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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왜 화장을 할까. 정신분석의 설명을 따라가 보자. 남성과 달리 여성은 남근이 없다는 사실로 해서, 남근이 있다고 위장(연출)할 것이다. 어쩌면 화장이란 이런 남근적 전략이 아닐까.
제목부터 어렵다. <남근의 의미작용>. 하지만 이 책은 어려운 정신 분석을 알기 쉽게 풀이해 주고 있다.
억압이나 금지(거세)에 대해 우리는 저항해 왔다. 하지만 법과 금지가 없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사실 금지는 금지된 세계에 대한 동경을 불러일으킨다. 마치 금지된 선 너머에 특별한 것이 있는 것처럼. 그래서 금지는 항상 그것을 위반하려는 마음을 부추긴다. 따라서 욕망이 있기 때문에 금지가 있는 것이 아니라, 금지가 욕망을 생산하는 것이다.
금지가 없다면 우리는 역으로 아무것도 욕망할 수가 없다.
이 책은 프로이트부터 멜라니 클라인을 거쳐 라캉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이론적 대결을 한눈에 알 수 있게 소개한다.
일례로 프로이트와 달리 멜라니클라인은 '아버지의 남근'이 전 오이디푸스기(어머니와 아이의 이자관계)에 이미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리고 프로이트에게 남근이 상상적이었다면 라캉에게는 상상적 남근이 가능하려면 우선 상징적 남근이 전제 되어야 한다.
이렇게 정신분석은 프로이트로부터 여러 세대를 거쳐 진화해 간다. 그 과정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정신분석하면 어렵게만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나는 정신이 건강한, 말하자면 정상인이라는 오만에 사로잡혀 살았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애초에 나를 정상인이라고 분류하는 것 자체가 비정상적이고 폭력적이었다. 나는 그동안 비정상인을 나도 모르게 만들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정신분석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절실히 필요할 것 같다. 단순히 심리적이거나 주관적인 분석이 아니라, 개인을 뛰어 넘어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오늘날 가부장적 질서가 해체되고 금지의 중지 속에서 우리가 즐기고 있는 동안, 감시와 통제는 훨씬 정교한 체계를 창조해내고 있다. 전 세계적인 자유주의 체제는 역설적으로 정치의 군사화를 통해 유지되고 있다. 이제 억압은 없고 자율적인 주체만 남아 모두가 주권자인 세계에는 자유롭게 즐기라는 명령만 남아 있는 듯 하다. 그러나 여기에는 오직 자본주의적 향락만 있다. 쏟아지는 상품을 즐겨라.
새로운 야만의 시대가 도래한 듯하다. 정신분석에 의하면 억압과 금지의 상징적 체계가 부재할 때 정신병이 발병한다. 포스트모던한 주체들은 억압과 금지에 대항해 자율적 주체를 중시해 왔다. 보편적 규범이나 진리 같은 것은 그들에게 거추장스러운 것이었다. 정신분석은 객관성, 보편성을 중시하고 있다.
민주적 개인주의가 이제 민주주의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자신의 사적 요구보다는 보편주의적 위대한 가치들과 공동 유대의 의미를 앞세우도록 가르치는 전통을 되살리는 것이 그에 맞선 치료약이 될 것이다.
프로이트, 그를 이은 라캉의 정신분석 이론을 바탕으로 개인의 정신만이 아니라 사회적 구조를 분석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아직 정신분석 세미나 총서가 모두 발간되지 않아서 조금 기다려야 할텐데 하루 빨리 완성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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