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땅 살림 시골 살이 /저자 전희식/출판 삶이보이는창/발매 2011.01.24.
저자는 전북 장수군 덕유산 중턱, 고즈넉한 오두막집에 살고 있다. 도시와 달리 시골에서 살기 위해선 '이웃과 어우러져 살아야 한다.'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P8 저는 자신 있게 말합니다. 돈벌이에 목을 매면 100퍼센트 돈의 노예가 되어 돈이 흘러가는 쪽으로 질주하여 숨이 넘어가게 됩니다. 돈의 속성이 그렇습니다. 돈벌이 농사 안 하고 뭐든 억지 안 부리고 자연스럽게 마음과 몸을 쓰면 시골 살이가 행복할 것이라 장담합니다.
P69 옛날 농부들은 숲에서 농기구를 다 조달했고 숲에서 집 지을 재목을 구했다고 했다. 거름이나 땔감도 숲에서 나왔고 농부들이 마시는 물과 공기도 숲에서 제공되었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정말 숲과 들이 만나는 지점에 마을을 만들고 산에 기대어 사는 우리 농부야말로 숲의 자식 같았다.
P77 근데 그 까끄라기에서 나는 수십 년을 거슬러 올라가 고향 마을에 가닿았다. 탈곡기가 탈탈 탈탈 숨넘어가는 소리를 내면서 돌아가고, 나락만을 지게에 지고 물 건너 논에서 집으로 져 나르고, 탈곡기 곁에서 나락단을 앗아 주던 시절, 긴 싸리 빗자루로 탈곡기 앞에 떨어지는 지푸라기를 틈틈이 쓸어내고는 알곡만 짚으로 짠 가마니에 퍼 담던 시절,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의 매콤한 타작마당 냄새가 방앗간 까끄라기에서 났던 것이다.
P82 한 달 정도 그곳에 머무르고 있는 청년 하나가 새들이에게 깊은 인상을 준 듯도 하다. 일주일 동안 그와 같은 방을 썼다고 하는데 미국에서 8년간 유학하고 돌아왔다는 서른세 살의 그 청년과 속 깊은 얘기를 많이 나누었다고 한다.
P181 태양은 하늘 한복판에서 기세가 등등하다. 맹렬한 햇살은 구름을 한 점도 안 남기고 다 물리쳤나 보다. 하늘이 구멍 나간 파란 보자기 같았다.
'더우면 더위로! 비가 오면 비로! 여름에는 땀 뻘뻘, 겨울에는 오돌오돌!' 10년 하고도 5년이 된 옛이야기다.
내가 귀농하기로 작정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된 야마기시 공동체 수련에서 들었던 이야기다. 이 수련 이후에 나는 아무 준비도 없이 귀농을 단행했다. 그 수련회에서 '더우면 더위로, 비가 오면 비로'라는 주제로 수련을 했었다. 주어진 자연 현실을 피하거나 저항하지 않고 고스란히 내면화한다는 것이다. 한여름에 목을 꽉 조르는 넥ㅌ이를 매고 사는 사람은 자기 목숨을 단축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겨울에 반 팔 입고 사는 사람들, 내복도 안 입고 거실을 돌아다니는 사람들은 건강할 수 없다고 했다.
그렇다. 그런 삶은 자기 혼자만 건강하지 않은 게 아니라 이 세상을 어지럽히는 삶이다. 더울 때는 땀을 뻘뻘 흘리는 것이 좋다.
《땅 살림 시골살이(전희식 저)》에서 일부분 발췌하여 필사하면서 초서 독서법으로 공부한 내용에 개인적 의견을 덧붙인 서평입니다.
|
|
《땅 살림 시골 살이》에서 발췌하고 필사한 내용입니다.
디팩 초프라의 『마법사의 길』이라는 소책자를 집어 든 새날이가 되는 대로 한 구절 읽었다.
"성공을 잡는 일곱 가지 마음의 법칙 중 첫 번째는 '순수 잠재력의 법칙'이다. 이 법칙은 온갖 가능성과 무한한 창조력의 장이다. 당신이 스스로의 본성을 발견하고 스스로가 진정 누구인지를 알게 될 때, 그 앎 자체 안에 어떤 꿈이든 이룰 수 있는 능력이 들어 있다. 왜냐하면 당신은 영원한 가능성이요, 과거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고 앞으로도 있을 모든 것의 한량없는 잠재 상태이기 때문이다."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를 불안해하지 말라는 베트남 '탁낫한' 스님의 설법이었다. 가족과 중생을 멀리하고 산속으로 다니며 생활하는 수도승이 늘 혼자 돌아다니지만 사실은 혼자가 아니고 과거와 미래를 부둥켜안고 끙끙대는 이야기였다. 진정 혼자인 사람만이 잘 더불어 잘 살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생태 화장실에는 왼쪽에는 화장지 걸이가 있는데 큼직한 목재를 버팀 기둥으로 세우고, 주워 와 보관하고 있던 욕실 수건걸이를 가로질러 놓았다.
앞에는 똥 묻은 화장지 담는 바구니와 쌀겨 통이 있다. 볼일 보고 나서 쌀겨를 한 주걱 퍼 넣으면 된다. 쌀겨가 똥을 덮게 되니 똥파리가 안 꼬이고, 통기가 잘되니 똥에 있는 호기성 박테리아들의 왕성한 활동과 쌀겨 속 섬유질, 당질, 회질 등이 반응하여 발효가 진행되면서 냄새가 안 난다. 오줌은 따로 모여 통에 담긴다. 혐기성 박테리아가 있는 오줌은 밀폐된 통에 들어가서 숙성이 시작된다.
안채와 뒷간은 20미터 정도 떨어져 있다. 뒷간은 멀수록 좋다는 말은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뒷간귀신인 측신은 원래 부엌신인 조왕신의 각시였다. 그런데 조왕신이 바람을 피워 서로 미워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멀리 떨어져 있다. 붙여놓으면 안 좋은 이유가 될 법하다.
나는 오늘 새벽에도 총총한 별을 보며 뒷간에 갔다. 예로부터 부지런한 농부는 그날의 날씨를 새벽 일찍 파악해야 했기 때문에 뒷간을 멀찌감치 만들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향긋한 흙냄새가 계곡으로 치고 올라오는 바람결에 폴폴 날리는 콩밭은 색다른 매력이었다. 뜨거운 흙을 맨발로 누볐다. 발바닥이 따끔거렸다. 줄줄 흐르는 땀줄기를 흙 묻은 손으로 슥 문지르면 저절로 흙 마사지가 된다.
태양은 하늘 한복판에서 기세가 등등하다. 맹렬한 햇살은 구름을 한점도 안 남기고 다 물리쳤나 보다. 하늘이 구멍 난 파란 보자기 같았다.
'더우면 더위로! 비가 오면 비로! 여름에는 땀 뻘뻘, 겨울엔느 오돌오둘.' 10년 하고도 5년이 된 옛이야기다.
내가 귀농하기로 작정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된 야마기시 공동체 수련에서 들었던 이야기다. 이 수련 이후에 나는 아무 준비도 없이 귀농을 단행했다.
그 수련회에서 '더우면 더위로, 비가 오면 비로'라는 주제로 수련을 했었다. 주어진 자연 현실을 피하거나 저항하지 않고 고스란히 내면화한다는 것이다. 한여름에 목을 꽉 조르는 넥타이를 매고 사는 사람은 자기 목숨을 단축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겨울에 반팔 입고 사는 사람들, 내복도 안 입고 거실을 돌아다니는 사람들은 건강할 수 없다고 했다. 그렇다. 그런 삶은 자기 혼자만 건강하지 않은 게 아니라 이 세상을 어지럽히는 삶이다. 더울 때는 땀을 뻘뻘 흘리는 것이 좋다.
|
|
얼마전 똥꽃이라는 산문집을 인상깊게 읽고 리뷰를 적었던 적이 있었는데 같은 작가의 작품이어서 주저없이 읽게되었다. 여전히 치매를 앓고 있는 노모를 모시면서 노모가 인간의 품격을 잃지않고 살아갈수 있도록 세심히 배려하는 모습이 정말 눈물겨울 정도였다. 사실 똥오줌을 받아내야하는 경우로 악화되면 노인병원에 방치하다시피 맡기는것이 예삿일이고 나자신도 그런상황이라면 그렇게 하지않을 자신은 없다고 할수 있다. 내가 이런상황이라면 그것은 나에게 극한상황이라 할수있을터인데 작가는 농사와 시골살이 그리고 노모의 간병까지 열심히 성실히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귀농생활(이제20년이 넘었으니 농부 라고 해야겠다)중에 일어나는 소소한 에피소드들을 재미있게 엮어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여전히 귀농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품고서 준비중인 나로서는 시골생활이 절대 만만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농사일도 정말 극한상황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고 이웃간의 관계, 마을단위의 관계도 결코 쉽지가 않다. 사실 지금까지 도시생활과 익명성에 익숙해져있었는데 책에서처럼 참견하는 시골사람과 관계가 쉽게 정립될지 사실은 의문이 들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시골생활의 좋은점(물론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작가의 표현력때문 일지 모르지만)이 정말 많이 등장한다. 언제까지 낭비하고 오염시키는 이런 도시생활을 계속할지 환멸감이 느껴지고 또 지구전체적으로 보아서도 생활방식을 바꿀필요를 느끼게 된다. 경제적인 문제만으로 우리의 인생을 접근하기에 인간으로서 존재의 의미가 너무 쪼글아드는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