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작품에서 여주인공 제인 에어는 당대의 사회가 요구하는 순종적이고 말 잘 듣는 여성의 모습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흔히 그렇듯, 얼굴이 예쁘지도 눈에 띄지도 않는다. 가난하고 못생기고 자기 세계, 자기 의사가 강한 제인은 곧 당대의 여성관에 대한 신랄한 비판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다. 가부장적인 시대, 남성위주의 주체 속에서 종속적인 삶을 영위해야 그나마 삶을 영면할 수 있는 시대에 제인은 시대에 부합하는 여성으로 살아가기보다는 자신의 자존심과 하나의 정당한 개체로서의 삶을 유지하기 위하여 애쓴다. 자신이 받는 대우가 부당하다고 여겨지면 분노하고, 사랑의 성취에 있어서도 남성과 동등한 관계 속에서 사랑을 성취하려 한다. 이는 제인이 하나의 개인적인 여자로서보다는 당대의 전체 여성을 대표하여 여성의 권익과 여성의 불만과 답답함을 호소하려는, 역시 여성이었던 작가의 의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여성의 영역 속에만 안주해야 하는 성 이데올로기에 반발하고, 정체성 없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확고한 정체성을 지니고, 자유와 독립을 쟁취하기 위하여 애쓰는 주인공, 이미 19세기에 뛰어난 선견지명을 가진 작가는 오늘날의 현대를 내다보았던 것일까? 아니면 그러한 수많은 노력들이 오늘날의 여성을 있게 한 걸까? 오늘날과 같은 여성의 지위가 이루어진 것이 불과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은 참으로 우스운 일이다. 아직도 한국이 다른 여러 나라들보다 이 점에서 아주 뒤지고 있다는 것은 더더욱 우스운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