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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족’으로 제대로 걷기도 힘들어하는 통코우 마을의 ‘설화’와 푸웨이 마을의 ‘나리’가 만나서 맹세한다. 그 누구도 갈라놓을 수 없는, ‘라오통’이라는 두 마음의 결합을…. 평생 지켜나가야 할 이 약속을 시작으로, 설화와 나리는 그들의 기억을 부채에 써내려가기 시작한다. ‘누슈’라는 여인들만의 비밀 문자로 말이다…. 하지만 작은 오해로 그들의 ‘우정과 사랑’은 시험에 들게 되고, 결국 그들은 서로에게 ‘후회와 아픔’으로, 그리고 또다시 ‘우정과 사랑’으로 남겨진다. 손에 만져질 듯 생생하게 다가오는 ‘전족’, ‘누슈’, ‘라오통’, ‘후회와 아픔’, ‘우정과 사랑’ 이라는 몇 개의 이미지로 이 소설, 『설화와 비밀의 부채』를 정리해본다. 이 몇 개의 단어들이 너무나도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기에 이렇게 정리해도 전혀 모자람은 없어 보인다. 어떻게 보면 너무 뻔 한 이야기, 단순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할 수도 있겠지만, ‘전족’, ‘누슈’, ‘라오통’ 으로 대표되는 19세기 중국 후난성의 여인들을 만나게 된다면 절대 그런 이야기는 할 수 없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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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0년대 중국 후난성의 한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여인들의 고단한 삶을 은밀하게 전해주던 비밀스러운 문자 '누슈'를 통해 평생동안 우정을 나눈 설화와 나리라는 여인의 이야기, <설화와 비밀의 부채>. 이 작품은 한 날 한 시에 태어나 '라오통'이라는 이름으로 평생의 단짝이 되리라는 약속을 한 두 여인의 이야기로 둘은 일곱 살 어린 나이에 전족을 하고, 집안 일을 하며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시댁에 충성을 다하며 동시에 서로의 단짝에게 가장 좋은 단짝이 되기 위해 평생을 노력하며 살아간다. 여인들의 방이라는 좁고 어두운 2층 다락방에서 지내는 19세기 중국 여인들의 삶을 지켜본 듯 상세하게 담아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족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있다.
책을 다 읽고 난 뒤, 설화와 나리의 이야기, 19세기 중국의 이야기보다는 가장 먼저 '전족'이라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내가 가진 전족에 대한 정보는 그저 '발을 더 이상 크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그저 발이 성장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었다. 5~7세 정도에 시작하는 전족은 발가락을 아래쪽으로 향하게 묶어 저 이상 자라게 하지 못할 뿌만 아니라, 엄지 발가락을 제외한 여덟 발가락이 모두 부러질 때까지 묶어 두고 점점 더 작게, 그래서 7~10cm내외의 발이 되도록 만드는 아주 장시간에 걸친 고문과도 같은 악습이었다. 설화와 나리, 그녀들의 동생과 사촌이 겪었던 전족의 이야기를 읽어내려가며 세상에 이런 악습은 도대체 어떻게 생긴 것일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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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 5cm, 길이 3m 정도의 천으로 엄지발가락을 제외한 네 발가락을 발바닥에 닿을 정도로 구부러질 때까지 아래로 감는다. 그리고 나서 천을 뒤꿈치로 돌려 발의 앞과 뒤꿈치가 서로 마주보도록 단단하게 묶어 올린다. 발등이 활처럼 위로 구부러질 때까지 점점 더 세게 묶는다. 통증이 계속되고 피와 고름이 천에 배어든다. 살이 마르고 벗겨져 나간다. 때론 발가락이 한두개 물러서 떨어져 버리는 경우도 있다. 보통 전족을 마치면 발의 크기는 10cm 안팎이 됐다. 아주 ‘잘 만들어진’ ‘금련(金蓮)’은 발꿈치에서 발가락까지 겨우 7.5cm (극단적인 경우 5cm) 밖에 안돼 정상크기의 절반에도 크게 못미쳤다. 이후 고통은 완화되지만 전족을 한 여성은 일생동안 절뚝 거리며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다.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가는 것은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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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여자가 귀하여 도망가지 못하게 하려고 전족을 시작하였다는 말도 있고, 무희들 사이에서 예술적 효과를 위해 시작했다는 설도 있지만 워낙에 설이 많아 애초에 무슨 이유로 이런 말도 안되는 악습이 시작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으나, 여하튼 전족을 하지 않은 여성은 차별을 받기 일쑤였고, 이런 작은 발이 아름다움의 대상에서 멈추지 않고 멋과 사회적 지위, 교양의 상징으로까지 격상되는 통에 누구라도 여자라면 이런 힘든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고 당연히 생각할 수 밖에 없었던 시절이었던 것이다. 더구나 전족으로 인해 여성의 행동범위게 크게 제한되고 격리되게 된다는 것은 여성이 교육을 받을 필요도 없고, 집밖의 세상을 체험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으로 결국 무식해지고 시야가 좁아질 수 밖에 없는 여성은 남성보다 열등하고, 남성에 종속되는 존재가 될 수 밖에 없으므로 이처럼 쓸모없는 존재를 먹여 살리는 남성의 지위가 더욱 격상되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한창 뛰어 놀 나이인 일곱 살 어린 나이에 집안에는 쓸데없는 '계집아이'로 태어나 천으로 발을 묶어 전족을 하고, 성공적으로 전족이 되면 좋은 값에 팔려가는 소나 돼지처럼 지참금을 친정에 주고 시집을 간다. 가난하기만 했던 나리는 어여쁜 얼굴과 좋은 인상, 무엇보다 7cm밖에 되지 않는 예쁜 발을 하고 지방 유지의 집안으로 시집을 간다. 워낙에 가난했던 나리와는 달리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 좋은 교육을 받고 자란 설화는 나리와 단짝을 맺고 함께 전족을 하고 평생을 사랑하고 의지할 친구과 되기로 하지만 기울어진 가세 덕분에 백정의 집안으로 시집을 가게 된다.
여자팔자 뒤옹박팔자라고 했던가.. 좋은 집안에 시집가 평생을 인내하고 사는 것을 미덕으로 알고 살아가는 나리는 명망있는 가문의 루 마님이 되지만 설화는 여자가 겪을 수 있는 모든 고통을 겪으며 살아간다. 나리와 설화는 서로의 신분이나 처지와는 상관없이 그들만의 이야기를 부채에 적어 나누며 단짝을 이어간다. 그러나 너무 다른 형편은 떨어져 시집에서 살아가는 그녀들에게 또다른 오해와 불화를 일으키게 된다. 그녀들은 과연 누구도 이해하지 못했던 그녀들만의 이야기를 다시 찾을 수 있을까.
전혀 다른 가치관과 시대를 살아온 미국여자 작가가 이해할 수 있었던 건 그녀도 여자라는 것뿐이었을텐데도, 그녀는 너무도 상세하게 그녀들의 이야기를 서술했다. 이제는 사라진 전족이라는 풍습도 그렇거니와 누슈를 쓸 줄 아는 최고령의 여인을 만나기 위해 중국 오지를 헤매며 취재여행을 한 작가의 노고를 높이 산다. 전지현과 이빙빙, 휴잭맨 주연으로 영화화 된다고 하는데 궁금하기도 하고 영화를 위해 새로이 만들어진 캐릭터인 듯한 휴잭맨은 어떤 캐릭터로 출연할런지도 궁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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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나 중국 소설을 읽으면 늘 느끼는거지만, 가까운 거리에 있으면서도 슬픈 역사 때문에 서양보다 오히려 더 낯설고 아는게 없는게 바로 동북아의 이웃나라 관계라 참 슬프다..
심지어 이 책은 중국인도 아니고 파리에서 태어나고 미국에서 자란 서양인이 썼다.. 펄벅 여사처럼 중국에서 살아본 사람도 아닌데, 영화로 더 잘 알려진 조이럭 클럽도 이 분 작품이라니 중국 문화에 많은 관심을 갖고 계신 분인가보다..
한 많은 여인들의 한살이를 포함하여 중국 근대 역사의 소용돌이, 여인들만이 몰래 꽃피웠던 전통문화, 구전 문학등을 골고루 다루고 있는 훌륭한 작품이구나 했더니, 현재 중국에서도 오지 마을이라는 소설속의 배경 마을에서 무려 6개월 간이나 체류하며 자료를 수집해서 이 책을 썼단다...
이 책에서는, 고달픈 인생사 서로 의지하고 살라며 어린 딸들에게 '의자매' 를 맺어 주는 풍속이 있는 야오족 여인들 중 특별한 사주와 전족하면 예쁘게 될 발을 가진 여자 아이들만이 맺을 수 있는 좀 더 특별한 의자매 관계인 '라오통' 관계로 얽혀 있는 설화와 나리라는 여인들의 인생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가족들에게는 민폐 취급을 받고 시댁에서는 가축만도 못한 대접을 받는 야오족 여인들의 일생을 묘사하는 장면들에서, 서양 여자가 중국 전체도 아니고 소수 민족의 풍속을 가지고 이런 소설을 쓴다면 이 책을 읽는 모든 서양인들에게 동양의 풍속에 대한 편견을 심어주지나 않을까 싶어 처음엔 걱정스러운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곧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 을 읽었을 때의 분노가 떠오르며 이것은 특정 소수 민족 여인의 슬픈 역사가 아니라 전 세계 여자들의 슬픈 역사라는 생각이 들어 곧 몰입이 되었다.. 똑똑하고 많은걸 보고 배울수록 삶이 고달파지기만 했던 불쌍한 옛날 여인들..
부모의 사랑에 목말라하는 딸에게 모질게 굴고 정을 안주는체 하지만 알고 보면 떠나보내야 할 슬픔과 친정을 잊지 못해 괴로워할 딸을 위한 모성이라는거.. 딸을 사산한 아내에게 딸 따위나 낳았다며 죽어서 다행이라고 모진 매질을 해대는 남편과, 매를 맞으면서 남편도 자식을 잃은 슬픔을 달리 표현 할 길이 없어 그랬다고 이해 하는 설화.. 가난한 집안에서 자랐지만 예쁘게 전족을 한 발 하나로 지주의 아내가 되어 순탄하고 호강스러운 삶을 살며 보통 여인들의 삶을 이해 못하고 전혀 도움도 되지 않을법한 교과서적인 충고만을 해대는 우리의 주인공 나리의 심리..
이 한권의 책속에 함축하기엔 너무 복잡해 보이는 길고 긴 인생사에 담겨있는 다양한 심리들이 잘 묘사되어 있다.. 블로그를 하면서, 간단 명료하면서도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잘 들어 있게끔 글을 쓴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늘 느끼게 되는데 그런 면에서 정말 훌륭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으로는 그러한 한과 서러움을 자신들만의 문화를 꽃피움으로써 극복해 나가는 현명한 여인들의 문화에 대한 묘사도 일품이다..
누슈라.. 중국에 표음 문자가 있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남자들은 이러한 문자의 존재조차 몰랐다는것이 더 놀랍고.. 아무리 중국이 문화혁명을 거치느라 전국민적으로 머릿속을 텅텅 비워냈다한들 책 몇권도 아니고 널리 쓰인 문자 자체가 잊혀져 있었다는 점이 놀랍다..
남존여비사상이 심각할 정도로 고스란히 남아 있는 가정에서 자란 나로써 이런 책을 읽는다는건 좀 고통스럽지만.. 많은 여운이 남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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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왜 주인공이 설화일까..생각하게 되었는데 뒷부분으로 갈수록 이해가 된다. 비록 이 책의 화자는 나리이지만 그녀의 기억을 통해 설화라는 한 소녀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들여다볼 수 있다. 19세기 중국 후난성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소설은 이 시대의 중국여성의 위치,삶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는데 소설속의 그녀들의 삶이 너무도 비참하고 불행해서 읽는 내내 맘이 참 아팠다. 한낱 한시에 태어난 설화와 나리는 '라오통'이라는 관계를 맺게 된다. 이 시대에는 의자매 맺는것도 하나의 일반화된 문화인것 같은데 의자매보다 더 의미가 깊은 라오통은 어릴 때 시작해서 죽을때까지 인연의 끈을 놓지 않는 매우 특별한 인연맺음이다. 그리고 '누슈'라는 여자들끼리 주고받는 비밀문자의 은밀함까지 더해져 이들의 관계는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고 드러나지 않는 내면의 분위기가 이어진다. 마치 연인을 대하는 것처럼 서로에게 설레는 맘을 지닌 채 처음 만남을 가지게 된 두 소녀는 그 후로 함께 집에 머물면서 서로의 우정의 깊이를 더해간다. 그 후로 각자의 결혼과 출산, 그리고 시댁에서의 갈등 등 여자가 태어나서 어른이 된 후 거치게 되는 삶의 역경이, 노인이 된 나리의 기억을 통해 회상되어지고 있다. 이 책을 중국작가가 아닌 서양작가가 썼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이 시대의 풍습과 삶에 대해 너무도 리얼하고 사실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특히 전족을 하는 과정은 그 시대의 여성들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 하다. 전족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인지 몰라 검색을 해봤는데 정말..할말을 잃었다. 아프리카 여성들의 할례만큼이나 끔찍한 풍습이다. 다소 암울할지 모르지만 설화와 나리의 순수했던 어린 시절의 우정에서 어른이 되어 다소 이기적이 되어가는 우정까지..특히 여자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소설이다. 영화로도 확정이 되어서 넘 고대하고 있는데 게다가 배우 전지현이 주인공 설화로 캐스팅되었으니 빨리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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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또래들의 의자매보다도, 더 깊은 우정의 관계에 놓이게 된 라오통, 설화와 나리의 오랜 세월에 걸친 아름다운 사랑과 우정의 감정들을 비밀스러운 문자 '누슈'로 전하게 되는 마음.
그리고, 그 깊은 이해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혼란스러운 상황과~ 각기 다른 처지와 상황으로 인해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된 나리의 일방적 사랑에 대한 믿음과 좌절. 그리고 그 진실이 무엇인지를 알아가게 되는 가슴 속의 알 수 없는 전율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이해를 하려 했던 설화의 마음을 통해.. 책을 읽게 되면서도, 그 슬픈 마음과 그녀들의 아름다운 마음씨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던...<설화와 비밀의 부채>
작품을 읽기 시작한 초반부에는, 여든이 넘은 노인의 회상을 통해~ 어린 시절의 나리의 모습들이 그려지게 되고, 당시의 사회적 체계와 분위기를 받아들이는 것이 전부라 생각을 했다.
공감할 수 없는 여성스러운 모습들의 강요에 의한 생활과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아들과 딸, 맏이와 동생들이라는 여러가지 역할로 인해~ 따뜻한 가족 구성원의 유대관계를 짐작하기는 어려웠던 상황.
사랑하기 때문에, 따귀를 때릴 수 밖에 없었고.. 전족이라는 악습관의 산실을 수행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점. 고통스러운 순간만이 자신들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라는 믿음을 갖고, '전족'을 통한 이해할 수 없는 미(美)를 만들어 나가려 했던 그녀들만의 성장과정.
더군다나, 결혼이라는 관점에 대해서는 지극히 연애와 사랑이라는 감정들이 배제된 옛 기억들 속에서, 어찌보면, 정략적이라는 단어를 부여할 수 없는 의도된 결혼의 준비와, 복잡한 과정들을 거쳐 왔다갔다 하게 되는 상황과 진실이 뒤늦게 밝혀지게 되는 왕부인의 존재, 그로 인행 나리와 설화는 같은 해에 태어난 말띠 운명을 통해~ 라오통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게 되고, 그러면서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과정들. 또한, 삼녀와 미월이의 죽음 앞에, 더욱 더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이 굳건해지는 그 운명적 만남에 충실하기 위한 마음으로 어쩌면, 설화와 나리는 스스로가 아름다운 상대에게 soul mate로 존재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아니었을지....
결론적으로, 설화의 세련된 외모와 행동으로 말미암아, 마음 속으로 은근히 신경이 쓰이게 되는 점들이 많았던 나리의 삶에는~ 많은 변화가 생기면서, 과거와는 다른 지위와 위치에 오를 수 있는 순간이 다가오게 되고.. 정반대의 모습으로, 앞으로의 순간들을 맞이하게 되는 설화의 모습들을 통해~ 인생의 상황이 역전된다..라는 사실만을 막연하게 받아들이게 되던 내 모습들은...
page. 170 부터 시작이 되는 '처연한 진실'이라는 소제목의 이야기들을 접하게 되는 시점부터~ 반전적이고 충격적인 사실을 마주하게 되는 부분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온 몸에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고, 한 편으로는, 여성의 인권과 존재감에 대해~ 억압된 순종만을 강요하는 사회 분위기에 대해.. 알 수 없는 분노의 들끓음이 생성되기 시작하게 된 것도 이 부분들에서 고조되었다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루 마님의 지위를 차지하면서~ 운이 좋게도 일생의 좋은 순간을 맞이하게 된 나리의 모습들은.. 아마도, 설화와의 라오통 관계가 운명적으로 시작하게 된 일로 인해 그런 기쁨을 맞이하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하게 되었으며, 또한, 그녀의 지위와 역할에 따른 안정감과는 다르게~ 진실로 나리가 행복한 가정생활을 이루고 있는지에 관해서는.. 약간의 의문을 갖게 된 것도 사실은 사실이었다.
어찌되었든, 그녀 앞에 마주하게 된 작은 고통의 순간과는 다르게~ 일생일대의 가장 큰 시련의 순간이자, 라오통과 함께 할 수 있는 행복감이 교차하는 시간들은, '태평천국의 난'을 통해~ 좌절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설화의 모습들을 가까이서 지켜본 순간이라 생각을 하게 되었고, 루 마님의 지위에서 그녀를 보살피거나 보호할 수 없었다..라는 사실을 마주하게 된 부분은... 설화와는 다르게 나리의 생각들이 라오통의 깊은 사랑과 우정에는 미치지 못하게 된 내용이 아닐까 의심을 하게 되었으니....
결론적으로, 시집살이 시절의 깨져버린 믿음부터 시작하게 되는.. 나리의 일방적인 감정의 골은, 끝내 설화에게 상처를 주게 되는 시기로 다가오게 되고~ 그 오해의 깊은 골이 깨지게 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된 내 느낌에서는, 누슈를 읽는 어감의 차이와, 그 뜻을 오해하게 된 나리의 짧은 생각들에 대해~ 그리고 조금은 늦어버린 설화와의 재회에 관련하여 많은 슬픔과 원망, 후회를 경험하게 된 시점이라 여겨질 뿐이었다.
비밀스러운 문자, 고급스러운 표현.... 누슈에 대한 오해로 인해..... 그 모든 것이........ 결과적으로 여전히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라오통을 생각하며.. 자신의 그 행동들에 스스로 압박을 가하게 되는 나리의 슬픈 모습들.
아마도, 이 작품을 읽어본 후~ 영화화 되는 '설화와 비밀의 부채'를 감상하게 된다..라면, 그녀가 어린 시절부터 느끼게 된 사실들을, 여든에 회상하게 되는 그 복잡한 감정들 또한 우리 스스로 느낄 수 있지는 않을지....
꽤 멋진 작품이라 생각이 되는 <설화와 비밀의 부채>
" 너에게 이 편지를 쓰는 지금, 나는 가슴을 칼로 도려내는 것 같아. " " 서로 한 걸음도 떨어지지 말자고, 우리 사이에 모진 말은 절대 주고받지 말자고 약속했었는데..... "
라오통을 맺는 계약서에 쓰인 이 구절이 지금도 가슴에 아련하게 남는 것만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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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코우 마을의 설화와 푸웨이 마을의 나리는 서로에게 진실할 것입니다. "
오해로 인해 그 존재를 잃어버리게 된 상실감. 돌이킬 수 없는 상황들을 마주하게 된 나리에게는, 단순히 그런 행동들에 대한 뒤늦은 후회감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모든 것을 함께 공유한 존재, 라오통의 마음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이미 내 가슴은 울고 있었을테니.....
<설화와 비밀의 부채>
작품을 읽기 시작하면서, 전형적이라 말을 할 수도 없는 여성상의 모습과~ 정작~ 왜 그래야만 하는지에 대한 이유조차 모른채 맹목적인 순종만을 억압받는 여인들에 대한 울분을 느낄 수가 없었다..라고 한다면, 아마도 말미에서 만나볼 수 있는 설화의 체념하는 마음과 의지하려는 존재에 대한 이해는~ 끝끝내 불분명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리고, 그와 같은 기분보다도 더 큰 상실감과 죄책감에 사로잡히게 된 나리의 마음조차~ 그녀가 왜 그런 생각을 갖게 되었는지조차 이해를 할 수가 없을지 모를 일일테고..
그렇게, 지난 날의 시간들을 되돌아보게 되는 여든 살의 나리의 모습으로 출발을 하게 되어~ 어린 시절, 그녀들의 모습들로의 순수한 마음과 서로에게 통할 수 있는 마음 속의 교감을 찾게 되는 나리와 설화. 꽃다운 나이에 강요를 받아야만 하는 상황에 이르러~ 사회적인 통념으로 옳고 그름이 없이 막무가내로 따라야 한다라는 분위기에 휩쓸려.. 고통스러운 시간이 훗날을 결정짓는다는 막연한 믿음을 통해~ 발을 꽁꽁 싸매는 과정을 인내하며, 순종에 대한 알 수 없는 교육만을 받게 되는 소녀들.
혼사를 통해~ 각자의 삶들을 시작하게 되는 시점에서도.. 두려움과 기대감이 반반인 순간에 대한 느낌보다는~ 서로에 대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교감으로의 라오통 관계는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는 서로간의 믿음과 행복이었을 뿐이다.
더군다나, 그런 모든 것들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여인들만의 언어, 누슈를 통해~ 그 마음을 비밀의 문자로 남기면서 소통을 하게 되는 그녀들의 추억과 기억들의 흔적은.. 우리가 쉽게 이야기를 하는 미스터리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금기시 되는 남/녀 사회의 분위기 속에서, 여자로서 누릴 수 있는 꿈 없는 삶 속의 탈출구는 아니었을지....
그렇게 자연스레 느끼게 되는 과정들을 통해~ 설화와 나리, 그 두 여인들은 오고가는 몇 안되는 서신들과 누슈로 기록된 그녀들의 아름다운 표현들이 담긴 부채들로.. 서로가 존재하는 위치만을 바라보며 기억하게 되는 그녀들의 사랑과 우정을 점점 더 키워나가고 있었으니...
물론, 작품의 초반부에서는 이와 같은 내용들을 짐작조차 할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지금 이 순간에 '전족'과도 같은 비인간적인 관습들로 인해~ 분개된 시선을 보내는 것이 독자로서의 내 시선이었는데, ( 작품의 풍경이 되는 시기를 이해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 초반부터 줄곧 계속되어 온 설화와 나리, 미월이의 성장과정에서 비춰질 뿐이었으니... ( 조금, 아쉬웠던 점은 미월이의 인생이 너무나 짧은 순간에 갑작스럽게 중단이 되었다..라는 부분이었다. )
그렇게, 순종에 대한 강요와 당부만을 일삼던 어른들의 이야기를 넘어, 100~200페이지의 중반부에 접어 들게 되면서~ 각기 다른 분위기 속에서,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살아나가게 되는 설화와 나리의 모습들은, 본격적인 이야기의 흐름이 나아가야 할 부분들을 잘 설명해주고 있었다 생각을 한다.
더군다나, 이전부터 보여진 설화의 모습들이지만~ 특히, '태평천국의 난'과 같은 혼란이 발생된 시점을 틈타 실제적인 그녀의 삶과, 척박한 황무지와도 같은 그녀의 미래에 대한 모습들은 무엇에 감사를 하고, 무엇에 당연한 여성의 도리를 찾아야만 하는 것인지에 관한 답이 없는 의문을 갖게 한 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에.. 설화와 나리의 중간적인 입장을 이야기 하는 부분에서는, 서로를 이해하는 소중한 존재들이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간다..라는 부분에 대해~ 말미에 벌어지게 될 일들을 미리부터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 아니었나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모든 혼란이 끝나가게 된 상황 속에서.. 지워질 수 조차 없는 설화의 마음 속의 혼란들은, 차츰, 설화와 나리가 전하는 비밀스러운 문자들의 오고 감에 따라~ 새로운 오해를 불러 일으키게 되고, 그런 분위기 속에서 더 큰 상실감을 느끼게 된 설화의 모습들은, 인생의 역전과도 같은 설화의 삶 자체에 대한 생각들로 그 반대의 삶을 시작하게 된 나리의 인생과 비교해 보았을 때~ 함께 잘 풀리게 될 것 같은 라오통의 관계에 대한 생각들을 다시금 정리하게 된 부분이기도 하였으니...
결과적으로, 돌이키기에는 너무나 늦은 것 같은 시간들. 곡해하고, 오해하는 과정에서 잃게 된 너무 많은 것들로~ 이미 그 나머지 인생을 살아가는 일에도, 죄의 댓가를 치르는 것만 같은 무거운 감정을 느끼게 된 주인공. 그리고, 평생토록 그 빈 자리를 마음 속으로나마 채우면서 서로를 느끼게 되는 진실된 라오통의 발견을 통해~ 주인공은 여든의 나이로부터 이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어, 똑같은 여든의 나이로 이 이야기의 끝맺음을 하게 될 뿐이었다.
( ※ 곧 영화화 된다는 이 이야기의 스포일러가 되고 싶지는 않은 마음에,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을 합니다. )
그렇게, 사랑보다 진하고 운명보다 질긴 우정을 시작하게 되는 두 여인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곧 영화화된다는 내용을 통해~ 이미 casting이 된 영화배우 전지현의 역할을 생각하게 된 것은, 작품 자체를 머릿 속에 그려나가는 과정에.. 계속해서 그녀의 이미지가 설화의 따스한 마음에 투영이 되는 것과 함께~ 정확하게 표현을 할 수 없는 감정으로, 눈물이 흐를 것만 같았으니....
대부분의 이야기가 여성의 분위기를 나타내는, 여성들의 이야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남자인 내 자신이 읽어 나가면서, 진실된 여성의 우정과 사랑을 일부 이해할 수 있었다..라는 느낌만큼은, 동양의 문화를, 동양인보다 더 잘 이해하는 듯 느껴지는 작가 '리사 시'의~ 풍부한 그 표현력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하는 감탄을 간직하게 될 뿐이었다.
한 마디로, <설화와 비밀의 부채>는 매우 잘 만든 작품이라 추천을 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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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과도 같은 인연. 라오통이 될 소녀 설화에게서 처음 온 부채의 글귀는 위와 같았다. 학창시절에던가? 중국의 전족이라는 풍습에 대해 아주 짧게 기억한 적이 있었다. 남성의 소유물로 여겨지던 여성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아주 어릴적에 발을 동여매서, 작게 만드는 풍습이 있었다는 사실로 말이다. 그 전족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이 책에 아주 상세히 다뤄진다. 천년동안 이어진 신비의 문자 누슈와 함께, 전족이라는 생소한 문화는 이 책의 주요 사건이자 모티브가 되면서 우리에게 충격을 주고 또 전통 중국 사회로 우리를 되돌려주는 가교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
하지만 그때 누구도 말하지 않은 얘기가 있었다. 내가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었다. 용밍군 뿐만 아니라 중국을 통틀어 소녀 열 명 중 하나는 전족을 하다 죽는다는 이야기는 내가 시집을 간 후 시어머니에게서야 들을 수 있었다. 나는 전족이 내 결혼 생활을 좀 더 편하게 해주리라는 것과 여자의 인생에서 가장 큰 기쁨이자 행복인 아들 낳는 일을 좀더 쉽게해준다는 것을 알 뿐이었다. 내 목표는 작고, 좁고, 곧고, 뾰족하고, 휘고, 향기롭고, 부드러운 완벽한 발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러한 조건 중에서도 길이가 가장 중요했다. 대략 엄지 손가락 길이인 7센티미터가 이상적이었다. 완벽한 발의 모양은 연꽃 봉오리와 흡사했다. 39P
발이 더이상 자라지 않게 묶어놓는 것인줄만 알았지. 진실을 알고서, 충격적인 현실에 너무나 놀랐다. 여섯살 정도의 여자아이들의 네 발가락들을 모두 부러뜨려서 발을 기형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게다가 여자의 인생, 운명은 바로 그 발에 달려 있었다. 집안도 중요하겠지만, 당시 여자들에게 최고의 신분 상승을 꾀할 수 있는 좋은집안과의 결혼은 얼굴 뿐 아니라 최고의 금련, 즉 전족이 잘된 환상적인 발을 갖고 있어야 하는 것이었다. 전족을 하지 않은 일반 큰 발을 가진 여자는 모든 집안의 남자들과 잠을 자야하는 노리개로 전락할 수 있었으니, 전족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한국 배우 전지현의 헐리웃 영화 진출작이라는 소식에 관심을 갖고, 영화 정보와 책 정보까지 접하게 되었다. 자연스레 설화를 읽으며, 전지현을 대입해 생각하게 되었고, 말띠 해에 태어난 자유로이 날아가고픈 영혼이었던 설화의 가혹한 운명에 대해 참담한 마음을 금치 못하게 되었다. 영화에서 그녀들의 동성애가 그려질 수 있다라는 식으로 자극적으로 쓰인 기사가 있었는데, 소설을 읽어보면 그 장면이 그런내용이 아님을 알게 된다. 오해의소지가 있을 부분은 있으나 설화와 나리의 우정은 사랑을 넘어선 것이었지, 육체적 관계로 지탱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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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광제 재위 3년 째 되던 해에 태어난 나리는 야오족의 후손이며 마을에서 가장 흔한 이씨 가문의 일족이었다. 아빠와 삼촌은 부유한 지주에게 땅을 빌려 쌀,목화, 토란을 재배했고 여자들이 일하고 아직 시집가지 않은 딸들이 자는 전형적인 농가의 이층방에서 생활하며 자라났다. 6살이 되어 전족이 할 시기가 되자 전족을 시작할 길일을 정하기 위해 점쟁이를 불러 들였고, 점쟁이는 나리를 보고나서 중매쟁이를 함께 부르라고 한다. 중매쟁이는 나리의 발을 살피며 나리가 통코우 집안으로 시집을 갈 수도 있고 그녀의 운명이 집을 살릴 수도 있다는 말을 건넨다. 그리고 의자매와 달리 다른 마을에 사는 두 소녀가 평생 관계를 유지하는 라오통을 맺을 것을 제안한다. 시간이 지나 중매쟁이는 같은 날 전족을 시작한 설화를 나리의 라오통으로 짝을 지어주고, 설화가 건넨 '누슈'가 적힌 부채를 나리에게 건넨다.
<설화와 비밀의 부채>는 여든의 미망인이 된 나리가 지난 날을 회상하며 글을 써내려 가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댕기머리 딸내미 시절, 머리를 얹은 처녀시절, 시집살이 시절, 조용히 앉아서 보내는 시절을 거친 나리와 설화의 여자로서의 일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리고 그 일생들 속에서 절대로 빼놓을 수 없었던 서로의 소중한 존재와 우정도 함께 아름다운 꽃을 피웠다. 하지만 너무 소중히 여기고 헌신했기에 아무일도 아닌 작은 일 하나에 상처를 받기도 하고 서로에게 상처 입히기도 했고 그런 분노들과 어리석음이 훗날 후회로 돌아오기도 했다.
그녀들의 이야기 속에서 빼놓을 수 없었던 한가지가 바로 수천년동안 남자들에게 비밀로 지켜지던 여자들만의 비밀언어라고 불리우는 '누슈'다. 부채나 천 등에 누슈를 써서 서로의 안부를 전하고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고 마음을 나누었다. 누슈는 단순한 문자가 아니라 나리와 설화의 우정과 사랑을 전하고 마음을 이어주던 아름다운 통로였다. 아마 그녀들에게 부채속 누슈들은 한자 한자 마음속에 추억들로 고스란히 새겨져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누슈는 실제로 여러가지 이유들로 거의 멸종되었는데, 최근 누슈를 압제에 대한 혁명적인 투쟁의 중요한 요소로 받아들여 정부가 푸웨이에 누슈 학교를 열고 이 언어를 되살리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책 속 나리와 설화의 삶은 비단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 당시의 중국여성들의 삶이기도 했다. 여자들은 딸이었을 때 아비에게 복종하고, 결혼하면 남편에게 복종하고, 미망인이 되면 아들에게 복종해야 한다는 유교사상인 3종이 있었던 것만 보아도 여성들의 삶이 어땠는지 짐작이 간다. 그리고 그런 문화 속에서 주목할 만한 것이 바로 전족이다. 발이 작아야 미덕이라고 여겼고 결혼도 잘 할 수 있었던 그때는 대략 7cm가 발의 이상적인 길이였고, 그런 작은 발을 만들기 위해 붕대로 칭칭감고 발가락 뼈가 부러지고 죽을 위험이 있어도 여성들은 전족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결혼생활을 좀 더 편하게 해 주고 여자의 인생에서 가장 큰 기쁨이자 행복인 아들 낳는 일을 좀 더 쉽게 해 준다는 이유에서 행해진 전족의 슬픈 전통을 새삼 알게 되었다.
중국의 문화와 전족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고, 여자들의 생에 관한 아름다운 이야기기도 했지만 조금은 슬프기도 했기에 아련하고 찡한 마음이 맴돈다. 2011년에 영화로 개봉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배우 전지현이 설화역을 맡았고, 중국배우 이빙빙이 나리 역을 맡았다. 포스터랑 예고편은 이미 나왔는데, 책을 읽고 나니 이들의 아름다운 우정이 어떻게 스크린에서 펼쳐질 지 정말 기대가 된다. 누슈가 어떤 글자인지 궁금했는데, 영화에서는 그녀들이 주고 받았던 부채와 누슈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볼 수 있을까?? 책의 재미를 넘어 그 당시의 분위기기 고스란히 녹아있을 영화가 더 기대되는 <설화와 비밀의 부채>. |
![]() "착한 성품과 여자의 도리를 배우는 소녀가 있다고 들었어. 너와 나는 같은 해, 같은 날에 태어났다지. 우리가 서로의 단짝이 될 수 없을까 ?"
야오족의 후손이자 마을에서 가장 흔한 이씨 가문의 일족으로 부유한 지주로부터 땅 일곱 마지기를 빌려 쌀, 목화, 토란 등의 농작물을 재배하는 전형적인 농가의 집에서 태어난 '나리' 그저 그런 마을에서 그저 그런 가족과 함께 사는 그저 그런 소녀중 하나였을 뿐인 나리는 여섯살이 되어 전족을 시작할 시기가 되고 기일을 정하기 위해 점쟁이를 불렀다가 평범한 아이가 아니라며 발의 장심이 높아 잘만 하면 군에서 가장 완벽한 모양을 가진 발이 될거라 말하는 소릴 듣는다. 중매쟁이는 통코우 집안과의 결혼도 가능하다며 '라오통'을 언급하는데 . . . 라오통은 '영원히 함께함' 혹은 '같이 늙어감'을 의미하는 관계로 다른 마을의 두 소녀가 단짝으로 맺어져 평생 우정을 이어가며 살아가는 것을 뜻한다. 서로에게 영원히 충실하고 감정을 나누는 벗이 되겠다는 목적이 있고, 서로 선택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으로, 결혼으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계속되기 때문에 그 어떤 것도 갈라놓을 수 없는 두 마음의 결합을 의미한다. 마음으로 묶여진 의자매. 같은날 전족을 한, 같은 말띠해, 같은 달, 같은 날, 같은 시에 태어난 학자 집안의 '설화'와 맺어지는 나리. 그들의 앞날엔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
아마존, 뉴욕 타임스 52주 장기 베스트셀러 이기도 하지만 전지현 주연 할리우드 영화 개봉 예정이라는 글귀에 너무 읽고팠던 책, 설화와 비밀의 부채는 부채 위에 쓴 비밀 문자 '누슈'에 담긴 두여인의 삶과 사랑을 담고 있다.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억압 받고 쓸모없는 존재로 천대 받는 사람들. 그것은 시집가서도 달라지지 않는데 딸이었을 때는 아버지에게 복종하고, 부인이 되었을 때는 남편에게 복종하고, 미망인이 되었을 때는 아들에게 복종해야 하는 삶을 말한다. 여자들의 우정과 사랑을 웃음과 눈물로 잘 버무려놓은 것만으로도 사랑받아 마땅한데 거기에 중국 소수민족의 독특한 풍습이 더해져 좀 더 신비한 이야기로 다가온다. 다큐멘타리 <북극의 눈물, 아마존의 눈물, 아프리카의 눈물 > 연이어 봐와서 그런지 전혀 낯설지 않은 기분. 잘 알려지지 않은 소수민족의 삶을 재조명해놓은 듯 잘 짜여진 이야기를 드라마틱하게 만난 듯한 기분이 들더라. 사랑보다 진하고 운명보다 질긴 두 여자의 우정이 감동으로 다가오는 소설 '설화와 비밀의 부채'
이야기는 크게 4부로 나뉘는데 1부 댕기머리 딸내미 시절 / 2부 머리를 얹은처녀 시절 / 3부 시집살이 시절 / 4부 조용히 앉아서 보내는 시절이다. 전족을 하고, 라오통을 맺고서 서로에게 관심과 사랑을 표현해내는 설화와 나리의 모습이 한가득 담긴 1,2부가 제일 재밌지 않았나 싶다.
여자들만의 유일한 소통 방법이자 은밀한 의사 표현 도구였던 '누슈', 누슈를 인연으로 평생 동안 이어지는 두 여인의 관계 '라오통' 독특하면서도 신비로운 이야기는 정말 많았지만 '전족'에 대한 이야기만은 고통 그 자체였다. 전족이 결혼생활을 좀 더 편하게 해주고 여자의 인생에서 가장 큰 기쁨이자 행복인 아들 낳는 일을 좀 더 쉽게 해준다고 믿는 사람들. 완벽한 발의 모양은 연꽃 봉오리와 흡사한데 길이가 젤 증요하다. 대략 엄지손가락 길이인 7센치가 이상적. 발 뒤꿈치는 꽉 차게 둥글지만 앞으로 올 수록 뾰족하고 엄지 발가락 하나로 몸무게를 지탱하는 식. 이렇게 되려면 장심이 반드시 부러지고 뒤로 구부러져서 발뒤꿈치에 닿아야 하고 앞발과 발 뒤꿈치에 의해 형성된 틈이 커다란 엽전을 수직으로 감출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깊어야 한다. 작고, 좁고, 뾰족하고, 휘고, 향기롭고, 부드러운 발을 만들기 위해 뼈를 부러뜨리는 고통을 감수하는 그들. '전족'을 검색해보면 담뱃값보다 더 작은 여성의 신발을 확인 할 수 있는데 그들의 믿음처럼 작은 전족이 그들을 행복의 길로 안내했을까 ??
세상에는 남자와 여자가 있고, 어둠과 빛이 있고, 행복과 슬픔이 있다. 모두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처서가 막 시작되었을 무렵 설화와 내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있는가 하면,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그 행복을 뺏어간 미월이의 죽음과 같은 사건도 있는 것이다. 숙모와 삼촌처럼 행복했던 사람들도 순식간에 삶의 의미를 잃고 낙담하는 신세가 될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우주의 균형을 무너뜨린 대가였다. 신들은 따스한 가슴을 지닌 소녀를 데려가는 것으로 일을 바로잡았다. 죽음이 없는 삶이란 없다. 이것이 음양의 진정한 의미다.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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