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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간옹우묵 지은이 :이기 지음/신익철, 조융희, 이철희 옮김 발행일 :2010.12.25 출판사: 한국학 중앙연구원 출판부
‘간옹우묵’은 16세기 말엽 이색의 후손인 이기(李墍)가 저술한 필기잡록으로 19세기 초 김려가 편찬한 야사총서인 ‘한고관외사(寒皐觀外史)’와 편자미상의 ‘패림(稗林)’에 수록돼 전해지고 있는 책이다. 한마디로 저자가 관직에 있으면서 모은 ‘재미있는 이야기’들인데 조선 중기 사대부가 당시로서는 ‘쓰잘데 없는 일’이라고 치부되었을 글들도 모아 놓고 있어 흥미롭고 당시의 사회상을 살피는 데 도움을 준다. 저자가 양반가 사대부이다보니 일단 이 책속에 들어 있는 주제는 청렴과 뇌물, 군자, 교육과 충절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뇌물을 안받기로 이름났던 이가 사치스러운 이에게 ‘두릅나물을 대접했더니 곤혹스러워 했다’라는 청백리 이야기 등은 오늘날에도 많은 귀감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단순히 성리학적 사고에 따른 모습만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거꾸로 생각해 봤을 때 조선에서 ‘청백리 정신이나 청렴을 강조했다’라는 것은 그만큼 뇌물이 성행했다라는 반증도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러한 반증에 대해서도 ‘뇌물을 주지 않아 불이익을 당했다’는 내용 등 여러 가지로 적나라하게 적고 있다. 이는 현재 사회의 대한민국도 공직사회를 비롯하여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뇌물수수 및 공여 등의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을 생각해 보았을 때 단순한 옛날 이야기만으로 치부해 버릴 수 없는 교훈을 남기고 있다. 이 책이 가진 장점은 이러한 윤리적 사례 부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핵심은 성리학자가 쓴 글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의 직접 보고 들었을 법한 이야기나 오늘날 공식 자료에서는 보기 힘든 여러 일화도 담고 있는데 있다. 특히 욕심 때문에 똥독이 오른 사람 이야기나 임진왜란 이후 인육 관련 이야기는 흔히 볼 수 없는 조선 중기의 사회상이다. 그렇다보니 가장 눈이 가는 인육 문제에 대해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중국의 경우에는 ‘송나라 시절까지 길거리에서 인육을 팔았다’라고 한다. 그리고, ‘남자의 인육보다는 여자의 인육이 더 비쌌다’라는 구체적 가격까지 매겨져 있었다. 또 우리나라의 실록 중에도 기근 중 ‘병으로 죽은 자식을 삶아 먹었다’라는 내용도 있다. 서평자는 기존에 이러한 내용을 기반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먹고 살기 어려웠을 때 인육을 많이 먹었을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간옹우묵’의 인육 비판과 구체적 서술을 볼 때 그 정도가 심하지 않았을 것이며 중국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이처럼 이 책은 구체적으로 그 시대의 모습을 나타내 주고 있어 일독할 만하다고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