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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불량 가족 레시피》(손현주)를 읽었다. 제목에 ‘가족’이라는 말이 있으니까 식구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 수 있다. 제목에 바로 나타낼 수도 있고 나타내지 않기도 한다. 이 책 《밤바다 건너기》도 식구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밤바다’라는 것은 어려운 시기를 나타내는 것 같기도 한데 ‘거부해서는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한 말에서는 어느 한 시기만을 나타내는 게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 또한 거부할 수 없고 거부해서는 안 되는 것이 아닐까. 한가지 더, 바로 식구다. 이렇게 쓰고는 있지만 나는 그렇게 잘 받아들이고 있지 않다. 거의 모르는 척하고 살아간다.
아버지, 어머니, 연우, 동우 그리고 연우 친구 창미, 최혜진 선생, 김미숙 선생. 작은 제목에 나와 있는 것이다. 연우와 동우는 이란성 쌍둥이로 위로 남자 형제가 있었는데 사고로 죽었다. 그것 때문에 어머니는 우울증 상태에 있다. 아버지는 버스 운전을 하는데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직이다.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해서 파업에 참가하고 있다. 동우는 학교에서 말썽을 피운다. 나쁜 아이는 아닌 듯한데 성격이 급해서 주먹이 먼저 나간다. 연우는 학교에서 공부 잘하는 모범생이다. 공부를 잘해서 특별반에 들어가서 방과후에 특별수업을 받고 학원에도 공짜로 다녔다. 이것은 학원 원장이 자신의 학원을 광고하기 위해서 연우를 학원에 다니게 한 것이다. 집안 형편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 학원에 다닐 수는 없었다. 동우가 학교에서 사고를 쳐서 들어가는 돈도 많았다.
창미는 연우의 친한 친구로 연우에 대해 마음을 많이 쓴다. 그리고 연우의 이란성 쌍둥이 동생 동우와 사귄다. 연우는 창미가 부자인 것을 부러워하기도 했다. 다른 사람에 대한 것보다 연우에 대해 많이 쓰고 있다. 이야기가 끝날 때쯤 많이 달라지는 사람이 연우여서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연우뿐 아니라 동우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도 조금 달라진다. 첫째가 죽었다는 것은 식구 모두에게 상처다. 그런데 거기에서 가장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은 어머니였다. 늘 술을 마셨다. 술 때문에 건강이 나빠져서 병원에 입원하기까지 한다. 어머니는 화가 나면 그것을 아버지한테 풀었다. 아버지는 어머니가 예전에는 지금과 달랐는데, 우리는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것인가를 생각하기도 했다. 동우는 아버지가 하는 일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러다 최혜진 선생님이 아버지가 하는 파업에 대한 이야기를 해서 조금 관심을 가진다. 그리고 형만 생각하는 어머니한테 섭섭한 마음이 있었지만 병원에 입원했을 때는 어머니를 돌본다.
연우는 잠깐 위험한 일도 했다. 학급비를 자신이 써서 채워 넣어야 했을 때 학원 원장한테 돈을 빌린 것이다. 학교에서 명품 계를 들고 명품 가방을 사기도 했다. 요즘 학생들이 정말 이런 것을 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우는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였다. 그런데 한가지 나오지 않은 게 있다. 그것은 연우가 왜 좋은 대학에 가려는 것인가다. 어쩌면 나왔는데 내가 놓친 것인지도 모르겠다. 한 친구가 자퇴를 했다. 그 아이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시험 성적이 나빴다. 그래서 자신이 가고 싶은 대학 원서를 쓸 수 없었다. 자퇴를 하고 검정고시를 봐서 대학에 갈 마음이었다. 연우가 고등학교는 대학을 가기 위한 코스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을 때 친구는 얼굴을 찌푸렸는데, 이제 반대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입시에 대해서만 생각하던 연우가 달라졌다.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동우에 대한 생각도. 동우한테 사고가 났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무척 걱정했다. 연우는 이제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살펴보기로 한다.
논술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소설뿐 아니라 모든 글은 거듭 읽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냥 내가 하지 못하는 것이라서. 한번만 보고 이런 것을 쓰다니, 작가한테 미안한 마음이다.
희선
☆―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강조할게. 논술의 목표는 입시가 아니야. 여러분은 글을 읽고 쓰는 작업을 통해 자신과 주위 삶을 바라볼 줄 알아야 해. 그만큼 중요하고 엄숙한 일인 거지.” (26쪽)
“그래, 낮바다 하고는 다르지. 밤바다는 뭐랄까…… 더 신비로워, 무섭기도 하고. 하지만 어쩐지 거부해서는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우리 앞에 놓인 각자의 삶처럼.” (2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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