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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선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 권으로 한국의 정치 권력사를 쉽게 풀어쓴 것이 돋보인다. 거시적이면서도 지금까지 역사적으로 등장한 여러 유명한 정치 파벌들의 입장에서 한국사를 기술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특히 석기 시대, 청동기 시대, 철기 시대처럼 어떤 식으로 권력 투쟁이 일어나는지에 따라 창검, 사약, 투표로 시대를 구분한 점이 이채롭다. 물론 저자의 시각에 완전히 동의하는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지금까지 흔히 접했던 한국사 책들과는 접근하는 시각이 다르다는 점에서 점수를 후하게 주고 싶다.
무엇보다 과거나 현재에나 이른바 정치 세력들이 바뀌어도 그들의 기본적인 입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 승자가 되고 나서 다시 승자 사이에서도 파벌이 생겨 서로 다툼이 일어나는 모습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하지만 나 역시 그럼에도 정치가 발전하고 있다는 저자의 시각에 동의하는 편이다. 작년에 겪었던 촛불 집회는 그러한 정치 발전의 가장 뚜렷한 현상 가운데 하나였다.
무엇보다 이 책은 단순히 무슨무슨 정치 세력이 등장했다.. 식으로 딱딱하게 서술해 나가는 게 아니라 각 시대를 대표하는 이른바 비선 실세들이 등장해서 이야기의 흥미를 계속 유지하는 점이 좋았다.
광해군 때 일개 궁녀로 정치판을 좌지우지했던 김개시나 왕에게나 붙는 "군"이라는 호칭을 받은 무당인 진령군 이야기는 씁쓸하면서도 또한 흥미롭게 다가왔다.
지금까지 읽었던 역사책과는 조금 다른 결의 역사책을 읽기 원하는 독자라면 이 책을 추천해 주고 싶다. 저자의 시각은 개성적이면서도 또한 중립적인 면을 잃지 않아 크게 반감을 주지 않으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준다는 점에서도 좋은 책이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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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쟁의 한국사 고조선부터 현대까지, 대립과 파벌의 권력사 저: 김종성 출판사: 을유문화사 | 출판일: 2017년 8월
같은 저자가 작년에 출판된 '패권쟁패의 한국사'를 읽은 적이 있다. 한국사에 대한 여러 권의 책을 쓴 이덕일과 비슷한 계열의 책을 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덕일이 쓴 책이나 그의 역사적 관점은 주류 역사학계와는 다르고, 논란의 여지가 있다. 생각해보니 재미 재야 역사가인 백지원이 쓴 '조일전쟁'도 문득 떠올랐다. 거친 글과 그 내용은 독설에 가득 차있었다. 사람들로부터 워낙 많은 비판을 받았던 그는 지금은 절필을 했다는데.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저자는 한국사와 관련된 여러 권의 책을 썼다. 가끔은 동북아시아 역사와 관련된 내용도 다루었는데 비슷비슷한 주제인 것 같다. 교양 수준으로 가볍게 읽을 만한 역사 교양서를 쓴다고 보면 정확할 것 같다. 사실 그러한 수준의 책을 집필하고 출간하는 사람도 많고, 수요도 꾸준하다. 해외출장으로 긴 시간 이동할 경우에는 이런 책 한 두 권 사서 지루한 시간을 보내기도 하니까.
저자는 위르겐센 톰센을 따라 한국사에 있어서의 권력투쟁을 창검의 시대, 사약의 시대, 투표의 시대로 나눴다는 사실이다. (물론 그다지 의미가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시대구분을 통해 권력 투쟁의 양상을 정리하려는 노력이 있었던 것 같다.
고조선 시대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책의 내용은 아직 주류 역사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한 가설이 채택되어 있다. 고조선이 진한, 변한, 마한의 3개 자치권을 가진 세력의 연합이라든지 혹은 신라가 흉노족의 후예라는 것이 그것이다. (백제의 중국 진출설도 빠지지 않는다.) 이 책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양서라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이야기는 하나의 가설로 생각해도 될 법하다.
'당쟁의 한국사'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통해서 관심을 끌고 싶었던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오히려 그러한 제목보다는 '권력투쟁의 한국사'라고 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표현만 다를 뿐 어느 국가나 파벌이 생기고 대립이 있었던 것은 인간의 본성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흔한 것이었으니까. 일본 식민주의자가 우리 역사를 폄하했던 그 방식을 상기시키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