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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문화사에서 발간된 우리 고전 다시 읽기 시리즈를 여섯 권을 구입하였는데 <한중록>을 마지막으로 읽었다. <한중록>은 조선 정조의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가 기록한 자전적 회고록이다. 혜경궁 홍씨는 정조의 어머니이자 사도세자의 부인이다. 영조대에 궁궐에 들어와 정조, 순조대까지 살았다. 이 책은 혜경궁 홍씨의 자전적 일대기와 함께 사도세자의 죽음, 궁중생활, 가문에 대한 이야기를 비교적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시작은 매우 평온하다. 간택과 입궐의 과정, 입궁 이후의 평화로운 시절이 유려한 문체로 기록된다. 그러나 사도세자의 죽음에 이르면서 지은이의 절절한 마음은 가눌 길이 없다. 처음으로 죽음을 떠올린다. 이 글을 기록하며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지를 수도 없이 떠올렸을 터이다. 지은이는 그 시작을 영조와 동궁의 별거로부터 찾는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했다. 게다가 당시는 당쟁이 한창이었던 시절이지 않는가. 한 번 어긋난 관계는 쉽사리 풀리지 못했다. 그리고 결국 사도세자를 죽음으로 몰아 넣었다.
사도세자의 죽음 이후 영조의 죽음, 정조의 등극에 이르며 혜경궁 홍씨의 이야기는 가문으로 초점이 맞추어진다. 사실 등장 인물들이 하도 많아 다 헤아릴 수가 없었다. 주로 나오는 인물들에 대해서만 어느 정도 이해했을 뿐이다. 부친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당시 권력의 한 축에 있었던 고로 집권과 실각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가문은 점차 몰락의 과정에 이른다. <한중록>의 발간 의도를 가늠한 이들은 혜경궁 홍씨가 순조로 하여금 억울한 가문의 몰락을 해명하려 했다고 한다. 사실 책의 중반 이후는 거의 그러한 내용들로 채워져 있어 나 또한 그렇게 느꼈다.
<한중록>은 아무래도 초반 이야기가 가장 재미있지 않나 싶다. 결혼하기까지의 과정과 그 속내음을 듣고 있노라면 조선시대 궁궐의 평온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사도세자의 죽음 앞에서는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었다. 죽음에 이르기까지 왜 그리 자식을 핍박했는지. 영조 또한 제정신은 분명 아니었던 듯하다. 한 가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할 것', '항상 긍정으로 대할 것'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좀더 긍정적으로 대해주었다면 희대의 불상사는 없었을 터이다.
<한중록>은 이외에도 궁중생활의 다양한 이면의 세계를 살펴볼 수 있고 영정조 시대의 정치관계들을 알 수 있는 소중한 자료이다.
by 꽃다지, 2010년 6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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