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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 5일... 그들에게는 지옥의 시작일이었다. 남아메리카 대륙의 칠레의 산호세 광산의 내부... 천혜의 광물 자원들을 파내기 위해 얽힌 실타래 마냥 뚫어 놓은 굴들.. 안전 조치 없이 마구 파헤쳐 놓은 그곳에 예고된 인재가 발생한다. 거대한 폭음과 함께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진동, 예측불허의 지각 변동의 시작은, 그들에게 있어 세상과의 단절을 의미했다. 전 세계가 주목하게 되는 산호세 광산 매몰 사건의 시작이었다. <THE33>이라는 책은 너무나도 유명하여, "칠레 광부 사건"으로 잘 알려진 산호세 광산 매몰 사건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구조대원의 자격으로 구출 작전의 모든 과정을 곁에서 지켜 보고, 구출된 광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책을 저술했다고 한다. 각기 다양한 이유와 목적을 가지고 산호세 광장에 모여든 광부들... 매몰 사건이 발생하고, 지하 700미터 위치에 매몰된 광부의 숫자는 33인.. 32도를 넘는 고온과, 95%에 가까운 습한 환경에서, 먹을 것 없이 구출만을 기다려야 되는 상황.. 모두가 그들이 죽었으리라 생각했지만, 그들은 전원 무사히 69일만에 구출이 되어 세계를 놀라게 하며, 그 어떤 작품보다도 감동적이고 위대한 서사시를 써 내려 가게 된다. 개인적으로, 사고의 소식은 뉴스를 통해서 접했고, 다른 나라 이야기인데다가, 당시 뉴스를 접하기 힘든 여건이 있어, 세부적인 내용을 알지 못했는데, 이 책을 통해서 그 과정을 매우 상세히 알 수 있었다. 또한, 감동적인 구출 스토리 아래 숨겨져 있던 불편한 진실들도 알게 되었다. 아닌게 아니라, 칠레의 미디어를 통해 곱게 포장되어 공개된 모습들과는 별개로, 이미 인터넷 상에서는 그들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들도 들려오고 있었고, 워낙 사상초유의 일이라, '카더라' 통신들의 지방 방송이 끊이질 않았던 사고이다. 이 책에서는, 그런 어두운 부분까지 비교적 상세히 적어 내려가고 있다. 워낙 보고 싶어했던 책이라, 단숨에 읽어내려 갔다. 33인이 왜 광산으로 일을 하러 가게 되었는지를 시작으로 하여, 왜 사고가 발생하였는지, 사고의 발생 후, 정부의 대처, 그 이면에 숨어 있는 정치 논리들, 곱게만 볼 수 없는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들도 기술되어 있고, 사건 발생 1일부터 구출될 때까지를 광부들의 인터뷰를 토대로 구성하여 사건 발생 이후 내부 광부들의 행동과 심경의 변화들을 상세히 그려내고 있다. 최초 사건 발생 후, 그 악조건 속에서도 십장을 중심으로 하여, 규칙과 각자 업무를 정하고, 자신들의 특기를 살려서 생존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생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물론, 한 문장으로 정의할 수 있을 만큼 명쾌하고 깔끔하게 의견의 일치를 보이진 않았지만, 생에 대한 확신이 없는 불안정한 상태에서 당연한 반응일 것이며, 씻을 수 없고, 먹을 수 없고,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피부는 곰팡이가 피어 나고, 작은 치주염으로도 사망에 이르를 수 있는 극한의 환경, 더더욱이 폐쇄의 공포속에서 발생하는 정신적인 문제는 언제 사건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 식인의 얘기까지 나올 정도였다고 하니, 누가 그들을 욕할 수 있겠는가? 33인의 생존이 확인되고, 세계 각지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각자의 이익을 배제한 채, 33인의 구출만을 목표로 하여 합심하는 모습에서, 어떠한 이익보다도 생명을 소중히 하는 모습과 함께 감동을, 아직은 세상이 완전히 썩어있진 않다는 생각과 함께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각종 매스컴들의 취재 경쟁이나, 이를 기화로 대박을 꿈꾸는 장사치들의 지저분한 일면들도 보이지만, 그들 역시나 33인의 생존과 무사 귀환을 간절히 바랬으리라.. 조금 씁쓸한 상황은 구출 터널이 뚫리게 되면서 발생하게 되는데, 먹을 것이 전달 되고, 서로 간에 통신이 가능해지자, 33인의 조직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기본적인 생존 욕구가 충족된 광부들은 점점 많은 것을 바라게 되고, 합심해서 규칙을 만들고, 어려움을 함께 하던 모습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파벌을 형성하고, 구출 이후에 매스컴에 어떻게 보여질 것인지, 누가 모임의 대표로 얘기를 할 것인지와 같은 사소한 문제들로, 내부적으로도 감정적인 마찰이 발생하고, 외부에서도 가족들과 각종 매스컴들의 깨끗하지 못한 거래들이 오고 가는 모습에 실소를 금치 못했다. 심지어는 차라리 통신이 불가능한 상태일 때가 나았다는 얘기들이 나왔다고 하니, 인간은 참으로 간사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례 없는 사상 최악의 사고, 전부 사망이어야 정상인 상황에서의, 기적적인 전원 생존 및 무사 귀환,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간의 강한 생존 본능, 협동 정신, 불굴의 의지, 또 그들을 살리기 위해 살신성인하는 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 이면의 모든 것을 덮을 정도로 위대하고 아름답다. 칠레 광산 매몰 사고처럼, 언제 무슨 일이 닥쳐올 지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아무리 힘든 오늘을 살아도, 그들이 그 안에서 보낸 하루하루만큼 힘들지는 않을 것이리라.. '오늘 내가 헛되이 보낸 시간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그리던 내일이다'라는 문구처럼, 내가 헛되이 보낸 하루는, 그들이 그렇게 그리던 평범한 일상의 하루였을 것이다.. 지금의 삶이 힘들다고 느껴진다면, 꼭 한번 읽어보시길... 삶을 바라보는 태도가 바뀔 수 있으리라 믿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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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철저히 차단시킨 구조현장을, 칠레안전조합에서 가까스로 구조대원 신분증을 발급받아서 6주 동안 구조활동 현장을 누볐다. 그렇기에 취재, 기록, 촬영할 수 있었다는데...세상에나, 딸만 6 이고 아내가 있단다. <책 내용 맛보기>---발췌하다
<책 읽은 느낌> 치치치치 레레레레~ 어깨동무를 하고는 응원구호를 외치던 사람들이 내눈엔 내귀엔 여전하다. 남미 사람들의 투박한 외모와 퉁퉁해 보이는 몸집들도 한몫했다. 일본의 대재난으로 온 지구촌이 또다시 난리북새통이다. 감정은 깊이 침잠시키고 인간애에 가슴이 아파오곤 한다. 다만 칠레 광부 33인의 생존실화는 69일이라는 갱도안에서의 여정과 전원생존을 위한 각국의 노력이 하나되었다는데 그 의의가 너무나 크다. 지구촌의 대재앙들이 슬픔과 아픔만을 안겨주는게 다반사인데 크나큰 희망이자 박애정신이 빛났고 남았다. 막연히 구조되는 뉴스를 보고 듣기는 했어도 그게 며칠간이었더라 싶었지...자그만치 69일의 여정이 하루하루 날짜를 기록해가면서 그 숨막히고 억장이 무너지고 미칠 것 같은 순간을, 지하안의 광부들과 지상의 구조대 및 광부가족들의 숨졸인 상황을 각각 적나라이 소개한다. 때문에 그걸 따라가는 동선과 호흡은 가파지고 두근대고 안타깝고...말로 할 수가 없다. 앞전에 읽은 127분은 여기 비하면 너무나 단조로운 사투였기에 오히려 심심하다 여겨진다. '끝'과 '머리'를 합친 '끄트머리'라는 말이 있다. 시작할 때는 끝을 향하고 끝에서 다시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음을 말함이다. 이런 끄트머리인 막장에 칠레 광부 33인이 있었다. '광산에서 제일 안쪽에 있는 지하의 끝부분, 또는 갱도의 막다른 곳.'을 광부들은 막장이라 부른단다. 이러한 막장을 어느새 막다른 곳에 몰려 패륜적 행위를 일삼는 드라마에 비유해 막장드라마 라는 말이 생겨나고 난무하고 있다. 말뜻을 제대로 알고 가려서 써야할 일이다. 막장 지하 700미터 대피소에 갖힌 33인의 광부들. 산호세 광산은 안전조치는 너무나 미흡하기로 악명높은 곳이었지만 인기 아닌 인기는 높은 급료였다. 때문에 그 맛을 아는자는 1주일 벌고 1주일 노는 사람이 태반이었고, 위험을 잘 알기에 떠났다가도 또 돌아오는 곳이 산호세 광산이란다. 많은 천연자원의 무분별 발굴로 인한 쥐가 파먹은 듯한 치즈덩어리 모양이요, 뼈엉성증 환자를 보듯 예고된 재난이었다. 그럼에도 아이의 보육비를 벌기 위해 첫 출근을 한 광부도, 51년째 묵묵히 일해온 늙은 광부도, 첫 아이의 출산이 한 달도 남지 않은 광부가 있는가 하면 일주일 전에 아버지를 잃은 광부도 있었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로는 애인과 아내를 둔 광부도 있었다. 심리학자들이 쥐 실험을 했단다. 좁은 상자 안에 작은 구멍으로 빛을 들어가게 한 쥐는 36시간의 생존력을 보인 반면 암흑속의 쥐는 3분을 넘기지 못했다 한다. 약한 체력보다는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없어서란다. 지하 700미터 암흑 속에서 그들이 살 수 있었던 여러 요소는 많다. 단결력, 리더싶, 가족들, 등등 희망의 끈이었다. 인간이 사지에 내몰려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알아가는 속성은 69일의 여정을 읽지 않고는 알 수가 없다. 무식하다고 치부할 수 밖에 없는 그들 억센 남자 광부 33인. 그렇게 단련된 체력과 정신력이 있다해도 속수무책으로 다가오는 두려움과 불안감을 떨쳐내고, 위안하다, 자포자기하다, 또다시 정신을 끌어모으다가, 분노하다, 분열이 생기고, 의지를 잃고...그러면서도 생존에의 갈망은 어찌나 크던지 그 무식한 사람들이 민주적인 방법으로 십장(막강한 권한을 가졌으나, 여기선 다른곳에서 온 지 얼마 안된 사람)아래 순순히 협동심을 발휘하고...인간의 한계는 어디까지인지, 얼마나 강인한 생명력인지 그저 놀라울 뿐이다. 처음 알았다. 예수가 이 땅에 머물렀던 기간 33년. 예수가 기적을 행한 횟수 33회. 인간의 척추 뼈마디 개수도 33개로 이 숫자는 세상의 중심이란 뜻으로 쓰이기도 한단다. 울나라 사람들에게는 민족 대표 33인이 있고, 보신각종도 33번 타종한다. 여기에 칠레 광부 33인이라니. 희망 캠프의 기자들이 33인의 기적이라 할만했다. 게다가 산호세 광산의 희망 캠프에 등록한 외신 기자들의 출신 국가도 33개국이요 구조 터널을 뜷은 굴착기가 광부들이 있는 곳까지 도착한 기간도 33일, 가까스로 갱도에서 생존을 전해온 메시지도 띄어쓰기를 포함하면 33글자였단다. 코피아포 시내에서 광산가지 앰뷸런스가 전속력으로 달려오는 데 걸린 시간은 33분. 사고가 발생한 8월5일 그날은 그 해의 33번째 주였단다. 이런 일을 계기로 칠레에서는 33이란 숫자가 행운을 가져다주는 숫자로 자리매김하고 세계 복권 시장에서조차 33이란 숫자는 남다른 위치가 되었단다. 보고서에 따르면 생존확률 2%로 전망했다는데 구조 의도는 조금 불순했다. 부임한지 얼마 안 된 대통령이 추진력이 강하고 가끔은 엉뚱하기도 하다는데,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자신의 정치생명을 산호세 광산의 33인 광부 구출에 건 것이다. 만류하는 산자부장관도 실상은 행정가일뿐이고...애당초 안전에 관심없던 광산책임자들은 일찌감치 손들고 발들고 가족에게조차 통보를 지연시킨 상황에서 대통령의 결단과 밀어부침은 대단했다. 자신 대통령인맥을 동원해 전세계 전문가와 기술자를 모조리 불러들이고, 때론 사명감이나 특정분야에서의 자존감으로 자원봉사하는 사람들이 대거 몰리고...그들을 위한 프로젝트는 심리학자를 비롯하여...광산 주위에 희망 캠프라는 한 촌락이 임시 생긴다. 언론을 통제하면서 대통령의 정치외교는 빛을 발하면서 칠레라는 나라는 전세계에 인지도를 알리고 대통령은 지지율과 함께 확실한 통치력을 인정받는 쾌거가 된다. 살아있는 가슴 뜨겁고 마음 졸이는 생생현장은 너무나 뭉클했다. 이 책은 꼭 읽어야만 알 수 있는 맛이 있다. 그 흐름을 눈으로 마음으로 꼭 느껴야만한다. 살아있음이 얼마나 기쁜 일이고 살아있음이 얼마나 큰 희망인지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생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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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을 수 있게 된 것이 감사하다. 사건으로 피상적으로 들었던 기억은 있으나, 자세하게 다가가지 못했던 일이다. 그런데 이렇게 손에 잡힐 듯이 그때의 일들을 일깨울 수 있어 다시 그 감동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인간들의 감동적인 한 편의 생존 드라마라고 할 수도 있을 만한 실화다. 그 실화를 이렇게 그들의 마음을 헤집어 가면서 언어로 들려줄 수 있는 분의 노력과 섬세한 언어에도 찬사를 보낸다. 한 사람의 이야기라면 또 그런 대로 기억될 듯하나, 33명이 함께 극한 상황을 겪으면서 견뎌낸 집단의 인간승리는 정말로 모든 이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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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어떠한 최악의 조건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빅터 프랭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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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부 33명,지하 700미터,매몰 69일,이 숫자 앞에서 평범한 사람은 당연히 어안이 벙벙할테고 광부는 살아남을 수가 없다고 체념할 수 밖에 없다.그러나 그들은 모두 살아 돌아왔고 생환의 현장을 10억인의 지구인의 기대와 초조함,축복과 환희 속에서 삶의 경건함과 신비로움을 새삼 깨닫게 하는 시간이었던거 같다.이 매몰,생환의 현장을 취재하는데 한국의 기자도 포함되어 있어 기록적인 매몰 시간과 기적적인 생환은 사상 유례가 없었고 저자가 르포타쥬 형식으로 생생하게 인터뷰,조사한 결과를 전해주므로 산호세 광산의 지질,광부들의 처참한 매몰 생활,칠레 당국의 발빠른 인도주의 정신,세계 각지의 첨단 장비 동원,가족들의 애끓는 생환 기원등이 어우러져 슬픔과 기대,환희를 자아내게 했다. 지반이 약해 늘 붕괴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던 산호세 광산의 몰골 처참한 광경과 붕괴가 시작되던 순간 땅과 바위의 굉음 소리와 함께 광부33인은 붕괴의 조짐과 진동을 알아차리고 긴급 대피소로 피난을 하게 되고 이제 어두컴컴한 암흑 속에서 그들은 생존의 법칙을 지혜를 모아 긴 시간,삶을 저버리지 않는 끈질긴 애착과 동료,선후배 광부들의 일치단결하는 의연한 모습과 돈독한 관계 잇기가 삶과 죽음의 중간 지점 연옥의 17일간을 고온 다습,불결한 환경,숨쉬기조차 힘들고 먹을 것이 없어 비치했던 물, 참치 3~4캔으로 33명이 포크 한 점씩으로 연명을 했다고 한다. 열악한 광산을 경영하던 산호세 광산 경영자들의 소극적인 저자세와는 대조적으로 피녜라 칠레 대통령의 인도주의적인 적극적 대처 자세로 매몰된 광부들의 구출 작전은 시시각각으로 들어오는 소식으로 포기와 기대를 번갈아 가면서 구출 작전이 시작되고 드릴로 땅을 뚫고 첨단 장비인 탈출 캡슐을 사용하여 매몰된 광부 한 명 한 명을 땅 위로 들어올렸던 것이다.이 극적인 구출 장면을 카메라에 담아 전세계에 타전하려는 언론 기자들의 열띤 취재 현장도 볼만했지만 일부에선 그들이 17일간 처참한 상황 속에서 어떻게 생활했는지를 시시콜콜 캐물어 가면서 혹시라도 있었을지도 모르는 동성애 및 비정상적인 사연들을 황색신문들은 상업적으로 이용하려하고 기본적으로 알 권리인 교육,정보제공을 뒷전으로 치는거 같다.또한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칠레 당국의 의도도 있음을 알게 된다. 자식의 학비를 벌기 위해 이웃 볼리비아에서 온 마마니를 비롯하여 나머지 광부들도 1일 3교대로 8시간씩 광산에서 일을 하면서 받은 수당으로 도박과 섹스,유흥으로 탕진하는 부류들도 많지만 대개는 사랑하는 가족의 생계와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힘들고 고되며 육체적인 힘을 가장 많이 소모하는 갱 안에서 그들은 삶을 이어가려다 재난을 당했던 것이다.극단적인 감금 생활에서 극적인 구조가 이루어졌지만 그들은 가족과 재회하는 것은 사고후 65일만에 이루어졌던 것으로 전해진다.반죽음 속에서 겨우 연명으로 이어졌던 악몽과 몽환 속에서 그들이 겪었을 외상후 트라우마와 정신 질환을 치유하고 평정심으로 되돌아 오기까지에는 치료가 필요했던 것이다. 살아있다는 것은 행복이고 기쁨인거 같다.만일 최첨단 장비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운명이 지하 700미터 안에서 다했더라면 한낱 잊혀지고 마는 미제 사건이었겠지만 그들은 살아서 돌아왔고 살아 있는 자에겐 삶의 희망과 환희를 던져준 감격적이고 감동적인 서사극을 보는거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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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현실이 그 어떤 허구의 소설이나 영화보다 더 거짓말 같은 기가 막힌 경우가 있다. 15층 아파트에서 떨어진 아이가 별다른 상처 없이 멀쩡해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암(癌) 말기라는 사형선고에도 가족들의 눈물겨운 사랑과 확고한 삶의 의지로 불가능할 것 같은 병마를 극복하고 건강을 되찾은 이야기들이 감동을 자아내기도 하며, 태풍(颱風),지진(地震),해일(海溢) 등 대 재난에서도 믿기지 않은 생존 소식을 전해와 눈물샘을 적시기도 한다. 그런데 작년(2010년) 전 세계 사람들은 그동안 들어왔던 그 어떤 사건보다도 놀라운 기적(奇蹟)을 목도하게 된다. 바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었던 '대만 파이낸셜 센터(타이베이101)' - 2003년 10월 완공된 높이 508m, 101층짜리 빌딩. 지금부터 소개할 책에서는 이 건물을 예시로 들었는데 그러나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의 높이 828M, 161층의 “부르즈 칼리파(Burj Khalifa)”가 완공되면서 그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 보다도 더 깊은 지하 700M 깊이의 광산에 매몰된 광부 33인이 매몰된 지 69일 만에 전원 무사히 구출된 “칠레 산호세 광산의 기적”을 뉴스를 통해서 실시간으로 접한 전 세계인들은 현실에서 벌어진 이 놀랍고 경이로운 사건 때문에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었고, 가족들을 부둥켜 앉고 울음을 터뜨리는 광부들의 모습을 보며 저절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번에 읽은 <The 33;세상을 울린 칠레 광부 33인의 위대한 희망(조나단 프랭클린 저/월드김영사/2011년 2월)>은 바로 "산호세 광산의 69일 기적“을 사고 발생부터 최종 구출 순간까지 생생하게 담아낸 다큐멘터리 보고서라 할 수 있다.
2010년 8월 5일 칠레의 산호세 구리 광산 갱도 중간 부분에서 붕괴 사건이 발생한다. 작업 중이던 33명의 광부들은 가까스로 지하 700M 지점의 피난처에 모여들게 든다. 음식을 나눠 먹으며 구조소식을 애타게 기다려온 그들은 붕괴 사고가 일어난 후 17일 만에 생존 확인을 위해 내려온 탐침봉에 “피신처에 33명 모두 생존해 있다”라는 쪽지를 매달아 바깥 세상에 자신들의 생존을 알리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구조 작업은 여러 난관에 빠져 더디게 진행되고 광부들은 그로부터 52일 후, 사고 발생 69일 만에 세상으로 나오게 된다. 여기까지가 우리에게 알려진 “산호세 기적”의 전말이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지하 700M 매몰된 광산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미국〈가디언〉지의 남아메리카 특파원으로 일하던 저자 조나단 프랭클린은 칠레 안전 조합에서 “구조대” 신분 자격을 얻어 구조 현장 맨 앞에서 전 과정을 목격할 수 있는 행운을 얻어 그 누구보다도 생생하고 현장감 있게 당시 구조 상황을 우리에게 전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칠레 광산 사고 소식을 처음 뉴스를 통해 들으면서 같은 해 2월 27일 칠레를 강타한 8.8 규모의 지진을 먼저 떠올렸다. 같은 해 1월에 발생한 “아이티 대지진” 만큼은 아니지만 500명이 넘는 사망자와 2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칠레 지진 피해도 꽤나 심각했던 터라 광산 사고 뉴스를 들으면서 칠레에서 또 안타까운 목숨들을 잃었구나 하는 정도로만 느꼈었다. 특히 칠레가 세계 최대의 구리 광산을 보유한 국가이지만 열악한 작업 환경 때문에 종종 사고 소식을 외신으로 접했던 터라 그런 사고들 중 하나이겠거니 하는 생각이 더 컸다고 할 수 있겠다. 작가도 사고가 터진 산호세 광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산호세 광산의 내부는 목숨을 건 도박장 같았다. 돈벼락을 맞거나 죽거나 둘 중 하나였다, 한눈에 봐도 위험하기 짝이 없었다. 뱀만 없을 뿐이지, 마치 영화 <인디애나 존스>의 촬영장 같았다. 악취를 풍기는 웅덩이, 숨겨진 동굴, 군데군데 무너져 버린 천장, 떨어지는 돌을 막으려고 천장에 달아놓은 허름한 철망, 게다가 광산 안의 축축한 습기는 질산암모늄 폭약 냄새와 섞여서 심한 악취를 풍겼다 -P.42
언제 사고가 터져도 전혀 이상할 것 없는 그런 열악하고 위험스런 환경에서 결국 사고가 터졌다는 말이다. 광산 매몰 사건의 경우 구출될 확률이 극히 희박해서 전원 사망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데 작가는 지하에서는 참치와 물을 최대한 아껴 먹으면서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고, 지상에서는 꼭 살아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고 구조작업을 진행해온, 지하에서 지상에서 동시에 벌어진 기적의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광부들이 극적으로 구출되는 장면도 인상 깊었지만 사실 사고 발생부터 최초 탐침봉에 메시지를 보내온 순간까지를 이야기하는 대목이 더 인상 깊었었다. 사고 발생한 지 10여 일이 지나면서 생존 확률은 점점 희박해지고, 땅 속 광부들도 아껴 먹던 음식들이 슬슬 바닥나면서 열두 시간마다 먹던 음식을 첫 주가 지나면서 스물네 시간에 한 번으로 줄이고, 결국 막바지에 이르러 48 시간 마다 한번으로 줄이는 최악의 순간으로 맞이하면서 이제는 먼저 죽은 동료가 있다면 그의 시체라도 먹어야 된다는 끔찍한 상상까지 몰리면서 아슬아슬 유지해온 질서가 무너져 내리기 직전 희망의 탐침봉과 만나 지상에 생존 사실을 알리는 감격스러운 장면까지의 과정은 이미 그 결과를 알고 있음에도 가슴이 조마조마하고 긴장하게 만드는 대목이었다. 역사에 가정(假定)이란 있을 수 없다지만 만일 지하 광부들의 생존 사실이 알려진 것이 사고 발생 후 17일이 아니라 20일, 30일 이후로 늦었더라면, 또는 끝내 생존 사실이 알려지지 못하고 모두가 죽는 그런 끔찍한 상황까지 이르렀다면 그곳에서 벌어졌을 상상하기도 힘든 끔찍한 일들을 떠올려보니 절로 모골이 송연해지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처음 이 책을 접하면서 광부들의 구출 소식이 전 세계에 타전된 이후 들려왔던, 즉 광부들이 막대한 보상금을 받게 돼서 돈방석에 앉게 된다는 둥, 헐리우드 유명 감독이 영화화하면 수익이 얼마나 될 거라는 둥, 구출 장비에 한국 유명 기업 기술이 적용되었다는 둥, 광부 중 한 명이 한국을 가보고 싶다고 해서 언제쯤 오게 될 거라는 둥 어느 유명 연예인 찌라시 기사보다 더 추악하고 눈살 찌푸리게 하는 그런 돈 냄새 물씬 나는 기사들을 접하면서 이 책도 아름다운 미담(美談)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그런 이벤트성 책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작가가 직접 구조대에 참여하여 구조대원과 가족, 기술자, 광부 등 희망의 현장에서 만난 100 여명이 넘는 사람들과의 생생한 인터뷰를 가감 없이 기록해냈고, 아이의 보육비를 벌기 위해 첫 출근을 한 광부, 칠레 축구 국가 대표로서 그 누구보다 화려한 생활을 보냈지만 은퇴 후 생계를 위해 위험한 광산에서 일할 수 밖에 없었던 광부, 첫 아이의 출산이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던 광부, 불과 일주일 전에 아버지를 잃고 자신 또한 생사의 갈림길에 몰렸던 광부 등 33인 각각의 사연들과 언제 구출될 수 있을 지 기약도 없는 지하에서 광부 33인의 심리 변화와 위기의 순간들을 세밀하게 담아낸 과정들을 읽으면서 그런 의심은 이내 지울 수 있었다. 다만 앞으로 쏟아져 나올 온갖 “산호세의 기적” 이야기들에 수많이 참조 도서가 될 이 책이 “돈”을 쫓는 무리들에게 거짓 인용되지 않기를, 그 가치가 상업화의 욕심 앞에 결코 희석되지 않기를 바래본다.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교훈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최악의 순간에서도 결코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면 기적은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 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33인 광부 중의 한명으로 결혼해서 3자녀를 두고 있으며 한때 마약 중독으로 고생했다는 “사무엘 아발로스”는 땅속에 갇혀 지낸 시간들의 교훈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인간은 약하기 그지없는 존재입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삶이 끝날 수 있습니다. 현재를 살고 즐기세요. 지금, 바로 이 순간 말입니다. 너무 많은 계획을 세우지 마세요. 우리가 겪은 일에 비하면 여러분의 문제들은 너무나 사소합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남을 돕는 능력을 키우세요.”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삶이 끝날 수 있으니 무리하지 말고 현재를 즐기라는 조금은 상투적이고 왠지 무시하는 뉘앙스가 담겨있는 동의하기 살짝 어려운 답변이긴 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힘들고 어려웠던 순간을 견뎌온 “영웅”이 하는 얘기니 한번쯤은 눈감아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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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미국) 저널리스트들이 쓴 글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지나치게 호들갑스럽고 과장이 심하다고 할까? 검증도 확실히 되지 않은 것들을 논거로 내세워 자기 주장을 하는 걸 보면 약장수 버금가는 듯하다. ‘말빨’로 현혹하려 한다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 아마도 나는 사람의 감성에 호소하는 글보다는 이성적인 글을 좋아하나 보다. 예를 들어 어떤 감동을 주거나 사람들의 감정을 자극하고 싶었다면, 차라리 미국의 저널리스트가 쓴 책을 번역하기보다는 매몰되었던 광부가 쓴 일기(실제로 빅토르 세고비아는 69일간 엔리케스의 설교와 광부들의 일상을 소상하게 기록하였다)를 번역 출판하는 편이 더 좋았을 것 같다. 그 편이 훨씬 더 현장의 생생함을 전할 수 있을 테니깐. 생사가 오가는 극한의 상황에서 일어났던 일들도 좀 더 사실적으로 체험할 수 있을 테고.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동한 전세계에 이슈가 되었던 칠레 매몰 광부들에 대한 이야기를 총체적으로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다는 데 이 책의 의의를 둘 수 있다. 텔레비전이나 신문을 통해 부분적으로만 전해 들었던 사실들을 하나로 엮고 심층적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겠으나 사실에 대한 정보를 정리하고 아울러 분석적인 정리까지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광부들이 매몰되어 있는 동안 그들 속에 있던 리더십이나 그들이 어떤 식으로 서로 연대하였는지에 대해 궁금했는데 그런 궁금증을 효과적으로 풀 수 있었다. 축구 코치 경력이 있는 작업반장 루이스 우르수아(54)의 원칙과 규율에 근거한 엄격한 이성적 리더십, 최연장자 마리오 고베스(63)의 연륜과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생존 지혜와 살아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던지는 비저너리 리더십, 유머를 통해 활력과 다시 살아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던져준 광부들의 개그맨이자 익살꾼인 마리오 세풀베다의 감성적 리더십, 그리고 무엇보다도 헌신적 설교와 기도로 광부들의 정신적 스승이자 막장의 목사로 불리는 호세 엔리케스의 영적 리더십은 암흑을 몰아내는 빛이었다(pp.314-315). 이 기적의 이야기 역시 우르수아를 비롯한 소수의 리더가 만들어낸 ‘리더십 스토리’라기보다 33인의 광부가 믿음의 연대망으로 엮어낸 ‘릴레이션십 스토리’다. 리더십도 결국 사람과 사람의 관계 속에서 비로소 그 영향력이 행사되는 릴레이션십의 다른 이름이다(pp.316-317). 우리는 산호세 광산의 영웅은 몇 명의 리더가 아니라 33명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33명 모두가 만들어간 관계의 조화가 69일 간의 땅 속 생활을 견디게 해준 힘이었다. 리더십은 리더 한 사람이 앞서나가거나 어디를 가리키는 게 아니다. 암흑에서는 성급하게 앞서가면 일행을 잃어버리고, 손가락으로 가리켜도 눈에 보이지 않는다. 마음을 움직이는 리더십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릴레이션십에 영향을 미치고, 또는 그런 릴레이션십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과정이다. 그 뜨거웠던 기적은 33명 광부 모두의 승리였다(p.319). 바라기는 단순히 이 ‘사건’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중남미를 비롯한 제3세계의 현실이나, ‘광부’들과 같이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으로 관심이 확산되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나라도 70년대에 다른 나라로 광부나 간호사들을 ‘수출’해서 그 외화로 경제를 살렸다는 것을 기억하고,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인권을 가진 존재로 인정받고 노동한 만큼의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힘쓰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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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세 광산으로 들어가는 사내들은 광업계에서도 가장 위험한 하위문화에 속해 있었다. 기술 수준이 꾀죄죄한 이 광부들은 이곳에서 ‘로스 피르키네로스(비참한 자들)’로 불리는데, 과거 칠레 광부들은 당나귀와 곡괭이만으로 일한 반면 산호세의 광부들은 스스로를 ‘기계화된 피르키네로’라고 불렀다.” 「The 33」, p.18 2010년 8월 5일, 칠레 코피아포 인근의 산호세 광산이 붕괴된다. 광산 붕괴로 구리를 채굴하던 33명의 광부가 지하 700m에 매몰됐다. 사고 직후, 칠레 대통령 피녜라가 받은 통계수치에는 광부가 한 명이라도 살아 있을 가능성은 단 2퍼센트라고 적혀 있었다. 매몰된 광부들의 가족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희망을 갖지 않았다. 지구 반대편, 낯선 나라 광부들에게 일어난 이 사건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국내에서 광업이 활발하던 70~80년대만 하더라도 광산 사고가 심심치 않게 보도됐으나, 산업이 쇠퇴하면서 ‘광산’은 국어사전 속 단어로 전락했다. 고통스럽고 절망적인 인생을 ‘막장인생’이라 비유하기도 하지만, 정작 ‘비참한 자들’의 삶과 죽음은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다. 게다가 현대인들은 너무 많은 사건사고를 접한다. 배가 가라앉고, 지진이 일어나며, 산사태로 수백, 수천 명이 한순간에 목숨을 잃는다. 그에 비하면 사회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광부들의 사고는 미미하게 느껴질 지경이다. 차라리 영화 <국제시장>의 파독 광부 덕수(황정민 분)가 당한 사고가 우리의 심장을 더 쫄깃하게 만든다. 허구의 인물인데도 말이다. 비참한 자들은 어떻게 영웅이 되었나? 광산이 붕괴되면서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2개 크기만한 섬록암이 갱도를 가로막았고 그들에게 남아 있는 식량은 참치 몇 캔과 쿠키, 우유가 전부였다. 영화 <33>에서 십장(什長) 돈 루초(루 다이아몬드 필립스 분)는 절망감에 사로잡혀 다른 광부들에게 소리친다. “우리가 구조될 거라고? 우린 너무 아래로 내려왔어. 이 정도의 깊이를 파기 위해 100년이 걸렸다고. 광산주들이 우리를 구조하기 위해 그 많은 돈을 지출할 거라고 생각해?” 산호세 광산을 거처 간 ‘비참한 자들’의 삶의 무게를 모두 합치면 거대한 바위만큼의 무게가 될까? 광산이 형상화시켜 드러낸 ‘삶의 더께’는 자신 한 사람에게 지워진 짐조차 무겁게 느껴지는 이들에게 감당하기 버거운 현실이었다. 말 그대로 그들은 자신의 무덤을 파 내려간 꼴이 돼버렸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사고를 당한 광부, 가족, 정부 관계자들에게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다. 사고가 일어난 직후, 산호세 광산 경영자들은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 소방차나 앰뷸런스를 부르지 못하도록 엄격하게 통제했고, 경찰에 연락하지도 못하게 했다. 이들에게는 광부들을 구조할 의지도, 능력도 없었다. 반세기 만에 들어선 우익 정권 입지 강화라는 정치적 목적과 연결되지 않았다면 구조작업은 시작되지 못했을 것이다. 실제로 칠레 정부는 구조 작업을 수행하면서도 광부들이 살아남았을 것이란 기대를 하지 못 했고 비석을 세워 광부들의 죽음을 기릴 계획을 하고 있었다. 기적적으로 33명의 광부는 매몰 69일 만에 전원 구출된다. 죽음과 맞닿아 있었던 ‘막장’에서 단 한 명도 목숨을 잃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사실만으로 이들의 생환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선물했다. 구조 과정에서도 보기 드문 광경이 벌어졌다. 국경을 초월해 전 세계 기자들이 몰려들었고, 미국 항공우주국 의사들과 브라질, 캐나다의 시추 기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구조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조나단 프랭클린에 의하면(「THE 33」의 저자) 산호세광산은 ‘국제연합UN’ 같았다. 이들은 지하에서 지상으로 옮겨지는 순간, 비참한 자에서 영웅으로 다시 태어난다. 영화 속에서도 마리오 세풀베다(안토니오 반데라스 분)를 중심으로 생존을 위해 광부들이 갈등과 어려움을 감동적으로 극복하는 모습이 재현된다. 그러나 33인에게 주어진 ‘영웅’이라는 타이틀은 이들이 어떤 행동을 했기 때문에 부여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행동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7일을 일하고 7일을 쉬는 그들의 삶은 한마디로 중노동과 흥청망청의 반복이었다. 일주일 동안 비지땀을 흘리며 일하고 나면 그다음 일주일은 내내 방탕과 환락에 빠져 지냈다. 마을로 돌아온 광부들은 술과 여자를 비롯해 온갖 일시적 쾌락에 빠졌으며, 뼈 빠지게 일해서 번 돈은 금세 바닥이 났다. 1그램에 15달러인 이 지역 코카인도 이들을 유혹하는 것 중 하나였다.”「The 33」, p.16 광부들은 목숨을 담보로 높은 임금을 받으며 일했지만 안정적인 삶을 누리는 건 아니었다. 갱도에서 쌓인 광산의 먼지를 털어버리려는 듯 방탕과 환락에 자신들의 몸을 내맡겼다. 말 그대로 대부분의 광부들의 삶은 ‘비참한 인생’이었다. 죽음이 항상 그들 가까이 있었지만 그 의미를 알지 못했고 죽음을 제대로 알지 못했기에 삶 또한 제대로 살 수 없었다.
광산이 무너져 매몰된 상황 속에서 ‘영웅’들의 비참함은 극대화 된다. 매몰 14일 째, 지상에서 대피소를 향해 들려오던 드릴 소리가 발아래로 옮겨가자 광부들은 깊은 절망에 빠진다. 희망의 끈을 놓친 이들은 가족들에게 작별 편지를 쓰기 시작했고, 섬뜩한 식인의 유혹이 그들의 생각 속에 자리 잡는다. 그러나 매몰 17일 째, 기적적으로 드릴이 대피소의 천장을 뚫으면서 최악의 상황을 모면하게 되지만, 후에 ‘서로를 잡아먹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고백한다. 시추공을 통해 광부들에게 음식과 물, 전기와 각종 물품이 보급되면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음식물 쓰레기가 쌓여갔고, 최면에 걸린 듯 하루 종일 텔레비전만 보는 광부가 늘어갔다. 한 광부는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에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여기는 감옥 같아. 저들이 모든 걸 검열해, 차라리 지상과 소통하지 못할 때가 더 나았어.” 어떤 면에서 광부들은 어린아이 같았고 우리가 생각하는 영웅의 면모는 발견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다행히 큰 사고 없이 33인이 모두 구조되었고, 이들의 비참함도 지하 700m의 어둠 속에 묻히게 된다. 생명을 담보로 한 광부들의 노동은 위험과 돈의 대결이었고 승자는 언제나 돈이었다. 바위에 깔리지 않고 열두 시간 근무를 마치면 75달러(약 9만원)를 벌었고 죽지 않고 일주일을 버티면 525달러(약 61만원)를 벌었다. 쉬는 날도 일하고 초과 근무 수당까지 챙겨 한 달에 2000달러(약 231만원)를 버는 사람도 있었다. 그렇다면 광부 한 사람의 가치는 2000달러라고 볼 수 있을까? “구조에 든 최종 비용은 2000만 달러(약 228억 원)가량으로 추산되었다. 광부 한 명에 대략 60만 달러(약 7억 원)가 든 셈이다. 하지만 아무도 이 비용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 청구서도 보내지 않았다.” 「The 33」, p.300 양태가 다를 뿐, 현대인은 광부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산다. 한 사람이 벌어들이는 수입에 따라 그 사람의 가치가 평가되고, 더 높은 가치의 인간이 되기 위해 스스로를 소진시키는 경쟁의 레이스에 기꺼이, 또는 등이 떠밀려 참여한다. 그러나 33인의 생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사람의 가치는 돈으로 평가될 수 없다. 돈을 많이 벌든, 적게 벌든 사람의 가치를 돈으로만 평가하려 한다면 그게 바로 ‘막장 인생’이다. 생명자체가 얼마나 소중한 지, 절망 속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희망을 유지한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 산호세 광산에서 배웠다. 그들이 당한 최악의 사고가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 것처럼 우리 모두는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존재의 가치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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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일동안 지하 700미터에서 생존한 칠레 광부 33인의 기적의 실화를 다룬 'THE 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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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의 희망을 끝까지 버리지 않고 살아 돌아온 불굴의 정신을 가진 33명의 광부들에게 주안점을 두어야할까 아니면 처절한 사투를 벌이는 광부들이 갇힌 700미터 지하와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지상최고의 노력을 다하는 지상을 이원적으로 생생하게 묘사한 저자의 필력에 중심을 두어야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