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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세사르 바예호의 시집 네 권―검은 전령, 트릴세, 인간의 노래, 스페인이여! 나에게서 이 잔을 거두어다오―과 특정 시집에 수록되어 있지 않던 시 네 편을 묶어서 펴낸, 그야말로 바예호의 시 세계를 다 보여주는 작품집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옮긴이의 해설에 따르면 페루의 안데스 출신인 바예호는 늘 가난했으며, 병약했고, 그로 인해 부정적이고, 비관적일 수밖에 없었(P. 313)으리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의 시에서는 시니컬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사회의 약자를 향한 연대의 손길이 느껴진다. 외로움과 평생을 따라다닌 가난으로 고통받으며, 병마와 싸운 환자. 소외된 이들, 가엾은 이들을 위해서는 자신의 안위도 안중에 없던 전사. 고통스러운 세상에 태어난 것 자체를 원망하고, 감히 신을 향해서도 서운함을 토로한 그는 그러나 인간, 특히 소외된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을 가진 인물이었다(P. 346)고 옮긴이는 설명한다. 그의 시는 내용에 인간은 죽기 위해 태어난 존재라는 인식에서 출발하는 삶에 대한 비극적 사고, 신에 대한 원망, 피붙이들에 대한 그리움, 소외된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향한 집념을 담고 있으며 형식은 고향의 말투를 사용하거나 시인이 새롭게 만든 낱말을 사용하면서 글자의 시각 요소를 부각시키는 등 시인의 독특한 개혁적 시 쓰기 방식(P. 313)으로 이루어진다.
위에서 거론한 모습을 짧은 인용을 통해 살펴보면 그러나 하느님! 죽음, 한계, 끝나는 것에 대해서는 어쩌지 못하십니까 (절대적 존재 중) 오, 주님! 당신께서 인간이셨더라면, 오늘은 하느님이 되실 줄 아셨을 겁니다. (영원한 주사위 중) 나는 신이 아픈 날 태어났습니다. 아주 아픈 날. (같은 이야기 중) 신을 부정하는 시인의 시각이 독특한 표현을 통해 표출됨을 알 수 있다. 스페인 의병이여, 신뢰의 뼈를 가진 전사, 네 심장이 죽음을 향해 나아갈 때, 전 세계의 고통을 지니고 죽음을 향해 나아갈 때, 나는 정말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 시집 ‘스페인이여! 나에게서 이 잔을 거두어다오’에 실린 시 공화파 의병에게 바치는 노래의 첫 연 중 일부이다. 이 시집은 스페인 내전을 가장 생생하게 그려낸 것으로 정평(p. 337)이 나 있다고 한다. 옮긴이의 설명에 따르면 시인은 스페인 내전에 직접 참전하지 못해서 마음의 빚을 지고 살았다고 하는데 인용한 내용은 그런 마음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시집 전체로는 패배하는 공화군에 대한 안타까움과 연민이 깊다. 전투가 끝나고, 한 사람이 죽은 전사에게 다가옵니다. “죽지 마!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그러나 죽는 사람은 그냥 죽어갑니다. … 그러자 전 세계 만민이 몰려와 그를 에워쌌습니다. 감동을 받은 슬픈 시신은 그들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일어나 맨 처음에 온 사람을 껴안았습니다. 그리고 걸어갔습니다. (같은 시집의 대중 중) 당연히 스페인 내전의 상황을 알고 있으면 이 시집의 내용을 잘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다 기억하지는 못했지만 예전에 읽었던 앤터니 비버의 스페인 내전―책 제목이다―을 떠올리며, 때로 관련되는 내용을 그 책에서 다시 찾아가며 그야말로 시를 읽었다. 감상한 게 아니라. 그런데 그의 시 세계는 자주 난해하다. 삶의 방식의 차이, 문화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벽이 그의 시를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기도 하지만 중의를 담아 씌어진 시어가 그렇게 만들기도 하고 뭘 의미하는지 알 수 없는 내용이 그렇게 만들기도 한다. 내 나쁜 머리가 제일 문제이겠지만. 특히 시집 ‘트릴세’는 거의 모든 시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자백해야 할 정도다. 적당한 예시인지 모르겠지만 이 책에 붙은 리뷰들을 다 살펴봐도 깊이 있게 바예호의 시를 이해하고 쓴 건은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 버벅거리는 게 아니라는 위로 아닌 위로로 씁쓸한 나 자신의 몰이해를 달래 본다. 옮긴이의 해설 말고 다른 전문가들의 설명을 더 들어보면 이해도가 올라갈까 싶은 심정이 든다. 각종 주석과 옮긴이 주, 옮긴이 해설 등이 꼼꼼하게 수록되어서 그나마 바예호를 일정 수준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 점을 고려해서 편집/구성을 평가했다. 내용에 대한 평가가 박한 것은 내 이해의 부족을 평가 점수에 반영한 탓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제목이 된 시, ‘오늘처럼 인생이 싫었던 날은 없다’를 감상하기로 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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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전자책으로 신청했던 책인데 아직껏 신청 상태로만 있는 것 보면 아마 승인이 나지 않은 듯 하여 아예 구입했다. 아마 내일 바로 리뷰하지 싶은데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 역시 마찬가지.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만 신청되어 봤다. 오늘처럼 인생이 싫었던 날은이라는 제목만 봐서는 읽기 편한 시들이 있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어지간한 철학서나 종교서적 버금갈 정도로 심오하고 깊은 내용의 시들이 주를 이룬다. 엄밀히 말하면 표현 자체가 그렇게 어렵다기보다는 시가 지니는 특유의 함축적 의미가 그렇기에 더 어렵게 다가온 것 같기도. 개인적으로는 '아가페'라는 시가 인상적이었다. 이 인생의 오후에는 사람들이 왜 내게 문을 / 열어주지 않는지 나는 모릅니다 / 그리고 내 영혼은 남의 것이 됩니다. / 오늘 오후에 나는 너무도 조금밖에 죽지 못했습니다. 특히 위 구절이 비록 시인이 뜻했던 바가 무얼지는 정확히 알지 못하더라도 그 심상 만큼은 그래도 조금은 이해할수도, 나아가 공감이 가기도 했다. 시가 지니는 가장 큰 매력이겠지. 결과적으로는 도서관 대여가 아닌 구입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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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안 지는 꽤 오래되었는데 구매로 이어지지는 못했었다. 그러다 우연히 들은 팟캐스트에서 이 책을 또 듣게 되었고 운명이려니, 하고 구입했다. 오래전 출간되었던 책인데 개정판으로 나왔다고 한다. 어찌됐든 숨이 끊어지지 않고 다시 세상에 나와주어 감사할 뿐이다. 많은 책들이 수명을 오래 연장하지 못하고 사라지니까. 이 시집은 앞으로 절판 없이 오래오래 이어지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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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사르 바예호의 시 모음집 오늘처럼 인생이 싫었던 날은 (다산책방, 고혜선 역) 의 리뷰입니다. 어느날 중남미 작가의 책들 중 어떤걸 사볼까 하면서 예스24를 돌아다니다가 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 컴앞에 앉아 책 고르던 내 자세와 저 표지속의 세사르 바예호의 턱괸 포즈와 표정이 너무 똑같아서 뭔가 운명이라고 느꼈지요. 얼른 다운받아 읽어보았는데 시집은 처음인데다가 이게 또 번역된거라 좀 초반엔 뭔소린가..괜히샀나.. 이런생각이 자꾸 들고 읽기 힘들었는데 계속 읽다보니 좋은글들도 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