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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80년대는 아버지가 영화를 닥치는대로 보기 시작했을 때였다. 그러나 학교가 끝나자마자 극장으로 달려갔다는 아버지조차 공포영화는 생소하셨으리라 생각된다. 여고괴담이 데뷔했을 때조차도 우리나라에게 공포영화는 낯설었다. 우리나라의 공포스런 이야기는 대부분 억압받는 여성, 세상에 복수하는 여성에게 초점을 맞추었었기 때문이다. 피가 무지막지하게 튀는 좀비물과 어딘지 기분 나쁘고 음산한 귀신물은 엄연히 다르다. 고어물은 태연하게 봐도 귀신물은 못 보는 사람들이 다수 있다. 최근 한국에 미투 붐이 일면서 그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충격을 받은 이유는 파렴치한 짓을 저지른 예능계 남성들이 기이하게 떳떳한 듯이 굴기 때문이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어쩌면 당연하다 볼 수도 있는 게, 박정희 대통령이 권력을 휘두르고 연예인 여성들을 불러와 스캔들을 일으키면서 그 잔재가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가요무대를 보다보면 부모님 사이에 재밌는 대화가 나돈다. 남편에게 이혼당하면서 재산까지 온통 뺏긴 저 여인, 야쿠자와 결혼했는데 결국 내쫓겨 다시 무대에 오른 이 여인... 그런 면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다루었기에 한국의 옛날공포영화가 하녀라는 영화로서 잠깐 신선하게 조명을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이 책에서 허지웅은 그마저도 잠잠해졌다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애초 그렇게 인기가 없으면 책을 내지도 않았을 뿐더러, 레트로 분위기에 힘입어서 그런지 SNS에 공포영화 홍보영상이 올라가면 댓글에서 같이 보자느니 싫다느니 일반 영화 홍보영상에선 볼 수 없는 다양한 댓글로 시끄럽다. 여름이 길어질수록 공포영화의 인기는 식을 수 없다고 보기도 한다.
이런 책 본다고 어떤 사람이 꼰대라 하는데 전설의 고향은 전설의 고향 특유의 내음과 맛이 있는 것이다. 어째서 이 책을 본다고 무턱대고 꼰대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꼰대 소리를 유연히 뛰어넘을 수 있는 게 문화가 아닌가 싶은데. 근데 꼰대가 될 것 같단 게 일리도 있는데 요새 가요무대에 굉장히 낯익은 90년대 가수와 음악이 가끔가다 나오더라(...) 어차피 사람들 다 늙는다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으련다. 그때 그 시절만 좋았고 그때의 문화만 최고라 생각했다면 꼰대의 사상일지도 모르나 과거의 유물 그 자체를 향유한다고 꼰대는 아니다. 그렇다면 전주에 한복입고 가는 사람들이며 유투브에서 노인들의 방송을 듣는 사람들이며 일제에 항거하듯이 일본제품을 불매하는 사람들 그 모두가 꼰대란 말인가. (왠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까봐 겁나는데) 그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오히려 불매운동을 벌이는 젊은이들이 무지몽매하다며 일본의 반도체에 대한 미련과 한국 무역의 타격을 과대설정하여 지적하는 사람을 우린 꼰대라 하지 않던가. 일본은 근현대사를 삭제한 채 '지금' 군국주의의 광영을 찾자고 주장한다. 그러나 버핏이 투자한 일본회사는 한 군데도 없다. 역사 없이 지금의 우리는 성립되지 않는다. 망령의 기억이라는 책 제목 때문인지 이런 지적이 나왔는데 다소 어이가 없어 올려본다. 이런 인간들 간혹 있다. 중국 역사책인 '권력'이라는 책을 읽는데 개독교가 와서는 뜬금없이 "인간의 권력은 허망해요."라고 하는 케이스. 누가 모르냐 망하지 말자고 책을 읽는 거지 권력이란 책에서 무슨 진시황 찬양했대? ㅋ 그럼 주님의 권력은 존내 창대해서 예수 십자가에 매달리게 하심? ㅋㅋ
중요한 건 화해의 기술이다. 화해의 기술은 망각한다는 것이다. 세상은 원한 있는 여성 귀신의 이야기를 시시하다며 잊어버렸다. 그러나 정작 이 영화들에서 가장 크리피한 건 자신의 며느리적 시절을 잊어버리고 며느리를 괴롭히던 시어머니와, 낯선 여자를 집에 불러들이거나 혹은 아내가 힘들어할 때 집안일에 손끝 하나 안 댄 남자들이 아닐까. 그들이 시시한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과거를 잊지 못한 그들은 아직도 여성을 괴롭히고 있으며 한국이 페미니스트 국가 되기는 아직 멀었다. 망령의 기억이든 뭐든 여성들은 깨끗해지고 싶다 하여도 과거를 잊지 말아야 한다.
![]() 뜬금없이 동성애 소문은 왜 ㅋㅋ 무튼 1965년에도 이런 스캔들이 있었군요 몰랐다..
![]() 생각해보면 그때의 섹스 신이 적나라할 수도 없을 텐데 허지웅이 이렇게 쓰니 뭔가 자극적인 게 나올 것만 같다. 확실히 이 분이 글은 정말 잘 쓰심. 뭐 예전부터 그래서 책 모아놨고 이 분이 페미니즘 깠을 때도 책을 차마 버리지 못하기도 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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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수많은 영화가 쏟아져 나오는 요즘, 오래된 영화래봐야 이른바 명작으로 분류되는 영화가 아니면 찾아보기 쉽지 않은게 요즘 사람이다. 하물며 60~80년대 우리나라 공포영화라니. 책은 여고괴담 이전 섬처럼 분류되는 1960~80년대의 우리나라 공포영화에 대한 재조명이다. 2010년판 하녀가 개봉되고 김기덕영화가 재조명 되면서 그런 연결고리로 인해 이 책도 쓰여진 것이리라. 책이 아니었다면 시대의 현란한 기술력에 눈이 멀어 지금 보면 조악하기 그지 없을 영화들에게 나는 영영 관심조차 없었을지도 모른다. 책을 통해 그시절의 공포영화들을 들여다보니 시대의 한계를 딛고 일어선 영화들에게서 예상치못한 마력이 숨겨져있음을 알아차렸다.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그 '마술같은 불온함'인 것일까. 오래된 영화들이지만 영상자료원의 VOD 서비스로 쉽게 만나볼 수 있다. 나도 얼른 그 마술같은 불온함을 직접 느껴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