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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의 시선으로 쓰여진 이야기들이 남편의 이야기보다 훨씬 좋았다
* 방에 있는 모든 물건에 먼지가 쌓이고 미세한 석회 가루가 덮쳐 나는 모든 것을 먼지 걸레로 두 번씩 닦지 않을 수 없다. 발밑에서 뽀드득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조그만 방의 댧은 벽을 통해 이 고약한 먼지를 목구멍으로 삼킨 막내 아기가 기침하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육체의 아픔처럼 절망감을 느끼고, 목 언저리에 생긴 불안의 응어리를 꿀꺽 삼켜 버리려 한다. 목구멍을 꽉 조르는 듯한 느낌이 들고, 먼지, 눈물, 절망이 섞인 것이 내 위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이제 정말 투쟁을 시작한다. 창문을 연 후 얼굴을 씰룩이며 부스러기를 쓸어 모은 다음, 먼지떨이를 들고 모든 것을 꼼꼼하게 털어 내고, 마지막으로 마른걸레를 물에 담근다. 1제곱미터만 깨끗이 닦아도 걸레를 다시 빨지 않을 수 없다. 깨끗한 물은 금방 뿌연 우윳빛으로 변한다. 3제곱미터를 닦고 나면 물은 진득진득해진다. 양동이 물을 쏟으면 보기 싫은 석회 찌꺼기가 남는다. 손으로 그것을 긁어내고 씻어 낸 다음 다시 양동이에 물을 가득 채워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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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러운 가난이, 쓸쓸한 풍경이, 안타까운 시대가- 읽는 내내 발목을 잡고 있다. * 가끔 나는 죽음을, 이승의 삶에서 저승의 삶으로 변화하는 순간을 생각해 본다. 그리고 그 순간 내게 남아 있게 될 것을 상상해 본다.아내의 창백한 얼굴, 고해실에서 본 신부의 빛나는 귀, 듣기 좋은 전례의 선율로 가득 찬 어스름한 성당에서 갖는 몇 차례의 차분한 미사, 아이들의 따스한 장밋빛 피부, 내 속을 돌아다니느 알코올, 아침 식사, 몇 번의 아침식사… 그리고 커피머신의 꼭지를 돌리는 소녀를 바라보는 그 순간, 나는 그녀도 남아 있게 될 것임을 알았다. 나는 외투 단추를 풀고 모자를 빈 의자 위로 던졌다. * 「그럴지도 몰라.」나는 피곤한 목소리로 말했다.「전쟁 때문에 상처를 받았는지도 모르지. 난 늘상 죽음에 대해 생각해. 캐테, 난 정말 미칠 것 같아. 전쟁 떄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데, 난 시신은 본 적이 없고 그것에 관한 이야기만 들었을 뿐이야. 무심한 목소리로 전화통에다 숫자를 불러 댔는데, 그게 사망자들의 수였어. 나는 그 숫자를 상상해 보려고 했어. 3백 명의 시체를 쌓으면 산이 하나 될 것 같더라고. 한번은 전선이라 불리는 곳에 석 달 동안 나가 있던 적이 있었어. 그곳에서 시체들을 봤어. 가끔 전화선을 고치러 밤중에 밖에 나가야 했는데 ,그때 어둠 속에서 종종 시체에 발을 부딪히기도 했어. 너무 캄캄해서 아무것도,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 칠흑처럼 캄캄한 밤이었어. 난 전화선을 손에 잡고 찢어진 지점을 찾을 때까지 기어갔어. 전선을 보수하고 거기에 검사 장치를 연결한 다음 어둠 속에서 웅크리고 있었어. 그러다 조명탄이 솟아오르거나 총성이 울리면 몸을 납작 업드렸지. 어둠 속에서 난 누군가와 얘기를 나눴어. 내가 있는 데서 30, 40미터 정도 떨어진 벙커에 앉아 있던 사람하고. 근데 말이야, 그와 나 사이의 거리는 하느님과 우리 사이보다도 더 멀었어.」 |
| 하인리히 뵐의 번역 출간된 작품들을 보고 있는데 열린책들에서 나와 역시 번역도 깔끔하고 전후 가난한 부부와 카톨릭 성직자와 부자의 대비를 통해 사회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책이에요. 굉장히 실감나는 일상의 묘사부터 부부의 감정까지 다른 작품보다는 좀 감성이 느껴져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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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하인리히 뵐의 이름을 알린 대표작으로, 1952년의 어느 주말, 48시간 동안 벌어진 이야기를 담고 있다. 먼지와 얼룩, 담배 연기로 가득한 전후의 풍경 속에서 가난한 부부의 시점이 교차되며 진행되는 독특한 작품으로, 쓰라린 사색과 따뜻한 대화가 조화를 이루는 뵐 특유의 글쓰기를 여실히 보여 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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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아무말도하지않았다 하인리히뵐 1952년의 어느.주말 성당의종소리가무심히울려퍼지는가운데 어쩌면마지막이될지모르는한부부의만남이이루어진다 1972년노벨문학상수상작가하인리히뵐의대표작 전후의먼지에내몰려침묵하는가난한부부이야기 그리고아무말도하지않았다 하인리히뵐 1952년의 어느.주말 성당의종소리가무심히울려퍼지는가운데 어쩌면마지막이될지모르는한부부의만남이이루어진다 1972년노벨문학상수상작가하인리히뵐의대표작 전후의먼지에내몰려침묵하는가난한부부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