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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줄곧 강원도 삼척이라는 작은 읍내에서 자랐던 나는 방학때마다 서울에 살고 있는 이모네에 갈 때마다 눈이 휘둥그레졌다. 사람만큼이나 차도 많고 건물도 많아서 한눈팔았다가는 고아가 될지도 모른다는 조바심에 엄마손을 꼭 잡고 놓지 않았었다. 그렇지만 나에게 서울이란 도시는, 그런 조바심 속에서도 생동감 넘치는 다이나믹한 공간으로 다가왔다.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일지 몰라도 나는 무조건 서울로 대학교를 가고, 직장생활을 해야된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곳에 가면 꿈을 이룰 수 있고,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으니까.
텔레비젼에 나왔던 "남자셋 여자셋" 시트콤이나 "논스톱" 시트콤처럼 내게도 집 떠난 독립생활과 캠퍼스의 낭만이 당연히 펼쳐질 것이라 생각했었다. 또한, 주머니가 가난했던 대학생들과 직장인들이 저마다의 삶의 고민을 끌어안은 채 비싼 안주도 아닌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뜨끈한 오뎅국물에 맑은 유리 소주잔을 "쨍"하고 부딪히며 삶의 걱정도 날려버릴 것만 같은 주황색 천막의 포장마차에 나도 꼭 가보겠노라 다짐했다.
그러나, 꿈은 달콤했으나 현실은 그다지 달콤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성공과 화려한 삶은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았고, 나는 자주 외로움을 느꼈다. 어쩌자고 여기에 올라왔을까란 생각도 들었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진 않았다.
적어도 여기보다 더 생동감 넘치고 다이나믹한 곳은 없으리라 생각했으니까 말이다. 또한, 여기에 있어야 조금은 특별해보이는 이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관찰하면서 나도 조금은 내 삶에 더 충실히, 바쁘게 살아가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저자 김지수의 삶은 정말 멋지다. 솔직히 말해 더 멋진 것은 그가 소위 말하는 '엄친딸'의 스텝을 밟지 않아서 인 것 같다. 그녀에게도 찢어지게 가난한 유년의 생활이 있었고, 참으로 멋지고 화려한 삶을 살고 있으면서도 똑같이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 과분하지도 사치스럽지도 않은 소박한 방법을 알려주는 이 친절한 '언니'에게 위로 아닌 위로가 된다고 해야하나?
그녀는 책의 전문에 그녀가 이 도시에서 그녀를 위로해주는 여러 모습을 통해 서로가 서로를 위로할 수 있다면 참 다행이겠노라고 밝혔다.
물론 위로가 됐다. 하지만 가장 큰 위로가 되었던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보그 피처 디렉터의 김지수가 아니라 순수한 소녀같은 감성의 글을 쏟아낸 또 다른 김지수를 만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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