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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 계곡 한가운데 박혀 있는 커다란 바위 위에 앉아서 하늘을 바라보고 계곡 물에 발을 담그고, 산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늘 산을 오르면, 난 산속에 푸욱 빠져서 산과 일체가 되는 느낌이 들곤 한다.
비가 오는 날 가야산 계곡에 앉아서 한참을 엉엉 울었다. 내게 있어서 한정록은 이렇게 가끔 친구가 되곤 했다.
늘 생활이 버거울 때 한정록 두권중 그때 그때 마음가는 한권만 달랑 가방속에 집어 넣고, 마음 내키는대로 버스를 타고 기차를 타고 내가 가 보았던, 안개낀, 혹은 너무 지나치게 맑아 두려울정도였던 어떤 산이든 계곡이든 길을 나선다. 그리고 아무곳이나 펑퍼짐한 바위위에 자리잡고 앉아서 한정록도 읽고, 커다란 바위위에서 뒹굴면서 바위의 이야기에 귀도 기울이고, 손수건에 물을 묻혀 뒹굴기도 하고, 가끔씩 보이는 물고기랑 장난도 치곤 한다. 그렇게 하루종일 거닐다가 도심으로 돌아오면 참 탁 막힌듯 힘겹고...호흡도 힘들어지지만, 한동안은 견딜 수 있다.
내게 있어 한정록은 나를 나일 수 있게 하는 몇 안되는 (계곡과,물과,나무와,바위와..그리고 한정록이다.)커다란 존재이다.
어떤 한,두구절을 찾으라는 것은 차라리 고문과 같을정도로 이 책은 내게 있어 소중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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