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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은 대중음악이 길거리를 점령하고 있다고 불평할지 몰라도, 책방 만큼은 대중음악 책이 아니라 클래식음악 책이 책방을 점령하고 있다. 책방 음악코너를 가보면 언듯 봐도 70-80% 정도가 클래식음악 책이고, 그 나머지도 그럴듯한 재즈 책이 많고, 순수혈통 의 팝과 가요 책은 10%도 안된다. 큰 책방에 갈 때면 음악코너에 가서, 어디보자 뭐 새로 나온 음악책 없나..하고 기웃거리곤 했는데, 오래전엔 대중음악 책이 그래도 다양하고 꾸준하게 나왔지만 이젠 갈수록 줄어드는 게 눈에 보인다. 책 읽는 분들이 죄다 클래식만 듣는 것도 아닐텐데 어째서 이런 비율이 나오는지는 잘 모르겠다. 해외출장을 자주 나가던 예전에는 그 나라 책방도 가끔 들르곤 했는데, 클래식 본고장인 유럽일수록 대중음악 책이 클래식음악 책 못지 않게 다양하고 많았다. 외국에서 하나의 장르를 형성하고 있는 게 대중음악가들의 전기이다. 왠만한 가수의 전기는 가수마다 열 권이 넘을 정도이고, 그리 잘 알려지지 않은 가수라도 팬들을 위해서 자서전이든 전기이든 한두 권 정도는 꼭 있다. 그만큼 그쪽 대중음악 시장이 넓고, 또 대중가수들의 위상이 우리와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여러 사정? 때문에 외국가수 뿐만 아니라 우리 가수들 전기책 조차도 참 나오지 않는다. 국내가수로는 작가의 약력을 보니 클래식음악부터 대중음악까지 다양한 음악관련 책과 글을 써왔단다. 그래서 그런지 당시 시대상황과 맥을 같이하는 음악얘기, 기계장비와 사운드에 대한 전문적인 글이 빼곡하다. 때문에 여러 독자층이 이 책을 반길 것 같다. 밴드의 음악적인 성장과정과 노래 하나하나의 해석까지 자세하게 담은 얘기는, 레드제플린 “광팬”들 뿐만 아니라 몇 년 전에 나온 레드제플린 화보집?을 비싼 가격 때문에 차마 사지 못한 “준팬”들까지도 이번엔 지갑을 열게 만들만 하다. 밴드의 12년 일대기(1968년-1980년)인 이 책은 화려했던 70년대 하드록 역사와 풍부한 읽을거리에 목마른 일반 록팬들까지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고, 또 소소한 신변잡기보다는 음악에 집중한 이야기 덕분에 연주인들이나 밴드를 막 시작하는 분들에게도 권할만 하다. 내가 아는 동네밴드 “글도 안돼”의 자칭 기타리스트도 그 이유로 이 책을 샀다는 소문이 있다. 물론 감지덕지가 지나고 나면 이왕이면 25,000원 보다 싸게 책을 만들어줬으면 하는 사치심이 솟아나지만, 몇 년 전에 그놈의 55,000원짜리 레드제플린 화보집? 보다는 그래도 낫다. 요즘은 왜 그렇게 책을 비싸게들 찍어내는지 모르겠다. 그 55,000원 짜리 책은 비닐포장이 되어 있어서 속을 들여다보지도 못했지만 왠지 사진 말고는 빽빽한 이 책보다는 읽을거리는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이 책도 90여장의 크고 멋진 사진이 있다 뭐!) 다음에는 감지덕지에다가 사치심까지 달래주는 좋고 싼 책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 좀 비싼데다가 다소 기복있는 번역 때문에 편집/구성은 별 한 개 깐다. 그래도 정성스레 만든 책인 것은 분명하고, 이번에는 제대로 된 레드제플린 평전이라 불러도 충분하다. Whole Lotta Zeppelin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