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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요 활동무대는 언덕 위의 집이다. 일명 언덕 위의 유령의 집으로 불리고 있는 이 집은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다. 저자는 이 집에서 과거에 펼쳐졌던 잔혹한 사건과 현재 머물고 있는 사람들의 이 집에 대한 생각 그리고 그 주변 인물들이 이 집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있다. 유령의 집에 미친 자들, 유령에 집에 추억이 있는 사람들 그리고 유령의 집과 깊은 관련이 있는 거주자들이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흥미롭게 펼쳐진다. 저자인 온다 리쿠는 늘 그랬듯이 이번 작품에서도 주인공보단 장면묘사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저자는 탁월한 묘사력으로 주 무대가 되고 있는 유령의 집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역시 달필가답게 독자를 홀린다.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유령에 홀리지만 독자는 저자의 언변에 홀리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총 10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부터 난 내가 주목한 것들 위주로 그 내용을 하나씩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내용 전개 방식이 독특하다는 점’이다. 대개의 소설은 주요 등장인물들이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그래서 주인공만 잘 따라가면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엔 이야기를 이끄는 주인공이 따로 없다. 각 파트마다 화자는 있지만 주인공은 아니다. 그저 부분적인 파트를 담당하고 있는 등장인물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 위주로 이야기를 펼치는 소설에 익숙해져 있던 난 이 소설이 참 독특하고 신선하게 느껴졌다. 난 언제나 소설을 읽을 때면 주인공부터 파악한다. 주인공의 특성이 파악되면 바로 그들이 하는 행동과 그들이 벌이는 사건에 집중하곤 했다. 그런데 이 책엔 전체적인 주인공이 없어서 당황스러웠다. 난 주로 주인공을 염두에 두고 이야기를 이해해야 하는데 중요한 주인공이 존재하지 않으니 어떻게 내용을 파악해야 할지 난감했던 것이다. 더군다나 이 책은 퍼즐구조를 띄고 있어서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나씩 하나씩 단서를 던져줘서 그 부분적인 단서를 맞춰야만 내용을 조금씩 이해할 수 있게 만들었으니 전체적인 틀을 잡고 이해하는 나에게 이 소설이 특이하게 다가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두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흥미롭고 재미있다는 점’이다. 이 책을 접하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역시 온다 리쿠 구나였다. 명불허전이란 말은 이럴 때 쓰라고 존재하는 것 같다. 어쩜 이야기를 이렇게 재밌게 할 수 있는지 정말 놀랍고도 신기할 따름이다. 내용이 재미있는 것은 물론이고 신선하고 흥미로우며 박진감까지 느끼게 해준다. 감탄이 안 나올래야 안 나올 수가 없다. 온다 리쿠의 이름을 보고 이 책을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세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교훈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온다 리쿠의 작품들은 다 좋은데 한 가지가 빠져 아쉬움을 준다. 그것은 바로 교훈이다. 소설이 재미있고 흥미로우면 됐지 뭘 더 바라냐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난 소설엔 재미 못지않게 교훈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난 <<조선명탐정>>이란 영화를 관람했다. 원작자가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을 쓴 김탁환이고 주연이 <<불멸의 이순신>>에서 열연을 한 김명민이라고 해서 난 망설임 없이 이 영화를 선택했다. 세상에 김명민이란 배우가 있다는 걸 처음 알려준 드라마가 바로 <<불멸의 이순신>>이고 그 드라마의 원작을 쓴 사람이 김탁환이다. 과거의 기억이 정말 좋았기 때문에 이번엔 어떤 감동을 줄지 기대가 되어 <<조선명탐정>>이란 영화를 보러 가게 된 것이다. 영화 <<조선명탐정>>은 코미디 영화답게 상당히 재밌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웃느라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고 나서 이 영화를 떠올렸을 때 든 생각은 이 영화의 교훈이 뭐였지 였다. 분명 이 영화의 감독은 나름의 사상을 가지고 어떤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 이 영화를 만들었을 텐데 난 그 메시지가 무엇인지 영화를 다 보고도 알 수 없었다. 온다 리쿠의 이번 작품은 영화 <<조선명탐정>> 을 다 보고 난 후 받은 느낌과 정확히 일치했다. 분명히 온다 리쿠의 이번 작품은 상당히 흥미로웠고 재밌었다. 그런데 다 읽고 책장을 덮은 후엔 아무런 감동도 느껴지지 않았고 어떠한 교훈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재밌게 잘 읽었다는 생각만 들었을 뿐 저자가 독자인 내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었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물론 저자는 이 책에서 아동학대와 가정폭력에 대해 이야기하긴 했다. 즉 저자 나름대로 사회문제를 고발한 것인데 이게 과연 스릴러와 궁합이 맞는지는 의문이 든다. 저자의 특유의 문장력으로 절묘한 조화를 이끌어내긴 했지만 이를 통해 독자인 내가 느낀 건 교훈이 아니라 허무함이었다. 아동학대를 하지 말자는 메시지도 가정 폭력은 없어져야 한다는 것도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거론한 것을 두고 교훈적이라고 하기엔 부족해 보인다. 이 책은 소설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재미를 갖추었기 때문에 좋게 평가 받아야 마땅하지만 이야기 속에는 재미는 물론이고 교훈도 있어야 한다는 내 생각과는 차이가 있어서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이 책은 상당히 재미있다. 특이하고도 독특한 구조로 신선함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저자의 탁월한 문장력으로 재미까지 전해주고 있다. 하지만 역시 2%가 부족한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저자는 분명 이 책을 집필할 때 독자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었을 것인데 그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던 점이 이 책의 아쉬운 점이다. 그래도 재미 하나 만큼은 나무랄 데가 없기 때문에 소설적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인상적인 글귀 “산 사람들의 세상은 흉악하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아무리 비참한 일이나 광기도 모두 산 사람들의 짓이다.” “부모에게 우리는 장래의 위한 보험이고 투자일 뿐이야. 억압하고 지배하다가 이윽고 착취의 대상으로 삼는 거지.” “자신이 받아들일 수 있는 이상의 것을 떠안았을 때, 그것은 계속 지탱할 수 있는 인간은 별로 없어.” “어째서 어른들은 자기들도 전에는 아이였으면서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걸까요.” “어차피 인간은 자기가 뭔가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제대로 보지 않으니까요.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보고 싶지 않은 것은 안 보죠.” “세상에는 무서운 게 여러 가지 있지만, 그중에 제일 무서운 건 살아 있는 인간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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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 소설이기 때문에 밤에 절대 혼자서 읽지 말라고 내게 당부했다. 이 책을 먼저 읽은 사람의 말이었다. 나는 그 말을 들으면서 표지가 주는 기괴하지만 매력적인 분위기가 실은 온통 검붉은 선혈이 낭자하리라는 두려움을 안고 책을 펼쳤다. 책 광고에도 아동 유괴 및 살해, 식인, 존속 살인, 심지어 노인을 산 채로 오븐에 밀어 넣어 죽이는 장면도 등장한다고 이 작품의 공포를 강조하지 않았던가. 헌데 역시나 책은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것보다는 직접 읽어봐야 한다. 익숙하지 않은 장르라서 잔뜩 겁을 먹고 책장을 넘겼더니 오히려 긴장이 너무 쉽사리 풀리는 느낌이라고 할까. <안녕 프란체스카>라는 드라마에서 ‘심혜진’이 맞은 캐릭터는 ‘무시무시하고 무뚝뚝한 뱀파이어’이지만 비둘기를 잡아 치킨이라고 속여 파는 가하면 고스톱에 빠져 있는 등 귀염성 있는 캐릭터였다. 한마디로 기괴한 우아함이라고 할까. 이 소설이 누구나 딱 사랑할 수밖에 없는 <프란체스카>와 같았다. <온다 리쿠>는 미스터리와 판타지, 호러, 성장소설, 학원소설 등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하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첫 번째 본격 호러라는 평을 받은 이 작품은 유령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으면서 ‘공포’를 조성하는 독특한 구성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친절하게 한 명의 주인공을 내세우지도 않고 그렇다고 이 사람에서 다른 사람으로 넘어가면서 친절하게 새로운 주인공에 대해서 설명해 주지도 않는다. 또한 갑자기 대화체로만 그것도 독백으로만 이야기가 전개되어 적잖이 놀라고 앞뒤 전후 사정을 헤아려보아야 했다. 그런데 이러한 친절하지 않음이 더욱 이 책을 매력 있게 한 것 같다. 머리로 헤아리게 되고 그의 이야기에 빠져들어 환상을 상상하게 되고 그리고 마음으로 이해하게 된다. 무섭고 잔인한 이야기를 이야기 하는 톤이나 문체가 이 책의 내용만큼 매력적인 소설이었다. 언덕 위에 오래된 집이 있다. 만듦새가 본디 충실한지라 세월의 낡은 흔적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집 주변에는 커다란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고 작은 동물들도 천진난만하게 주위를 돌아다닌다. 채광이 좋아서 여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부엌은 늘 환하고 지하에 있는 식품 저장고에서는 잼과 피클이 한 가득이다. 앞치마를 두루고 머리에는 두건을 쓴 젊은 엄마가 있는 그림에서 항상 등장하는 달콤한 사과 파이 냄새와 구수한 수프 냄새가 피어오르는 너무나 아름다운 집이다. 그런데 이 집은 사실은 ‘유령의 집’이다. 그래서 이 집에는 항상 이상한 사람들이 찾아온다. 멋대로 집 안을 들쑤시거나 사진을 찍거나 향을 피우거나 집주인에게 무례한 질문을 던진다. 그렇다. 이 집은 기괴하고 잔혹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 소설은 특별한 사건을 가지고 그걸 풀어나가는 추리 형식의 소설이 아니다. 유령의 집의 내력사라고 할까. 이 책은 저자의 시선으로 이 집이 유령의 집이 되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유령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고 그들의 사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미드 [고스트 위스퍼러]에서 영혼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여주인공(멜린다 고든)이 그들의 억울한 사연을 들어주고 풀어주었는데 이 책은 ‘독자’를 ‘멜린다 고든’의 역할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작가 ‘0'의 입을 빌려서 정말 무서운 것은 살아 있는 사람들이고 죽은 사람들은 오히려 친절한 존재라고 말한다. 소설 속 유령들은 모두 하나같이 비참하게 살해당했고 살아생전에도 다른 사람들에게 핍박을 받은 사람도 있었다. 물론 인과응보도 있었고 자포자기 한 상태로 죽은 사람도 있었다. 그럼에도 유령들은 살아 있는 사람들에 대해 항상 지켜보기만 한다. 진정 무서운 것은 살아있는 자들이 숨기고 있는 욕망과 그릇된 실체인 것이지, 죽음은 그저 편안한 아름다운 그 자체라고 최근에 이 집에 살게 된 소설 속 작가는 말한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여태껏 가지고 있던 과장된 공포를 지우고 진정한 공포에 대해 깨닫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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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ㅡ 온다 리쿠 , 박수지옮김 , 노블마인 .
온다 리쿠 소설 중에서 가장 집중력이 떨어지는 책 ㅡ 언덕 위의 집 하나를 두고 집요한 사람들의 기웃거림 . 삿된 호기심들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서 지루하게 얘기하는 소설였다 .
그렇지만 그 집에서 예전에 있었던 분명한 사건에도 불구하고 주요 인물 (그들은 정말 사람일까 ?) 들에 대해선 알수 없는 기호처럼 모호하기만 해서 이걸 어쩌나 싶게 ( 온다 리쿠인데! 불구하고 ~) 나는 대체로 지루했다 . 실망도 조금 들고 , 읽었던 부분을 자꾸 반복해 읽는다는 걸 알고나서 그런 실망감은 조금 더 해지지 않았나 한다 .
뭔가를 놓쳤나 싶어 자꾸만 행간을 뒤지게 되었던건데 나중엔 그마저 답답해 그냥 쭉 읽어 나가고 이해는 마지막에 하는 걸로 하기로 했다 . 이해하며 읽기를 포기한 상태로 그냥 받아들이기 .
그러니까 그건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 작가 쪽에선 색다른 기호로 나름의 세계를 표현해 보려고 한것 같다 . 하지만 딱 그정도 일 뿐 이상하게 이 책의 방법이 신선하지도 참신하지도 않게 다가왔다 .
더욱이 인용문을 딸만한 문장도 이 책에선 발견이 잘 안된다 . 대충 읽고 반납하게 될 것 같았다 . 꾸역 꾸역 마지막 장까지를 읽고 , 그녀의 책 중에 맨 마지막으로 둘 책을 찾아 낸 것 하나를 수확으로 삼아 얄 것 같다 . 너무 많은 모티브가 넘치는게 문제 일까 ?
아니면 평범해 보이는 집집마다도 사연하나 없는 곳이 없다는 진부할 수있는 얘기를 , 어느 세대 건 사건 사고가 있기 마련이란 뻔한 이야기를 , 그림같은 언덕 위의 집 하나를 배경으로 여러 등장 인물과 의미심장한 장면들로 내세워 짧게 짧게 보여줘가며 돌려보는듯한 환상적인 만화경을 본것 같달까 ㅡ.
그나저나 , 그렇게 드나드는 이들이 모두 이 세상의 것 ( 산 사람의 기억이 이미 아니라면 !) 이 아니라면 , 이 이야기의 화자는 ... 앗 ! 책을 직접 읽은 내가 화자가 되서 전달하는 식이 되는 셈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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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우리 동네엔 묘한 분위기의 집이 있었다. 워낙 어릴 때여서 솔직히 내 기억이 정확한지 모르겠지만 그 집은 어른들이 말씀하시기를 묘하게 기분 나쁜 집이라고 했다. 당시엔 많지 않았던 이층집에 정원이 아주 넓고, 담이 도 아주 높은 집이었다. 새까만 대문은 그 자체만으로 위압감을 조성했는데 언제나 입 다문 악어의 입처럼 열려 있었던 적이 없었다. 어떤 사람은 그 집에서 사람이 죽어나갔다고 말하기도 했고, 귀신이 나오는 걸 봤다는 아이도 있었다. 무성한 소문과 얼굴을 볼 수 없었던 주인 때문에 우리 동네에서 제일 부자이면서 결코 유쾌하지 않았던 집으로 기억하는 그곳은 과연 소문처럼 이상한 곳이었을까?
대충 다섯 살 언저리였던 나는 그 집 앞을 한 번도 가로 지른 적이 없었다. 혹 귀신이 날 잡아갈까 무서워 똑바로 쳐다본 적 없지만 어른이 되고 난 후 가끔 생각해본다. 과연 그 집은 사연이 많았던가를.. 어쩜 새로 지은 그 집 주인이 이웃과 친할 시간이 없어 조용히 침묵했을 뿐.. 그 어떤 사연도 없었던 것은 아닐까? 어릴 때만해도 새로 이사 오면 시루떡을 돌렸지만 그 집은 혹시 그런 것들을 생략했던 것은 아닐까? 그래서 이웃의 궁금증을 증폭 시켰고 어떤 것도 알아낼 수 없었던 사람들의 입은 무시무시한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낸 것은 아닐까?
온다 리쿠의 오묘한 책을 만났다. 조그만 시골 동네에 하나쯤 있을 법한 사연 있는 집. 언덕 위에 집에 한 채 있다. 겉으로 봤을 때 정갈하고 깨끗한 집. 주변엔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있고, 그 주변은 바람이 시원하다. 부엌에선 따스하고 달콤한 파이 굽는 냄새가 나고 동화책에서 나올 법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이 집은 유령의 집이라 불리는 오묘한 곳이다. 처음 집을 지은 주인은 사고로 아내와 아들을 잃고 자신도 나무에 목을 매 자살한다. 이후 이 집에 이사 온 사람들은 모두 불행한 일을 겪는다. 누군가의 유산을 가로채 이 집을 산 자매는 서로를 찔러 죽이고, 눈이 먼 주인을 모시는 여자 요리사는 어린 아이들을 납치해 그걸 주인에게 먹인다. 노인과 어린 아이를 죽인 소년은 이곳에 사는 소녀 유령을 보고 매혹 되어 자살한다. 점점 이 집에서 죽은 유령들은 늘어만 가는데...
처음엔 뭐 이런 요상한 책이 다 있어? 란 생각을 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어느 동네든 숨어 있을 것 같은 사연 많은 집을 생각했다. 폐가가 되어 사람들이 피해가는 집, 소문이 소문을 낳아 더 무시무시해지고, 더 많은 이야기를 담은 집. 내가 지금 이렇게 앉아 있는 바로 이곳에도 오랜 세월 많은 사람들이 앉기도 하고 서기도 하고 웃기도, 울기도 했겠죠. 그러니까 이곳에 그 사람들의 기억이나 상념이 남아 있다고 봐도 이상할 게 없지 않을까요? 이른바 성지 같은 곳에 가면 오랜 세월에 걸쳐 수많은 사람들의 간절한 기도가 축적되어 있다는 느낌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듯이, 평범한 장소라도 많은 기억이 겹겹이 쌓인 곳이라면 그런 느낌을 받는 게 당연해요. (198)
집이란 공간에 나 이외의 사람을 생각해 본적이 없다. 하지만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곳엔 많은 사람들이 태어났고, 그리고 살았고, 죽어갔다. 그냥 집이었던 공간이 누군가의 추억이, 상념이, 고민이, 아픔이, 그리고 행복이 있었던 장소라고 생각하니 의미가 남다르다. 우리 집에서는...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면 좋을 텐데... 아무래도 사연 많은 집은 무서우니까... ^^ 은근 매력적이고 오소소한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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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은 붉은 구렁을]을 읽었던 그 독특하고 신비로운 느낌을 쭉 이어가고 싶어 '온다 리쿠'의 또 다른 책을 찾아보게 되었다. 제목이 주는 느낌은 어쩐지 무슨일인가 잔뜩 숨기고 있을듯한 느낌을 주는 이 책, 섬뜩한 이야기들이 가득한 호러소설이지만 기묘한 느낌도 가득하다.
가끔 조용한 어느 한 순간, 문득 누군가 나를 지켜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고 온몸에 소름이 돋을 때가 있다. 혹은 가족들이 모두 잠든 밤 홀로 깨어 있을때 섬뜩해지기도 하며 출처를 알 수 없는 소리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기도 하는데 그건 이 책속의 이야기처럼 어떤 섬뜩한 이야기들이 이 집 어딘가에 기억되어 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이땅은 아주아주 오래전부터 사용되어져 오고 있는 땅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이땅 어딘가에 잠들어 있기도 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공포스러운 생각보다는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충실하게 살아가기에만 급급하다. 그럴 수 있다는것이 참 다행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된나.
유령의 집, 그것두 끔찍한 살인의 흔적이 가득한 그 집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사건들이 하나둘 들추어지는 이 책은 그 화자가 이 집에 머물렀던 주인이거나 혹은 마루밑 잼을 담아 두는 병속에 갇힌 눈동자이거나 참혹한 살인을 저지른 바로 그 본인이기도 하다. 그래서 한편 한편의 이야기를 읽을때마다 누구의 이야기인지 무척 궁금해지고 그 이야기의 주인공을 알게 되는 그 순간 내가 알고 있던 것이 사실이 아니라는것에 기묘한 느낌까지 받게 되는 책이다.
아무도 없어야 할 빈집이 방금전까지도 누군가 머물렀던것만 같은 숨결을 느끼게 하는 공간이라는 것이 따스한 느낌을 준다기보다 더 섬뜩한 느낌을 주며 분명 매일 고기를 먹으며 대접 받고 있던 휠체어를 탄 노인에게 꾸역꾸역 먹게 했던 고기는 바로 아이들의 살이라는 사실이 참으로 끔찍하면서도 앞서 읽었던 이야기에서는 전혀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는 것에 더 놀라게 된다.
파이를 굽다가 서로 끔찍하게 죽고 죽이게 된 자매의 이야기와 노인만을 골라 살인을 저지르던 소년이 스스로 자신의 목을 베어 죽은 이야기와 밤이면 무언가 기어다니는 소리의 출처는 다름 아닌 주검을 끌고 가는 것이며 토끼굴에 발을 잘못 디뎌 세균감염으로 죽게 된 이야기와 어린 아이들만 유괴해 잼병속에 담아 식품 저장고에 넣어두는 이야기등등 참으로 듣기에는 끔찍하지만 모든 사건은 하나로 이어져 있으며 이 책이 끝날무렵이면 그 이야기의 시작을 알 수 있게 된다.
'왜냐하면 괴이한 일은 언제나 혼자 있을 때만 찾아오고, 결코 다른 사람이 있을 때에는 나타나지 않는, 지극히 개인적인 체험이라는 것을 누구나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p206
'지금도 세상은 그와 그녀의 추억으로 가득하고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이 줄곧 이곳에 존재하고 있으니까,' ---p27
한참 산을 오르고보니 내가 오르려던 산은 건너편에 있는 산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그 산을 내려와 건너편 산으로 갔더니 아까 그 산이 맞았더라는 이야기와 같은 뭔가 속은 듯한 기분이 들면서도 이야기의 신비로움에 빠져들게 하는 작가의 글 솜씨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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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온다 리쿠의 호러 미스터리 추리소설이 주는 재미가 무엇인지 느끼게 해 주는 책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글을 써 오는 작가 온다 리쿠... 이 책은 그녀의 다른 책을 바로 전에 읽어서 살짝 실망했었는데 우리 집에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을 읽으며 다시 그녀의 책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언덕 위의 그림 같은 오래된 집이 한 채 있다. 1층인지 2층인지 아리송한 위치에 있는 집은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죽은 자 유령이 산다고 불리우는 집... 각자 사정에 의해서 그 집에 기거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읽을수록 섬뜩한 느낌을 준다.
유령의 집에 얽힌 짧은 여러개의 스토리가 연결되어 있다. 아내와 아이를 잃은 남자는 자살해 주게 되고 이유없는 폭력에 시달리는 소녀는 살기 위해 엄마의 손에서 벗어나고 그런 소녀를 보살피고 친절을 베풀어 주는 여자... 소녀의 남동생까지 그녀와 함께 있게 되고 나중에 알고보면 처음 시작부분에 유령의 집에 대한 남자가 떠들었던 쨈이나 피클을 담아 둔 유리병에 담겨진 소녀의 존재, 오래도록 아버지의 폭력의 시달린 자매가 살게 된 유령의 집.. 그곳에서 다시 그들 앞에 나타났다고 믿는 아버지의 존재로 인해 자매는 결국 파이를 굽다가 서로를 죽이고 만다. 연약한 여자나 혼자 사는 노인들에게 접근해서 그들이 보여주는 친절을 배반하고 살인을 저지르는 소년은 우연히 보게 된 유령의 집에 있는 소녀로 인해 그 집에 기거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한 입 가득 고기를 물고 죽은 노인과 그에게 고기요리를 만들어 주는 여자...그녀가 노인에게 준 고기는 아이들을 살해하고 보관했다가 만들어 준 요리....
죽은 자의 혼백이 언제나 머물러 있는 집.. 생각만해도 섬뜩하고 무섭다. 유령과 그 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잔혹하지만 몽환적이고 묘한 매력을 풍기고 있다. 유령의 집에 사는 사람들은 도대체 사람인지 유령인지 헷갈리게 한다.
온다 리쿠 그녀의 작품은 읽을수록 신선하다는 생각이 든다. 굳이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소재 역시 다양하다. 나에게 다양한 평가를 유도하고 있는 작가 온다 리쿠... 아직은 그녀의 책을 더 읽고 평가는 뒤로 미루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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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자체가 페이지가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재미있어서 단숨에 읽
게 됩니다.
살인사건이라는 무서운 소재를 가지고 있지만 공포보다는 안타까움과 기괴함 오히
려 호기심을 더 갖게 합니다.
10편의 장편들의 서로 연관성이 있어서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고 대충 읽는 작품도
있는데 그러다가 다음 편의 이야기를 읽고 아차 싶어서 다시 앞의 내용을 꼼꼼히
읽게 됩니다 10편의 이야기는 서로 한 형제 자매처럼 다 관련이 있습니다. 이 책을
무서웠어요 슬퍼요 이렇게만 이야기 하기에는 <나와 그들과 그녀들>을 읽어보니
이 유령들은 여기서 분주하게 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유령들은 자신들의 주거 공간이 몹시 아끼며 또한 목수를 도와
주는 것을 보고 (여기 저기 보수할 곳을 알려줌) 참 우꼈습니다. 이 단편을 읽고
죽은 자들이 비록 아주 비참하고 슬프게 죽었지만 그 후에는 이 집에서 잘
살고 있지 않나 하는 조금의 낙천적인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가 발을 딛고 있는 도시의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서 혹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살아가는 현대의 냉혹한 인간관계에서 벗어나
이 집에서 생기는 갖가지 이야기에 놀라고 슬퍼하고 마지막에는 슬며시
미소를 띄며(주택 중계인이 이 집에서 혼비백산해서 도망가는 것이 참
재미있었습니다. )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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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온다 리쿠”를 처음 만난 건 <삼월은 붉은 구렁을(三月は深き紅の淵を)>였다. 일본 추리 소설 붐이라 그녀의 이름은 익히 들어왔지만 나만의 여성 작가 콤플렉스 - 여성 작가 작품들은 별로일 것이라는 일종의 편견이다. 이 편견을 처음 깬 작가가 역시나 일본 작가인 “미야베 미유키” 때문에 선뜻 손이 가지 않다가 워낙 입소문이 대단했던 <삼월은~>을 읽고서는 “왜 그녀를 좀 더 일찍 만나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가 들 정도라고 서평을 썼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삼월은~>의 연작들을 모두 읽어볼 요량으로 책을 샀건만 다른 책들을 읽느라고 책꽂이에 고이 모셔두고는 아직도 읽어보지 못하고 있어 아쉬움마저 들었는데 최근에 <삼월은~> 시리즈가 아닌 그녀의 다른 책을 읽게 되었다. 그녀의 첫 번째 본격 호러라는 평을 받고 있다는 <우리 집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원제 私の家では何も起こらない/노블마인/2011년 1월)>이 바로 그 책이다. 220 여 페이지의 짧은 분량이기도 하지만 뒷골이 서늘할 정도로 무서우면서도 몽환적인 아름다움이 꽤나 인상적이어서 금세 읽게 만드는 강한 흡입력으로 “역시 온다 리쿠!”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책이었다.
책의 배경은 표지처럼 언덕 위의 오래된 집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환한 보름달 아래 그늘이 드리워져 있는 이쁜 집, 서로 껴안고 있는 토끼와 눈과 팔이 그려져 있는 잼 유리병, 주전자, 찻잔, 나이프, 가위, 쇠스랑이 그려져 있는 표지만 보면 그저 예쁘다는 느낌만 드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표지 그림 하나하나가 섬뜩하기 그지 없는 그런 아이콘임을 알 수 있게 해준다. 그림 책에서나 나올 법한 언덕 위의 이쁜 집, 오랜 풍상을 거쳤음에도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는 이 집의 정체는 바로 “유령의 집”이다. 처음 이 집을 지은 주인은 아내와 아들을 잃고 자살 했고, 사이좋은 자매는 사과 파이를 굽다가 서로를 칼로 찔러 죽이고,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는 눈 먼 주인을 모시는 여자는 아이들을 납치해 토막 내서 잼 유리병에 담아 지하 창고에 보관해 놓고는 주인에게 먹이며, 독거노인들을 골라 연쇄 살해하던 소년은 자신을 괴롭히던 친구들 앞에 나타나 자살하게 만든 존재가 바로 이 집 지하창고에 살고 있는 유령 소녀임을 알고는 그녀 앞에서 자살하고 사건은 미궁에 빠진다. 이처럼 이 집에서 죽은 유령들은 이 집을 떠나지 못하고 계속 집에 머물게 되고, 덕택에 유령의 집으로 명성(?)을 얻게 되면서 호기심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서 이것저것 묻기도 한다. 최근에는 소설가가 새로운 주인이 되고, 집수리를 맡게 된 일꾼들 앞에 이 집에 거주하고 있는 유령들이 떼를 지어 나타나지만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오히려 새롭게 단장하려는 좋은 의도임을 알고는 눈에 잘 안 띄는 파손 부분을 일러주는 등 적극적으로 집수리를 도와주고, 일꾼들의 돈을 떼어 먹으려는 악덕 부동산 업자를 혼내주기도 한다.
여름만 되면 공중파며 케이블 TV며 납량 특집 단골 소재로 등장하는 “흉가(凶家)”가 주 소재인 이 책은 집에서 벌어진 사건들 - 자살, 존속 살인, 아동 납치 살해, 식인 등 -을 뜯어보면 모골이 송연해질 정도로 무시무시한 사건 일색 - 다 읽고서 잠자리에 들면서 책 내용을 상기시켜보니 꿈자리가 뒤숭숭해질 것 같아 얼른 생각을 멈췄다 - 인데도 책을 읽고 난 느낌은 무섭기보다는 꿈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처럼 몽환적이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아마도 이 집이 겪어온 세월만큼 켜켜이 쌓인 추억- 물론 끔찍하고 무시무시한 그런 추억 - 들을 이 집을 방문하는 사람들과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하나 하나 들려주는 목소리 톤이 여느 공포 소설들처럼 귀청을 쩌렁 쩌렁 울리는 경기(驚氣)을 일으킬 만큼 그런 소리가 아니라, 마치 그 어떤 “존재”가 내 귓등에서 들릴락 말락 조용한 목소리로 소곤소곤한 들려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일 것이다. 물론 읽으면서 뒤를 돌아다보면 어떤 “존재”의 눈과 마주 칠 것 같은 불안감에 읽으면서 선뜻 뒤를 돌아보기가 어려웠지만 말이다. 특히 유리창에 빼곡히 달라붙어 집수리하러 온 일꾼들을 바라보는 장면을 머릿 속에 떠올려 보면 마치 영화 <주온(呪怨)>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무서울 수 있는 장면인데 결국 일꾼들을 도와 집 수리를 마치고 수리 기간을 넘겼다는 핑계로 품삯을 떼어먹으려는 업자를 혼내주는 장면까지 읽게 되면 절로 웃음을 짓게 만들기도 한다.
어느 독자는 이 책을 읽고 꿈자리가 사나웠을 정도로 무서웠다고 하는데 내가 무딘 건지 읽는 동안 오싹한 기분은 들었지만 그렇게까지 무섭게 느껴지지는 않았는데, 오히려 읽고 나서 책 속 내용을 상상해보니 그제서야 참 무서운 이야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티븐 킹의 지극한 공포를 기대했던 독자들이라면 실망스러웠겠지만, 읽는 동안은 그렇게 무섭지 않았지만 읽고 난 후 상상해보면 더 무섭다는 느낌이 드는, 은근하면서도 묘한 느낌이 참 매력적인 공포소설을 읽어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온다 리쿠, 색다른 재미와 매력을 보여주는 작가임을 다시 한번 확인 시켜준 이 책 덕분에 책장에서 먼지만 쌓이고 있는 그녀의 <삼월은~> 시리즈를 드디어 꺼내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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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의 집'을 소재로 한 잔혹동화집이다. 온다 리쿠도 어릴 적에 서양 동화책을 자주 읽었나 보다. 옛날에 읽은 그림책 속 집은 모두 언덕 위에 있었다. 언덕 위의 집은 멀리서 보면 봉긋 올라온 무덤을 닮았다. 그러고보니 요즘은 동네 교회당의 십자가들이 만드는 괴기스러움이 마을 전체를 유령이 출몰하는 묘지로 변모시키는 것 같다. 서구의 어두운 상상력은 언덕에 자리잡은 과자로 만든 집이나 절벽에 자리잡은 창검 모양의 성채처럼 야릇한 느낌을 주는 고딕적 공간을 선호한다. 《우리 집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그런 유령의 집을 무대로 삼아 인간의 내면에 잠재한 꿈의 세계와 초자연현상을 조곤조곤 묘사하고 있다. 유령의 집 옆에는 사과나무가 있다. 작은 박공과 덧지붕이 두드러져 보인다. 1층에는 이상하게 창문이 단 하나도 없다. 그리고 2층 창문에는 한 여인의 실루엣이 투영된다.
그림형제의 잔혹극처럼 온다 리쿠는 언덕 위의 유령의 집을 무대로 삼아 그곳을 거쳐간 사람과 유령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온다 리쿠는 모든 집에는 유령이 산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다시 말해서 유령이 살지 않았던 집은 없다! 모든 집은 나름의 추억들을 간직하고 있는데 이런저런 추억들이 바로 유령의 정체가 아닌가! 구두쇠 노파의 유산을 가로채 집을 구입한 두 자매가 이사 온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부엌에서 사과파이를 굽고 감자를 깍던 중 서로를 칼로 찔러 죽이는 사건이 벌어진다. 책을 다 읽고서도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우리는 서로의 그림자를 밟는다>는 제목은 무슨 의미인지도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