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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리아 스타이넘이 왜 자신에 대한 전기를 쓰지 못 하게 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 적이 있다. 결국 전기작가란 다른 사람의 인생을 논함으로써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마련이라고. [어드벤처랜드]를 보고 있노라니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로 꾸며내는 데 탁월한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있구나, 라고. 감독인 모톨라가 스물 셋이던 1987년의 여름에 겪었던 일들은 사실 젊은 시절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 봤을 법한 사건들의 연속이다. 미래는 불확실하며 부모님들과는 도통 대화가 통하질 않는데 애인이 뭘 원하는지도 오리무중이다. 아니, 가족들이나 여자 친구는 그렇다 치더라도 내 자신이 원하는 삶이 어떤 건지도 아직 구체적이지 않다. 남들은 인생의 황금기라는데 내게는 그저 답답하기만 한 시간들 - 각본까지 쓴 모톨라 감독은 자신의 그 시간들을 제법 솔직하게 되돌아본다. 1967년에 만들어진 [졸업]의 등장인물들을 정확히 20년 후로 데려가 만든 듯한 영화라는 느낌은 두 작품을 의도적으로 비슷하게 만들어서가 아니라 청춘이 가지는 고민이란 게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소셜 네트워크]로 단번에 얼굴과 이름을 알린 제시 아이젠버그는 이 영화에서도 지적이지만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제임스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이 창백한 안색에 평범한 체격을 가진 젊은 배우는 종종 시선을 피하고 늘 말을 더듬고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도 않는 역할을 연달아 맡고 있는데도 장래가 기대된다. 그에게는 묘하게 치열한 면이랄까, 자신만의 강한 주관이 있어서 누가 주먹으로 한 대만 쳐도 쓰러질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결코 만만치 않은 적이 될 것 같은 기분이다. 80년대에 이십대를 보낸 사람들이라면 기억나는 것들 - 헤어스타일, 패션, 춤, 노래, MTV까지 - 속에서도 결코 향수에 빠지지 않고 젊은 주인공들이 굳건하게 자신의 생활을 꾸려 나가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점이 좋았고 마틴 스타가 연기한 조엘은 비록 조연이지만 지성과 자괴감, 냉정함과 혼란이 뒤범벅된 모습이 정말 현실 속의 청년 같아서 마음을 아프게 했다. 등장인물들이 항상 옳은 처신을 하거나 현명한 결정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찌 보면 그것도 젊은 시절의 특권 내지는 의무가 아닐까. 디즈니가 제작에 관여한 영화치고는 솔직하다 못 해 거칠기까지 한 섹스 신이나 유머도 눈여겨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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