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은 급변하게 변화하고 있다. 그만큼 사람들의 마음속이 병들어 있다는 증거가 남는다. 난 이소설을 아주 인간미 넘친다고 말하고 싶다. 흔히 주위에서 볼수 있는 일들이지만 한순간에 잊혀지는 그런일들 말이다. 사람들은 말할 것이다. 나와 상관없다 고 말이다. 하지만 자신이 만약에 이런 처지에 놓인다면 과연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한번이라도 생각을 해 보았을까. 그동안 살 아오면서 부모에게 감사한 마음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그저 힘들게 하는 부분이 많았기에 왜 태어났을까 태어나지 않았다면 이 런일도 격지 않았을텐데 하고 말이다. 지금도 그리 마음은 편치 않지만 세상이 그리 만만치 않지만 그래도 조금만 노력하면 좀 나겠지 하면서 살아간다.
특히 맘에 다가온것은 키작은 남자의 이야기다. 세상의 편견은 없다지만 여전히 존재한다. 그런 주제를 가지고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을 작가는 마음속 깊이 각인시키려 한다. 아이를 키우면서 계속 느끼는 것은 내가 한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 이다. 말한마디가 한마디가 아이에게는 깊이 새겨지고 내 행동하나가 바로 아이의 행동이기 때문이다. 아이를 잃고 아이가 남긴 글 하나의 살아가는 엄마를 보면서 그렇게 애틋할수가 없다. 늘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모델로서 자유롭지 못하게 살아가는 바비 를 보면서 너 그렇게 하지 않아도 돼 하고 말하고 싶었다. 비록 주제들이 새롭다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 에세이나 다큐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딱 인것 같다. 꼭 새로운 소재가 독자들에게 영감을 주거나 감상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여자들이 작은것에서 행복을 느끼듯이 한권의 책으로 진부한 소재로도 충분히 필을 받을수 있다.
왜 제목에 오후의 문장일까. 노을속을 바라보며 한가롭게 바닷가를 거니는 연인이나 가족이 떠오르고 작가의 의도를 알것 같 으면서도 굳이 이를 따지고 싶지는 않다. 그저 그속에서 사람냄새를 맡고 싶을 뿐이다.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어 쉬는 시간에 잠 간씩 읽기는 했지만 그 내용이 머릿속에 남아서 싶게 손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이소설은 한편의 달동네를 보는듯 하다. 소외된 인간들 남들의 시선속에서 살아가려고 아둥바둥 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세상에 는 참 별일도 많구나 하는 생각을 지울수 없다. 작가의 의도대로 독자들이 다 이해를 할수는 없지만 한번이라도 뒤를 돌아보는 시간이 된것 같다. |
|
김애현 작가는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이 다른 작가들과 다르다.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이끄는 방식이 낯설어 따라나서기가 어리둥절하지만 그 낯선 풍경들 속을 걷다보면 신기하고 신선한 재미가 있다. 잔인한 현실에서 허우적대며 그런 현실을 외면하거나 잊고자하며 생활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은 슬프다. <K2블로그>에서는 ‘사랑해’라고 말하는 새를 기르는 여자가 등장한다. 알고보면 그 새가 말하는 ‘사랑해’는 그녀가 끊임없이 묻던 ‘사랑해?’로 인해 학습된 것이다. <래퍼 K>에서는 래퍼 K가 자신의 삶의 모습을 일깨워주면 그제서야 자신의 현실을 깨닫고 눈물을 흘리거나 감동하며 다른 삶을 찾아나서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
|
나에게 ‘오후’는 ‘상실’을 떠올리게 만든다. 해가 완전히 져버린 ‘밤’은 무(無)이지만 점점 빛을 잃어가는 ‘오후’는 당연하다는 듯 ‘상실’과 연관 짓게 되는 것이다. 『오후의 문장』, 작품의 제목만으로도 작가의 전반적인 감성을 대략적으로 가늠할 수 있었다. 나의 예상대로 『오후의 문장』은 무언가의 부재, 결핍, 상실을 주제로 이야기하는 작품이었다. ![]()
『오후의 문장』은 작가의 노력이 역력하게 눈에 보이는 작품이다. 누구나 어렴풋이 생각하고 있는 이야기가 활자로 표현되기란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다. 그만큼 작가는 고심하고 고심해서 이야기를 빚어냈을 것이다. 또한 현실화된 활자를 만나는 기쁨은 독자로써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솔직히 기존의 범주를 벗어난 평범치 않는 9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불편함을 느꼈다. 하지만 작가는 결핍된 인물들의 희망을 꼭 붙들고 있었기에 그 불편함은 알 수 없는 따뜻함으로 바뀔 수 있었다. 분량의 제한 때문에 단편은 장편보다 이야기의 여운이 깊어진다. 게다가 작가의 목소리를 직접적으로 곧장 전해들을 수 있다. 『오후의 문장』은 마치 깜깜한 밤하늘에 홀로 반짝이는 별처럼 깊은 여운과 신인작가만의 새로움으로 빛나고 있다. |
|
이 책의 발간 소식을 들으면서 세월의 흐름을 체감할 수 있었다. 내 어린 시절 소설을 쓰는 작가들은 다들 나이를 먹은 사람들이었다. 삶의 깊은 비밀도 알 수 있는 나이라서 그들이 쓴 글을 읽으면서 나는 천둥벌거숭이 같던 거친 감성과 흥분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 그렇게 소설의 세계에 빠져든 나는 "나를 키운 것은 8할이 소설." 이라는 말을 할 수 있을 나이가 되었다. 그러는 사이 책의 날개에 있는 작가들의 나이는 점점 내 나이와 가까워졌다. 왠지 모를 초조함이 책의 날개를 펼쳐 작가의 나이를 혹은 작가의 사진으로 나이를 추측할 때마다 밀려왔다. "이 생에 나는 진정 단 한 권의 책에도 내 나이와 이름을 올릴 수 없는 것일까?" 이게 바로 그 초조함의 근원이었을까? 요즘 읽는 많은 책의 작가들에게서 나는 같은 세대로서의 공감을 읽는다. 때로는 치기어린 젊은이 정도라고만 생각했던 작가의 글을 읽고 감동을 얻기도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한다. 그렇다. 삶의 내밀한 비밀에 대한 사색이나 인생에 대한 의미있는 성찰은 가끔은 나이 먹은 사람만의 전유물이 아닐 수 있다. 게다가 나이 먹음이라니 이 얼마나 비객관적이고 상대적인 단어인가 말이다. 이 소설의 소식에 작가의 나이를 새삼 확인한 것은 이런 맥락이었다고 해 두고 싶다. 삶의 어두운 단면에 주로 자신의 모습을 노출시키는 주인공 나는 자신의 집을 옮기는 이사조차도 자신의 의지대로 하지 못한다. 하물며 내게는 슬프지만 남에게는 스캔들인 그 사랑에야 어찌 나의 뜻을 찾을 수 있을까. 자기 아내와의 결혼기념일 여행을 꼬박꼬박 챙기는 남자 K에게서 듣는 사랑한다는 말은 나를 더욱 비참하게 한다. 그러나 그를 처음 만난 날 떠올린 단 하나의 문장 "좋다." 때문에 온갖 상처와 모멸감을 참으면서 그를 사랑하는 주인공은 K가 끊임없이 그녀에게 하는 말 "미안해." 때문에 그에게서 오히려 조롱을 받는 느낌을 참을 수가 없다. 돈때문에 할 수 없이 선택한 그 집에서 어느 날 오후 그녀를 만난다. 잃어버린 아이가 남긴 단 하나의 문장 "헤르, 미르 어딨어? "를 보기 위해서 '마음이 너덜거릴 때'마다 그녀의 집을 찾는다. 마음에 남는 단 하나의 문장을 찾기 위해서 오늘도 책을 읽고 이야기를 듣고 하늘을 본다. 봄꽃이 안쓰럽다. 마음에 남는 단 하나의 문장을 찾기 위해서 나는 나어린 작가들의 책을 읽고 나이든 작가들의 혜안을 따르고자 애를 쓴다. |
|
[오후의 문장] 오후의 문장은 여러 가지 단편이 하나로 묶인 책입니다. 저는 순서대로 책을 읽지 않고 오후의 문장부터 읽어 보았습니다. 오후의 문장이란 책이 완전 실패했다는 추궁처럼 들리는 말에도 작가의 말처럼 낙서라든지 아니면 카피라이터의 오전의 문장이라고 했으면 성공했겠니.. 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새로 이사온 아파트에 계속 찾아오는 여자. 바로 헤르 미리 엄마입니다. 신발장에 써여있는 글귀가 없어진다면 잃어버린 아이들이 영영 돌아오지 않을껏만 같다는 그말에 아이를 잃어버린 엄마의 심정. 그렇게라도 미신처럼 붙잡고 싶은 것이 하나 있어야지 살아가겠지 하는 마음에 측은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알지도 못하는 여자가 시도때도 없이 찾아오면 참 불편하기도 하겠다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아이의 엄마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글귀지만 삐뚤빼뚤 아아의 글씨 위로 자신의 글씨가 겹쳐져도, 신발장의 문장은 여전히 의미 없는 낙서처럼 보이기만 합니다. 그리고 그다음은 빠삐루파입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커다란 인형을 쓴 사람은 얼마나 불편하겠습니다. 어떤 광고에도 힘차게 웃고 있는 인형탈을 벗으면 땀이 비옷듯 쏟아지면서 카~ 하는 광고가 생각이 납니다. 주인공처럼 빠삐루파만도 못한 사람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탈을 쓰고 있으면 아이들의 대통령이기도 하지 않습니까 힘을 내십시오.. 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어른들도 당신이 쓴 탈을 보면서 행복해 한다고 말입니다. |
|
김애현작가에게는 늘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있다. '신춘문예 삼관왕'이라는 타이틀이 바로 그것이다. 한국일보, 강원일보, 전북일보에 각각 다른 작품으로 응모해 당선으로 문단에 등단한 소설가 라는 뜻이다. 현실에서 도망치고만 싶은 이십 대의 솔직한 고민, 삶의 목표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88만 원 세대의 불안한 일상을 담은 과테말라의 염소들 이라는 장편으로 이미 친숙한 이름의 작가이다. '오후의 문장'이라는 매력적인 제목이 붙어 있는 이 소설집에는 나이 많은 래퍼, 취업준비생, 전교1등 중학생 소녀, 의처증 남편을 둔 아줌마, 모텔을 경영하는 아저씨가 등장하는 모두 9편의 단편들을 만나볼 수 있다. 작가의 등단작 ‘카리스마스탭’, ‘빠삐루파, 빠삐루파’를 비롯해 2008년 문예진흥원 창작기금을 받은 ‘백야’, 표제작인 ‘오후의 문장’ 등 총 아홉 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래퍼K’는 청중들과 교감해 그들의 삶을 변화시켰다는 한 래퍼의 흔적을 추적하는 잡지사 기자의 이야기이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종로 한복판에서 신동래퍼 K는 여러 유형의 사람들을 만나며 용기를 북돋아주며 지친 이들을 위로한다는 내용이다. 불가능한 줄 알지만, 잃어버린 세계의 자취를 찾아가는 문제의식을 통해 자신의 자아를 찾기로 결심한 이들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K2블로그'에는 동성동본끼리 결혼한 부모, 하지만 암으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가진 딸이 등장하고 '실러캔스'에는 아들에 대한 모정으로 손발이 쉴틈 없이 항상 무언가를 하는 두 여인이 등장합니다. 남은 삶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실버타운에 있으면서도 어느 것 하나 누리지 않고 늘 바삐 손발을 움직여 손빨래에 유리창 청소까지 하고 결국은 아들 내외가 없는 집에 콜택시를 불러 들어가 아들 집을 청소해주는 그 어머니의 이야기이다. ‘백야’는 몸에서 광채가 나는 사람의 이야기다. 그는 외출할 때마다 커다란 선글라스를 써야 하는 금자씨와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사랑을 나눈다. '빠삐루파 빠삐루파'에는 다리가 없고 아내도 없어서 고기를 구워주며 남들에게 구걸을 하는 아버지를 가진 키가 매우 작은 주인공이 등장한다. 아이들이 보는 프로그램 주인공인 '빠삐루파'의 인형옷을 입고 그를 연기하지만 힘든 움직임과 땀 등으로 온 몸이 늘 가렵고 빠삐루파를 증오하는 상태에 이른 그를, 아버지는 그만의 방식으로 사랑한다.
“해가 지고 있다. 추장 딸이 그렇게 말했을 때 난 좀 의아했어요. 왜냐면 그 모래그림에는 해처럼 보이는 것도 있고 산처럼 보이는 것도 있고 바다처럼 보이는 것도 있길래 그날 아침, 바닷가풍경을 그렸겠거니 생각하던 참이었거든. 하지만 그건 그림이기 이전에 하나의 문장이었던 거요.”(141쪽 중에서)
“나는 신발장 앞에 앉아 그 문장을 바라보았다. 미르, 헤르 어딨어…. 아이의 누나가 읽던 동화책 14페이지 두 번째 단락 다섯 번째 줄에 있는 거라고 했다. 왜 그 문장이었을까. 동화책에는 꼭 있을 법한 잘 살았답니다,란 문장을 놔두고 왜 하필 미르, 헤르 어딨어,였니. 니네 엄마가, 널 잃어버린 니네 엄마가 그 문장에 갇혀 버렸잖아. 꽁꽁 묶여서 꼼짝도 하지 못한 채 거기, 그 문장에 갇혀 살잖아.”(146쪽 중에서)
표제작인 ‘오후의 문장'은 문장을 고민하는 작가의 고뇌가 잘 담겨진 소설이다. 사진작가가 찍은 ‘모래그림’에 걸맞는 문장을 찾던 대필 작가가 주인공으로 작가는 소설을 통해 단순한 문장 이상의 것을 탐색하고 있다. 불가능한 줄 알지만, 잃어버린 세계의 자취를 찾아가는 그 문제의식을 다시 만나 볼 수 있으며 작가의 고뇌의 흔적이 각편의 작품을 통해 만나볼 수 있었던 귀한 작품집이었다. |
|
|
초면인 책을 선뜻 집어들게 하는 힘은 8할의 제목과 1할의 표지, 그리고 남은 1할의 작가가 결정 짓는다. 지극히 내 생각으로는. |
|
사근사근, 첨벙첨벙 낯가림없이 사람을 대하고
힘들어도 슬퍼도 주눅들어 있지 않고 금새 힘을 내며 늘 밝은 얼굴 웃는 얼굴로 보고만 있어도 보는 사람까지 기분이 좋아지게 만드는 그런 사람이 있는가 하면,
속마음은 어떨지 몰라도 쉽게, 가볍게 사람을 대할 줄 모르고 기뻐도, 행복해도, 즐거워도 좋은 티 낼 줄 모르고 힘에 부치는 일에 닥치면 세상 근심 혼자 다 짊어지고 있는 양 울상이 되버리는 그런 사람이 있다.
소설에도
유쾌하고 즐겁고 재밌어 읽고나면 기분 좋아지는 그런 소설과 어둡고 찜찜하고 답답하고 속상해 읽으면서 마음이 무거워지는 그런 소설이 있다.
기분, 날씨, 계절에 따라 빠지게 되는 책 분야가 종종 바뀌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나는 위에서 말한 소설 중 뒷쪽의 소설에 마음이 더 간다. 내 성향이 그런 것인지, 읽다보니 어둡고 쓸쓸하지만 그런 만큼 더 오래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게 좋아 그런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밝기만 한 소설보다 약간은 우중충한 소설에 더 끌리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오후의 문장" (이 책의 작가인 김애현 작가도)이 오래오래 마음에 남아있을 것 같다.
몸에서 빛이 나는 남자 래퍼 k를 만나 뜻한 바를 깨닫게 되는 사람들 아버지 기저귀값을 벌기 위해 인형 탈을 쓰며 일하는 키 작은 아들 매년 결혼기념일마다 아내와 여행을 다녀오면서 늘 미안하다 말하는 애인을 둔 여자 아이를 잃어버리고 아이가 신발장에 낙서 한 문장을 보며 근근히 살아가는 엄마 사촌지간인 엄마 아버지의 부분 부분을 뚝뚝 떼어내 빚은 사람처럼 엄마이기도 하고 아버지이기도 한 사람 201호의 행복한 가정을 보며 영화 속 연기하는 배우들같다 여기는 이혼남 실버타운 직원 다이어트바만 먹고 사는 바비라는 별명을 가진 모델이 등장하는 단편 소설 한 편 한 편이 인상적이고 절로 마음에 담긴다.
김애현 작가의 또 다른 소설, "과테말라의 염소들"을 빨리 읽고 싶다.
덧. 갑자기 터져버린 풍선처럼 쪼글쪼글 허무하기도 하고 주전자 속 물이 부글부글 끓어댈 때처럼 외롭기도 한 제목 - 오후의 문장- 이 무엇보다 마음에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