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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일베'를 놓고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실 모 방송에서 '표현의 자유'를 토론 주제로 내세웠을 때 논의가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줄 알았다. 일베 논란은 미디어 검열이나 표현의 자유의 문제보다는 디지털 휴머니즘과 디지털 파시즘의 관점에서 보다 면밀하게 다뤄야 했다. 일베에 올라온 글 가운데 노골적인 우익 담론들, 가령 '5.18 민주화 운동' 비하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폄훼, 전라도 지역 비하와 여성 비하 등의 문제는 '표현의 자유를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가'라는 거짓 문제로 풀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오히려 진짜 문제는 인터넷이라는 매체가 집단편견을 전파하고 집단증오를 증폭하는 정보 바이러스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인터넷이 해방과 혁명의 매개체인지, 아니면 통제와 억압의 수단인지는 기술철학의 오랜 딜레마다. 비판적 해커를 비롯하여 집단지성과 군중의 지혜를 찬미하는 인터넷 몽상가들은 언제나 존재한다. 가령 사회이론가 더글러스 러시코프는 인터넷과 사이버 문화가 참여민주주의로 가는 길을 열었다고 보고 '오픈소스 민주주의'를 강조했다. 그런데 일베 논란은 '디지털 파시즘'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적어도 한국 사회에서 사이버 공간은 공적 검열이라는 만리장성으로 제한할 수 있는 그런 영역이 아니었다.
오늘날 인터넷은 우리 편견을 강화해주는 기계다. 정보의 선택폭이 넓어지면 우리는 좋아하는 것만 선택하고 나머지는 무시하는 경향을 띤다. 미국의 컴퓨터 과학자 재론 레이니어는 '디지털 마오이즘'이라는 용어로 이런 온라인 집단주의의 편향성을 설명한다.
저자는 제대로 고려되지 않은 디지털 디자인이 낳을 수 있는 기술적 문제와 문화적 문제들을 짚는 한편, 컴퓨터에 지나치게 의존한 우리의 금융 시장과, 위키피디아,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웹사이트가 군중과 컴퓨터 알고리즘이 생산하는 소위 '지혜'를 개별 인간의 지력과 판단력보다 우위에 두고 있다고 경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