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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講話)는 어떤 주제에 대하여 강의하듯이 쉽게 풀어서 이야기한다는 의미이니, <문장 강화>라는 제목의 이 책은 문장 즉 글쓰기에 대한 저자의 관점을 쉽게 풀어서 설명하는 내용이라고 하겠다. 일제 강점기 소설가로 활동했던 저자가 저술한 우리말 글쓰기에 대한 일종의 안내서라고 할 수 있는데, 1939년 잡지 <문장>에 연재했던 글을 이듬해 단행본으로 엮어 출간했다고 한다. 그리고 해방 후인 1947년에 증보판으로 다시 출간했던 저서를 원본으로 삼아, 해제를 붙여 ‘원래의 체제와 내용을 그대로 살려’ 새롭게 선보이는 것이 바로 이 책이라고 하겠다. 다만 당시 일반적이었던 세로쓰기 형식의 체제를 가로쓰기로 바꾸고, 원문의 한자를 한글로 바꾸면서 필요한 경우 한자를 괄호 안에 표기하는 정도로 손보았음을 밝히고 있다.
오래 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접하면서, 이 책에 대한 생각과 함께 글쓰기에 대한 내 관점이 많이 바뀌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대학을 졸업할 무렵 막 출간된 이 책을 구입해 읽으면서, 탁월한 문장가였던 이태준의 글쓰기에 대한 관점을 배우려고 노력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국문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글쓰기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었으며, 형식적 절차를 적시할 뿐이었던 여타의 글쓰기 책들에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저자가 안내하는 ‘문장 작법의 의의’에 공감하면서, 다양한 사례로 제시한 문장들에 이끌렸다고 하겠다. 무엇보다 다양한 문장의 사례들이 적시되어 있기에, 이 책에 소개된 문인들의 작품과 문장들을 구체적으로 접할 수 있었던 까닭도 한 몫 했을 것이다.
적지 않은 시간이 흘러 이 책을 거듭 읽으면서, 여전히 문장에 대한 저자의 관점에 공감하는 바가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저자가 안내하는 다양한 항목들과 그에 해당하는 문장의 사례들을 통해 글쓴이의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울러 글쓰기란 형식이 아니라 자기만의 개성이 드러나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인지할 수 있었다. 저자가 탁월한 문장으로 주로 인용하는 이상과 정지용 그리고 다양한 문인들의 글은 각자의 개성적인 문체에 토대를 두고 있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문장가들이 자신만의 개성적인 문체를 완성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을 것이다. 따라서 글쓰기를 배우는 이들 역시 그들의 문체를 단순히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그다양한 사례를 접하면서 글을 쓰는 이의 개성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말하기와 글쓰기가 구별된다는 점을 ‘문장과 언어의 제문제’라는 항목을 통해 강조하고 있으며, ‘운문과 산문’의 차이를 다양한 문인들의 사례를 통해서 설명하고 있다. 현대 문인들 뿐만 아니라, 고전시가와 고전소설 작품들을 망라하여 인용하여 소개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은 단순한 글쓰기 안내서가 아닌 문학 전공자에게도 문장에 대한 관점을 이해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이와 함께 일기와 서간문으로부터 논설문과 수필에 이르기까지 모두 10종류의 ‘각종 문장의 요령’ 또한 적절한 문장들을 제시하며 그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 글쓰기의 마무리 과정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퇴고의 이론과 실제’를 비롯해서, 글감을 마련하고 마무리하기까지이 과정에서 필요한 ‘제재, 서두, 결사 기타’에 대해서도 저자의 관점에서 안내를 하고 있다.
글쓰기에 있어서 ‘대상과 표현’이 중요하다는 점을 별도의 항목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저자가 생각하는 ‘문체에 대하여’ 설명하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특히 마지막 ‘문장의 고전과 현대’라는 항목에서는, 저자가 원고를 작성할 당시의 시점을 기준으로, 이른바 ‘고전적 문체’와 ‘현대적 문체’를 제시하면서 비교하는 내용을 덧붙이고 있다. 하지만 책이 출판된 지 80년도 더 지난 시점에서, 저자가 안내하는 ‘문장의 현대’는 21세기에 접어든 시점에서 더 이상 ‘현대적 문체’라고 인정되기 어려울 것이다. 저자와 같은 당시의 문인들은 한문에 대한 독서 경력과 해당 지식이 풍부하여, 이 책에서도 한자어의 사용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한문을 별도의 과정으로 공부해야만 하는 21세기의 독자들에게 과도한 한자어의 사용은 독해에 어려움을 안겨주는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내용이나 구성도 하나의 참고로 받아들이면서, 글을 쓰는 이들이 각자 자신의 문체와 역량에 맞는 개성적인 관점을 형성하는 것이 전제되어 함을 강조하고자 한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 ( https://cafe.daum.net/Allwithbooks )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
| 졸필(拙筆)로 애를 썩고 있던 중에 이책의 제목을 보고는-문장강화(文章强化)로 착각하고- '문장을 멋있고 단단하게 강화(强化)하는 지침서'가 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학교 장서실에서 이 책을 빌려 봤는데, 알고 보니 문장강화(文章講話)였다. 어찌 되었든, 글쓰기에 대한 상허(尙虛) 이태준 선생의 남다른 애정과 신념이 용해되어 있는 노작이 아닌가 한다. 알다시피 상허는 암울한 일제 시대의 지식인 소설가이다. 그 당시의 필명을 떨쳤던 그가 친하게 사귀었던 문인이 바로 '이상(李箱). 그리고 시인 정지용(鄭芝溶). 그래서 그런지 이 책에 실린 예문들 중에 '이상'과 '정지용'의 글들이 많다. 산문. 운문 등 장르별 글에 대한 작자의 설명과 이에 동시대에 활약했던 문인들과 작고한 문인들의 글들을 선별해서 모범적인 예문으로서 지면에 실었다. 또 출판사의 배려인지, 책 뒷부분은 글들의 출전이 실려 있으며 또, 각 글의 '작자'들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있어 한국문학에 대한 지식을 얻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몇가지 지은이의 말에 귀기울여 보자. -상허는 글을 씀에 있어 '한자어'와 순 '우리말'에 대해 말한다. 한자어는 추상적인 개념을 설명하는 데 효과가 있지만, 구체적인 대상을 묘사하는데는 역시 '우리말'이 전자보다 훨씬 더 구체성을 띈다. -또 상허는 모파상의 말을 빌어 '유일어'에 대해 말한다. 모파상이 말한 유일어 라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활자화 할때, 그 생각과 가장 일치하는 '하나의 단어' 이다. 모파상은 말했다. 자신이 나타내고자 하는 의도대로 글을 쓸때 그 의도와 딱 떨어지는 언어는 결국엔 단 하나이다. 그렇다면 유일어를 찾는 노력은 글쓰는 자 로서 게을리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유일어를 찾는 행위의 끝은 곧 선택이며 많은 '어휘의 습득'을 필요로 한다. 많은 어휘들을 알아야 그 중에서 가장 자신의 생각과 맞아 떨어지는 '유일어'를 선택할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글들. 이태준이 말하는 '조선어'가 세련되어 지기 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태준은 조선어 '세련화'의 필두로 '이광수'를 지목한다. 하지만 이광수의 문체가 점차 피로감을 느낄때, 전혀 새로운 '이상'의 문체가 나타났다고 말한다. -조선어는 아름다운 글을 쓰기위해 노력을 경주(傾注)한 '작가'들에 의해 세공되어 왔다고 상허는 말했다. 언어에 천착하고, 머릿속의 상(像)과 펜 끝에서 비롯되는 상(像)의 일치를 위해 발분하는 자의 모습이야 말로 이 책을 통해 깨달은, 귀중한 '글쓰는 자'로서의 참모습 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곧 자신의 생각. 추상적인 이미지와 사고. 그리고 생각을 글 이라는 '활자화'의 구체적 모습으로 조각하는 행위이다. 허투루 펜을 휘두르고 내갈기는 그런 것이 아니라 충분한 애정과 관심을 귀울여 새겨나가야 할 그것이다. 이 책을 통해 생각나는대로 무조건 휘갈기고는 툭 덮어놓고 신경조차 쓰지 않았던 나의 글쓰기에 대해 성찰할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 곳곳에 글쓰기에 대한 지은이의 애착이 느껴진다. 자신이 나타내고자 하는 그것을 위해 '언어'라는 무기로 싸우는 글쓰는 사람들.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펜을 드는 너이고 나이고 저들이며 우리들이다. 글쓰는 행위를 간과하기 쉬운 요즈음, 이 책을 읽고 상허의 도움을 받아 '언어' 그리고 글에 대한 이해를 하고 관심과 애정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책을 덮은 후에는 머릿속 한 쪽 귀퉁이에서 '활자화'를 꿈꾸는 귀중한 생각들을, 애써서 한 문장 한문장으로 조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
| 상허 선생의『문장강화』는 '文章强化'가 아니라 '文章講話'다. 초판(1940)으로 치면 63년, 증정판增訂版(1947)으로 쳐도 50년은 족히 넘게 오래된 이 책을 다시 읽은 이유는 여러 미디어에서 꽤나 칭찬을 해댔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기에라도 남겨두는 이유는 충분히 그 칭찬에 값하는 것 같이 여겨지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에 대한 칭찬은 해제를 쓴 임형택 교수가 다 한 셈이니, 무엇보다 이 책은 설명하는 글이 아니라 보여주는 글인 것이다. 부록의 예문 색인만 네 쪽이 되니 그것은 수치로도 증명되지만 어느 쪽이고 책을 펼쳐봐도 예문이 없는 장면은 볼 수 없다시피 하다. 어느 곳은 아주 예문이 왼쪽-오른쪽 두 쪽을 꽉 채우고 있기도 하다. 임 교수는 "예문의 풍부함은 신문학 20년이 도달한 우수한 성과를 집결해놓았다 할 것이다."(4쪽)라고 말하고 있는데 그것이 하나도 과장이 아니게 생각된다. 알게모르게, 아니 전연 모르면서 근대문학을 아래로 보았던 내게 반성의 기미가 보일 듯도 하다. 이태준은 또한 당시에 이미 언어예술로의 문학에 대해 상당한 고민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이를테면 "책이라고는 '책'보다 '冊'자가 더 책 같다."(224쪽)는 부분은 흔히 한자어의 장점으로 꼽히는 함축이나 축약의 쉬움에다 중요한 한 가지 점을 더하고 있다. |
| 초판이 나온지 거의 환갑을 바라보는 책이지만 아직도 유용함이 있는 책인 듯 싶다.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각종 문학작품에서 예를 풍부하게 들고있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별로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내가 글재주가 없는 편이라 당장 써먹을 수 있게 서술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어려가지 글의 형식과 퇴고, 재제,서두, 결말, 문체 등을 작은 책 한권에 망라하고 있다. 특히 책에서 요즘은 기교가 넘치는 말들이 범람해서 어머니, 엄마 하면 진정이 나타나는데 오오!사랑하는 어머님이시여 하면 서양식의 직역일뿐 아니라 호들갑스러워 넋두리 잘 하는 아이의 울음처럼 진정을 상한다는 대목이나 서양예술을 너무 맣이 본떠 엽서 한장에 쓰는 사연에도 오오!사랑하는 나의 어머니, 당신의 사랑하는 **로 부터 등 호들갑을 떤다고 질투하고 있다. 그 시절 이미 그런 비판을 받을 정도였으나 지금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더 심해졌겠지. 그리고 실제로 내용은 한글로 말하듯이 쓸 수밖에 없으면서도 서두, 결말에 상서, 상백시. 기체후 일향만강, 여불비 상서 등으로 쓰는 일부의 식자연한 태도에 대해서도 지적하는데 저자의 날카로운 비판정신이 살아있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