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물로 받아 읽게 된 책인데, 우선 제목과 표지가 참 마음에 드네요^^
제목에서 느껴지듯, 어렵고 폐쇄적으로 느껴지기 쉬운 병원 사회나 의학적인 내용들에 대해 부담없이 쉬우면서도 그러나 평소에 생각해 보지 못했던 여러가지 논리적인 설명들로 시원하게 풀어가는 이야기들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마지막에 실린 episode - 실험 의학 저널이라는 저널에 발표한 논문의 두번째 저자가 첫번째 저자의 개(견공)이었다는- 에 한참 웃었네요.ㅋㅋ
평소 병원생활 혹은 의학에 관심이 있으셨던 분들이라면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ㅡ^ 부담없이, 그러나 알차게 읽을수 있는 책입니다.
|
|
의학지식중에는 당연히 그럴 거라 느껴지는 것도 설마 그럴리가 하는 느낌을 주는 것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상식을 벗어나 지식으로 등장하며녀 많은 학자들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연구를 하여 과학적 결과를 얻어야만 합니다. 이 과정은 흥미로울 수도 있고, 지루할 수도 있는데 의학지식의 탄생과정과 진리를 찾는 방법을 잘 보여주는 책입니다. 편하게 앉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의학의 세계에 빠져들게 하는 작가의 문체가 더욱 독자의 관심을 유도하는 좋은 책이라 생각됩니다.
|
|
#장면 2
병을 잘 고치고, 수술 경험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훌륭한 의사는 아니다. 이런 말이 있다. "병을 치료하는 의사는 소의(小醫)이고, 환자를 치료하면 중의(中醫)이며, 사회를 치료하는 의사가 대의(大醫)이다." 환자를 병이 아니라 사람으로 보고, 더 나아가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어야 훌륭한 의사라는 말이다.
여기서 문제 하나. 한 대기업이 건강기능식품을 출시했다. 의사들은 다 안다. 의학적으로 그 건강기능식품이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부작용 우려가 크다는 점을 말이다. 의사는 이 진실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그 대기업이 만든 건강기능식품을 국민이 맹신하지 않도록 계몽해야 옳다. 그러나 그런 의사는 드물다. 왜 그럴까? 답은 '그 대기업을 지적하면 앞으로 그 대기업으로부터 연구비 지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문제 하나 더. A라는 의료기기는 B라는 의료기기보다 우수하지 못하다. 그럼에도, 의사는 환자에게 A의료기기 사용을 권한다. 왜일까? 답은 '돈이 되기 때문'이다. 의료기기 업체로부터 리베이트나 연구비를 받을 수 있다. 물론 진료비도 높일 수 있다.
나는 위와 같은 의사는 소수라고 믿는다. 오히려 환자를 위해 고민하는 의사가 대다수라고 생각한다. 그중에 한 명이 임재준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인 것 같다. '같다'라는, 다소 자신 없는 표현을 쓴 이유는 그를 최근에야 만났기 때문이다. 아직 그의 심중을 알지 못한다는 말이다. 다만, 그의 책 '가운을 벗자'를 통해 그의 마음가짐을 엿볼 수 있다.
위에 설명글을 덕지덕지 붙인 이유는 이 책의 내용과 무관하지 않다. 이 책에는 현역 의사가 '의사다운 의사'를 고민한 흔적이 짙다. 그러나 의사가 쓴 책이라면 손사래부터 치는 독자가 많다. 한마디로 의사가 쓴 책은 재미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은 기껏해야 질병 예방과 치료에 대한 안내서 정도이니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다. 게다가 '환자는 의사의 말만 따르면 된다'는 식의 책이라면 최악이다.
이 책은 '의사가 먼저 변하라'고 설득한다. 무엇보다, 저자는 의사의 권위를 대변하는 가운을 벗자고 강조한다. 또 건강검진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고 있는 병원에도 일침을 가한다.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저자는 고백한다. 물론 조기에 발견하면 좋은 질병이 있다. 그러나 발견하지 않아도 되는 질병도 있다. 예컨대, 암과 유사한 혹이 있다고 하자. 가만 놔두면 저절로 사라질 것이었는데, 건강검진으로 발견하면 그때부터 난리다. 어제까지 멀쩡하던 사람이 시름시름 앓기 시작한다. 화목하던 가정은 졸지에 불행의 늪으로 빠진다. 모르고 지나칠 것을 발견했으니 수술해야 직성이 풀린다. 수술하면 환자의 면역력은 최악에 이르고, 다른 질병에 걸리기 쉬운 몸 상태가 된다. 그렇다고 건강검진이 의미 없다는 말이 아니다. 너무 자세히, 불필요하게 받을 필요가 없다는 점을 저자는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이외에도 TV가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기도가 질병 치유에 효과가 있는지, 성공한 사람이 정말 오래 사는지에 대한 내용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수많은 논문을 근거로 내세운 만큼 신뢰도가 높다. 그런데 아쉽게도 대부분은 해외 논문을 인용했다. 국내에 연구 자체가 없었을 터이다. 그럼에도, 거창한 연구 수준은 아니더라도 실제 국내 병원에서 일어난 사례(임상시험 포함)가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다. 외국의 사례가 항상 한국에 적용된다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저자가 이 책 한 권으로 아퀴를 짓지는 않을 것 같다. 2탄을 준비할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다면 이 책은 약하다. 이 책의 내용은 전인미답의 그것이 아니어서 저자가 속한 의료계에서도 화젯거리가 안되기 때문이다. 조만간 국내 의료계를 뒤흔들만한 양심고백은 아니더라도 의료계와 사회에 화두를 꺼내는 책을 저자가 세상에 툭 던질 것으로 믿는다.
<책 속에서> "좋은 치료 결과를 얻기 위해 환자가 의사에게 보내야 할 것이 신뢰라면, 반대로 의사가 환자에게 돌려주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건 바로 공감(共感)이다." (111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