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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주요 줄거리만 따라 대략 봤던 <언스토퍼블>을 오랜만에 다시 보게 되었다. 그 사이 고인이 되어버린 토니 스코트 감독에 애도를 먼저 표하며.
펜실베니아 주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화물 열차 777호가 문제를 일으켰다. 화물 열차가 정비공의 실수로 엔진이 작동해 저 혼자 빠르게 시동이 걸렸다. 무척 인체에 유해할뿐더러 수하물이 노출되면 큰 파괴력을 갖은 화학물(액체)를 실은 열차가 그만 시속 160km가 넘는 속도로 브레이크 없이 달리게 됐다. 관계자들은 백방으로 노력하여 애를 쓰고 1차, 2차 등 여러번의 제어 시도를 하지만 간발의 차이나 안타까운 어긋남으로 실패하고 만다. 최후의 보루는, 마침 다른 관련 열차 1206호를 몰고가던 기관사들 두 명, 즉 프랭크(덴젤 워싱톤)와 윌(크리스 파인)에게 달려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몰린다. 그들은 하필 777호와 같은 선로에서 운행하던 유일한 이들이었다. 1206호가 자신의 열차 전(全) 칸과 기관실을 일부러 분리시켜서, 한 칸을 달리는 폭주 기관차에 연결하여, 감속을 한 후에 그 다음 상황을 만들어 인력으로 정지시키려는 계획이다. 베테랑 기관사 프랭크는 50대 50의 성공, 실패 확률이라고 윌에게 말한다. 그가 목숨을 걸고 차량 위로 걸어서 달리는 777호 앞쪽까지 가려 하지만, 속도는 여전히 광속이고 중간에서 다음 칸이 너무 멀어 멈춰버리는 프랭크. 현지 생방송을 중계하는 한 아나운서는 이 기관사들이 사상 최대의 필라델피아 열차 탈선 사고와 더불어 참사에 희생될 수도 있다고 한다. 위험한 물질을 안고 엄청난 속도로 달리는 열차의 운명은? 그리고 프랭크와 윌은 이 사건을 막을 수 있을 것인가! 참 오래만에 보는, 투박하면서 우직한 이야기였고, 덴젤 워싱톤의 배역이 토니 스콧의 그런 연출과 시나리오를 고스란히 재현해냈다.
요즘 ‘돌직구’ 돌직구 하는데 3년전 작품인 <언스토퍼블>이 바로 그런 스타일의 작품이다.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과 임무는 너무도 잔인하다. 그들이 성공하면 한 주(州)의 영웅이 되지만, 실패하면 참사는 참사대로 일어나고 그들의 목숨도 보장 못한다. 이렇게 극단적일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이상하게 영화에 몰입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 역시 감독 특유의 마력적인 연출, 핸드 헬드 + 줌 인, 줌 아웃(Zoom in & Out) 덕분이다. 지역 방송국에 속한 헬기가 모든 과정을 생중계하는데, 기관사 윌 콜슨의 아내와 프랭크 번즈의 딸들이 TV 모니터와 현장 근처에서 계속 응원하는 씬들이 교차되어 나온다. 처음에는 마냥 이해할 수만은 없었다. 나같으면 가족이 위험한 미션 수행 중이기 때문에 차마 화면을 직시하지 못하거나, 아예 끄고 그냥 기도만 할 것 같다. 그런데 기관사들의 가족은 눈물 맺힌 눈으로 주먹을 불끈 쥐거나 아예 응원하는 시민들과 모여서 가족들의 성공을 응원한다. 그런데 한참 보다보니, 결말을 이미 알뿐더러 이미 엔딩을 본 나조차도 같이 ‘응원’을 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것도 영어로 하는게 실감나서 가족들 따라했다. ^^; “Come on!” “Come on, Will.” “Do it !!” 결국 아슬아슬하게 성공하고 각자 있는 곳에서 환호하고 눈물 흘리며 기뻐하는 시민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그래서 엔딩 크레딧 전에 정지화면으로써 프랭크, 윌을 비롯한 주인공들의 그 이후를 자막으로 보여준다. 언제나 요런 장면들은 통쾌한 휴머니즘을 선사하듯 <언스토퍼블>도 그러했다. 사태를 막은 핵심주역들이 모두 기득권이 아닌 현장 관련자들이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오히려 처음 사건을 인지한 철도회사 고위 관리는 사람들 목숨보다는 자기 회사 입장만 두둔하는 모습을 일관해 관객의 분노 게이지를 상승시킨다. 이 훌륭한 일이 윌, 프랭크 두 명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물론 아니었다. 회사 안전관리 여성 요원이 상황을 주고 받으면서, 고참이 회사만 생각할 때 해고될 걸 무릅쓰고 프랭크를 도왔기에 가능했다. 프랭크는 퇴사를 앞 둔, 노땅 취급받는 직원이고, 윌은 들어온지 얼마안 된 신출내기 용접공이었다. 언제나 그렇지만, 이런 캐릭터들이 합력하여, 아무도 못한 일을 이루어내는 헐리웃 영화들은 일정부분 감동을 전달한다. 더군다나 실화를 기초로 했기에. 토니 스콧은 요즘에 보기 드물게 액션에 자기의 고유한 개성이 있던 몇 안되는 장인 감독이었다. 비록 <언스토퍼블> <펄햄123>이 모두 흥행에 성공한 것 아니지만, 마이클 베이와는 또 다르게 짜릿하고 감각적인 화면을 만들줄 알았던 그의 영화들을 영원히 볼 수 없다는 게 너무나 애석하다. 거장의 유작들. 영화 <언스토퍼블>의 실제 모델이 되었던 열차 CSX-8888은 지난 5월 18일 폐기되었다고 한다.
6/2~6/8 주간 Mission 리뷰 덴젤 워싱턴, 크리스 파인의 <언스토퍼블> 2010년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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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애정을 갖고 일정 시간 관찰하다 보면 그사람만의 특징적인 스타일 등이 눈에 잡히는 건 당연하다. 애정이 없다 해도 어지간히 차별되는 개성을 요란하게 표현해 대는 사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인데, 영화 첫 두어 시퀀스만 봐도 아 이거 그 사람 연출이구나 하고 바로 느낌이 오는 건 여러 이유, 유형들이 있겠다. 예컨대 찰리 채플린 솜씨, 우디 앨런 솜씨, 마이크 마이어스 솜씨(!), 나아가 우베 볼 솜씨(..) 같은 건 어느 예를 골라도 쉽게 맞힐 수 있겠다. 히치콕이라면, 스필버그라면, 스콜세지라면, 곽경택이라면, 제목과 배우 이름을 가린 채 몇 시퀀스만 딱 보고 누군지 알아챌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