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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딜레마 여행>, <호모 사피엔스 퀴즈를 풀다>에 이어 세 번째로 읽어보는 줄리언 바지니의 책이다. 우리 주변의 예를 들어 논리의 오류를 알기 쉽게 설명하는 저자는 이번 책에서도 자신의 장기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정치인, 스포츠 스타를 비롯한 유명 연예인의 말들이 사실은 논리적으로는 형편없다는 사실을 잘 드러낸다. 사실 그들을 말을 아무런 비판 없이 그냥 들을 때는 모른다. 대중의 심리를 파고드는 수사와 달변가로서의 능력이 이 모든 것을 감춰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도 말하듯 비판 없이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은 엽총 없이 사냥을 나가는 것과 같다. 저자의 끈질긴 주장처럼, 부디 생활에서의 여러 의견이나 논쟁을 그러려니 하고 넘기기보다는 논리적으로 파고드는 습관이 필요할 것 같다.
한 꼭지의 글을 읽는 데 5-1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리니, 여러 책을 읽다 잠시 잠깐 들춰보며 생각의 긴장을 다잡는 도구로 사용해도 되겠다. 논술이나 면접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여러 시사적인 주제들의 논리적 오류를 다루고 있는 이 책이 도움이 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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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일상은 밀접한 관련이 있을까? 나 역시도 의문이다. 학문의 가치가 단순히 우리 삶의 '즉각적' 효용성에 기준을 두고 있는 이 시대의 일반적인 판단은 철학이 '그들만의 것'이라고 치부하게끔 한다. 그러면서도 철학자나 혹은 배운 지식인(예를 들면 진중권), 혹은 대중 철학자 강신주처럼 그들이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책을 사거나 강연을 듣고, 동시대의 시사에 대한 이야기를 원하는 것은 무슨 심리인가? 다들 그들이 가지는 일상의 '통찰', 철학적 능력을 필요로 하는 것 같아 보인다. 나도 그들의 철학적 통찰력을 부러워하고 어떻게 하면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쓸 수 있는지 궁금해서 책의 세계로 넘어오게 되었다. 너무나 단순하게, 어린 시절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걸린 '책이 사람을 만들고, 사람이 책을 만든다'라는 슬로건이 인상에 남아서, 그들을 만든 책을 기계적으로 알고 싶어 했다. 지금에서야 생각하지만, 철학적 통찰은 쉽게 얻어지지 않는 것이었다. 나는 체계적 혹은 이론적 사유 없이 그만한 통찰을 자연스레 삶의 지혜로서 갖출 힘은 내게는 없다. 깨달은 것은 끊임없이 책을 읽고 생각하는 과정,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복잡한 칸트의 이야기나 프랑스 철학의 기발한 생각은 넘어서더라도 일상의 모든 사람들이 판단을 잘 하게끔 만들어 주는 것은 논리학이 아닌가 싶다. 나는 논리학을 수업으로도 들은 적이 없어서 너무 아쉽긴 하다. 하지만 이런 철학자의 책은 난해한 문장으로 나를 괴롭히지도 않고, 가짜 논리라고 치부할 만한 문장들을 라디오밴드 톰 요크의 말이나 럼스펠드 미국 국방장관(the unknown knowns 같은 꽤 유명한 논리적 비약들)의 말들을 사례로 하여 우리가 얼마나 가짜 논리에 휩싸이고 넘어가기 쉬운지 간명하게 밝히고 있다. 심지어 대중 철학책에서도 줄리언 바지니가 언급한 논리적 오류를 범하고 있다. 자세히는 생각이 안나지만 이런 생각을 안하는 사람은 제대로 사는 사람이 아니다라든가. 삶을 알고 싶으면 이 책을 꼭 봐야 한다는 것은 전제를 이미 선취함으로써 반박의 여지를 전혀 주지 않는 편협한 문제 설정을 이루고 있다. 허수아비의 오류라든가, 화려한 수사학적 문장을 파헤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못 보게 하고 논증 대신에 무력한 말들만 내놓게 하므로 우리가 판단할 수 있는 사건이나 명제의 정확한 판단을 방해한다. 그런 판단은 우리가 옹호하는 측에서 내놓는 아무 문제 없어 보이는 문장에서도 발견하는데 충분한 증거가 없다거나, 일부의 옹호를 지지로 착각하는 정치인들이나 할 법한 부정확한 일반화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다. 나는 영국식 유머를 좋아하는데 철학자의 냉소적인 어투를 여기서 보게 되어서 즐거웠다. 이 대목이 나오는 가짜 논리의 예시는 빌 클린턴 대통령의 유명한 거짓말이다. 나는 그 여자, 르윈스키 양과 성적인 관계를 갖지 않았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절반의 진실이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거짓 암시의 기미를 전부 제거하기 전부 제거하기 위해 드러내고 밝혀야 하는 괄호 속의 말들, 뒤에 감춰 뒀던 말들을 생각해 보라. 지방을 줄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높지요), 사랑해 (하지만 당신이 원하는 그런 사랑은 아니야), 셔츠 색깔 근사한데 (하지만 모양은 형편없어). 아무에게도 해가 되지 않는 하얀 거짓말과 고약한 꿍꿍이를 숨긴 절반의 진실 사이의 경계는 희박하다. 그 경계는 어디서 무너질까? (200~201) 52. 거짓과 진실의 교집합 -절반의 진실 Half Truths
책은 전혀 어렵지 않고, 또 짧게 끝난다. 책을 읽으면서 한국인으로서 이색적인 것은 장하석(경제학자 장하준의 동생) 교수의 연구 성과가 인용된 것이다. <<Inventing temperatrue>>라는 책을 펴내면서 그는 우리가 물이 100도에서 끓는다는 진리로 간주되온 명제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밝혔기 때문에, 쉽게 진리라는 주장에 넘어가지 말 것을 경계하는 의미에서 장하석 교수의 주장이 책에 등장한다. 물이 담는 용기에 따라서도 끓는점은 변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너무나 당연하게 의심했을 법한 사실을 비판하는 것이 철학의 임무이고 그는 따라서 <<Is Water H2O>>라는 책도 발간했다. 장하석 교수를 검색하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에 최근 강연한 내용을 보기도 했는데, 철학의 가치를 세상이 경직된 사고를 하는 것을 막고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것이었다. 사회에는 자기처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푸코의 다르게 생각하기가 떠올랐다) 자신의 연구사례를 들면서 말하는 그의 철학적 가치에 대한 주장은 내가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방향이었지만, 영미권 과학철학자로서 그가 밝히는 철학의 유용성이 오히려 일반 대중에게 더 설득력이 있을 것 같다(장하석 교수는 현재 캠브리지 대학교 과학철학과 과학사(Department of History and Philosophy of Science)과 석좌교수다). 나는 사회라는 관점에서 보지 않고 개인의 삶이라는 관점에서 시작하는 편인데, 그의 주장에 대해서도 동감한다. 어쩌다보니 서평이 철학의 유용성과 가짜 논리로 확장된 주제를 향해가고 있지만, 일상에서 보다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를 원하는 사람, 이성을 자기 힘으로 사용하기를 말하는 칸트식 계몽주의의 후예들, 생각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이 논리학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이 책을 들춰도 좋을 것이다. 나도 이 서평을 쓰면서 의도적으로 가짜 논리를 하나 이상 사용하기는 했는데 ... 메시지의 전달과 논리적 오류 사이의 간극은 꽤 좁은 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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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은근히 자신의 사고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 자신이 논리적인지 사고의 함정에 빠져있지 않은지 혹은 다른 사람들의 논리에 속고 있지나 않은 것인지 궁금해 한다는 것은 결국 자신은 물론 세상을 명확하게 이해한다는게 쉽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논리에 대해 내가 가장 놀랐던 기억은 바로 그 유명한 '제논의 패러독스'이다. 토끼가 영원히 거북이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게 실제로는 말도 안되는데 그의 논리에 따르면 진짜 토끼는 거북이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 그래서 깨달았다. 논리도 역시 어떤 틀 안에서만 가능하며 아주 넓은 세상을 모두 논리로만 바라볼 수는 없다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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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한 논리를 들먹이는 건 적들만이 아니며, 우리가 찬성하는 주장의 근거 역시 함량 미달일 때가 있다.' 따끔한 말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줄리언 바지니는 책의 첫 장에서부터 독자들을 바짝 긴장시킨다. 줄리언 바지니의 『가짜 논리』는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논증의 오류 77가지를 소개한 책이다. 줄리언 바지니는 언론을 통해 실제로 공개됐던 정치인이나 언론 매체, 혹은 그 외의 유명인들의 발언들을 소개하며, 그들이 범하고 있는 논리의 오류를 지적한다. 한편으로는 통쾌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불편해지기도 하는 그런 책이다. 왜냐하면 나도 그런 오류에서 자유롭지 못하니까. 그 불편을 인정하고, 오류의 함정에서 벗어나도록 끊임없이 나 자신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숙제를 남긴다. 다행스럽게도(?) 저자는 마지막 챕터인 77번째 꼭지(내 말의 빈틈을 찾아라)를 통해, 우리의 숙제의 부담감을 덜어준다.
자만심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이 두 가지 있다. 첫 번째는, 경계할 것. 절대로 자신의 논리는 합리적이라고 과신하지 말 것. 자신의 추론에서도 늘 빈틈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두 번째는, 명석함과 아둔함, 좋은 논증과 허술한 논중을 나누는 경계선이 선명할 때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할 것.
개인적으로 『가짜 논리』를 읽으며 특히 흥미로웠던 챕터들을 소개한다. 너무 많나?
2. 민주주의는 다수결주의가 아니다. - 민주주의의 오류 - 4. 우유는 송아지가 먹어야지 - 발생적 오류 - 5. 살인은 했지만, 살인자는 아니다. - 정의의 축소 - 9. 결과는 변하지 않는다. - 내가 안 하더라도 누군가는 할 것 - 13. 믿는 대로 들리는 법 - 확증 편향 - 20. 과거 만들기 - 사후 합리화 - 25. 양자택일은 상황을 지나치게 단순화한다 - 잘못된 이분법 - 26. 뒤돌아 볼 때는 누구나 현자 - 예언은 선경지명이 아니다 - 27. 편한 대로 해석하기 - 동기의 억측 - 31. 그 사람들이야 당연히 그렇게 말하겠지 - 오류의 면역성 - 37. 행운의 로또 오리 - 인과의 오류 - 42. 승자가 있다고 반드시 패자가 있는 것은 아니다 - 합리 제로가 아닌 제로섬 - 48. 흔해빠진 권위들 - 가짜 권위 - 51. 의미 없는 승리 - 허수아비 공격을 오류 - 52. 거짓과 진실의 교집합 - 절반의 진실 - 55. 대답이 결정된 질문 던지기 - 복합의문문의 오류 - 70. 전부 다 나쁘지 않으면 전부 다 좋은 것 - 부분적인 옹호 ≠ 지지 72. '만약에'란 없다 -가설 사절 - 74. 과도한 걱정이 위험을 부른다 - 공포 장사 -
미사여구가 합리적인 논증을 대체할 수는 없으므로, 이성의 편에 서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오류의 가능성을 늘 경계하는 것은 물론이고, 남에게서 찾아냈을 때 비판을 아끼지 않는 설득의 꼼수를 자신도 과다하게 사용하지는 않는지 주의해야 한다. 주장이 옳다고 하더라도 그 근거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 그 오류를 지적한다고 해서 반드시 그 주장에 반대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근거에 대한 비판을 주장에 대한 비난으로 여기고, 심지어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기까지 한다. 올바른 주장을 하기 위해선 단지 목소리의 볼륨만 높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아니, 어림도 없다. 우리의 주장이 더욱 설득력을 얻기 위해선, 그 주장과 근거의 논리적 오류들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얼굴을 붉힐 일이 아니라 오히려 반겨야 할 일이다. 그런 과정을 거쳤을 때, 우리의 주장은 (당연하게도) 보다 설득력을 얻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줄리언 바지니가 던지는 무겁고도 통렬한 질문을, 나와 여러분에게 다시 돌려드리고자 한다. 마치 면역 반응처럼 "그 사람들이야 그렇게 말하겠지"라는 말로 자신의 생각에 배치되는 시각을 일축한 일은 없는가? 여기서 우리가 따져 물어야 할 질문이 있다. 나의 가장 확고한 신념을 바꿔놓을 수 있는 건 무엇일까? 현실적으로 그걸 가능하게 해줄 증거가 하나도 생각나지 않는다면, 자신이 틀렸을지 모른다는 가능성마저 인정할 수 없을 만큼 생각이 경직됐을 공산이 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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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사상을 전파하는 수단이 한정되어 있었고, 그 수단을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 또한 높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사용해서 표현 했다는 것 자체가 그 표현물의 가치를 증명하는 수단이 되었습니다. "책에 나온 거야", "TV에서 그랬다고" 라는 말로 그 주장의 진실성을 획득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오늘날 인터넷의 발달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의 비용을 낮추게 되었고, 보다 쉽게 더 많은 사람에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늘렸지만 동시에 그렇게 전달된 사상에 대한 검증에 대한 비용을 수취자에게 부담하게 만들었습니다. 마치 총알 하나에 500만원 한다면, 함부로 총기 난사하는 사람이 줄 것이라는 어떤 코메디언의 주장과도 일치하는 것이지요. 각설하고, 이처럼, 표현의 비용이 적어지면서, 쓰레기 같은 헛소리도 난무하게 되었고,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의 주장이 헛소리인지 아닌지를 판별해야 하는 그 표현의 수취자의 책임이 더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150여년전 쇼펜하우어는 "논쟁에서 이기는 38가지 방법"이라는 책을 통해서, 어떻게 그럴듯한 헛소리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사실, 이를 통해 그럴듯한 헛소리에 현혹되지 말라는 계몽이었던 것이지요. 그리고 오늘날, 이 38가지 방법에 39가지가 더해져 (150년 동안 늘어난 사기의 기술인것이죠), 거짓 논리를 타파하는 77가지 방법에 대해서 정리된 이 책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타인의 헛소리를 구별해 내는 수단이며 동시에,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전에 스스로 검증해볼 가이드라인입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좋은 정보와 틀린 정보를 보다 쉽게 구별하기 위해서라면 반드시 읽어야하는 책입니다. 쇼펜하우어의 "논쟁에서 이기는 38가지 방법"과 함께 읽는다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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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슈가 됐던 '안락사'에 대한 공감하는 내용이 있어 담아본다...
안락사는 도덕적으로 대단히 까다로운 문제이며, 법적으로는 더 심각하다. 누구에게나 스스로 목숨을 끊을 도덕적 권리가 있다고 믿더라도, 법적인 문제는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안락사가 지금보다 더 쉬워질 경우, 질병이나 장애로 인해 남에게 의존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사람은 자신이 주변에 폐만 끼치는 사람이라는 부담에 시달리게 될 테고, 그런 미안함 때문에 원치 않는 죽음을 택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 역시 심각한 우려 가운데 하나이다.
관련해서 고민해봐야 할 문제는 안락사, 그리고 장애 징후를 보이는 태아의 낙태 등이 장애인의 삶은 가치가 없다는 시각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장애 여부에 관계없이 행복하고 보람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온 장애인들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 12. 누구나 삶의 가치를 결정할 자유가 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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