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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의 책읽기는 30살을 넘으면서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고 본다. 나의 책읽기는 대학시절이 절정이었고 이때 일본 작가들이 쓴 작품들은 탐닉했다. 특히 대학 2학년때 일본 추리소설에 푹 빠져 있었다. 왜였을까? 그건 아마도 동양적인 색채에 서양식 추리에 비해 상당히 집요할 정도의 머리싸움을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거기다 한국 작가중에는 추리소설이라 할 수 있는 장르가 없는 것 같다. 아니 없다고 나는 장담한다. 김성종씨가 내가 본 유일한 추리소설 전문 작가라 할 수 있다고 보지만 그의 소설도 무게감은 상당히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이러다 보니 이전에도 그랬고 현재에도 그랬듯 한국에선 추리소설 장르가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대학 2학년때가 생각이 난다. 강의가 끝나면 미친 듯이 도서관으로 가서 쭈그리고 앉아 책을 보고 집에 갈때 서너권을 빌려 가선 하루에 한권정도를 읽어냈던 그때가..........
만화책이지만 무서울 정도로 집요하며 무서울 정도로 질서정연한 추리와 이야기 전개가 이어진다는 점이 감탄스럽다. 거기다 2차대전이후 일본 재건기에 모습을 그려낼 정도로 역사성을 보여준다는 점은 더욱 감탄사를 부여할 수 밖에 없게 한다.
쿄코구도라는 종교와 미신에 있어 오타쿠적이며 영능력자의 모습을 가진 캐릭터를 통해 작가의 의도된 추리를 말하면서 일본의 전쟁에 대한 아집을 그대로 보여주는 미마사카 박사라는 캐릭터와 전쟁 이후임에도 여전히 군복을 입고 다니는 카와신, 전쟁중에 행해진 일본의 인체실험을 모티브로 해서 연쇄토막살인을 전개하고 이를 일본의 미신이 종교로 승화되는 정서를 보태어 이야길 전개하는 작가의 시나리오는 정말 무섭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특히 작가의 망량에 대한 정의는 누구나 가진 아집과 독선으로 꼭집어 저술함으로써 한 인간의 이기적인 판단, 즉 이중적인 경계에서의 판단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아프고 힘들게 그리고 불행하게 만들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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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량의 상자 5
최고의 추리만화이다.테라다 효에는 어디에서 착안해 온바코님을 만들어 내고 축문을 읊는 것인지, 그 배후가 드러나게 된다. 서로가 자신의 내세라 믿던 유즈키 카나코와 쿠스모토 요리코. 쿠스모토 요리코 앞에서 벌어진 유즈키 카나코 살인 미수 사건의 범인은? 과연 쿠스모토 요리코가 증언한대로 검은 색 옷을 입고 장갑을 낀 사람이 범인인 것일까. 아니면... 이 사건에서 재미있는 부분은 우리말로 하면 '마가 끼었다'라는 것이다. 자신은 그럴 의도가 아니었지만 뭐에 씌인 듯이 갑작스런 일을 벌이는 것, 그것을 토리이마 라고 한다. 이것을 재앙을 부르는 귀신의 일종으로 형상화한 것이 무척이나 흥미롭다. 정말 너무나 재미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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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초반의 일본. 전후 복구상황의 어수선함 속에서 도저히 인간의 상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아 보이는 사건이 잇달아 발생한다. 무사시노 토막 연쇄살인 사건을 비롯해 유명 여배우의 딸인 유즈키 가나코의 철도사고 및 유괴 미수사건과 유괴사건, 심비의 온바코님 사건, 그리고 스즈키 살해사건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것이다. 소설가 세키구치, 탐정 에노키즈, 형사 기바 등은 나름대로 수사에 나서지만 그들에게 돌아오는 결과는 도대체 뭐가 뭔지, 하는 느낌 뿐이다. 하지만 거듭된 수사로 결국 무사시노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의 윤곽이 좁혀지고, 교고쿠도는 드디어 직접 행동에 나선다. 모든 사건에 조금씩 연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인 곳은 유즈키 가나코가 치료를 받다 사라진 미마사카 근대의학연구소. 이곳은 거대한 상자모양의 건물로 이곳에 모든 비밀이 집결되어 있었다. 하나하나 드러나는 진실에 경악하는 사람들. 그러나 때로는 모르는 게 더 나은 진실도 있는 법이었으니. 기바가 중간에 참견을 하지 않았더라면 일부러 드러내지 않아도 될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을테고, 깔끔한 사건 해결만이 남았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망량의 상자는, 아니 교고쿠 나츠히코의 소설 내용은 간략하게 간추린 이야기로 정리되지 않는다. 영 상관없어 보이는 것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관계가 심하게 복잡하기 때문이다. 망량의 상자 역시 예외는 아니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사람들과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사건이 결국 미마사카 근대의학연구소란 곳으로 집결되기 때문이다. 이곳이 모든 일의 시작이었고, 모든 일의 끝인 셈인데, 이런 것을 보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곳이란 것을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5권에서 가장 충격적인 것은 역시 미마사카의 최후가 아닐까 싶다. 인간의 추악한 욕망이 인간으로서는 결코 넘봐서는 안될 피안의 세계를 엿보게 했고, 그것에 홀려 피안의 세계로 넘어간 사람들. 어찌 보면 우리 인간들은 아슬아슬한 경계점에서 균형을 잡으며 살아가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자신도 모르게 그 경계를 넘는 순간,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세계로 가버리게 되는 것이다. 쿠보 슌코나 미마사카 박사나 그런 면에서 보면 경계의 유혹에 넘어가 경계를 넘어버린 사람들이다. 교고쿠도는 망량에 경계라는 표현을 쓴다. 빛과 어둠 사이에 있는 엷은 선같은 경계. 이 경계를 사이에 두고 사람들은 아슬아슬한 균형을 잡고 있는 것이다. 『망량의 상자』만화 시리즈는 책 내용에 비교해 보면 간략화된 부분이 많지만, 주요 사건 전개와 미스터리의 해결, 그리고 교고쿠도가 진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제대로 담겨 있다고 생각이 된다. 책 내용이 좀 복잡해서 다 읽고 나서도 뭔 이야기인지 잘 모르겠거나, 책을 다 읽은 후 다이제스트 판으로 다시 읽고 싶을 때 추천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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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노에서 헌책방을 운영하며 신주와 기도사를 겸하고 있는 츄젠지 아키히코. 통칭 쿄고쿠도 '심비의 온바쿠님'의 망량퇴치를 끝마친 그는 무사시노 토막 연쇄살인사건과 유즈키 카나코와 관계된 사람들의 망량을 퇴치하기위해 미마사카 연구소로 향한다. 그는 5막에 걸친 망량퇴치로 모두를 구할 수 있을까...? 전율의 미스터리, 그 마지막 완결권.
정말 광기와 호러블한 느낌이 쩔쩔 끓어넘치는듯한 작품. 원작인 '망량의 상자'소설을 보았을때의 기분과 감상이 시미즈 아키의 그림으로 표현되어 배이상의 충격과 리얼리티를 선하했다. 인물들의 생각, 표정, 몸짓, 행동... 이 모든 소설속의 표현들이 만화안에 거의 완벽하게 녹아들어 있는것을 보고 감탄했다. 보는동안 소름이 오싹 오싹 돋는게 당연할지경이다. 인간의 저 깊은곳에 숨겨진 감정을 난폭하게 끌어올리는듯한 전개와 모두가 제각기 다르다고 생각했을 수수께끼들의 만남은, 아마 원자을 읽지않은 사람이 보았을때 하나의 트라우마가 될 정도의 충격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완벽한 원작을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쿄고쿠 나츠히코작품의 팬이라면 꼭 봐야할 수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