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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3] 서양 건축과의 비교를 통한 한국 전통 건축의 특징 찾기
"[13-03] 서양 건축과의 비교를 통한 한국 전통 건축의 특징 찾기" 내용보기
왜 한국의 전통건축인가   현재의 한국은 겉으로는 과거의 전통이 단절되고 서양 문물이 수입되어 이식(移植)된 듯하다. 무엇보다도 일상생활의 3대 요소 가운데 하나인 ‘주(住)’를 보면 그러한 느낌은 더욱 짙어진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겉보기일 뿐이다. 서현 교수가 건축을 “구체적인 인간의 모습과 생활 그리고 그 사회의 부대낌, 사회가 바라보는 미래의 모습을 담는 그릇1
"[13-03] 서양 건축과의 비교를 통한 한국 전통 건축의 특징 찾기" 내용보기

왜 한국의 전통건축인가

 

재의 한국은 겉으로는 과거의 전통이 단절되고 서양 문물이 수입되어 이식(移植)된 듯하다. 무엇보다도 일상생활의 3대 요소 가운데 하나인 ()’를 보면 그러한 느낌은 더욱 짙어진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겉보기일 뿐이다.

서현 교수가 건축을 구체적인 인간의 모습과 생활 그리고 그 사회의 부대낌, 사회가 바라보는 미래의 모습을 담는 그릇1)이라고 정의한 것처럼, 한국의 현대건축에는 오랜 시간을 통해 체화(體化)된 한국적인 삶도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럼 어떤 방식으로 한국적인 삶이 한국의 현대건축에 스며들어 있을까? 그것을 알아보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한국의 전통건축과 서양 건축을 비교, 분석하는 것이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한국 전통 건축을 해석하는 시각에는 전통을 전통으로 해석하는 고유의 관점도 있지만 서양과의 비교를 통하는 방법도 있다. 요즘 우리가 살고 있는 건축 환경이 서양식이기 때문에 이런 비교 방법론은 현대의 관점에서 전통 건축의 특징을 읽어낼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된다. 자칫 역사 교과서 같은 비현실적인 옛날 일로 느끼기 쉬운 전통 건축에 대해 그만큼 현실적이고 생생한 해석2)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전통건축과 현대건축, 다르면서도 닮은 형제

 

책에서 다루고 있는 열여덟 가지 주제 가운데 가장 처음으로 언급된 것이 지붕이다. 이는 하늘과 땅을 대립되는 개념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상호 보완적인 개념으로 볼 것인가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요소이기 때문일 것이다.

 

경궁(昌慶宮)의 환경전(歡慶殿)과 경춘전(景春殿)을 보면 하늘과 땅을 상호보완적인 요소로 보는 우리 조상들의 철학이 잘 반영되어 있다.

환경전의 지붕에는 치마폭 같은 포근함과 예각의 날카로움이 함께 들어 있다. 함인정(涵仁亭) 앞에서 바라보면 완만한 곡선의 모습으로 나타났다가, 경춘전 쪽으로 이동하며 대각선 방향으로 올려다보면 이내 긴장감 넘치는 삼각형의 모습으로 변해있다.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한복의 소매 끝처럼 은근한 곡선을 그리며 살며시 올라가 있는 처마도, 가까이 다가가 모서리에서 올려다보면 하늘을 향해 긴박하게 열리며 사선과 예각의 흥분감을 느끼게 한다. (이렇게) 두 처마가 곡선과 사선 사이를 오가며 어우러진 장면은 마치 여러 사람의 팔이 겹쳐지며 완급의 박자를 이끄는 춤사위 같다. 이처럼 한국의 지붕은 긴장과 이완이라는 상반된 느낌을 동시에 가지면서 변화무쌍한 모습을 연출해낸다.3)

반면 전체적으로 건물의 끝과 하늘 사이에 (땅과 친화하는) 강한 수평선으로 경계를 긋는 형상4)으로 지붕을 마감한 그리스 신전이나 천상 세계를 향한 종교적 신비성을 바탕으로 극단적인 수직선의 이미지5)로 지붕을 마감한 고딕 성당은 하늘과 땅을 대립되는 개념으로 보는 그들의 관념이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런데 묘하게도 서양 현대 건축에서는 제2차 세계 대전 이전의 육면체 상자 형태의 단조로운 추상 건축에 반발하여 형태주의(Formalism)이라는 부드러운 지붕 곡선을 추구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의 대표적인 건축가로 필립 존슨(Philip Johnson; 1906~2005)과 에로 사리넨(Ecro Saarinen; 1910~1961)을 들 수 있다.

필립 존슨(Philip Johnson)창경궁 환경전이나 수타사(壽陀寺) 대웅보전(大雄寶殿)의 팔작지붕을 보는 느낌과 매우 유사(한 지붕을) 사전에 행한 정밀한 구조 계산을 바탕으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계획한 대로6)주조한다. 에로 사리넨(Ecro Saarinen)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유생물의 형태에서 모티프를 따와 어떤 면에서는 (필립) 존슨보다 더 한국의 지붕 곡선 개념과 유사하다7)는 평을 듣고 있다.

이러한 모습들을 볼 때, “서양 사람들은 오히려 우리 것으로부터 그들 자신의 한계를 극복할 교훈을 배워갔다.8)는 저자의 평가는 한국 현대 건축이 나아갈 바를 의미심장하게 암시하는 듯하다.

 

 

대칭과 비대칭의 경계를 넘어

 

국의 전통 건축이라고 하면 굳이 역사교과서를 뒤져보지 않아도, 궁궐, 사찰, 서원, 향교, 민간 한옥 등 다양한 양식의 건축물들이 떠오른다.

 

이러한 건축의 특징으로 저자가 내세우는 것은 바로 비대칭혹은 비정형적 질서이다. 저자의 말을 다시 인용해보면, “한국 전통 건축에서는 비정형적 질서를 정형적 질서에 대한 반대의 개념으로 보지 않는다. 이 자체를 처음부터 하나의 독립적 가치로 받아들인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전통 건축에서는 비정형적 질서를 만들어내는 다양한 방법에 대한 고민이 가능했고, 그 결과 갑사(甲寺) 대웅전이나 종묘 정전(正殿)의 기단과 같은 은근한 멋을 낼 수 있었다. 이것은 반대를 은유적 긍정으로 해석하는 한국 특유의 세계관에서 비롯된다.9)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자연을 압도하는 혹은 윽박지르는 중국의 건축이나 지나치게 조화를 추구한 나머지 자연이 사라진, 인공적인 일본의 건축과 달리 한국의 전통건축의 기저(基底)에는 자연에 순응하는 사고방식이 있다는 것이다.

 

, 한국 전통 건축이 추구하는 비대칭혹은 비정형적 질서가 단순한 무질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비대칭에는 좌우 모습이 거울에 비치듯 똑같지는 않지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큰 균형감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산만한 혼란으로 나타나는 무질서적 비대칭과 달리 나름대로 고도의 질서를 갖는 또 하나의 대칭이다. 이러한 비대칭은 비대칭적 대칭으로 부를 수 있다. 한국 전통 건축에 나타나는 비대칭이 바로 이 경우에 해당10)하는 것이다. 자연에 순응하는 한국 전통 건축은 자연이 가지는 무질서 속의 질서라는 특징마저 이렇게 본받은 것이다.

 

, ‘대칭을 선호하는 중국이나 서양의 건축에는 조화와 질서로 대표되는 권위주의적이고 전체주의적 사고방식이 스며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한국의 전통건축이 서양의 건축이나 중국의 건축보다 우월하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우리 것을 재래적이라 하며 타파해야 할 구습으로 여겼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또한 그에 대한 반동적 현상으로 우리 것은 무조건 소중하다는 전통 제일주의도 겪었다. 이제는 그러한 극단적 시각에서 벗어나 우리 것과 서양 것 사이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가치를 찾아냄으로써 이 두 문명을 상호보완적으로 바라보아야 할 때가 왔다. 건축은 위와 같은 교훈을 이해하기에 가장 적절한 문화예술 분야일 수 있다. 우리 건축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서양의 예와 비교해봄으로써, 우리는 동서양이 하나 될 자그마한 실마리를 얻을 것이다. 11)



1) 서현,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개정판), (효형출판, 2004), p. 248

2) 임석재, <우리 건축 서양 건축 함께 읽기>, (컬처그라퍼, 2011), p. 10

3) 임석재, 앞의 책, p. 19

4) 임석재, 앞의 글

5) 임석재, 앞의 책, P. 22

6) 임석재, 앞의 책, P. 35

7) 임석재, 앞의 책, P. 36

8) 임석재, 앞의 책, P. 41

9) 임석재, 앞의 책, p. 130

10) 임석재, 앞의 책, p. 270

11) 임석재, 앞의 책, p. 41

w******f 2013.01.18. 신고 공감 5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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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에서 찾아보는 한국인의 국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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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 서울의 대부분 건축물은 사람들의 심미안과 정서를 해치기 십상이다. 신자유주의의 한국적 구조물이자 볼품없는 사각형으로 구획된 아파트와 주변 상가의 밋밋함은 우리의 심상을 대변한다. 어딜 가나 볼 수 있는 기성품들이 브랜드만 달리해서 솟아있다. 똑같은 사각형틀에서 우리는 동질성을 강요당한다. 더불어 대칭성이 미덕처럼 각인된다. 정돈된 기표가 숨 막힐 듯한 공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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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 서울의 대부분 건축물은 사람들의 심미안과 정서를 해치기 십상이다. 신자유주의의 한국적 구조물이자 볼품없는 사각형으로 구획된 아파트와 주변 상가의 밋밋함은 우리의 심상을 대변한다. 어딜 가나 볼 수 있는 기성품들이 브랜드만 달리해서 솟아있다. 똑같은 사각형틀에서 우리는 동질성을 강요당한다. 더불어 대칭성이 미덕처럼 각인된다. 정돈된 기표가 숨 막힐 듯한 공간을 연출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것은 우리 건축의 오래된 DNA일까.


『우리 건축 서양 건축 함께 읽기』의 임석재 저자는 ‘아니’라고 말한다. 서양 건축과의 비교를 통해 두 문명권의 차이를 앎은 물론, 우리 스스로에 대해 올바로 알자는 말을 건넨다. 건축은 문명과 시대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 유용한 분야임을 상기시키며.
 



지난 6일, 서울 이화여대의 독특한 건축물인 ECC에서 예스24와 컬처그라퍼가 함께 하는 임석재 교수의 대중을 위한 건축 특강이 있었다. ‘우리 전통 건축 vs 서양 건축. 다르면서도 닮은 두 세계 우리 건축 서양 건축 함께 읽기’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의 특강, 비대칭(대칭)과 다질성(동질성)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됐다. 우리 건축과 서양 건축의 비교를 통해 알아보는 우리의 모습. 심미안과 정서를 해치는 건축물에 대한 시정을 요구해야 할 때임을 새삼 깨닫게 된 시간.


비대칭의 한국적 전통 

비대칭의 미학. 임 교수에 의하면, 한국 사람의 전통적인 국민성은 이것을 좋아했다. 요즘 급격히 변해가고 있으나, 이것은 서양 문물에 대한 선호 때문이다. 하긴 요즘은, 신라의 이름을 딴 한국 최고급 호텔에선 한복을 배척하는 등 말로만 ‘우리 것’을 내세우는 시대다. 어쨌든 적어도 건축을 통해 봤을 때, 서양은 대칭, 한국은 비대칭이었다.


한국의 대칭은 자연과도 연관을 맺는다. 자연은 비대칭이다. 나뭇잎만 봐도 그렇고, 사람을 봐도 비대칭이다. 좌우 똑같은 대칭은 인조물이 아닌 이상 없다. 즉 존재하는 모든 모든 것이 비대칭이다. 임 교수가 비대칭에 주목하는 이유이며, 그는 비대칭을 주제로 한 책도 준비하고 있다. 


“대칭구도를 유독 한국 전통 건축에서 찾아보기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주변의 자연 지세에 순응했기 때문이다. 구릉이 흐르고 계곡이 파이며 때로는 물길이 나 있는 자연 지세에 맞추다 보면 대칭 구도는 자연 피할 수밖에 없다.”(p.268)


허나, 서양에서는 인공적인 손질을 가해 대칭적인 질서를 만들었다. 특히 고급 건축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반면 한국 건축은 의외로 대칭 건물이 적다.


“한국 전통 건축은 비대칭 구성을 큰 특징으로 갖는다. 이는 사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궁궐, 서원, 향교, 한옥 모두 전체 배치를 놓고 보면 좌우 대칭인 경우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철저하게 비대칭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p.266)


그렇다면 서양에서는 왜 대칭을 선호했을까. 대칭의 궁극적인 목적은 조화로, 서양에 대칭 건물이 많은 이유는, 조화를 이루고, 질서를 통해 동일성에 도달하고자하는 욕망 때문이었다. 이는 산업혁명이후 물질적 부를 축적하는 수단이 됐고, 정치권 권위를 드러내는 수단이 되기도 했다.
 



한국은, 아니 과거의 한국은 달랐다. “한국의 전통적 국민성은, 건축을 통해 보면, 동일성은 용납이 힘들었고, 대칭도 용납이 안 됐다. 한국 사람들이 건축적인 비대칭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었다. 서양은 대칭적 질서를 만들어 인공적인 것을 얻어내려는데 반해, 한국은 비대칭을 만들어 함께 즐겼다. 이것이 한국과 서양의 큰 차이였다.”


“건축이란 것이 어차피 땅 위에 인간 세계만의 새로운 질서를 세우는 작업이라고 보았을 때, 대칭 구도는 가장 먼저 생각해 내기 쉬운 질서 가운데 하나이다. 따라서 건물을 대칭으로 짓는 것은 세계 각국의 공통된 현상이다. 특히 정형적 질서를 추구한 서양 고전 건축의 경우에는 대칭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박관념에 가까울 정도로 심하게 나타난다.”(p.268)


자연이나 인간 현실을 봐도, 도시의 모습은 비대칭이다. 다만 초기 조건에서 주어지는 당연한 비대칭과 의도적인 조형 의식이 개입된 비대칭은 다르다. 서양은 대칭이라는 질서를 원했으나, 과거의 한국은 인공적인 수고를 들이되, 비대칭의 미학을 만들었다.


“비대칭에는 좌우 모습이 거울에 비치듯 똑같지는 않지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큰 균형감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산만한 혼란으로 나타나는 무질서적 비대칭과 달리 나름대로 고도의 질서를 갖는 또 하나의 대칭이다. 이러한 비대칭은 비대칭적 대칭으로 부를 수 있다. 한국 전통 건축에 나타나는 비대칭이 바로 이 경우에 해당한다.”(p.270)


건축학자인 임 교수에 의하면, 실제로 디자인을 해보면 대칭은 쉬운 반면, 비대칭으로 만드는 것은 고수의 영역이란다.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조형적인 질서로서 비대칭의 미학이 한 나라의 국민성을 대표하는 조형미로 굳어진 건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 내가 파악하기로, 한국 사람들은 참 감각적이다. 잔 손재주도 있고, 사기도 잘 치고. (웃음) 그게 조형 환경에서 발산될 수 있는 통로가 마련 안 된 게 지금의 현실이다. 지금 보라. 서구식 대칭, 동일화된 건물이 참 많다.”


말인즉슨, 동일화의 폐해다. 산업 문명의 문제점이다. 가능한 한 모든 것을 동일화로 몰고 가서 하나의 질서 속에 편입하는 것. 제국주의가 가진 속성이다. 다른 것을 존중하거나 인정하지 않고, 자신과 똑같지 않으면 차별하고 소외시키는 것. 


임 교수는 비대칭의 미학이 잘 구현된 대표적 건물로, 퇴계 선생이 기초를 닦은 도산서원을 꼽았다. 그에 의하면, 퇴계 선생은 뛰어난 건축가였다. 조선시대에는 고급 예술가나 전문 직종으로서 건축가라는 직종이 없었는데, 많은 경우 집 주인이 건축에 크게 관여를 했다. “퇴계 선생의 사상에 비춰보면, 유형학적인 화이부동 개념이 도산서원과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


도산서원 제대로 보기


도산서원을 유형학적인 개념에서 어떻게 볼까.


“도산서원의 가장 큰 특징은 사각형들의 향연이다. 크고 작은 영역들이 각종 다양한 사각형의 조합으로 이뤄졌다. 유형학적으로 최소한의 공통분모(사각형)가 있음에도, 각 개별요소가 갖는 차이가 있다. 동질과 차이를 동시에 커버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이면서 기본적인 방법론이다.”


“도산서원이 사각형 공간의 전시장이라 함은,… 시설들이 각각 사각형 마당 속에 들어앉은 방식이 모두 달라서 사각형 공간을 구성하는 다양한 유형이 이곳에 다 모여 있기 때문이다.… 도산서원의 사각형 마당들이 이 같은 기하학적 형태로만 분류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가서 도산서원의 각 시설 사이를 걸어보면 참으로 변화무쌍한 사각형 공간 구성을 경험할 수 있다.… 도산서원의 참 멋은 다양한 사각형 마당들이 서로 사이좋게 어울려 더 크고 더 다양한 하나의 큰 공간을 만들어 내는 데에 있다.”(p.292)



동질과 다질, 이항 대립 요소에 대한 설명이 잇따른다. 유형학은 19세기 초 학문으로 처음 생겼다. 장 니콜라스 루이 뒤랑이라는 건축가가 여러 역사적인 건물들을 정리하면서 유형학의 기초를 다졌다. 물론 르네상스 시대에도 유형학의 개념이 약하게나마 나타나나 뒤랑만큼 유형학에 대한 인식을 한 것은 아니다.


“프랑스 건축가 장 니콜라스 루이 뒤랑의 유형학 연구는 그 대표적인 예이다. 뒤랑의 유형학 분류법 역시 도산서원에 나타난 사각형 분할 방식과의 강한 유사성이 관찰된다.”(p.299)


뒤랑은 그렇다면 왜 역사적인 건물을 유형학으로 정리했을까. 이는 산업혁명과도 관련을 맺는다. 산업혁명이후 표준화에 대한 개념이 생기고 그 요구가 커졌다. 건축방식도 산업화되면서 표준화는 생명처럼 인식됐고, 뒤랑은 이에 모눈종이를 놓고 역사적인 건축양식을 정사각형으로 정리했다. 


“뒤랑은 동질성에 무게를 두고 유형학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그 목적은, 산업화를 통한 동일화, 표준화였다. 아도르노, 니체, 하이데거 등이 경고한 것이 동일화의 유형성이었는데, 동일화는 부품화로 가기 때문이었다. 인간에 대입시키면,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이다. 지금 학생들을 봐라. 몇 점짜리, 몇 등급짜리 학생으로 매겨지고, 회사에 가면 볼트나 너트 같은 부품이 된다. 꿈, 적성, 희망은 상관없이. 조형 환경에선 그리 된지 오래다. 표준화, 단일화, 부품화 등 철학자들이 경고했던 내용인데, 뒤랑의 몇 장의 그림에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다시 돌아와서, 도산서원을 살펴보면, 사각형이나, 유형이 갖는 양면성, 즉 동질성과 다질성 중에 다질성에 방점을 둔다. 다질성은 서양 철학자 가운데 베르그송이 주장한 바 있는데, 19세기 산업화된 동일화에 기초를 둔 물질이상향이 사람들 마음에 스며들 때, 그는 물질화에 대한 폐해를 경고했다. 


임 교수는 지금 한국 사회를 유심히 관찰한 결과, 물질화에 의한 폐해가 심하고, 물질적 풍요에 의한 동일화가 이뤄질수록 다질성을 뺏긴다고 말했다. 사람이 자신의 정체성을 정의하고 즐길 수 있는 통로가 많을수록 정신적 건강을 확보할 수 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즉, 돈이나 물질, 성과(성적)에 의해서만 정체성을 정의하는 시대가 사람들을 사지에 몰아넣고 있는 셈이다.


“우리의 주변 조형 환경이 이렇게 삭막해져만 갈 경우 그 끝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그보다는 돈을 더 벌 수 있는데 무슨 얘기가 필요하냐는 핏대 섞인 삿대질만 난무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돈에 눈이 멀어 콘크리트 상자를 일렬로 늘어놓은 채 계산기만 두드리며 좋아하고 있다.”(p.285)


“그래서 다질성이라는 개념이 중요하다. 유형이 갖는 동일화의 강점을 유지하면서 응용을 하면 다질성을 얻어낼 수 있는데, 도산서원이 대표적인 예다. 도산서원의 농운정사를 보면 엄마 품처럼 아늑하다. 마치 매미가 새끼를 등에 업고 있는 것처럼 디자인이 돼 있다. 도산서당은, 퇴계 선생 특유의 조형감각이 돋보인다. 건물도 마당도 청아하다. 개방된 형태고. 그 다음, 상고직사를 보면 마당이 길다. 공간마다, 공간의 성격에 맞도록, 다질성이 충분히 잘 구현돼 있다.”


틈새의 미학을 찾아서


서양의 유형학은 사각형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의 문제다. 이는 르네상스 때부터 고민을 해온 문제로, 이때의 평면을 봐도 비례가 다 있다. 허나, 비례는 산업화를 거치면서 표준화로 둔갑한다. 각 방의 사용자가 있고, 사용자가 필요한 면적이나 창을 내고 싶은 위치가 각자 있음에도, 그것은 무시당한다. 창은 가지런히, 공간은 똑같이. 이유는 명확하다. 그래야 부가 축적되므로.
 



“동일한 요소를 가득 담는 것은 비례, 대칭을 거쳐, 서양문명을 관통하는 절대적인 가치다. 현대로 오면서 사각형 안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를 놓고 고민한 예술가들은 꽤 있었다. 이를테면 서양의 주류문명, 사각형 안에 많은 것을 꽉꽉 눌러 담는 경우도 있었고, 그걸 패러디한 경우도 있었다.”


그것은 자본주의가 부의 축적을 꾀하는 궤적과 함께 했다. 서양의 경우, 동일한 크기로 돌을 잘랐다. 그것을 가지런히 쌓으면 돈이 됐고, 산업이 됐으며, 서양문명 발전의 원동력으로 작동했다.


과거의 한국은 어떠했을까? 돌을 놓고 보자면, 인간의 역할은 가급적 개별 요소들의 다질적인 특징을 유지하면서 그것들을 어울리게 하는 코디네이터였다. 코디네이터 이상의 역할을 인간에게 강요하지도 않았으며, 인간과 인간 사이도 마찬가지였다.


“수고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서양식으로 가지런히 담을 쌓는 구조는 돌을 자르는 데 수고가 드나, 산업으로 정착하게 되면 훨씬 수월해지고 빨라진다. 반면 돌의 원형을 유지하는 것은 돌을 자르는 단계에선 덜 수고스럽지만 쌓을 때는 훨씬 더 수고스러워진다. 우리는 후자였다.”


다시 돌을 예로 들면, 동양에서는 자신을 돌에게 감정이입해서, 내가 돌이 되는 물아일체의 개념이 돼 물질을 분리시켜 객체로 보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것을 객체로 보면, 물질의 욕망의 덫에 걸린다는 이유였다.


“나를 물질과 동일화시키면 쓸데없는 욕심을 안 부릴 수 있다. 내가 돌이면 어땠을까. 내가 돌이면 인간을 위해 똑같은 크기의 구조로 잘리지 않고, 크고 작은 제멋대로의 돌을 모아놓고 니들이 알아서 쌓여봐라. 가능하면 자신의 형상을 해치지 않으면서 어떻게든 어울려서 같이 살 방도를 궁리했을 거란 얘기다. 거기까지가 인간이 할 수 있는 공예다. 기술공예나 유형, 사각형 안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의 문제에서 다양한 개념이 나올 수 있다.”


모서리 문제를 봐도, 서양 건축과 한국 건축을 비교할 수 있다. 한국 전통 건축은 모서리를 꽉 닫지 않는다. 엉성하게 열려있거나 아귀가 맞지 않는다. 궁궐의 성벽도, 차츰 표준화되는 형태를 띠나 완전 동일성으로 가진 않는다. 일본 사람들이 요즘 한국을 부러워하는 이유가 다질성에도 있다.


“19세기이후 산업자본, 제국주의를 거치면서 꼼꼼한 일본식 조형관이 대세였으나, 21세기가 되면서 바뀌고 있다. 인구 규모나 땅 크기에 비해 다양하고 다질성이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쇄국정책을 놓고도 여러 말이 있다. 대원군의 책임으로 돌리기도 하지만, 어떤 면에선 서양 산업 문명이 우리에게 맞지 않았다. 국민적으로 거부감이 있었던 거다.”


과거의 한국 사람들은 모서리를 딱 맞추는 걸 싫어했다. 어쩔 수 없이 막아야 할 때에도 뭔가를 남겼다. 사찰, 향교, 서원 등을 보면 ‘ㅁ’자형인데, 모서리가 늘 열려 있음을 볼 수 있다. 임 교수에 의하면, 기본적으로 ‘ㅁ’자형 공간에서 모서리를 막는 걸 한국 사람들이 기질이 싫어했다. 반면 서양건축은 모서리가 딱 맞아 떨어진다. 어디 하나 물샐 틈이 없다.


그런 서양건축도 현대에 와서는 틈새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물샐 틈 없음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면서, 틈새(niche)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다.




“모서리는 조형적으로 봤을 때, 특수한 지점이다. 굉장히 조건이 특수하고, 조형적으로나 건축적으로 활용되고 응용될 소지가 많다. 모서리를 엉성하게 열었더니 굉장히 재밌는 공간이 생기기도 한다. 우리가 한때 근대화가 덜 되고 미개한 것으로 알고 있던 엉성한 모서리가 그게 아니라는 거지. 베스트라는 마트의 출입구의 예에서도 그것을 볼 수 있다.”


“한국 전통 건축의 사각형 마당 공간은 틈새를 천시하거나 잊지 않고 세심한 배려를 기울이는 섬세한 매력이 있다.… 서양 현대 건축에서 모서리는 중요한 탐구 대상으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모서리를 무시했던 전통 건축에 대한 반성의 의미로 최근에는 모서리에 큰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p.305, 309)


한국의 건축과 서양 건축의 일부를 놓고 비교했던 임 교수의 결론이다. 건축을 통해 우리가 누구인지 알아보는 것도 상당히 유효한 시각이 된다는 것.


“서양식 산업주의에 목을 맨 20세기, 우리 건축이 축출의 대상이었던 적도 있었지만, 21세기에는 논의의 방법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지난 산업화 과정 100년을 통해 그것도 우리의 일부분이 된 마당에, 앞선 시기와 이분법으로 볼 시기는 지났다. 산업화 100년의 기억이 유전자에 축적이 된 현 시점에서 한국 사람은 누구이고, 국민성이 무엇인가를 찾는 발전된 방향에서 전통 논의는 유효하다. 그런 면에서 비교건축은 상당히 좋은 개념이 될 수 있다.”

 

[예스24 기고원문]



j******2 2011.05.0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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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건축과 서양 건축의 행복한 만남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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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높은 솟은 빌딩들을 올려다보면 턱 밑까지 숨이 차오르지만 새로움과 편리함에 숨이 차올랐던 기억은 사라진다. 한적한 고택의 마루나 산사에서 앉아 비/눈 오는 모습을 보기 좋아하지만 매일 살라고 하면 도망가기 위해 신발부터 찾을 것이다. 혹은 불편한 곳에 대한 리모델링을 계획할 것이다. 우리 건축은 마음에 위안을 주는 공간으로 가끔 찾고 싶은 공간이지만 생활엔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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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높은 솟은 빌딩들을 올려다보면 턱 밑까지 숨이 차오르지만 새로움과 편리함에 숨이 차올랐던 기억은 사라진다. 한적한 고택의 마루나 산사에서 앉아 비/눈 오는 모습을 보기 좋아하지만 매일 살라고 하면 도망가기 위해 신발부터 찾을 것이다. 혹은 불편한 곳에 대한 리모델링을 계획할 것이다. 우리 건축은 마음에 위안을 주는 공간으로 가끔 찾고 싶은 공간이지만 생활엔 불편하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우리 건축과 서양 건축은 문명의 차이로 인해 완전히 같은 세계는 아니지만 완전히 다른 세계 또한 아니다. 우리 건축은 구닥다리고 불편하며 서양 건축은 첨단이고 편리하다는 이분법적인 사고로 인해 우리 건축이 있어야 할 자리에 서양 건축이 비집고 들어온 것이 현실이다.

 

우리 건축과 서양 건축 모두 장단점이 있다.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우리 건축과 서양 건축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책으로 1999년 저자가 쓴 『우리 옛 건축과 서양 건축의 만남』을 새롭게 출간한 책이다. 이 책에는 우리 건축과 서양 건축과 관련한 많은 사진들이 실려 있어 건축에 대한 이해를 도와준다.

 

저자에 의하면 건축은 지붕과 처마, 나무와 기둥, 구조 미학, 구성 분할과 추상 입면, 돌과 담, 문과 상징의 여섯 가지 요소로 구성되며 서로 조화를 이룰 때 참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한국의 지붕이 인간의 경험과 감각에 의존하며 고정되지 않은, 은근한 멋을 지녔다면, 서양의 지붕은 기계나 과학에 의존한 정확하고 명쾌한 멋이 있다. 저자에 의하면 서양 건축은 머리를 짜내어 그린 추상화라면 우리 건축은 ‘리얼리즘 추상화’라고 한다. 담과 기단에서 보듯 서양 건축이 정형화된 질서를 중시한다면 우리 건축은 자연에서 얻은 질서를 중시한다. 서양의 문이 직설적 상징성을 갖고 있다면 한국의 문은 은유적 특징을 갖고 있다. 책에 실린 사진과 설명들을 따라 문을 통과하니 무심코 지나쳤던 많은 문들에 의미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 문 하나를 지날 때도 그냥 지나치지 못할 것 같다.

 

건축의 구성 원리는 남향과 방위, 인체와 척도, 길과 여정, 계단과 축, 대칭과 비대칭, 사각형과 모서리, 친자연과 낭만주의, 사선과 긴장감이다. 빛을 조절하는 장치인 처마, 문, 창호 는 우리 건축이 자연의 질서를 중시하고 인간의 감각에 의존했지만 과학적이기도 했음을 증명하는 사례이다. 저자에 의하면 서양 건축의 휴먼 스케일은 지성적 판단을 요구하지만 우리 건축은 체험적 휴먼 스케일이라 누구나 편안한 상태로 체험할 수 있다고 한다. 정형적인 질서를 추구한 서양의 건축은 대칭을 추구했다면 자연적인 질서를 추구했던 우리 건축은 비대칭일 수밖에 없었다. 관촉사 미륵전은 차경 기법을 통해 거대 불상을 실내에 담아냈다. 관촉사 미륵전을 보며 건물의 크기가 아니라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이 중요함을 배웠다. 우리 건축은 하나의 공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여러 공간과 장소의 어울림 속에서 건축적 스토리를 만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우리 건축에서 내·외부 공간은 각각의 공간이 아닌 하나의 공간이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우리 건축에 대한 애정이 생긴다. 우리 건축과 서양 건축은 상호대립이 아니라 상호보완의 길을 가야 할 것이다. 더불어 다가오는 봄, 전통 사찰이나 궁궐의 문을 통과하고 길을 걸어보며 자신의 스토리를 생각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YES마니아 : 로얄 m****6 2011.02.2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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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건축 서양건축 함께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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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만큼 보인다? 보는만큼 안다? 글쎄다. 어느 쪽일까? 아는만큼 보이는 걸까 보는만큼 아는 걸까?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고민했다. 임석재 이화여대 건축학과 교수의 책 [우리 건축 서양 건축 함께 읽기]를 읽었다. "이 책은 1999년에 [우리 옛 건축과 서양 건축의 만남]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던 책을 새롭게 내놓은 것이다."(p8)고 한다. 10여년전의 책을 개정해서 다시 낼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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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는만큼 보인다?

보는만큼 안다? 글쎄다. 어느 쪽일까? 아는만큼 보이는 걸까 보는만큼 아는 걸까?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고민했다. 임석재 이화여대 건축학과 교수의 책 [우리 건축 서양 건축 함께 읽기]를 읽었다. "이 책은 1999년에 [우리 옛 건축과 서양 건축의 만남]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던 책을 새롭게 내놓은 것이다."(p8)고 한다. 10여년전의 책을 개정해서 다시 낼 정도라면 전작의 인기가 대단했던 모양이다.

 

 "부처님 눈에는 부처님만 보인다."던가. 평소 "역사"라는 주제에 관심이 많은 내가, "건축"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이 책을 굳이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던 이유는 이 책에서도 "역사"에 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약간은 촛점이 빗나간 욕심 때문이다. 예전에 뭣도 모르고 답사라고 다니던 때 내겐 어렵게만 느껴지는 우리 건축물 각 부분의 이름이나 의미, 그리고 낡은 건축물이 주는 역사적인 혹은 미적인 의미를 전혀 몰랐고, 몰랐기 때문에 느낄 수 없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저 선배들이 그렇다면 '그렇구나'하고 넘어갔을 뿐 고민도 생각도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나마 보고 돌아다닌 덕분에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도 빛바랜 사진처럼 남아있는 내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아있는 인상깊은 건물들이 있다. 그 추억에다 지식을 곁들일 수 있다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펴들었던 책이다.

 

 전체분량 500쪽에 가까운 책이지만 컬러판의 사진이 많이 실려있어서인지 생각보다는 책장이 훨씬 잘 넘어가는 책이었다. 이 책은 제목에서도 그 성격이 드러나지만 우리 건축물과 서양의 건축물을 비교하고 있는 책이다. 1:1의 대등한 비교라기보다는 내가 봤을 때 글쓴이는 우리 건축물에 대한 설명을 기본으로 하고 그와 아울러 비교해볼만한 서양의 건축물에 대해서는 설명을 곁들이고 있는 듯하다. 비율로 따지자면 우리 건축물 : 서양건축물 = 7 :3 정도랄까. 책은 크게 3부로 나뉘어진다. 1부 건물구성요소, 2부 건축의 구성원리, 3부 건물의 감상법.

 

   초두효과인지 모르겠지만 책의 첫 부분인 1부 건물구성요소 부분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답사라는 명목으로 많은 옛 건물들을 보고 다녔으면서도 사실 나는 무엇을 "아름답다."고 하는건지 그 의미조차 몰랐던 건물들이 많다. 이 책의 1부 건물구성요소 부분에서는 주로 절과 서원 등의 건물을 중심으로 지붕과 처마, 기둥과 담 등 건축물의 부분부분을 "보는" 법을 찬찬히 설명해주고 있어 내겐 많은 도움이 됐다.

  생활하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우리 주변에서 사라져가고 있는 한옥, 그러나 글쓴이는 한옥을 불편하다고 생각하면서 우리가 놓쳐버린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 옛 건물들이 가지는 자연과의 조화, 신경쓰지 않은 듯하지만 사실은 많은 생각을 담고 있는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서 예전엔 무심코 보아넘겼던 것들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볼 기회가 되었다. 그리고 한번도 관련지어 생각해보지 못한 서양건축물과의 비교 또한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많은 사진이 실려있지만 글쓴이가 보고 생각한 바를 그대로 느끼기에는 아쉬움이 남는 것은, 내가 그 현장에서 글쓴이와 같은 생각을 하면서 바라보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옥산서원, 병산서원, 개심사. 글쓴이가 서서 바라본 그 각도, 글쓴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그 느낌을 가질 수 있는 현장에서 이 글을 읽으면 더 와닿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쉬웠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으니, 이젠 보는만큼 알 수 있도록 글쓴이가 말하는 건축물들이 있는 곳을 차례차례 답사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쓴이의 이런 말은 오래 기억될 것 같다.

"그러나 이제는 단순히 어느 한쪽에서 다른 쪽에 영향을 끼쳤다는 일방통행식 시각을 버려야 할 때이다. 결국은 동서양 모두 사람 사는 문제와 자연을 바라보는 문제에 대해 동일한 고민을 해왔다고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양쪽 문화 속에 숨어 있는 지혜를 골고루 다 볼 수 있다. 세계는 점점 동양이나 서양 어느 한쪽 문명권의 문화만 가지고서는 불완전한 채로 남을 수밖에 없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p261)

h****i 2011.02.2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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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와 유럽문명권을 관념의 현실에 구현된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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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궁궐,사찰,서원의 대표적인 우리건축이 가진 미학적 의미와 자연친화적이면서 열린구조의 건축에 대비해서 서양건축들이 가진 인위적 질서를 창조해 내면서 완벽한 질서를 만들어내는 건축을 비교하고 많은 사진들을 가지고 설명해서 이해하기가 쉬웠다.   막상 우리나라 전통 건축물을 보면 왜 그림이나 방송으로 보는 서양건축같이 화려하거나 질서정연하고 장대한 맛이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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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궁궐,사찰,서원의 대표적인 우리건축이 가진 미학적 의미와 자연친화적이면서 열린구조의 건축에 대비해서 서양건축들이 가진 인위적 질서를 창조해 내면서 완벽한 질서를 만들어내는 건축을 비교하고 많은 사진들을 가지고 설명해서 이해하기가 쉬웠다.

 

막상 우리나라 전통 건축물을 보면 왜 그림이나 방송으로 보는 서양건축같이 화려하거나 질서정연하고 장대한 맛이 없을까 하는 안타까움과 자괴감이  들게 되는데 그것에 대한 문화의 차이를 명확하게 설명해 주기에 자괴감을 가질 필요도 그렇다고 우리전통의 우수성만 고집하면서 국수적일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 들게 해준다.

 

자연과 가능한 어울리면서 최소한의 가공만으로 최대의 미적 효과를 내려는 전통의 효과의 결과이기에 특히 한옥에 대해서 어릴적 추워서 고생한 기억만 나는 할머니 집의 모습들이 주는 미적감각과 향수를 느끼게 해주어서 좋았다.

 

동북아사상과 유럽사상의 차이를 건축을 가지고 비교해 보는것은 나중에 문화적차이를 설명할때 좋은 예가 되면서 이해하기가 훨씬 쉽겠다는 생각이 든다.

철학사나 문화사를 공부할때 옆에 놓고 같이 보면 관념적인것이 아닌 현실에 구현된 양 문명권간의 정신적 차이를 명확하게 느낄수 있을거 같다.

 

쉽고 그림이 많기에 한번 읽어볼만하고 여기서 나온곳들을 직접 가봐서 느껴보고 싶어지게 한다.

 

YES마니아 : 골드 p******n 2013.01.0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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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_우리 건축 서양 건축 함께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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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런 거 좋아라한다. 비교사. ㅇㅎㅎ.맨 동양철학 따로있고 서양철학 따로 있고 동양미술,서양미술 따로 따로 따로 국밥들이었는데 바야흐로 말아 국밥의 시대다.ㅇㅎㅎ. 벌써 도래했는데 나만 모르고 있었나...;;;우선 재미있다. 크게 구성요소와 구성원리라는 큰 틀 안에서 소제목을 나눠 이야기를 이어가는 형식이다.우리나라 전통건축이 남은 것이 사찰과 궁궐 위주다보니 많은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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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런 거 좋아라한다. 비교사. ㅇㅎㅎ.
맨 동양철학 따로있고 서양철학 따로 있고 동양미술,서양미술 따로 따로 따로 국밥들이었는데 바야흐로 말아 국밥의 시대다.ㅇㅎㅎ. 벌써 도래했는데 나만 모르고 있었나...;;;

우선 재미있다. 크게 구성요소와 구성원리라는 큰 틀 안에서 소제목을 나눠 이야기를 이어가는 형식이다.
우리나라 전통건축이 남은 것이 사찰과 궁궐 위주다보니 많은 부분에서 소재로 등장한다. 서양건축도 또한 그런 부분이 많다.
우선 위 전통 건축에 대해 설명하고 서양건축이 등장한다. 의도한 것인지 모르지만 우리전통 건축의 장점 먼저 설명을 하고 그에 맞춰 서양 건축의 예를 든다. 그러고 나서 서양의 현대건축가들의 동양 전통 건축에서 대안을 찾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저자는 소리 높여 이야기하고 있다. 비과학적이라고 외면했던 우리의 건축이 얼마나 자연친화적이며 사람을 배려하고 또 과학적이기까지하냐.  이제 한옥 외면하고 시멘트 집짓던 사람들에게 돌아오라 전통 건축으로, 라고 외치고 있는 듯하다.

도서관에서 심심풀이로 빌려다 읽은 책인데 아무래도 사서 읽어야 겠다.



h****t 2011.10.1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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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에 적용하는 직관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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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에 따라 우리나라 건축과 서양건축을 비교하면서 그 의미를 되새기는 책이다.건축학적  분석이 다양해서 예전에 내가 그저 지나쳤던 것들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게 한다.특히 소수서원에 갔을 때의 '생경한 기분'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그 전에 사찰에 대한 공부는 좀 하고 갔기에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나의 느낌을 함께 만끽했지만 소수서원과 같은 유교건축은 처음이었기에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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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에 따라 우리나라 건축과 서양건축을 비교하면서 그 의미를 되새기는 책이다.
건축학적  분석이 다양해서 예전에 내가 그저 지나쳤던 것들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게 한다.
특히 소수서원에 갔을 때의 '생경한 기분'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 전에 사찰에 대한 공부는 좀 하고 갔기에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나의 느낌을 함께 만끽했지만 소수서원과 같은 유교건축은 처음이었기에 '내가 무엇을 놓치고 있지?'하는 질문을 지울 수가 없었다.
무위 사상를 바탕으로 하는 의도적인 비대칭성- 그것이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이었다.
'규칙'과 '대칭'에 익숙한 내가 그 것을 찾다가 찾지 못하자 혼란에 빠져 마당을 헤맸던 기억이 있다.
'알아야 제대로 보인다'는 말을 다시 되새기게 한다. 물론 이것이 저자의 '과도한' 해석일지라도 일리는 있다.

한 가지 주제에 대해 다양 한 곳의 사진이 모아져 있는 것을 보니 꽤 오랫동안 고심하고 자료를 모은 정성이 보인다. 내가 그저 희미하게 느꼈던 부분에 대해서 명확하게 설명을 해 주니 기분이 좋을 때도 있었다. 

건축의 세세한 부분을 잘 몰라도 각 건축물을 딱 볼 때 느끼는 어떤 '느낌'이 있다.
이 책은 그런 막연한 느낌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건축가가 어떤 점을 노리고 지었는 지를 짚어 준다.  

우리나라 건축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한번 읽어 볼만 하다.

사실 이 책의 저자를 '네이버 캐스트'에서 알게 되었다. 한옥과 서양건축사에 대한 연재를 하고 있기에 책과 내용이 중첩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  물론 약간의 연관성은 있다.

이책의 저자는 다작인 것 같은데 이 저자에게 물리면 그 많은 책을 다 읽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두렵다.

e******s 2011.04.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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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우리 건축 서양 건축 함께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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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우리 문화를 엿볼 겸 불국사 같은 곳을 답사 한다. 하지만 갈 때마다 느끼는 건 너무 원색에 황홀함 같은 것이 좀 부족해 안타까울 때가 있었다. 이 책을 볼 때까지는 말이다. 이 책에서는 글쎄 뭐랄까? 내가 우리 문화 답사를 가서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던 건 아마도 우리 문화에 대해 너무 몰라서가 아닐까 하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 기둥 위로 하늘을 향해 있는 지붕의 무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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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우리 문화를 엿볼 겸 불국사 같은 곳을 답사 한다.

하지만 갈 때마다 느끼는 건 너무 원색에 황홀함 같은 것이 좀 부족해 안타까울 때가 있었다.

이 책을 볼 때까지는 말이다.

이 책에서는 글쎄 뭐랄까?

내가 우리 문화 답사를 가서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던 건 아마도 우리 문화에 대해 너무 몰라서가 아닐까 하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

기둥 위로 하늘을 향해 있는 지붕의 무늬는 거의 빨강과 녹색으로 이루어 졌는데 그 지붕은 원색의 아름다운 미를 보여 주었건만 나는 왜이리 촌스런 원색만을 썼을까 하고 무척이나 아쉬워 했다. 그도 그 나름의 주위 환경에 맞는 아름다움을 나타냈는데 말이다.

곳곳에 있는 누각 역시 그 시대의 안락함을 나타내는 우리 고유의 쉼터일 테지만 나는 그것을 곧이 곧대로 보질 못했다. 아무 단순한 기둥과 지붕이래도

우리의 멋이 깃들어 있음을 보지 못하고 예전의 그 여유로움을 또 한번 안타깝게만 생각했으니 말이다.

주위의 풍경들 하다못해 풀 한포기라도 아름다움을 찾아 느끼며 오르는 길고 긴 계단을 오르며 구룡사 누각을 오르는 상상을 하며 어서 날씨가 풀리기 만을 바라는 나는 얼마나 또 엉뚱하냔 말이다.앞으로는 긴 호수가 자리 잡고 사방이 탁트인 곳의 누각에 자리 잡고 자연과 벗삼아 풍류를 즐기던 그 시절이 나에게는 너무도 머나먼 상상의 풍경 같기만 하다.

 

나는 지금껏 외국이란 곳을 가본 일이 없다.

그들의 문화를 접하는 길은 오직 인터넷과 책 뿐이고 말이다. 서양 건축에도 너무 무지한 내가 겨우 아는 거라곤 학창시절 배운 약간의 지식이랄까?

둥글둥글한 지붕아래에는 구름이 뭉게 뭉게 펼쳐져 있고 곳곳에는 천사들이 날아다니는 그림이 그려져 있는 장면이 떠오른다.

마치 상상속에서만 볼 수 있는 그런 풍경들. 그리고 전경들.

아마도 그들의 문화를 아주 잘 보여주는 것은 교회와 연관된 것들은 아닐지 생각해 본다.

우리 문화와 딱히 특별하게 다른 이유에서 만들어 진 것들은 아니지만 그 형태나 표현들이 우리들 것과 판이하게 다른 것이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내가 너무 다른 문화의 것들에 대한 이미지가 너무 좋아서 일까?

다른 문화의 것들이 더욱 아름답게 보여지는 것은 아마 이런 이유가 아닐런지......

 

이 한권의 책이 나에게 얼마나 큰 새로운 시각을 선물했는지는 잘 모르지만 분명 그 전과는 확연히 다른 시각에서 보게됨을 느낀다.

지금 이 상태로 우리 문화재를 답사하거나 다른 나라의 문화재를 보러 같다면 건물 구성 요소 부터 건축의 구성 원리까지 따져가며 이러쿵 저러쿵

말이라도 그럴 듯 하게 늘어 놓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니 벌써 부터 웃음이 난다. 너무 아는 척 해도 탈일텐데 말이다.

 

c***2 2011.03.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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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임석재는 서울대학교 건축하과를 졸업, 미국 미시간 대학교에서 건축학 석사학위를 받은 후 펜실베니아 대학교에서 프랑스 계몽주의 건축 연구로 건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4년 이화여대 건축학과 1호 교수로 학과를 창설했다. 전공 분야는 동서양 건축역사와 이론, 비평, 설계 등 다방면에 활발한 연구와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건축을 다양한 인문사회 분야와 접목시켜 독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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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임석재는 서울대학교 건축하과를 졸업, 미국 미시간 대학교에서 건축학 석사학위를 받은 후 펜실베니아 대학교에서 프랑스 계몽주의 건축 연구로 건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4년 이화여대 건축학과 1호 교수로 학과를 창설했다. 전공 분야는 동서양 건축역사와 이론, 비평, 설계 등 다방면에 활발한 연구와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건축을 다양한 인문사회 분야와 접목시켜 독특한 시각으로 풀어내며 39권의 책을 내기도 했다.

 

이 책 [우리 건축 서양 건축 함께 읽기]는 1부에서는 건물 구성 요소인 지붕과 처마, 나무와 기둥, 구조 미학등에 애해서 다루고 있다. 2부에서는 건축의 구성원리인 남향과 방위, 인체와 척도, 길과 여정등으로 살펴보고 있다. 1999년에 [우리 옛 건축과 서양 건축의 만남] 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는데 다시 매만지고 편집 디자인을 새로 해서 재탄생했다. 한국의 전통 건축과 서양 건축을 비교한 비교건축의 좋은 예라고 한다. '비교학'은 서로 다른 문명의 동일 분야를 비교하는 학문이며 비교문학은 많이 활성화되었지만 비교건축은 전 세계적으로도 흔하지 않은 희귀한 작업이다. 두개의 다른 분야를 능통하게 알고 쓰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 전통 건축의 멋인 지붕과 처마. 검은 기와를 얹은 모습은 장중하고 날렵한 처마 선은 날갯짓하듯 가뿐한 자태를 지닌다. 또 다른 면에서 한국의 지붕은 변화무쌍하기도 하다. 장중한 대궐의 지붕에서 초가지붕등 다양하다. 그리고 한 건물 안에서도 보는 각도에 따라 위치에 따라 멀리서 볼때 가까이에서 볼때등 다양한 아름다운을 지닌다.

 

한국의 지붕은 곡선과 사선을 오가며 어우러져있다.  그에 반해 서양 건축의 지붕은 땅을 닮은 수평선과 하늘을 향하는 수직선이 동시에 표현되지 않는다. 그리스 신전은 전체적으로 건물의 끝과 하늘 사이에 강한 수평선으로 경계를 긋는 형상이며 인본주의 신화를 바탕으로 창조된 그리스 신전은 지붕의 수평선을 통해 하늘을 우러르기보다는 땅을 굽어보겠다는 지상의 의지를 보여준다.

 

자연의 미를 그대로 살려내는 모습에서는 비슷한 양상을 볼수 있다. 그런데 책을 보니 우리나라 전통건축이 정말 뛰어나다는 생각이 든다. 나무와 돌로 만든 집. 나무를 깍아서 만들기도 하지만 나무의 울퉁불퉁한 모양이나 결을 그대로 살려낸 기둥은 요즘 사람들이 추구하는 자연주의와 닮아있다. 요즘 자연주의에 사람들이 얼마나 열광하는가? 예전에도 그렇게 자연주의를 그대로 살려낸 건축이 아주 매력적으로 빛을 발한다. 외국에서도 기둥에 여러가지 모양을 나타내는데 기둥에 옹이처럼 모양을 만들거나 결을 만들어서 건축하는 모습이 비슷한 면이 있다.

 

현대 서양에서 추구하는 것을 우리나라는 더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외국 건축이 훨씬더 우월한줄 알았는데 이 책을 보면서 우리 건축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동서양을 막론하고 서로가 비슷한 관점을 갖기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y****4 2011.02.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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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건축 서양 건축 함께 읽기 - 우리시대 필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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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무장무장 내린 다음 날.  그렇게 많은 눈은 내 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대청마루에 앉아 내다 본 세상은 온통 하얬다.  검은 기와지붕에 제살을 다 내보이고 있는 굵은 나무를 가진 집은 아니었지만 온돌이 따뜻했던 전통양식의 집에서 보낸 내 유년의 기억은 그 대청마루에서 빛을 발한다.  ㄷ 자형 구조를 가진 우리 집은 본채와 별채 사이에 부엌을 끼고 있고 본채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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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이 무장무장 내린 다음 날.  그렇게 많은 눈은 내 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대청마루에 앉아 내다 본 세상은 온통 하얬다.  검은 기와지붕에 제살을 다 내보이고 있는 굵은 나무를 가진 집은 아니었지만 온돌이 따뜻했던 전통양식의 집에서 보낸 내 유년의 기억은 그 대청마루에서 빛을 발한다.  ㄷ 자형 구조를 가진 우리 집은 본채와 별채 사이에 부엌을 끼고 있고 본채 앞에는 낮은 높이의 별채가 하나 더 있었다.  산 밑에 말발굽 모양을 했던  마을지형도에서 우리 집은 두시 방향에 위치하고 있었다. 오목하게 들어오는 골바람이 그대로 대청마루를 통해 안방으로 들어와서는 뒤란에서 머물렀다.  집에 들어오는 입구는 작았으나 그 입구의 맡은 편은 산을 향해 넓게 시야를 확보했고 텃밭으로 이어졌다.  뒤꼍에는 장독대가 있었고 자연지형을 그대로 활용해 자연스레 외부와의 경계를 형성해 고립된 형태였다.  딸이 많았던 엄마는 장독대에 촛불을 밝히고  삼신할미와 조왕신께 치성을 드리곤 했다.  그런 뒤란은 늘 엄마의 비밀스런 공간이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난 대청마루에 앉아 해바라기를 즐겼다.  그날도 나는 차가운 겨울바람과 따뜻한 햇살이 공존하는 그 대청마루에 앉아 바람과 햇살냄새를 맡았다.  멋진 한옥집에 가거나 절에 가면 나는 햇볕 좋은 마루에 앉아 그날의 바람과 햇살 냄새 맡기를 즐긴다. 

  늦은 가을이면 창호지를 바르던 기억,  여름이면 마당에 놓인 평상에 누워 별을 보던 기억,  개 짖는 소리에 조그만 유리를 붙인 쪽창으로 밖을 내다보던 기억, 불모로 바람을 일으켜 밥 짓던 기억.  불편한 삶이 불행한 삶이 아니라는 걸 믿을 수 있는 근거도 바로 거기에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참 행복한 꿈을 꾼다.  다시, 대청마루가 반질반질한 마루에 앉아 바람과 햇살과 노을을 볼 수 있다면....


  이 책은 이미 10년 전에 만들어진 책이다.  재편집된 책이지만 앞으로도 우리에게 아주아주 오랫동안 유효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전통 건축물의 우수성과 서양건축과는 차이와 공통점을 찾아가는 과정도 흥미롭고 재밌다.

  건물의 구성요소에서는 지붕이나 처마, 나무와 기둥, 구조미학, 돌과 담, 문과 상징을,

  건축의 구성원리에서는 터의 위치인  방향과 한국 전통의 중정과 광장문화, 사찰의 진입공간 대 교회의 제단으로 가는 길, 계단과 축등 

  건물의 감상법에서는 한옥의 불이공간 대 큐비즘의 다차원 공간, 프레임과 투시도 등 다양한 사례를 통해 건축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건축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언어의 아름다움까지 갖춘 표현력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글과 사진을 연결해 주는 번호식 주석 또한 내용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줬다.  우리 건축물에 대한 사진은 보완이 잘되어 있는 반면 서양건축물에 대한 예시는 좀 부족한 감이 느껴지긴 하지만 문화를 다방면으로 체험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를 주었다.   이 책이 처음 출간되었던 10년 전과 지금의 현실을 감안할 때 많은 변화가 있었음도 실감할 수 있었다.   한옥 등 우리건축물에 대한 이해가 일반인에게도 많은 변화를 주어 지자체 곳곳에서 한옥마을이라는 이름으로 지역문화 콘텐츠를 형성해 잊혀져갈 뻔했던 우리문화를 되살리고 알리는 역할을 맡아주었으니 말이다. 


저자는 말한다. 

 “한국 혹은 동양 건축이 무조건 서양 건축보다 우수하다는 주장을 펴고 싶지는 않다.  그보다는 우리가 우리 것과 서양 것을 상호 대립적인 관계로 보는 동안, 서양 사람들은 오히려 우리 것으로부터 그들 자신의 한계를 극복할 교훈을 배워갔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우리는 우리 것을 재래적이라 하며 타파해야 할 구습으로 여겼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또한 그에 대한 반동적 현상으로 우리 것은 무조건 소중하다는 전통 제일주의도 겪었다.  이제는 그러한 극단적 시각에서 벗어나 우리 것과 서양 것 사이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가치를 찾아냄으로써 이 두 문명을 상호보완적으로 바라보아야 할 때가 왔다.”


  우리 건축의 아름다움이 이 책 안에 가득하다.  문자향이라 했던가?  저자가 사용한 문자 속에서 향기가 난다.  더불어, 자연과 인간을 조화시키는 아름다움을 품고 살았던 우리 선조들의 선한 눈이 지금 우리 앞에 저렇게 남아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b****h 2011.02.2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