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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깊이 있는 입문서
"오키나와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깊이 있는 입문서" 내용보기
이 책은 오키나와에 대한 저자의 관심에서 비롯하여 오키나와와 일본 본도의 역사, 한국과의 관계, 더 나아가 동북아 정치지형에서 오키나와와 한반도가 갖는 의미와 현재의 상황을 천착하는 글들로 채워져 있다. 제목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한국을 굳이 섬이라 칭하는 이유를 저자는 ‘걸어서 국경을 넘지 못한다면 섬’이라고 말한다. 국문학이라는 저자의 전공이 무색할 정도로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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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오키나와에 대한 저자의 관심에서 비롯하여 오키나와와 일본 본도의 역사, 한국과의 관계, 더 나아가 동북아 정치지형에서 오키나와와 한반도가 갖는 의미와 현재의 상황을 천착하는 글들로 채워져 있다. 제목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한국을 굳이 섬이라 칭하는 이유를 저자는 걸어서 국경을 넘지 못한다면 섬이라고 말한다. 국문학이라는 저자의 전공이 무색할 정도로 일본과 한국의 방대한 역사, 사회, 문학 분야의 자료를 꼼꼼히 읽고 사색한 흔적이 책의 곳곳에 배어 있어, 책을 읽는 과정은 모처럼 지적으로 긴장되고 흥분되는 경험이었다.

책은 1부 한국에서 본 오키나와, 2부 기억투쟁과 동아시아 평화, 3부 오키나와로부터 온 편지로 나뉘어져 있는데, 오키나와에 대한 사전 지식이 거의 없다시피 한 나는 머리말에서의 저자의 충고대로 오키나와의 현장비평에 해당한다는 3부부터 읽었다. 메이지 유신으로 일본에게 합병되기 이전 류큐왕국이라는 통일왕국을 가지고 독자적인 언어와 문화로 명나라와 조공, 책봉 체제에 속해있던 오키나와는 일본에 합병된 이후, 일본 내부의 식민지로 전락하여 자신의 언어와 문화를 부정당하고, 창씨개명을 강요받는 등 일본에의 동화를 강요받는데 이는 식민지배를 경험한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2차 대전 말기, 미국이 오키나와에 상륙하여 벌어진 비극적인 오키나와 전쟁이후에는 미군 점령 하에 미군기지가 주둔, ‘기지의 섬이 되어 현재 일본의 0.6%에 해당하는 국토에 99.4%의 주일미군기지 시설이 설치되기에 이른다. 1972년 일본에 반환된 이후에도 일본 안에서 구조적인 차별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1부에서는 신화와 민간신앙을 비롯하여 오키나와를 역사적인 측면에서 살펴본 글들이 실려 있는데, 오키나와의 비극적인 역사를 제주도의 역사와 비교한 글이 눈길을 끌며, 특히 오키나와 출신의 일본 작가 미타요시 에이키가 쓴, 재일조선인과 관련된 이야기인 긴네무 집과 현기영의 순이 삼촌을 비교분석한 글을 재미있게 읽었다.

2부는 거의 일본의 근현대사를 요약하여 정리한 일본 내셔널리즘의 기원에서 시작하여 일본의 근현대사에 어쩔 수 없이 맞물려 있는 조선인 군노무자와 일본군 위안부문제 등, ‘한국인들의 흔적을 쫓는 글들로 이루어져 있고, 그 과정에서 지난 10년 간 한·일간에 있었던 주요 정치 현안들을 훑으며, 민주주의와 평화를 동아시아 지역의 가장 중요한 의제로 제시하고 있다.

오키나와하면 그저 야자수가 늘어선 일본 변방의 미군 기지도시로만 알고 있던 사람들에게 이 책은 각 지역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를 좀 더 섬세하게 읽는 일의 중요성을 상기시켜 준다. 그리고 제주 4·3사건, 한국 전쟁, 오키나와 전쟁 등을 비롯한 각 지역의 비극적인 역사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그 지역만의 고립적인 시선에서 벗어나서 더 큰 동아시아적인 관점에 눈을 뜨게 해 준다. ‘지도도 나침반도 없는 세계에서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야하는 오늘의 역사적 시점에서, 해결될 듯 하다가도 늘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꼬여있는 한·일 관계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기본적인 전제와 사실들을 확인해 주는 책이다. 여행을 앞두고 부박한 여행 안내서를 넘어 오키나와 지역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돕는 입문서로 읽어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