쓸고 지난 자리를 바라보는 기분이다. 프랑스 철학자 장 뤽 낭시의 글을 처음 읽었을 때는 꽤 신선한 느낌을 받았었다. 무위나 해체를 말하는 공동체 담론은 정치저항의 미학에 새로운 차원을 던져준 것처럼 보이곤 했다. 한국에도 이 사람의 문하생이 있는지 궁금하다. 낭시의 철학을 종합적인 시각에서 정리한 책을 못봤는데 국내 상아탑의 쏠림 현상을 고려해본다면 낭시는 전성기를 채 맞이하기도 전에 이미 한물간 퇴물로 취급받고 있는 것 같다. 

 

《무위의 공동체》(인간사랑, 2010)를 읽으면 폐허가 된 옛 공동체의 유적지에서 새로이 도래할 공동체의 미래를 꿈꾸는 느낌이 든다. 기독교도가 '에덴의 상실'을 슬퍼하듯이 공동체의 상실을 우울해하는 좌파 지식인의 초상도 떠오른다. 낭시는 루소와 독일 초기 낭만주의 사상에다 하이데거와 조르주 바타유의 사상을 버무려 공동체의 해체와 해체적인 공동체의 도래를 동시에 논하는 정치철학을 전개한다. 낭시의 정치언어는 무용의 쓰임과 같아 그 자체로 국내외 정치현실을 비평하기는 어렵다. 그만큼 대안적인 정치적 상상력을 강조하는 낭시의 정치철학은 오늘날의 현실주의 정치나 국제질서와는 핀트가 맞지 않는다. 하지만 공동체에 대한 오랜 향수를 자극하고 새로운 공동체에 대한 꿈을 펼쳐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일독의 가치는 충분하다. 다만 하이데거 철학이나 해체론에 자신이 없는 이들이라면 낭시의 담론이 뜬구름잡는 허튼소리 일색으로 들릴 수도 있다.

 

먼저 공동체의 와해와 상실에 대한 주류적 통념에 대해 낭시가 뭐라고 말하는지 들어보자. 낭시는 공동체의 상실과 공동체가 갖는 친밀성, 우애와 주흥과 같은 정체성에 대한 향수를 일단 지적한다.

 

"공동체가 상실되었거나 그 맥이 끊겼다는 사실이 모든 과정에서, 모든 예ㅡ자연 가족, 도시국가 아테네, 로마공화국, 초기 기독교 공동체, 조합들, 자치구들 또는 우애ㅡ에서 확증된다. 또한 공동체가 긴밀하고 조화로우며 파괴할 수 없는 관계로 조직되었고, 기관들·의식들·상징들을 통해 특히 자신에게 자신의 표상을 부여하고 나아가 고유의 단일성과 내밀성과 내재적 자율성이라는 살아 있는 봉헌을 스스로에게 바쳤던 상실된 시대가 항상 문제로 대두된다."(37쪽)

 

낭만주의와 이상주의에 치우친 낭시는 공동체의 상실이라는 전통 테제에 반하여 공동체가 아직 도래하지 않았다는 논리를 전개한다. 이런 논리를 이해하려면 사회주의 몰락과 더불어 선언된 보수적 자유주의자들의 '역사의 종언' 이후, 공동체의 문제를 줄곧 고민해온 낭시의 인식론적 현실을 참조해야 한다. 그래서 낭시가 상정하는 공동체는 역사상의 모델도 존재하지 않고 또한 특정한 민족국가나 특정 사회와도 일치하지 않는다. 자본주의와 개인주의에 대한 예찬에 반대하면서 낭시는 여전히 공동 존재와 공동체에 대한 요구의 필요성을 고취한다.

 

낭시는 서구 자본주의를 '일반적 등가화의 무한정한 확장'으로 해석한다. 따라서 자본주의의 해체를 위한 새로운 대안적 질서를 구상하는데 그 질서가 바로 '무위의 공동체'다. '한국어판을 위한 지은이의 말'에서 낭시는 '무위(비-행동)'를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지만 그 고유의 주체를 변형시키는 어떤 행동"이라고 정의한다. 노자의 무위의 철학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낭시는 이처럼 수동성과 내버려둠, 단수성 등을 강조하면서 자본주의적 교환질서와 신자유주의적 가치화에 저항하는 '비등가적인 것'의 공동체를 구상한다. 여기서 공동체는 계획이나 과제, 혹은 도달해야 할 목적지가 아니다. 내가 보기에 무위의 공동체는 철학적 이념형이지, 역사적 구성체물이 아니다. 만약 인위적으로 공동체를 특정한 정치행동으로 기획하거나 변형시키고자 한다면 공동체의 꿈이 곧 악몽으로 변질되리라는 진실을 염두에 둔 개념화라고 추론해본다.

 

 

z***a 2012.12.3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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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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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뤽 낭시-무위의 공동체 서평 2011/04/14 12:53 수정 삭제 http://blog.naver.com/ahxkvjavm/10107022953 <무위의 공동체>   공동체는 비-행동(무위)으로서 가능하다. 비 행동이란 비등가적인 것을 야기하는 것이다. 이것은 자본주의적, 자유주의적 교환 체계에 대한 대안으로 기능할 수 있다.   공동체는 주체들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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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뤽 낭시-무위의 공동체 서평

2011/04/14 12:53 수정 삭제

복사 http://blog.naver.com/ahxkvjavm/10107022953

<무위의 공동체>

 

공동체는 비-행동(무위)으로서 가능하다. 비 행동이란 비등가적인 것을 야기하는 것이다. 이것은 자본주의적, 자유주의적 교환 체계에 대한 대안으로 기능할 수 있다.

 

공동체는 주체들 사이에 어떤 보다 상위의 삶으로 엮이지 않는다. 공동체는 이루어야 할 과제가 아니다. 그것은 조국, 피, 민족, 해방된 인간성, 팔랑스테르, 가족 등으로 변형시키는 과정을 실현시키지 않는다.  공동체는 실행 불가능한 것이고 그래서 그것은 죽음에 의해 질서지워져 있다. 따라서 공도체는 언제나 타인에게 드러난다.

 

공동체는 융합을 위한 계획의 대상이 아니다. 생산이나 실현을 위한 대상도 아니다. 나치 독일은 '아리안 족' 공동체에서 순수한 내재성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자들을 희생시켰다. 그 결과는 독일 민족 자체의 자멸이었다. 그들은 연합의 공동체를 상상했다. 하지만 공동체는 특정 목적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공동체에 탈존, 외존한다. 주체도 마찬가지다. 주체가 주체 안에 있다면 타자와 소통할 수 없다. 주체는 관건이 아니다. 주체 자체가 이미 타자이며 주체는 자기 바깥에 존재한다. 외존한다.

 

서양의 경우 연합은 그리스도의 신비한 몸 가운데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신성은 외부에 있었고 그래서 공동체의 신성한 본질은 불가능한 것 그 자체였다.

 

교환과 계약의 체계인 근대는 그 무너지기 쉬운 시스템을 보존하기 위해 인간을 공도에로 악착스럽게 묶어 고정시켜 놓았다.

 

바타유는 공산주의가 그 원리에서 인간의 최고 주권을 부정, 인간에게 인간 내재성으로 환원 불가능한 것이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데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공동체, 그리고 주체는 그 자체로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아닌 것이 그 자체 하나의 연합을 이룬다. 공동체라는 단일체, 실체는 없다. 그것은 완성될 수 없고 미완성이다. 미완성만이 그 원리이다. 미완성을 결핍이나 불충분이 아니라 역동성으로 받아들이자. 그 안에서 단수의 주체들이 끊임없이 움직인다. 그 안에서 자리잡지 않고 움직이기.

 

낭시는 어쩌면 모나드들이 움직이는 그런 유목적 공동체를 상정하고 있는 것 같다. 들뢰즈와 닮아있다고 할까.

 

단수의 주체라는 개념이 그렇다. 중앙에 집중될 필요없는 공동체. 중심에 대한 반발. 그러나 반발에 앞서 그는 중심 자체를 해체하고 있는가. 중심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라면 그에 반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혹시 중심이 가능하다고 전제하고 그에 대해 반발하는 것은 아닌가. 불가능한 것에 대해서는 반발할 필요가 없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는 '행동하지 않기'를 들고 나왔다. 중심, 상징적 질서를 무효화 하기. 벤야민, 지젝의 생각도 같다. 행위하지 말자. 제도에 저항하지 말자. 저항한다는 것은 제도를 인정한다는 뜻이다. 제도  자체가 불가능한 구성이다. 그것을 알아차리자.

 

a*******m 2011.04.1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