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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는 분야와 '경제'라는 분야가 <시로 읽는 경제이야기>에서 만났다. 아마도 문학에 더 마음이 가는 사람은 경제가 조금 어렵게 느껴지고, 경제에 쉽게 접근하는 사람은 문학이 조금 낯설게 느껴질 것이라 생각한다. 쉽게 말하면 소위 말하는 문과생과 이과생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정도'가 아닐까 싶다. 문학에 더 마음이 가는 한 사람으로서 '경제'는 사실 아직도 어렵고 생소하고 다가갈 수록 멀어지는 분야이다. 조금이나마 접근하고 싶은 마음에 '경제'와 관련된 매체를 접하려고는 하지만, 마음처럼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시로 읽는 경제이야기>는 무조건 '경제 용어'를 주입시키는 경제 서적이 아니다. 그렇다고 이해 못할 짧은 글만 잔뜩 써 있는 낯선 시집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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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보고 처음에는 갸웃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 생활에 가장
밀접한 경제와 약간은 세상에서 부유하듯 살아갈 거 같은 시인의 조합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 것은 지극히
저의 편견에 가까운 것이더군요. 이 책의 저자 임병걸의 말처럼 ‘시인은
결코 공중부양을 하는 사람’일 수 없으니까요. 거기다 이
책을 읽던 와중에 <서른, 잔치는 끝났다>의 최영미 시인이 여러 가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는데요. 그러다
보니, 시와 경제를 연결시킨 이 책을 더욱 유심히 읽게 되었고, 시와
경제뿐 아니라 나아가서 인생에 대해서 여러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1장, ‘지상의 방 한
칸을 찾아서’에서는 김사인의 ‘지상의 방 한 칸’이라는 시가 참 좋았습니다. “이 나이토록 배운 것이라곤 원고지 메꿔
밥 비는 재주뿐/쫓기듯 붙잡는 원고지 칸이/마침내 못 건널
운명의 강처럼 넓기만 한데”, “며칠 후면 남이 누울 방바닥/잠이
오지 않는다” 이런 구절들이 참 가슴 아프게 다가오더군요. 어쩌면 1장의 마지막 주제가 ‘서점, 사라져가는
영혼의 주유소’인 것이 이해가 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예민한
감수성과 심오한 통찰력으로 세상을 읽어나가는 시인이라고 하지만, 그러한 시선도 이 세상에서 살아나갈
수 있어야 가능한 것이니까요.
2장, ‘당신의 감정도
팔 수 있나요?’에서는 신경림의 ‘가난한 사랑 노래’가 기억에 남았습니다. 어린 시절 멋 모르고,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사계’의
첫 구절을 즐겁게 불렀던 적이 있지요. 나중에 그 노래의 전체 가사를 알고, 또 그 노래가 그려낸 현실을 이해하고는 당황했었어요. 신경림의 시
역시 그러했습니다. 이 책에 수록된 시 중에서 제가 이 전부터 알고 있던 몇 안 되는 시 중에 하나였는데요. 서정적인 시라고 생각해왔었는데, 지금의 시대상과 함께 이 시를 읽으니
그 의미가 참 현실적으로 다가오더군요.
3장, ‘커피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에서는 박목월의 ‘심야의 커피’를 알게 되어서 행복했네요. 암갈색 심연暗褐色 深淵과 같은 커피안으로
녹아드는 설탕을 비유하는 표현들이 참 사색적이라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단순히 커피 즐기는 것이 아니라, “커피 맛처럼 쌉싸름하지만 향기로운 사유를 하는 세상’이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을 잘 보여주는 시이기도 했어요. 4장, ‘시네마
천국으로 달려가는 사람들’에서는 사북초교 학생들의 시가 인상적이었는데요. 탄광촌 아이들의 시를 엮어서 펴낸 <아버지 월급 콩알만 하네>는 꼭 챙겨 읽어보고 싶은 시집이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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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사는 문제가 이처럼 시구에 실리니 절절하게 다가온다. 경제가 풍요로워진만큼 빈곤층이 체감하는 인생살이는 더 팍팍해지고 있다. 없이 살 때는 서로 비슷한 처지이니 도와가며 동변상련의 심정으로 가난을 이겨냈는데 지금은 빈부의 격차가 커지다보니 우선 자신의 밥그릇부터 챙기기에 바쁘다. <시로 읽는 경제이야기>에 실린 시들은 시인들에게 포착된 개인의 일상과 삶이 표현된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이것이 경제라는 걸 피부로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천재 소설가로 재능이 넘쳤던 <봄봄>, <동백꽃>같은 단편소설을 썼던 김유정도 가난에 내몰리다 제대로 된 음식을 먹지 못해 결국 요절하고 만다. 그 뿐만 아니라 <서른, 잔치는 끝났다>라는 시집으로 베스트셀러에 오른 최영미 시인도 연간 소득 1,300만원이 안되어 근로장려금을 신청하라고 할 정도이니 밥벌이가 되지 않으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곧장 빈곤층으로 떨어지게 된다. 집값과 전월세가 오르면 점점 더 외곽으로 혹은 더 열악한 곳으로 옮겨가야 한다. 이제는 서울에서 방을 구하기 힘들 정도라고 하니 돈이 없으면 하늘 아래 몸을 뉘이기도 힘든 세상이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가 열악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임금 격차부터 복지, 안정적인 일자리까지 모든 면에서 정규직과 비교해 차별을 받고 있다. 그들은 부당 해고를 당하면 이제 당장 먹고 살 일이 막막하니 송전탑으로 내몰리는 것이다. 경제 이야기가 우리들의 삶으로 들어오면 굉장히 치열하고 사람들이 얼마나 고단하게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고 있는지를 이 책은 시와 함께 담담히 풀어가고 있다. 분명 누군가는 자본주의의 단물에 빠져있을 때 다른 곳에서는 자본주의에 걸려 쓰러지거나 넘어져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을 읽을수록 우리들의 삶이 결코 녹록치 않다는 것을 느꼈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곰곰히 생각해볼 수 있었다. 시에 드러나듯 이것이 바로 서민 경제의 민낯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의 능력이나 노력이 부족한 것으로 몰고 갈 생각은 없다. 분명 사회와 제도의 구조적인 문제가 노출되었고 언제든 쓰러져도 재기 가능한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에게 복지는 희망이라는 끈을 놓치지 않고 언제든 일어서고자 하는 용기와 자신감을 회복하면 다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하는 것이 사회의 몫일 듯 싶다. 결코 과장되지도 않고 감성에 호소하지 않은 채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풀어나간 책이라 그 어떤 경제관련 도서보다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직접적으로 와닿는 부분이 많았다. 결국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른 것을 시도해보기도 힘들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앞으로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서로 살기 좋은 환경의 사회가 되고 관련 법 정비 및 체계적인 제도 마련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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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경제 이야기] / 임병걸 지음 / 북레시피 펴냄 "인터넷에 들어가면 시가 눈송이처럼 흩날리는 시대에 시인의 삶도 눈송이처럼 흔들립니다.”(본문 발췌) ‘돈’으로 모든 것이 규정되는 현실 앞에 감정을 표현하는 일이 사치가 되어버린 듯하여 울컥 눈물이 눈송이처럼 흩어진다. 밥 벌이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우리의 인생, 시와 더불어 경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서정을 노래하는 표현의 감정은 허세가 되었고 어느샌가 냉혹함에 떠밀려 버렸다. 현실의 절절함 앞에서는 그 무엇도 고개를 들 수 없는 것일까, 이 시대의 '시'가 품은 뜻은 그저 한 줄, 글자 나열에 지나지 않게 된 것 같아 마음이 먹먹하다. 시와 경제가 무슨 상관관계가 있을까 생각했지만 시대를 이야기하고 애환을 들이붓는 것만큼 함축적인 의미는 없지 않나 싶다. '시'에 담긴 경제는 '삶' 자체이다. 엄혹한 현실을 돌아보는, 이 시대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들여다보고 문학의 측면으로 경제를 이해한다는 것이 결코 동떨어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정규직이 꿈이 되어버린 시대, 불확실에 자신을 걸어야 하는 시대, 부와 빈이 양극으로 치닫는 현실, 얽혀버린 인생을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은 '감정'을 가지기에 여유가 없다. 그저 다 그렇게 살아간다는 보편적인 위로에 인생을 맡기기엔 서글픈 마음뿐이다. 무엇으로 위로받을받을 수 있을까, 어떤 위로가 '삶''을 지탱할 수 있을까. 몸 누일 방 한 칸을 소원하는 것이 버겁고 먹고사는 문제를 걱정해야 하고 이상을 꿈꾸기엔 각박한 현실은 옛 시대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손에 쥔 것이 적으니 그저 하루를 잘 소비하는 것이 바람이고 내일의 의식주 또한 오늘과 같기를 바라는 것이 서민의 삶이다. 구애받지 않고 이상을 펼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어디 '돈'이란 것이 그렇게 만만하던가. 그러니 어제도 오늘도, 무수히 많은 내일도 '돈'을 향해 고군분투한다. 욕심을 담는 그릇은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없어 늘 부족하다 여긴다. '무소유'를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불균형으로 불평등을 겪는 시대가 되지 않도록, 땀 흘려 얻은 것이 값진 것임을, 삶은 물질이 아닌 마음으로 비로소 완성될 수 있는 때를 소원한다. 인생의 궁극의 목적은 잘 먹고 잘 사는데 있는 것이니 현실을 묵묵히 살아간다. 삶의 가치와 감동의 크기는 그려나가기 나름이니 오늘도 삶의 자유를 위해 손을 뻗는다. 천상병 시인의 [나의 가난은] 한 구절은 인생의 소소한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한다. "오늘 아침을 다소 행복하다고 생각는 것은 / 한 잔의 커피와 갑 속의 두둑한 담배, / 해장을 하고도 버스 값이 남았다는 것. 오늘 아침을 다소 서럽다고 생각는 것은 / 잔돈 몇 푼에 조금도 부족이 없어도 / 내일 아침 일도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나요?' (본문 발췌) 시대를 거듭할수록 척박해진다는 표현이 무색할 만큼 '삶'이 가지는 빛이 사그라들지 않았으면 한다. 작가의 바람처럼 탐욕과 욕망에서 벗어나 시인뿐만 아니라 어느 누구라도 "한 줄 서정시를 쓰는 세상을 꿈꿔봅니다." (본문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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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경제 이야기’라는 제목이 약간은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시와 경제는 아무래도 상반된 이미지로 낭만과 현실, 꿈과 현실처럼 어울리기 보다는 어색함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호기심을 건드리고 어떤 이야기들이 풀어질지 알고싶은 마음이 커졌다. 특히 시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어떤 시들이 선정될지, 또 어떤 멋지고 사무치는 시들을 만나게 될지 설레었다. 경제 현안을 주로 해설하고 기자생활을 오래 해 온 저자가 ‘매의 눈’으로 해석하는 시와 현실은 그 자체로 매력있는 주제일 것이다. 네 개의 꼭지로 주제별 화두를 던지는데 모두 깊은 인상을 남긴다. 1장의 첫 번째 이야기에서 ‘최악의 군주’, ‘지상의 맘몬’, ‘절대자인 돈’ 등이 보인다. ‘시인’이 매해 직업별 소득 최하위에 이름을 올린다는 사실과 나아가 소설가 김유정의 일화가 또다시 눈길을 붙잡는다. 중학교 교과서에 실려 친구들과 함께 만나는 봄봄, 동백꽃의 작가, 유머와 해학으로 빛나는 천재 작가의 마지막 편지는 늘 독자를 고통스럽게 하고 다시금 ‘돈이 뭔가’ 애통하게 만든다. 인간 생존 조건을 ‘의식주’가 아니라 ‘주의식’으로 순서를 변경할 법하다는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마경덕의 시 ‘옥상’을 몇 번 반복해서 읽게 된다. ‘서점, 사라져가는 영혼의 주유소’에서 들어서기만 해도 행복한 새책 냄새를 공짜로 나눠주는 서점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서점이라는 공간이 더 잊혀지지 않는 기억을 남겨주었던 몇 편의 영화도 만날 수 있다. 커피, 전기, 국수, 기차, 영화 등 다루는 소재도 다양해서 읽는 내내 즐거움을 만끽했다. 읽고나서 그냥 덮어두기 보다는 자꾸 이곳 저곳 다시 펼쳐보아야 할 것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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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의 희노애락은 경제생활과 떨어질수 없는 불가분의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하겠다. 그럼 시는 어떠한가? 경제와 같이 우리 삶의 일부분에 붙어 있는것도 아니고, 때때로 필요한것도 아니다. 한평생 시귀 하나 읽어보지 않고 경제 생활을 영위 할수도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 책-시로 읽는 경제 이야기. 임병걸 지음- 은 우리의 일상에서 필요한것과 아니것, 아니면 관심과 무관심들의 서로 대척점에 서 있는 것들을 잘 조화롭게 엮어놓았다 하겠다. 우선의 우리 일상의 단상들과 아주 잘 맞아 떨어지는 시를 찾아서 소개하고 있는 작가의 시를 바라보는 자세와 노력은 한편으로는 경외롭기까지 한다. 어떻게 이 이야기들에 이렇게 딱 맞는 이런 시를 찾아내었는지 책을 읽어면서 감탄을 하곤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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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대출한 책. 아무래도 시와 경제라니....하는 생각에 그냥 별 기대 없이 한번 읽어나 볼까 하고 대출한 책인데, 읽는 재미가 꽤있었다. 물론 시에 대해서, 그리고 경제에 대해서 파고들지는 않고 두 분야를 슬쩍슬쩍 건드리고 있어 좀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시를 경제라는 고리로 이렇게 잘 풀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 이야기라든지 하는 부분은 좀 억지다 싶기도 하지만, 교과서에 소개된 시와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울림이 있는 시들을 경제를 중심으로 하여 살아가는 이야기를 소재로 잘 풀어낸 책이 아닌가 한다. 이 책을 읽고 소개된 시 중 오래간만에 시집을 한 번 사 보려고 검색해 봤는데...시집의 운명이 대개 그렇듯 절판 혹은 검색이 안 되는 건 조금 아쉬운 일이다. 대개 시를 영화나 다른 예술과 엮어 이야기하는 책들은 있었는데 이 책은 색다른 시도의 책이고, 생각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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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경제 이야기/임병걸 시를 언제부터 좋아하게 됐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하루에 한편은 시를 읽으려고 하고 정기적으로 오래된, 혹은 새로 나온 시집을 사고 또 가끔이지만 시를 쓰기도 한다. 그러면서 내게 시는 어떤 의미인가 생각해본다. 그저 고상한 취미? 아니면 심오하고도 어려운 언어의 유희? 뭐래도 좋다. 시는 어느새 내 삶의 중요한 순간 나를 깨우고 산문이 주지 못하는 인사이트와 통찰력을 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삶을 더 풍요롭게 해주고 이성이 아닌 감성과 영혼을 깨우는 귀한 동반자이다. 이 책 ‘시로 읽는 경제 이야기’는 일단 컨셉이 좋다. 시를 통해 읽는 경제라니.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으나 어쩌면 내 마음 속에 계속 자리잡고 있던 내용이란 생각이 든다. (정확히는 시로 읽는 사회, 역사 정도) 시를 통해 우리네 삶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매력적이고 시라는 장르를 더욱 사랑하게 될 수 있다. 그리고 시를 잘 모르고 시에 관심이 없던 사람도 시가 얼마나 매력적이고 의미 있으며 우리의 삶과 가까운지를, 잘 담아내는지를 엿볼 수 있게 해준다. 흔히들 경제라고 하면 이성적이고 수치와 통계, 확률로 구성된 냉정한 학문이라 생각한다. 반면 시는 반대로 감성적이고 상상력으로 점철된 또 다른 세계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시인이 말하고 있는 우리 인생의 희노애락이 결국에는 먹고 사는 문제인 경제와 얼마나 밀접한 연관이 있고 잘 표현하고 있는지 이 책은 보여준다. 그래서 더 와 닿았고 다시 한 번 좋은 아이디어와 내용들에 감탄했다. 책은 여러 주제를 바탕으로 해당되는 시와 현실을 차례대로 보여주고 있다. 방으로 대표되는 주택난, 비정규직으로 대표되는 직업난 혹은 빈부격차, 커피와 라면으로 대표되는 식습관, 연탄과 전기로 대표되는 우리네 풍경들을 대표적으로 잡고 해당 챕터의 소주제를 구성한다. 어찌나 주제 하나 하나가 우리네 현실을 잘 표현하고 있는지 저자의 오랜 고민이 그대로 전해지면서 시가 그 삶을 얼마나 잘 표현하고 있는지 새삼 느끼는 시간이었다. 돈이라는 무소불위의 절대자이면서 우리를 힘들게 하는 대상을 박용하의 ‘돈’이라는 시를 통해 한국사회의 아픈 단면을 잘 그려냈다. 특히 ‘나는 그게 싫었지만 내색할 수 없는 사람이 되었고 너 없이는 하루가 움직이지 않았고 개미 새끼 한 마리 얼씬거리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라는 구절에서 입안이 씁쓸했다. 또 김민호의 ‘부레옥잠’이란 시는 ‘몇 년간 들어 자연스레 익힌 교가 오늘처럼 봄볕이 들 다음 해 교정에서 콧노래라도 흥얼거려 보는 것이 소원이라던 새파란 기간제 교사는 종업식 끝나고 또 떠나겠네.‘란 구절을 통해서 지금의 나의 상황과 너무 절묘하게 오버랩이 되어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처럼 시에 대해 새로운 시각과 의미를 살려준 저자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을 전한다. 그리고 자주 시를 읽지만 제대로 세상과 이웃을 돌아보지 못하고 그저 혼자 멋진 말들과 아름다움에만 도취되었던 나를 반성하며 시를 통해 세상을 더 들여다보는 내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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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마따나 시는 경제라는 속된 세계와 정확하게 반대의 위치에 있다고 많은 독자들이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시와 시를 짓는 작가도 이 세상에 속해 있다. 또한 시를 통해 들여다보게 되는 세상이 경제와는 분리될 수가 없으니 시도 경제가 투영된 이 세상의 모습을 반영하게 마련이다. 때로는 음울하고 슬프게, 유쾌하고 장난스럽게. KBS 기자출신의 저자는 시와 인문학, 각종 예술을 모티브로 그동안 인터넷뉴스와 포털에 다양한 글을 연재하였는데, 시라는 매개를 이용해 <시로 읽는 경제이야기>를 엮어내었다. 시인들이 고통스럽게, 눈물겹게, 장난스럽게 지어낸 시들과 그 동기가 된 사회현상들을 함께 엮어 놓았으니 시와 경제가 서로 대척점에 있거나, 섞일 수 없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시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아직 풀지못한 문제들을 다양한 형태들로 노래한다. 힘든 월세살이를, 비정규직의 정규를, 가난과 출산을, 편한 친구가 되어주었던 라면과 소주를, 점점 사라져가는 서점과 여러 낭만들에 대해 노래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입체적이듯, 세상을 노래하는 다양한 형태의 시도 또한 입체적이다. 그래서 <시로 읽는 경제이야기>속에서는 시가 세상과 분리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 닮아있고 하나인 듯 하다. 허나 흥미로운 것은 책을 읽지 않는 현실과, 모든 사람들이 서정시를 쓸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기를 노래하면서 자연스럽게 서로 대척점에 위치하기도 한다. 독자들은 <시로 읽는 경제이야기>를 통해 시와 경제를 함께 읽느라 세상을 보다 입체적인 구조를 상상할 수 있을 것이고 각박한 경제와 함께 절절한 시로 인한 감동을 만날 수도 있을 것이며 닮지 않은 듯, 닮은 듯 변화무쌍한 시와 경제에 대해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