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당초 정체성 경제학에 큰 기대는 걸지 않았다. 정체성 경제학을 한마디로 평한다면 빛 좋은 개살구라 하겠다. 사회학자라면 이미 잘 알고 있는 상식인데 저자들을 포함한 경제학자들은 잘 모르고 있어 신기해 보이는지 꽤 야단을 떤다. 정체성 경제학이란 경제적으로 같은 환경에 속하는 사람이 서로 다른 선택을 하는 이유를 탐구하는데 이러한 이유로 정체성과 규범 그리고 사회적 범주를 지목한다. 다시 말해서 개인은 특유의 취향뿐만이 아니라 성, 인종, 민족, 연령 등 내재화된 사회적 범주에 따라 경제적 의사결정을 내린다. 조지 애커로프와 레이첼 크랜턴은 현대 경제학이 그동안 등한시한 애덤 스미스의 도덕철학적 내용에 주목했다는 암시를 내비치며, 인간의 열정과 사회제도에 대한 통찰력을 경제학의 문제의식에 재도입했다고 강조한다. 여기서 ‘정체성 경제학’의 정체성은 앞서 말한 정체성과 규범 그리고 사회적 범주를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저자들이 고안한 정체성 경제학의 세 가지 요소는 범주, 규범과 이상, 정체성 효용이다. 이들 요소들은 개인이 경제적 의사결정을 형성하는 방식에 영향을 준다. 개인은 정체성, 규범, 사회적 범주가 주어질 때 자신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가정한다. 여기서 사회적 범주는 어느 정도 귀속적이지만 정체성은 선택적일 수 있다. 이들의 연구방법은 무척 간단하다.
“첫째, 개인을 특정 사회 범주와 연결시킨다. 둘째, 해당 범주를 지배하는 규범을 명시한다. 셋째, 정체성과 이에 따른 규범이 주어지는 경우 여러 결정에 따른 개인의 이익과 손실을 가정한다. 이런 개인의 이익과 손실은 경제분석의 일반적인 관심사와 결합되어 사람들의 행동을 결정한다.”(22-3쪽)
저자들은 자신들의 방법론을 조직(회사), 교육(학교), 노동시장과 가정에서의 성, 인종과 빈곤 등 4가지 영역에 적용한다. 가령, 회사의 경우, 근로자를 회사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인사이더와 그렇지 않은 아웃사이더로 구분한다. 인사이더의 이상은 회사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는 것이고, 아웃사이더의 이상은 회사에 투입하는 노력을 최소한으로 제한하는 것이다, 인사이더는 적은 노력을 기울일 때 정체성 효용을 상실하고, 아웃사이더는 많은 노력을 기울일 때 정체성 효용을 잃는다. 나는 점잖게 책을 덮으며 저자들이 혹시 치매에 걸리진 않았는지 의심스러웠다. |
|
오늘날의 현대 경제학에는 여러가지 요소들이 복합되어 있다. 경제학이 다루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 일반인이 이해하는 경제는 여전히 GDP 성장율 얼마, 소비자 물가 상승률 얼마 라는 공식에 매여 있는 것 같다. 나 역시 마찬가지 였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이 책은 경제학이 다루어야 할 범주가 단순한 수치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려주는 책이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것과 같이 사람은 경제적인 동물이다. 그리고 경제는 수요와 공급이 맞아 떨어지게 만드는 자가조절 기능이 있다. 그러나 이 수요와 공급이라는 경제법칙을 돈으로만 이해하는 데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다.
사람은 분명히 경제적인 동물이기에 경제적인 유인에 따라서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행동한다. 그러나 세상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사람은 경제적인 이익에 반대되는 행동들을 많이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사람들은 비경제적인 사람들인가. 그렇지 않다고 설명하는 것이 이 책의 논지인 것 같다.
사람이 느끼는 경제적 효용은 돈만이 아닌 것이다. 자신이 속한 사회가 내재하고 있는 가치관 역시 무척 중요한 경제적 속성이다. 돈이 많은 효용을 가지기 때문에 사람들이 돈을 추구한다기 보다, 돈이 상징하는 힘과 보람의 상징을 차지하기 위해 돈을 벌려고 추구하는 것이 사람이고 생각한다면, 경제적인 속성을 가진 인간들이 돈이 아닌 다른 요소들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얼핏 비경제적으로 보이는 현상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경제적인 동물인 사람은 사회에서 살아가고, 그 사회가 가지고 있는 존재하는 규범을 내재화 한다. 이제 그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가장 경제적인 것은 자신이 속한 사회가 공유하고 있는 규범을 효율적으로 실현하는 것이 될 것이다. 바로 이점이 일견 비경제적으로 보이는 행동들이 경제적인 원리에 따라 움직이는 결과라는 것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나에게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열게 해준 멋진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
|
“내가 말했다. ‘고객한테서 이메일을 받았는데요. 우리한테 재고가 있던 신발을 주문했는데 우리가 배송 등급을 올려줘서 원래 일주일 걸릴 배송이 이틀 밖에 안 걸렸대요. 고객이 우리의 고객 서비스에 감동해서 친구들과 가족에게 우리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했어요. 우리더러 재포스 항공을 차려보면 어떻겠냐고까지 하던데요.” “그거 꽤 웃기네요.” 프레드가 말했다. “짐 콜린스가 쓴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Good to Great’ 읽어봤어요?” “아뇨. 좋은책인가요? 그러니까 대단한 책인가요?” “네 꼭 읽어보세요. 장기적인 측면에서 위대한 기업이 그저 좋기만 한 기업과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인데요. 그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위대한 기업들은 돈을 번다거나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것 이상의 위대한 사명과 큰 비전을 가지고 있대요. 많은 기업들이 돈을 버는 데만 초점을 맞추는 우를 범하기 때문에 결코 위대한 기업은 되지 못한다는 거죠.” 점심식사를 마칠 무렵 우리는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비전은 재포스 브랜드를 최고의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로 키우는 것임을 깨달았다.” (토니 셰이) 우리가 알고 있는 재포스닷컴이 태어나는 순간이다. 정체성 경제학을 소개하는 이책은 짐 콜린스가 말했던 ‘위대한 기업’을 경제학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려한다. 짐 콜린스는 그가 정의한 위대한 기업들의 공통점 중 한가지를 이렇게 말한다: “경영학에서 주장하는 바와는 반대로 우리는 대부분의 비전 기업에서 주요 목표나 동기로 ‘이익의 극대화’나 ‘주주의 부의 극대화’라는 개념을 찾아볼 수 없었다. 비전 기업들은 여러 목표들은 추구하고 있었으,며 돈은 그 중 하나였을 뿐이다. 많은 비전 기업들은 기업 자체를 경제적 활동보다 의미 있게 행각했으며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수단 이상의 의미를 부여했다. 대부분의 비전 기업 역사를 보면 이익은 기업의 생존을 위한 조건이며 더 중요한 목표를 위한 수단이다. 이익이 목적 그 자체는 아니다.” (Built yo Last) 짐 콜린스의 정의를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은 아마도 메르크 2세의 말일 것이다: “나는 우리 회사가 지지해 온 원칙을 종합적으로 결론짓고자 한다. 우리는 의약품이 환자를 위한 것임을 그리고 인간을 위한 것임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의약품은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고 이익 자체는 부수적인 것임을 기억하는 한 이익은 따라다닌다. 이러한 점을 명심할수록 이익은 더욱 커졌다.” 짐 콜린스는 이것을 비전 기업의 역설이라 말한다. 그리고 그런 비전이, 그런 기업이 추구하는 목적, ‘이익실현을 넘어선 핵심 가치’가 비전 기업의 본질이라 말한다. 그 가치에 조직 구성원들이 동의할 때 그 기업은 비전 기업이 된다고 말하며 그런 기업이 그 가치에 동의할 수 잇는 사람을 채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채용 결정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은 (재포스의 핵심가치) 10번 ‘겸손한 자세를 가진다’인 것같다. 지원자들 중에는 뛰어난 경력을 지니고 똑똑하고 재능이 있어 회사의 이윤구조나 전략 등에 즉각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이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 중 다수는 상당히 자기중심적이라 결국 채용하지 않았다. 다른 기업들으ㅢ 채용팀 관리자들이라면 고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것이다.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훌륭한 문화를 가지고 잇지 않은 이유가 아마 그래서일 것이라 짐작해본다.” (토니 셰이) 그러면 경제학은 짐 콜린스가 말하는 비전 기업을, 핵심 가치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짐 콜린스의 비전 기업은 경제학의 입장에선 기업보다는 군대에 더 가깝다. “공군의 포글만 장군은 이렇게 회고했다. ‘자신보다 (국가에 대한) 봉사를 앞세우면 어떤 보상이 돌아올까? 우리를 계속 전진하게 만드는 것은 봉급이나 혜택만이 아니다. 32년간 군에 복무하면서 자신보다 봉사를 앞세운다는 이상을 실천하는 남녀 군인들을 많이 만났다. 그들이 공군에 남아 잇는 이유는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이었다. 예를 들면 살아가면서 의미있는 일을 할 때 느끼는 만족감, 높은 기준에 맞춰 생활하는 독특한 집단의 일원이라는 자부심, 조국과 민주주의적 삶의 방식을 수호한다는 성취감 등이 있었다.’” 저자들이 인용하는 다른 사례를 더 보자.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매트는 5년간 의무 복무를 마친 후 민간 기업에 취직할 생각이엇다. 그러나 곧 그는 생각을 바꾸엇다. 매트는 취직 면접을 보았던 회사를 언급하면서 민간인의 삶을 거부했다. ‘제게 중요한 사항에 대해 진심에서 우러나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제게는 봉사가 중요한데 그들은 온통 돈 얘기뿐이었요.” 저자들은 이것을 정체성이란 개념으로 설명하며 ‘정체성은 조직을 돌아가게 하는 핵심요소’라 말한다. “기업은 사명을 공유하는 직원을 고용할 때 원활하게 움직인다. 기업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직원에게는 업무 달성을 촉진하기 위한 금전적 인센티브가 거의 필요하지 않다.”그러나 전통적인 경제학은 직원이 일하는 이유를, 제대로 일하게 하는 수단을 돈만으로 설명한다. 노동 역시 시장에서 교환되는 상품이므로 다르게 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높은 임금은 노동자들이 일을 게을리하는 도덕적 해이에 빠지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다. 임금이 높을수록 태업을 하다 적발돼 일을 그만두게 됐을 때 포기해야 하는 대가가 커진다. 이에 고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은 혹시 모를 적발에 대비해 일을 열심히 하게 된다. 또 보다 높은 임금을 받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하는 동기가 되기도 한다.” (박유연 외) 경제학의 전형적인 논리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맞는 말도 아니다. 어디나 보편타당한 일반론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논리대로만이라면 이런 세상이 된다. “마이크는 아웃사이더였다. 그는 직업에 상당히 불만이 많았고 공장 감독에게 모욕감을 느꼈다. 그러나 실직은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근무 시간에는 반발심을 최대한 억제햇다. 마이크는 일에 대해 생각조차 하지 않으려 했다. 심지어 그는 상사에게 ‘알겠습니다 감독님’이란 말조차 하지 않았고 가끔씩은 검사를 통과하는지 시험해볼 심산으로 강철에 작은 구멍을 뚫어놓기도 했다. 직장에서 생긴 분노가 쌓여만 갔던 마이크는 근무가 끝나기가 무섭게 술집으로 향했다. 마이크의 적대적 행동은 정체성 모델에 정확하게 들어맞는다. 마이크는 아웃사이더다. 업무를 회피하지 않고 수행하기는 하지만 그것은 금전적 보상 때문이다. 이런 사례를 통해 우리는 금전적 인센티브가 직원에게 동기를 부여할 때조차도 정체성이 작용한 결과가 여전히 가시화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정체성 경제학으로는 마이크가 표현하는 분노와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잇지만 행동경제학을 포함한 현대의 경제학으로는 마이크의 분노를 설명할 수 없다.” 저자들은 마이크의 문제는 회사의 아웃사이더라고 말한다. 회사에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며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므로 일도 재미없고 불만이 가득하다. 돈을 위해 싸우는 군인을 용병이라 한다. 저자들은 돈만을 위해 일하는 직원 역시 용병일 뿐이며 그런 용병만 있는 기업이 제대로 돌아갈리가 없다고 말한다. 모든 문제를 돈으로 환산할 때 문제는 심각해진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전통적인 경제학의 논리대로라면 “기업은 자신이 지불한 만큼 얻는다. 그러나 급여를 표적으로 삼기는 적절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은 실제로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때가 많다. 조직이 제대로 기능하려면 금전적 인센티브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 저자들은 경제학의 효용함수를 확장해야 한다고 말한다. “20세기에 출발한 경제 모델의 ‘호모 이코노미쿠스’ 개념은 오직 경제적 재화와 서비스에만 관심을 쏟았다. 여기에 개리 베커와 그의 주종자들이 온갖 종류의 취향을 효용함수에 추가했다. 뒤이어 ‘이성’으로부터의 심리적 이탈, 특히 인지적 편향이 추가되었다. 정체성 경제학은 이런 진화의 다음 단계라 할 수 있다.” 경제학을 선택의 학문이라 말한다. 경제학은 사람들이 행동을 할 때 선택을 하며 그 선택은 자신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한다. 문제는 그 효용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사람들의 마음에 있는 효용함수의 변수를 확장해야 경제학은 더 현실에 가까워진다고 말한다. 게임이론, 행동경제학의 주장이 그러했다. 그러나 저자들은 아직도 경제학은 위에서 말한 비전 기업이나 군인의 선택을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그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정체성 개념이 포함되도록 효용함수를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들이 말하는 정체성은 영어의 identity의 의미 그대로 집단과 자신이 어떤 집단과 동일시하는가를 말한다. 자신이 속한 기업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직원은 인사이더이고 위의 마이크와 같이 동일시 하지 않는 직원은 아웃사이더라고 저자들은 분류한다. 집단과 자신을 동일시하면 직원의 행동이 바뀐다. 집단에 속한다고 느끼기에 그 집단에 속한 사람으로서 행동하게 된다. 소속감이 행동의 규범이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미약하게라도 자기가 속한 인종, 민족, 성, 정체성을 상기시켜 주면 행동이 달라졌다. 이렇게 (사회적) 범주를 상기시키는 방식을 점화(priming)라고 한다. 스위스군 소대를 대상으로 죄수의 딜레마 게임을 실시햇다. 이 게임에서 피험자는 협조하지 않는 사람에게 벌을 줄 수 있었는데, 이들은 자기 소대의 구성원에게 더 많은 벌을 주었다ㅓ. 실험을 통해 성별의 영향력 또한 밝혀졌다. 공공재 게임에서 그리고 서로 경쟁하는 상황에서 남녀 피험자들은 여성만 있는 집단, 남성만 있는 집단, 남녀 혼성 집단에서 각기 다르게 행동했다.” 그러한 소속감과 소속감에 따른 규범에 따라 행동하려는 욕구는 행위자의 효용함수에 변수가 되며 행위자는 정체성 효용을 갖고 정체성 효용 역시 다른 효용과 마찬가지로 극대화의 원칙을 따른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평점 4.5 |
|
최근의 경제학의 트랜드는 행동경제학이 주를 이룬다.
책 '아이덴티티 경제학'은 제목에서처럼 독자적이며 개별적인 정체성을 경제학과의 연계성을 설명한다. 즉 행동학적이기보다는 정체성과의 경제적 관계의 긴밀함에 대해서 연구하고자 하였다. 인간 개개인이 같은 집단과 같은 성향 그리고 같은 조직내에 유사한 특징에 대한 추적과 그리고 각각의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의 규범속에서 개인의 정체성에 따라 각각 달리 경제적 행위를 보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러한 규범과 정체성의 울타리를 크게 만들면 조직이나 집단의 정체성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
|
2001년 노벨 경제학 수상자인 조지 애커로프는1995년 레이첼 크렌턴으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았다. 자신의 논문에 정체성이라는 개념이 심각하게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경제학에서 정체성이 무시되고 있다? 이 사실을 안 조지 애커로프는 레이첼 크렌턴과 함께 연구에 돌입하게 된다.
정체성은 직업, 소득, 행복을 결정하는 요소 개인이라는 단일 구성원에서부터 개인이 포함된 사회, 더 나아가서는 국가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구성원을 이해하는 것이 곧 그 나라의 발전과 이익에 큰 영향력을 끼친다고 가정한다면 우리는 정체성에 대해 바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정체성이란 쉽게 말하면 자신의 존재이며, 여기서는 사람의 취향과 사회적 규범이 사회적 범주와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있는지 규명하는 것으로 취향과 규범 그리고 사회적 범주를 통틀어 정체성이라고 명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백인과 흑인 모두가 인종문제를 더욱 깊이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종차별은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도 미해결로 남아 골칫거리로 남아있는 미국은 링컨 대통령의 흑인노예제 페지 이후, 아직도 흑인에 대한 병패와 폐단은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흑인에 대한 편견, 백인보다 흑인 학생의 학업성취도가 떨어질 거라는 생각이나 흑인을 용납하지 않는 직장, 그리고 흑인여성에 대한 성차별로 사회와 국가의 경제력과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들을 찾아 문제의 해결방안을 찾음으로 국가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선출되었다는 점을 보더라도 미국에서의 흑인 정체성이 얼마나 회복되고 있나를 가늠할 수 있다.
직장에서 성차별을 근절시키는 법안들이 통과되고 있지만, 완전히 근절됐다고는 할 수 없다. 국가의 경제적 성장에 기조를 한 여성의 사회진출을 통해 여성도 남성 못지 않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나게 되었다. 집안일은 여성이 도맡아 하고, 남성은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시대적 변화와 함께 사라진 지 오래다. 거칠고 힘든 일도 충분히 여성이 해냄으로써 여성도 남녀평등을 주장하며 직장에서의 동등한 대우와 보수를 요구하는 되었으며, 여성운동가들 뿐만 아니라 정부의 개입으로 성차별에 의한 경제적 빈곤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남성과 여성이라는 사회적 범주, 특정 임무에 남성이나여성에게 적합하다는 꼬리표가 붙는 규범과 이상 그리고 정체성 효용의 이익과 손실은 여성이 남성의 지배적인 영역을 탐식하는 정도가 매우 커졌다는 점을 통해 정체성 개념의 도입으로 조직과 교육, 성의 경제학 내용이 어떻게 풍부해졌는지 알게 된다.
이 책은 정체성 경제학의 입문서다. 정체성 이론의 과정을 소개하면서 다양한 사례들을 들어 적용, 설명하는 정체성 경제학은 거시경제학과 교육경제학 등 본질적인 다른 분야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체성 경제학의 효율성을 본다면 미국 흑인의 빈곤, 학생들의 중퇴이유, 여성 운동의 역할, 조직 작용 이유등 여러 현상을 설명할 수 있으며, 범죄와 폭력 뿐만 아니라 이에 맞서기위한 정책 연구의 강력한 도구로 이용된다.
정체성 경제학의 연구가 10여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들이 점점 많아질 거라는 점은 자명한 사실로 남게되는 셈이다.
|
|
사람을 움직이는 힘 ’정체성’ 아이덴티티 경제학 조지 애커로프, 레이첼 크렌턴 지음 | 안기순 옮김 아이덴티티 경제학은 전통적인 경제분석에 심리학의 요소를 접목시켜 사람들의 정체성이 직장과 학교 등에서의 경제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야기 한다. 표지에 보이는 꼬인 실타래는 복잡한 정체성 매커니즘에 의해 나의 직업과 소득, 그리고 행복이 결정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기업은 직원들에게 동기부여 하기 위하여 인센티브 제도를 시행한다. 그러나 실재 인센티브를 위하여 부단한 노력을 하는 직원이 얼마나 될 것인가. 열심히 해서 기대 이상의 성과가 나오면 인센티브를 받게 되어 기분이 좋은 정도일 것이다. 정체성은 조직을 돌아가게 만드는 핵심 요소다. 근로자는 자신의 정체성과 맞는 업무를 해야 하고, 기업은 이런 연관성을 조장해야 한다. 기업이 사명을 공유하는 직원을 고용할 때 생산성이 향상된다고 주장했다. 이런 조직은 원활하게 움직인다. 기업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직원에게는 업무 달성을 촉진하기 위한 금전적 인센티브가 거의 필요하지 않다.-61p. 실재 직원을 움직이는 힘은 회사에 대한 소속감과 본인 업무에 대한 확실한 목표, 그리고 일에 대한 즐거움일 것이다. 직원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정체성과 동기부여에 대해서 고민해야 할 것이다. 정체성 모델에 따르면, 군대는 아웃사이더를 인사이더로 전환시키기 위해 투자한다. 입대식, 짧은 머리카락, 신병 훈련소, 군복, 장교 선서는 공동 정체성을 분명하게 형성하기 위한 수단이다. -67p 대기업에 들어가면 몇 개월간 교육을 받는다. 앞으로 내가 몸 담을 회사와 해야 할 업무에 대해 알게 됨과 동시에 애사심이 싹튼다, 이 회사의 직원이라는 정체성이 생기며 회사를 나와 동일시 하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작은 회사들은 이러한 단계가 생략되어 있다. 물론 금전적인 부분에서 많이 부담되는 시스템이지만 적어도 최소한의 교육은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렵게 뽑은 직원이 내가 왜 일을 해야 하며 이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도 모르고 막연히 적응해가야 한다면 분명 정체성이 생기기 힘들 것이며 업무성과도 그저 그런 단계에 그칠 것이다. ‘아이덴티티 경제학’은 정체성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이야기 하고 있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방법이나 그 정체성에 어울리는 경제활동과 같은 내용은 아니다. 저자는 이 책의 목표가 정체성 경제학을 소개하는 데에 있다고 한다. 후에는 내가 원하는 위왁 같은 내용을 다룬 편도 나오길 바란다. |
전세계적으로 보편적인 진리로 받아들여진 '전통 경제학'에서 친근하게 만날 수 있는 '자유시장의 혜택'에서 벗어나 '행동경제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접하게 되었는데 이는 경제가 작동하는 실제 방식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사람들이 인간적인 '야생적 충동'에 이끌려 너무나 인간적인 행동양식을 따르게 될때 경제가 어떻게 작동하게 되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분야였다면 경제적 인간의 판단과 결정이 오로지 비용과 이익의 숫자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사회적 지위, 즉 정체성에 달려있다는 사실을 규명하는 정체성 경제학이라는 생소한 분야 또한 행동경제학을 처음으로 접했을 때와 같이 신선하게 다가 왔다. 정체성과 관련한 실리학적 요소로서 사회문화적 관점이나 정체성의 정치란 주제는 흔하게 다루어져 왔지만 정체성의 경제학은 생소하기까지 했다.
저자는 사람들의 정체성이 경제적 행복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주장하며 독자들에게 자기 자신의 정체성과 경제학간의 관계를 새롭게 규명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같은 환경에 속한 사람이 서로 다른 선택을 하는 이유'에 관한 것이다. 예를 들어 누구에게 어떤 행동이 적절한지, 혹은 금지되어 있는지 등 정체성을 결정하는 사회적 규범과 인종, 소득수준, 성별 등 사회적 지위가 일하고, 공부하고, 소비하고, 저축하는 방식에 근본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경제학자인 두 저자는 14년간 공동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저자들은 개인의 정체성에 따라 경제적 판단과 결정이 달라지는 현상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정체성 경제학이란 사람들이 직장과 학교, 가정에서 내리는 판단이나 결정을 이해하는 새로운 분야의 학문이다. 저자들은 "정체성은 경제학의 기본 이론인 수요공급 이론만큼 유용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조직 운영 방식에도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기존 경제학자들은 보너스 등 금전적 보상이 근로자들의 사기와 능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저자들의 시각은 '정체성 경제학'에 근거한 해법을 제시한다. "근로자가 자신을 회사와 동일시하고 자신의 규범을 회사의 목표에 맞춘다면 회사는 제대로 운영된다"는 게 저자들의 해법이다. 최근들어 더 자주 듣게되는 단어인 '실업', '빈곤', '부동산가격 하락' 등 경제학적이며 심리학적 사례를 근거로 하여 자유시장경제가 만들어낸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정부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함을 주장하고 있다. 경제학의 사조도 세월에 따라 변화와 진화를 거듭하며 발전하는것이라 무엇이 과연 옳을것인가에 대해서는 세월이 좀 더 흐른뒤에 밝혀지겠지만 오늘의 세계 경제위기는 자본주의의 특정한 정책체제인 신자유주의가 아니라, 자본주의 자체의 근본 모순에서 비롯된 위기 이므로 , 케인즈주의라는 또다른 정책체제로 회기한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는것이 아니다라는 부분에서 한번 쯤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볼 만한 분야라 생각되며 새로운 범주의 경제학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생기게 되었던 책이다. |
|
행동을 결정할 때, 사소한 일에는 많은 생각을 하지 않지만, 중요하고 인생의 영향을 미칠만한 일에는 오랜 시간을 두고 고심한다. 오늘 스마트폰을 습득하고, 처음에는 일단 가져가는 걸로 행동을 했다. 여느 때라면 지갑을 습득한 경우 처럼 경찰서에 맡기거나 지하철역일 경우 역무원에 맡기는 행동으로 이어졌을텐데, 이상하게 그냥 집으로 가져왔다. 정체성의 변화까지는 아니지만, 심적인 불안이 있어 도덕적인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고, 반사회적인 행동이 일어난 것이다. 내일은 휴대폰 대리점에 맡겨 주인이 찾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인데, 갑자기 결정이 또 바뀔지는 모르겠다. 어찌보면 당연한 결론으로 주인에게 돌려줘야 하지만, 왜 다른 판단을 하게 될까? 스마트폰을 쉽게 돌려주는 것에 대한 반감이 생긴걸까? 돈가방도 마찬가지이다. 그냥 가질 수도 있고 돌려줄 수도 있다. 이는 자라온 환경이나 교육으로 정립된 정체성이 행동을 결정하게 된다. |
![]()
경제학을 다룬 책을 읽기는 언제나 녹록치 않다. 이 책을 읽으며 같은 출판사에 같은 저자인 이 '아이덴티티 경제학'의 저자는 2명이다. |
![]()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되고, 계층 간의 구조와 갈등이 갈수록 고착화되어 가는 현실에서 경제적 부는 단순히 경제적 이득만으로는 획득하기도 어렵고, 지속적으로 누리기는 더더욱 힘든 것이 후기 산업 자본주의를 넘어 IT와 환경을 중심으로 하는 신경제 체계로 접어든 21세기 자본주의의 현상인 것입니다.
![]()
저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개인의 정체성, 즉, 아이덴티티가 그 사람의 경제적 선택과 지위를 결정짓는 핵심적인 요소라고 파악하고, 이러한 개인의 정체성을 형성시키는 매커니즘으로 교육과 조직, 성과 인종을 들고, 그러한 정체성의 강요와 고착된 이미지가 조장하는 결과를 직접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경제학에 미치는 정체성의 의미와 그 매커니즘의 설명에는 충분한 분량과 내용을 할애하고 있는 데 비해, 그러한 정체성의 강요와 고착을 어떻게 하면 타파하거나 경제적 활동과 연계시킬 수 있는 지에 대한 고찰은 상대적으로 전망 제시가 부족하고 구체적이지도 못한 편인 점이 다소 아쉽습니다.
![]() 최근 경제학의 흐름은 수치 경제학의 단순한 인과론적 분석을 넘어 행동 경제학적인 시각으로 사회와 조직, 각 개인의 활동과 선택을 분석하는 것이 대세처럼 되어 있습니다. 이 책에서 지적하는 것도 개인의 경제적 상황과 선택, 그리고 그 결과는 단순하게 각 개인의 판단과 선택에서만 비롯된 것이 아니고, 그 생각과 행동의 배후에 깔려있는 주입되고 고착된 정체성에 핵심적인 원인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사법 시험과 외무 고시의 폐지, 전문 대학원 제도 등 우리나라도 이제는 ‘가난해도 공부만 잘하면 성공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빠른 속도로 해체되고, 사회적 부와 권력이 극단적으로 양분화되며 고착되는 상태로 굳어져가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본인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정체성을 주입하고 강요하는 매커니즘을 인식하고 파악하는 것은 그러한 고착화된 구조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첫 걸음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haj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