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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코너/ 존 치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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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미국 소설가라는 수식이 붙는 존 치버의 소설을 처음 읽었다. 단편집 《돼지가 우물에 빠지던 날》의 작가라는 것만 알고 있던 중에 문학동네 세계문학도서에서 이 작가의 이름을 보고 기대감이 컸다. 대개 작가들의 초기작에 뜨거움이 묻어있다면 중기를 지나 후기 쯤에 이르면 열정이 그대로 드러나기보다는 차갑고 단단한 결정체로 변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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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미국 소설가라는 수식이 붙는 존 치버의 소설을 처음 읽었다. 단편집 《돼지가 우물에 빠지던 날》의 작가라는 것만 알고 있던 중에 문학동네 세계문학도서에서 이 작가의 이름을 보고 기대감이 컸다. 대개 작가들의 초기작에 뜨거움이 묻어있다면 중기를 지나 후기 쯤에 이르면 열정이 그대로 드러나기보다는 차갑고 단단한 결정체로 변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작가의 후기 작품으로 독자들에게 건네주는 멋진 선물 같아서 좋았다.

 

제목인 팔코너는 교도소 이름이다. 이 책이 첫 출간 된 때가 1977년이고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기는 그보다 더 이른 때였다. 그래서 교도소에 갇힌 사람들은 지금보다 훨씬 못한 대우를 받으며 견디고 있었다. 대학 교수인 패러것이 형을 살해한 죄목으로 이곳에 오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러나 이 모든 이야기는 실수 때문에 비롯된 것라고 작가는 작중 인물을 통해 말한다.

 

내가 하나 말해주고 싶은 건 모든 게 실수라는 거야. 그것도 끔찍한 실수. 그러니까 자네가 여기 있는 것도 말이지. 내일이 돼도 모를 거야. 저들이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일이 주일은 걸릴 테니까. 하지만 마침내 진실을 알게 되면 엄청 후회할 걸. 그리고 엄청 부끄러워하겠지.  18쪽

 

패러것은 교수이기도 했지만 마약중독자다. 전쟁에 참여하면서 마약에 중독되었다. 미국은 감옥에 갇힌 사람 중에 중독자가 있으면 마약을 투약해주었다. 마약을 끊어서 중독자들이 자해하는 것을 지켜보기보다는 서서히 양을 줄여서 치료하는 방향을 선택한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패러것과 그 주변 인물들을 통해 당시 제소자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지켜볼 수 있었다. 제소자들이 단절된 공간에서 온기를 나누기 위해선  감방 안을 마음대로 드나드는 고양이를 길렀고, 동성애에 빠지기도 했다.

 

난 자기 사랑해요. 진짜로요. 그렇지 않다면 인상이 흉하다느니 하는 따위 얘긴 하지도 않겠죠. 자, 내가 웃는 모습을 봐요. 봤어요? 정말 행복하게 보이죠? 그렇죠? 네? 안 그래요? 하지만 더 자세히 봤다면 내가 항상 눈을 크게 뜨고 있기 때문에 자기처럼 보기 흉한 주름이 생기지 않는다는 걸 눈치챘을 거에요.또 말할 때도 되도록 입을 크게 벌리려고 애쓰죠. 그래야 볼의 아름다움과 부드러움을 망치지 않거든요. 106쪽

 

길지 않은 소설은 무척이나 외설적이다. 그러나 작가는 이것으로 인간이 실수에 의해 구속되는 과정과 구속을 참지 못하는 어떤 사람들은 노력 여하에 따라 그곳을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처음엔 살인죄로 갇힌 제소자의 이야기였지만 어느 새 어떤 곳에서든 구속된 사람들이 그곳을 벗어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치환되면서 구속과 탈출은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있는 보편성을 얻는 내용을 보고 이래서 존 치버, 존 치버 하는 구나 싶었다. 나는 집에 갇혀있다, 나는 인연에 갇혀있다, 나는 돈에 갇혀있는 존재다 라고 자각한다면, 그리고 갇힌 그 자리에서  탈출하고 싶다면 이 소설을 읽으며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밖에서 어떤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는 교도소 안에서 중요하지 않았다. 그 안쪽 세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가 훨씬 더 중요했다. 조디와 패러것이 탈출할 수 있었던 것도 그 안에서 맺은 관계가 작용해서였다. 우리는 코 앞의 일도 장담할 수 없는 존재다. 계속 안온한 생활을 할 수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실수로 원하지 않는 세계에 갇힌다면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을까. 그 질문에 스스로 답을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이 소설의 가치는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래의 문장을 읽으며 감탄 했었다.

 

어쩌면 패러것은 자신이 아름답다는 사실을 줄곧 알고 있었으며 누군가로부터 그 말을 듣기 위해 평생을 기다려왔는지도 몰랐다. 만약 조디에 대한 사랑이 실은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이었다고 한다면, 동시에 그것은 그가 잃어버린 청춘에 대한 집착일 수도 있었다. (......)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게으르고 불가능한 일인지 모르지만 달콤한 경험이 될수도 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다니, 이 얼마나 간단한 일인가! 118쪽

 

 

 

 

t******e 2018.05.21. 신고 공감 6 댓글 6
리뷰 총점 종이책
인간의 이중성에 대한 솔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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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내 안에 또 다른 나를 만날 때마다 흠칫 놀랄 때가 있다. 나의 이런 모습을 타인이 알게 된다면 어떨까. 이런 마음들이 들어 있는 나를 과연 알기나 할까 하는 자괴감이 밀려오기도 한다. 대부분 그런 내면을 잘 숨겨오며 살았다고 생각하는데, 종종 예기치 않은 곳에서 내면을 들통 날 때도 많다. 그럴때면 누구나 인간의 내면에 이중인격을 가지고 있는데 삶이라는 것이 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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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내 안에 또 다른 나를 만날 때마다 흠칫 놀랄 때가 있다. 나의 이런 모습을 타인이 알게 된다면 어떨까. 이런 마음들이 들어 있는 나를 과연 알기나 할까 하는 자괴감이 밀려오기도 한다. 대부분 그런 내면을 잘 숨겨오며 살았다고 생각하는데, 종종 예기치 않은 곳에서 내면을 들통 날 때도 많다. 그럴때면 누구나 인간의 내면에 이중인격을 가지고 있는데 삶이라는 것이 그것을 잘 감추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때로는 나를 탈탈 털어 햇볕에 바짝 말려 다시 삶을 시작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기에 조금씩 내 안의 케케묵은 먼지들을 털어내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아 가는 요즘이다.

 

  『팔코너』의 이야기를 꺼내려다 보니 혼잣말이 길어졌다. 패러것이란 남자를 알고 나니, 그를 비난하기보다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교수라는 사회적 지위 속에는 마약중독자, 형을 죽인 살인자로 감옥에 갇혀 있는 그를 들여다보았기 때문이다. 차라리 어떻게 인간의 탈을 쓰고 그럴 수가 있냐고 비난이라도 실컷 했으면 좋으련만. 오히려 감옥이라는 곳을 통해 이중성을 다 드러내고, 자유를 갈망하는 그를 보게 된 것 같아 무척 혼란스럽다. 패러것이야말로 거리낌 없이 자신을 드러내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 나섰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죄를 저지르고, 정당하지 못하는 방법의 연속일지라도 그가 추구하는 자유로움이야말로 내면을 감추고 살아가는 현대인들보다 훨씬 솔직하다고 생각한다.

 

  패러것은 형을 죽였다는 죄로 감옥 팔코너에 들어오게 되지만 그가 왜 형을 죽이게 되었고, 어떻게 죽였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묘사되지 않는다. 그가 저지른 죄 때문에 심히 괴로워하고 많은 부분을 할애해 인간이 어떻게 무너지는가를 볼 수 있을 거란 나의 추측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오히려 대학교수라는 신분도, 죄를 짓고 들어왔다는 명목을 잠시 잊은 채, 그는 팔코너라는 감옥 안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을 경험하며 이곳에서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것은 자유라는 것을 깨닫는다.

 

  하지만 팔코너 감옥에서 재소자들과의 새로운 터전을 영위해 나가면서 그는 바깥세상에서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배워나간다. 창살 밖으로 보이는 조각하늘이 자신이 볼 수 있는 풍경의 전부라는 것, 동성애, 수감자와 교도관의 폭력성,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내면의 거친 면들을 그곳에서 모두 경험하게 된다. 그 안에는 자신의 어린 시절, 순탄하지 못했던 결혼생활, 결코 정겹지 않은 아내와의 추억들이 그려진다. 또한 패러것을 통해 인간의 이중성과 당시 미국인들의 실생활을 농밀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 이 소설의 압권일 것이다. 그럼에도 그 모든 것을 떠올리고 있는 그를 보고 있노라면, 그가 팔코너에 갇혀 있다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당연한 노선을 그리며 이곳으로 들어온 듯한 느낌. 오히려 이곳이 그의 인생의 절정이 되어 더 넓은 세상을 보여줄 것 같다는 착각이 일 정도로 패러것이란 인물을 주시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은 바깥이라는 사실을 결코 잊지 않았다. 수감 첫 날 자신을 비웃던 치킨 넘버 투의 죽음으로 그는 탈출을 하게 되는데 그가 성공적인 탈출을 했는지, 그가 원하는 자유를 찾았는지에 대한 여부는 알려주지 않은 채 소설은 끝이 난다. 오로지 독자의 상상에 맡기는 결말 앞에서 허무함을 느끼기보다 그가 차라리 멀리멀리 무사히 도망가기를 원했다. 이제 막 바깥세상에 당도한 그가 가진 불안을 씻어내고 지금까지의 삶(감옥을 들어오기 전의 삶과 감옥 안에서의 삶)을 모두 잊고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길 바랐다. 나의 내면에 있는 갈망을 패러것에 힘껏 불어 넣어 대리만족을 느끼고 싶을지라도 그가 꼭 그래주길 간절히 원했다.

 

  오늘도 나는 나의 내면 속의 부끄러운 것들을 잠 감추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조금은 긴장감을 푼 채, 패러것과 다시 한 번 조우했다. 그를 떠올릴 때마다 이런 내 모습이 오히려 편안하다. 감히 내면의 것을 끄집어 내지 못하고 행동으로 보이지 못한 비겁함이, 패러것이란 인물 앞에서는 하나의 에피소드로 압축된다. 그렇다고 그가 절대 귀감이 될 만한 인물은 아니지만 인간의 나약함을 거리낌 없이 보여주고, 갈망을 향해 과감히 발걸음을 내 디뎠다는 점은 부러울 정도다. 패러것처럼 감옥 안에서 그러한 사실들을 깨닫기보다, 보이지 않는 창살을 하나하나 걷어내며 내가 속해있는 곳을 진정한 자유의 공간으로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내가 추구할 수 있는 최고의 자유가 아닐까.

s****m 2011.03.0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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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코너 주문 언박싱 리뷰
"팔코너 주문 언박싱 리뷰" 내용보기
안녕하세요.자이언북파크의 북마스터 박진현입니다. 존치버를 읽어야지, 하면서도 읽지 못하다가 이번에 팔코너를 구입하게 됐습니다.연휴때문에 거의 일주일만에 받은 책입니다. 상자를 열고 그 속에 책과 함께 들어있던 사은품이 늦은 배송을 만회할 만 하더군요~^^실용적이면서 디자인이 좋은 볼펜이 두 자루나 들어 있었어요~^^유튜브에 언박싱 리뷰를 올렸는데 참고하시면 좋을 것
"팔코너 주문 언박싱 리뷰" 내용보기
안녕하세요.자이언북파크의 북마스터 박진현입니다. 존치버를 읽어야지, 하면서도 읽지 못하다가 이번에 팔코너를 구입하게 됐습니다.

연휴때문에 거의 일주일만에 받은 책입니다. 상자를 열고 그 속에 책과 함께 들어있던 사은품이 늦은 배송을 만회할 만 하더군요~^^

실용적이면서 디자인이 좋은 볼펜이 두 자루나 들어 있었어요~^^

유튜브에 언박싱 리뷰를 올렸는데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아래에 링크를 복사했습니다.





http://youtu.be/N34zYIaHlAM

YES마니아 : 로얄 t*****7 2018.01.0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탈출소설이라 하기에는 너무나 잔잔한..
"탈출소설이라 하기에는 너무나 잔잔한.." 내용보기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탈출'이 맨 처음 접한 감옥영화였고 '빠삐용'이 처음 접한 감옥소설이었다. 감옥이라는 공간의 특수성은 사회로부터의 격리, 모든 결제수단의 결여 및 철저한 위계질서(간수-죄수, 죄수 서열 및 파벌)로 특징지을 수 있겠다.   팔코너는 감옥을 소재로 한 책 치고는 쇼생크~ 빠삐용만큼 긴박하지는 않다. 현대 미국이 배경이어서인지, 극한의 생존도, 영화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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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탈출'이 맨 처음 접한 감옥영화였고

'빠삐용'이 처음 접한 감옥소설이었다.

감옥이라는 공간의 특수성은 사회로부터의 격리, 모든 결제수단의 결여 및 철저한 위계질서(간수-죄수, 죄수 서열 및 파벌)로 특징지을 수 있겠다.

 

팔코너는 감옥을 소재로 한 책 치고는 쇼생크~ 빠삐용만큼 긴박하지는 않다. 현대 미국이 배경이어서인지, 극한의 생존도, 영화같은 탈출도 아니다. 오히려 특수공간 속에서 굴절렌즈로 극대화된 인간군상이 어딘지 불안하게 비뚤어져 있는 느낌이었다.

 

주인공은 결국 탈출에는 성공하지만 아직도 남는 의문 하나, 꼭 형을 죽여야만 했을까??

심리소설로 읽기에는 재료가 빈약한데...

j******0 2015.07.2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