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定本 漱石全集(第12券)小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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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東京) 기노쿠니야(紀伊國屋) 서점에서 사려던 정본(定本) 소세키 전집漱石全集) 12권을 Yes24를 통해서 주문하게 됐다. 어차피 Yes24에서 오는 책도 기노쿠니야 서점에서 발주하기 때문에 크게 다를 것은 없다. 오히려 Yes24에서 포인트 적립과 할인 등의 실적을 감안하면 일본에서 사는 것보다도 저렴할 때가 많다. 과거 대형 서점이 독과점하다시피 일본 정가의 30%~50%를 더 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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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東京) 기노쿠니야(紀伊國屋) 서점에서 사려던 정본(定本) 소세키 전집漱石全集) 12권을 Yes24를 통해서 주문하게 됐다. 어차피 Yes24에서 오는 책도 기노쿠니야 서점에서 발주하기 때문에 크게 다를 것은 없다. 오히려 Yes24에서 포인트 적립과 할인 등의 실적을 감안하면 일본에서 사는 것보다도 저렴할 때가 많다. 과거 대형 서점이 독과점하다시피 일본 정가의 30%~50%를 더 붙여 팔던, 그러니까 땅 짚고 헤엄치던 일본 원서 시장에 Yes24가 참입(參入) 하여 일본 원서가 대중화될 수 있었다고 말하고 싶다. 웬만하면 모든 일본 책들은 Yes24에서 믿고 구매한다.

정본 소세키 전집(定本 漱石全集) 제12권은 소품(小品)으로 구성됐다. 여기서 소품에 대한 의미(意味)가 선결적으로 짚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품(小品)이란, 작은 작품(作品)이라는 의미와 소품문(小品文)의 줄임말이라는 의미로 나눠볼 수 있다. 소품문(小品文)은 무엇인가. 중국에서 특히 명(明) 나라 말기 이후 성행하던 짧은 잡문(雜文)의 총칭을 말하며, 1930년대 영국에서 수필을 흉내 내며 유행하기도 했다. 또한 '일상의 대수롭지 않은 일들을 쓴 스케치 풍(風)의 짧은 문장'이라는 의미도 있으며, 세련된 글 솜씨의 짧은 문장 같은 의미도 있다. (이와나미 서점, 고지엔 제7판, 2018년.) 소품은 어떻게 보면 잡문, 수필, 에세이 같아 보인다. 그러나 '소규모'의 작품이라는 분량의 규정, 중국에서 시작, 영국 등에서 보인 유행 등으로 미루어 볼 때, 그것들과는 대동소이하면서도 동시에 소품(小品)이라는 독자적인 문학 장르로써 존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한국에서는 주로ㅡ아니, 대부분 소세키의 소설만이 번역돼 출간되고 있다.ㅡ독자들이 씨의 소설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여건은 어느 정도 갖추어 있다고 할 수 있으나 일기, 소품, 서간, 노트, 평론 같은 류의 장르는 일본어로 된 전집이 아니면 접할 수 없는 환경이다. 읽지는 않았지만ㅡ앞으로도 그러할ㅡ한국에서 출간된 현암사 판 소세키 전집에는 소설만 선뵈고 있다. 일본의 소세키 전집이 집대성된 것과는 시각 차가 있어 보인다. Yes24를 통하여 신간의 정본 소세키 전집(定本 漱石全集)을 구매해서 읽고 있지만, 발간된 지 수십 년이 지난 소세키 전집을 구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일본의 헌 책방을 통해 소세키 전집 평론, 일기, 단편, 노트, 서간이 수록된 권을 구매했다. 언젠가 정본 소세키 전집(定本 漱石全集)에서도 발간이 될 것이기는 하나, 발간까지 무턱대고 기다릴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일단 가볍게 살펴보고자 시험 삼아 주문을 한 것이다. 도쿄 신주쿠(新宿)의 소세키 산방(漱石山房) 기념관의 북 코너에 비치된 소세키 전집을 보고 나서 내 서가에도 있으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정본 소세키 전집은 결코 싼 책이 아니다. 매 권 당 4~6만 원에 달하는 책값은 어쩌면 한국에선 생각할 수 없는 금액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내가 직접 읽으려고 책을 사는 이유가 있다. 

소세키는 2년의 런던(London) 유학 당시 영문학 공부를 위해 영어로 된 영문학 서적들을 사들였다. 얼핏 장서가ㅡ책을 안 읽고 서가에 모아두는 취미를 가진 사람을 말함.ㅡ 면모도 보인다. 하지만 놀랍게도 씨가 그 많은 책들을 실제로 손 때 묻혀가며 하나하나 직접 읽었다는 사실이다. 소세키의 런던 유학 당시 일기에도 나와있듯, 40엔 가까이 책을 사서 서점에 배달을 부탁하기도 하며, 10실링짜리 책을 사고, 어떤 날엔 돈이 없어 한 권도 사지 못하고 돌아온 적도 있었다. 셰익스피어 전집에 50엔을 쓰고, 사전과 영문학 책에 33엔을 쓰는 등 그야말로 책을 쓸어 담듯이 했다. 씨도 지금의 나처럼 책에는 크게 돈을 아까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소세키가 영문학을 토대로 일구어 낸 그 장절한 「문학론(文學論)」의 서문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2년간의 런던 체재는 씨에게 있어 기름 속의 물일 수밖에 없었던 것, 그리고 피로써 피를 씻어낼 수밖에 없었던 것. 불쾌했다고 거리낌 없이 함부로 2년의 시간을 규정지었지만 용케도 책들은 고스란히 일본으로 와서 그것이 지금 도호쿠(東北) 대학의 소세키 문고(漱石文庫)로 남겨져 있는 게 아니겠는가. 불쾌한 2년이었고 결코 그곳에 융화될 수 없었던 이방인 신세였으나 성소(聖所)처럼 홀본(Holborn), 토트넘 코트 로드(Tottenham court road), 차링 크로스(Charing cross), 엘리펀트 앤 캐슬(Elefant & Castle)을 쏘다니며 사들인 책들이 결국은 그 장절한 문학론의 밑천이 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 것.

다시 말하자면 책이 비싸고 싸고를 떠나서 씨처럼 일단 사들이면서 하나하나 읽게 된다면 결국은 어떻게로든 현신(現身) 해 보이지 않겠는가 하는 나의 주관적인 생각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종이로 된 책을 사고, 종이에 손 때를 묻혀 가면서 한 장 한 장 읽는다. 전자책에 책을 넣어 읽는 것은 편하고 세련돼 보이며 좋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자기만의 독서라는 굴레를 탈피할 수 없다. 저 방대한 소세키 문고를 보라.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자취와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다. 사람은 떠났어도 책만은 남아, 주인을 말하고 있다. 모두를 위한 독서를 하자. 내가 읽고 나면 누군가가 또 내 책을, 내 서가를 보면 내 향기로운 체취를 같이 느낄 수 있는 그런 독서를. 모두를 위한 독서를.

(2018.2.12)

v*****0 2018.02.1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