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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몽상가의 일상적 미학 돌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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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시선을 두면 고물도 예술로 승화되는 증거들이 책 한권에 가득 들어있다. 모조리 지하 창고행이거나 쓰레기통으로 직행할 물건들을 모으는 재주도 그렇거니와 원래 수명 다한 물건들, 처치곤란한 물건들에 눈길을 빼앗길 만큼 여유롭지 못한 성격탓에 저자의 안목과 사물을 대하는 감각, 거기에 낭만적 구라까지 곁들임으로 등장해서 무척 특별한 에세이라고 생각했다.  저자의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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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시선을 두면 고물도 예술로 승화되는 증거들이 책 한권에 가득 들어있다. 모조리 지하 창고행이거나 쓰레기통으로 직행할 물건들을 모으는 재주도 그렇거니와 원래 수명 다한 물건들, 처치곤란한 물건들에 눈길을 빼앗길 만큼 여유롭지 못한 성격탓에 저자의 안목과 사물을 대하는 감각, 거기에 낭만적 구라까지 곁들임으로 등장해서 무척 특별한 에세이라고 생각했다.  저자의 물건의 가치를 알아내는 타고난 감각때문에 고물은 그 동안 묵은 때를 벗고 하나의 역사를 담은 명백한 오브제가 된다. 마르셀 뒤상의 변기가 특이한 예술작품으로 변환되는 현장을 목격자의 입장으로 한 권의 에세이를 바라본다면 나는 너무 가혹한 독자인 셈이다. 그럼에도 나는 사물을 대하는 저자의 시점보다는 독일문화에 들어가 이방인의 일상에서 느끼는 그들의 다양성과 성실함, 낡은 사물 하나에도 따스한 눈길로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에 무한한 공감을 느꼈다. 실제 독일인의 이러한 사회적 공감대는 어렸을 때부터 학습되는 일상의 한부분이다. 경제관념을 어려서부터 일깨운다고 하면 냉정한 표현이 될 지 모르지만 킨더슈필(아이들놀이)처럼 더이상 필요가 없어진 자신의 물건을 집앞에서 보자기 하나 깔아놓고 전시하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보이는 일이 허다하다. 어른들도 마찬가지이다. 쓰지는 않지만 남에게 필요할 수 있는 물건들, 가령 유리그릇, 화병, 접시, 장식품등을 바구니에 담아 Zum Mitnehmen(줌 미트네멘 / 가져가세요)이라는 종이 쪽지를 붙여 내놓으면 필요한 사람들이 가져간다. 혹은 각 동네마다 열리는 장터에 내어 놓기도 한다. 물건을 정리하고 필요한 사람에게 보내는 일에 일상의 즐거움을 느끼고 벼룩시장에라도 가면 팔리지도 않을 물건을 시간내내 펼쳐놓으며 즐겁게 시간을 보낸다. 구경하는 재미도 그만이어서 처음 이 곳에 오면 매주 토요일마다 상시로 열리는 각 구역 벼룩시장엘 줄기차게 다니기도 한다.

북독일 함부르크에서 늦깍이 유학생활을 한 저자는 유로가 통용되기 전 그러니깐 한 15여년전의 생활을 메모한 글인데 현재 함부르크에서 살고 있는 내가 읽어도 주변의 일처럼 다가온다. 시간이 멈추었나, 그럴 리는 없고 그들의 일상은 여전히 과거지향적일까하는 생각도 잠시, 단지 그들은 습관적인 일상의 일들을 진행할 뿐이며 그 내면에는 변화를 무척이나 싫어하는 독일인의 습성도 숨어있다고 생각한다. 벼룩시장을 다니다보면 참말로 궁상맞고 청승맞은 물건들 일색이다. 독일생활 초창기때는 일년여 열심히 돌아다녔지만 무얼 구하겠다는 일념은 전혀 없었다. 알뜰살뜰하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이런 고물들을 어디다 쓸꼬하는 허망함도 가지게 된다. 더 이상 벼룩시장은 나에게 관심거리가 안되었지만 버리는 일 없이 물건을 제대로 잘 활용하는 검소하고 소박한 그들의 생활관념은 내 일상에도 곧이어 스며들었다. 4~5년전 성당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바자에서 꽤 독일적인 분위기의 접시 한셋트(원래 10개였지만 9개밖에 없어서)를 1유로에 구입한 적이 있다. 독일 들녘에서 자라나는 야생초가 그려져있고 그 풀들의 속성과 이름이 들어간 도자기 접시였다. 장식용으로도 그만이지만 나는 그 접시들을 매 식사때마다 사용한다. 그러다보니 나도 모르게 그 접시에 애착이 생긴다. 얍쌉하거나 현대적인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는 적당한 무게감의 듬직한 도자기접시덕분에 과거로 돌아가는 기분도 느껴본다. 저자는 내가 느낀 조그만 감정보다 더 다양하고 예술적인 글로 고독한 유학생활의 차가움을 훈훈하게 데혀간다. 사진과 미술을 전공했고 시와 글을 쓰는 그러고도 음악에 조예가 깊은 저자의 내면세계를 단방에 눈치챌 수는 있는 책이다. 지금은 말라가는 아날로그 LP판을 소중하게 관리하는 걸 보면 그가 얼마나 음악을 사랑하는지 알 수 있다. 함부르크에는 LP판을 사고 파는 가게가 몇군데 있다. 소울과 재즈, 락과 팝, 클래식등 분야가 나눠져 있는데 올 여름 시아버님이 실내악 연주 LP 몇장을 부탁하셔서 발품을 팔아 알아본 결과 근사한 클래식 전문 LP점을 알게 되었다. 결정한 LP를 턴테이블에 올려 들어볼 기회도 있었다. 도대체 몇년만에 듣는 LP인지, 느낌이 정말 따뜻해서 습도높고 한기에 덮힌 겨울공기에 참으로 어울릴거라 생각했다. 주인장이 알프레도 크라우스를 좋아한다길래 맞장구치며 좋아하던 일, 시아버님 아틀리에에서 따뜻한 LP 들으며 음악얘기 미술얘기하던 그 여름날도 기억이 난다.

독일은 사회적 안정성이 개개인에게 미치는 나라이다. 예를 들면 재작년 겨울, 백화점에서 도서 세일을 하길래 아들놈에게 줄 로빈슨 크루소를 비롯해서 책 서너권을 골랐다.  U-Bahn(우 반/지하철)을 타고 집근처에서 내렸는데 남편이 책을 담은 튀테(봉지)를 두고 내리는 일이 발생했다. 지하철은 이미 떠나고 우리는 지하철역 비상전화를 돌려 사정을 얘기했더니 5분만 기다리라고 한다. 잠시 뒤 매번 지하철을 기다리던 그 역에 그런 자그만한 사무실이 있었는지 내 눈을 의심하기까지 했다. 관리직원이 연락처와 잃어버린 물건을 적으라고 양식 종이를 주고는 다음다음 들어오는 기차에서 잃어버린 책을 받을 수 있을거라 말한다. 그 말은 어김이 없었고 백화점에서 받은 튀테에 담긴 책들이 고스란히 우리 손에 들어왔다. 한 번은 딸아이가 현기증을 일으켜 쓰러진 것이 날카로운 선반 모서리에 머리를 찧는 불행한 사고가 있었다. 피가 튄다는 걸 그 때 알았다. 늦은 밤 머리가 찢어져 피범벅이 된 아이는 패닉상태에 빠지고 아들놈이 앰블런스를 불렀는데 자그마치 2분만에 집 앞에 도착한다. 두 명의 응급요원이 30여분 아이를 진정시키고 응급처치를 한 다음 병원으로 이송할려 앰블런스 안 의사에게 인계하는 도중 가족은 일체 함께 탈 수 없다고 딱 잘라 말한다. 다른 차로 따라오되 조용히 오라고 하는데 이는 앰블런스는 차선, 교통신호와 무관하게 마구 달리기 때문에 사고 위험을 염려한 그들의 뜻이었다. 병원에 도착하니 아이는 이미 다른 의사가 치료중이었고 가족은 그냥 대기실에서 차 한잔 마시며 기다리면 된다고 했다. 머리를 꿰매고 각종 검사를 한다고 한다. 당연한 것인데도 이성적이고 상식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그들에게 놀랐다. 하룻밤 아이가 병실에 있어야 한다고 하길래 같이 있겠다고 하니깐 가족들은 그냥 집에 가라고 한다. 자기들이 다 돌본다고..
다음날 아침에 얘 데려가라고 전화가 오고 의료보험카드 받고 그것으로 끝이다. 치료비 청구도 일체 없고 일주일 뒤 편지가 한 장 날아온다. 아이에게 처방한 의료행위와 약물, 앞으로 조심해야 할 일등이 적혀 있는 체틀을 받아들고 안도감이랄까, 그런 게 느껴졌다. 서릿발처럼 냉정한 독일놈들 징하다면서 욕할때도 있었는데 당장에 이런 일을 겪다보니 나도 이런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겠구나하는 그런 생각말이다.

철학과 사상, 문학과 예술, 수평적인 일상이 있는 이 곳의 삶에 곤란함은 없다. 저자처럼 넓은 세계에서 미래에 투자하려는 의욕이 있는 사람이라면 고독과 몽상마저도 그의 일상에 힘이 되었으리라 추측해본다. 아름다운 도시 , 내가 사는 이 곳 함부르크가 이렇게 크게 다가온 적이 없었는데 이 책으로 하여금 프랑켄바인의 달콤 씁쓰름한 맛에 취해보고 싶은 맘마저 들었다. 그래, 올 겨울에는 프랑켄바인으로 가보자!




b*******e 2011.11.09. 신고 공감 11 댓글 21
리뷰 총점 종이책
옛 물건 속에서 삶의 지혜를 찾아내는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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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물건 속에서 삶의 지혜를 찾아내는 예술우연한 기회에 내가 사는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화가를 만났다. 그가 거쳐하는 곳을 찾은 사람들은 젊은 국악인들이었고 나는 우연이 그 자리에 합석하게 된 것이다. 그는 젊은 국악인들에게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된다면 세상에서 성공한 누구와도 어께를 나란히 할 수 있다면서 ‘한 분야에 정통하면 통한다.’고 했다. 그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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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물건 속에서 삶의 지혜를 찾아내는 예술
우연한 기회에 내가 사는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화가를 만났다. 그가 거쳐하는 곳을 찾은 사람들은 젊은 국악인들이었고 나는 우연이 그 자리에 합석하게 된 것이다. 그는 젊은 국악인들에게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된다면 세상에서 성공한 누구와도 어께를 나란히 할 수 있다면서 ‘한 분야에 정통하면 통한다.’고 했다. 그 자신도 화가로 그림을 그렸으며 ‘죽설원’이라는 정원을 그렇게 가꾸었다고 한다. 그렇기에 자신은 그 누구와도 당당하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본성을 충실한 것이 어쩌면 예술인의 본질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예술분야에서 삶을 꾸려가는 사람들 눈에 보이는 세상은 어떨까? 하루살이가 벅찬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 내 일반인들의 그것과는 분명 다른 무엇인가가 있을 것이다. 풍경하나 물건하나를 보더라도 예술적 감상에 기초한 사람들의 아름다운 본성을 발견하는 그 눈이 부럽기만 하다. 

민병일은 그런 사람처럼 보인다. 세상의 모든 것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본성이 깃든 무엇으로 보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그렇기에 유학생활이라는 어려운 과정에서 자신과 사람들의 마음속에 깃들어 있는 그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그것이 담긴 물건을 사고 또 보관하며 예술적 감성을 보듬어 온 것이리라. 

‘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은 저자가 독일 유학생활에서 벼룩시장과 엔티크시장을 발품 팔아 다니며 모았던 ‘물건’들에 얽힌 이야기와 그 과정에서 보고 느낀 독일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전해주고 있다. 물론 단순히 전달하는 차원이 아닌 그 속에서 발견한 사람들의 삶의 지혜를 이야기 한다. 

무엇이든 자신이 보고 싶은 것을 보게 된다. 저자가 그런 마음으로 찾아낸 물건으로는 고서, 그림, 램프, LP 음반, 습도계, 편지 개봉칼, 무쇠촛대, 타자기, 펜촉, 진공관 라디오 등 사람들이 살아가는 동안 일상을 함께해온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일상의 감성이 녹아 있으며 그 시간을 고스란히 담아온 물건들에서 저자가 보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연필하나에서도 그 연필이 다 닮도록 기록한 한 사람의 삶을 발견하고, 편지 개봉칼에서는 연인의 마음을 찾고, LP판의 재킷에서는 반세기 동안 음반 디자인이 변모해온 과정을 발견한다. 이렇듯 옛 물건, 오래된 물건에는 시간이 담겨 있다. 그 담긴 시간에는 사람들의 마음이 서려있는 것이다. 저자는 그렇게 찾아낸 물건들에서 시간 속에 스며들어 있는 사람들의 그림자를 찾아낸다. 그가 찾아낸 사람들은 음악, 미술, 문학 등 사람의 아름다운 본성을 일깨우는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예술인의 눈으로 예술적 감성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은 이렇게 그 속에 녹아 있는 인간의 본성인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것이리라. 그 아름다움을 눈과 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현상적이고 물질적인 것만은 아님을 안다. 그 속에 깃들어 있는 삶의 철학, 정신을 바라보고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에 어떻게 구현해 나갈 것인지를 밝혀내는 것이 될 것이다. 그렇게 찾아갈 수 있는 것은 이 글 속에 담겨 있는 자자의 다양하고 깊이 있는 예술적 소양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으리라 짐작하게 된다.

한 분야에서 자리를 잡고 그것도 예술인으로 살아가는 사람이기에 삶을 성찰하는 깊이가 무게감으로 다가온다. 이 책을 접하는 동안 독자들은 특정한 물건을 매개로 예술의 세계를 안내하는 자자의 독특한 감성을 만나는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m*****8 2011.04.14. 신고 공감 2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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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대한 향수에 젖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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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사물들을 보며 예술을 생각한다_(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                                  - 민병일 글,사진 / 아우라 -                                  -  ;사유하는 사물;로서의 프랑켄바인 - 괴테가 즐겨 마셨고 레마르크가 사랑했던 거룩한 백포도주 >>> 이정도 이름이 거론되면 그 어떤 와인이라도 확 땅기게 마련이다. 백포도주... 라고 적혀 있으니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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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사물들을 보며 예술을 생각한다_(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

                                 - 민병일 글,사진 / 아우라 -

                                

-  ;사유하는 사물;로서의 프랑켄바인 - 괴테가 즐겨 마셨고 레마르크가 사랑했던 거룩한 백포도주

>>> 이정도 이름이 거론되면 그 어떤 와인이라도 확 땅기게 마련이다.

백포도주... 라고 적혀 있으니 꼭 성당에서 사용하는 백포도주가 떠오른다.

하지만, 늘 마시던 white wine 그것이겠지.

 

- 일찍이 괴퇴는 :그 어떤 포도주도 이렇게 맛있을 수 없다:라고 하며 프랑켄바인을 즐겨 마셨다.

 

- 방문을 열자마자 음악회에서 들었던 차이코프스키의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음반을 턴테이블에 걸었다' 남독일 프랑켄의 눈부신 햇살이 담김 적포도주 한 병을 땄다. 지금쯤 로스트 로포비치도 황혼의 연주를 축하하며 한잔 마시고 있겠지.나는그를 위해 건배했다.

 

- 독일은 예술적인 느낌의 종이와 붓, 물감과 잉크 등이 다양하게 있는 문구의 나라였다.독일에 연상이 있을리 만무했지만 동양의 먹이나 벼루, 붓과 같은 역할을 했던 서양의 잉크와 잉크병,펜촉과 펜대를 만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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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나름 흥미로와서 빌려 왔을 때, 남편이 먼저 읽어보더니 한소리했다.

이런 신변잡기 같은 글로도 책을 쓰는구나.>

크크크, 그러고보면 우리 부부가 읽는 책들은 너무 편협적이다.

이러한 신변잡기적 내용을 담은 것이 수필이라는 엄연한 장르로 자리잡은 글쓰기 부문임에도 이를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우리가 문제인 것이겠지.

너무도 공대답게 실용서적만 잡고 읽어댄 탓이다.

소설도 읽고 여행기도 읽고 수필도 많이 읽어야하는데...

 

우리야 일상에 맞추어 우리 조건에 맞추어 사느라 그리 책읽기가 편협되어 간다지만 아이들도 자칫 그리 책을 골라주는 것은 아닌지 갑자기 걱정이 되었다.

신경써서 조심해야 하겠다.

 

l******h 2011.07.2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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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사물들이 간직한 이야기들-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
"오래된 사물들이 간직한 이야기들-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 내용보기
[리뷰] 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민병일: 아우라, 2011) 오래된 물건들을 통해 예술을 이야기하다.     "오래된 사물들은 나에게 비루한 현실을 넘어서는 초현실적 예술의 오브제로 다가왔다. 나는 그것들을 텍스트 밖에 있는 삶 속의 예술작품이라고 생각했다." -프롤로그     일본에는 팔백만신(八百万神. 야오요로즈가미)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정확히 일본의 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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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민병일: 아우라, 2011)

오래된 물건들을 통해 예술을 이야기하다.

 

  "오래된 사물들은 나에게 비루한 현실을 넘어서는 초현실적 예술의 오브제로 다가왔다. 나는 그것들을 텍스트 밖에 있는 삶 속의 예술작품이라고 생각했다." -프롤로그

 

  일본에는 팔백만신(八百万神. 야오요로즈가미)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정확히 일본의 신이 팔백만이라기보다는 신이 너무 많아서 수백만의 신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힘을 가진 존재라면 모든 것이 신이 되는 나라 '일본', 일본 사람들은 어느 곳 어느 것에도 영이 깃들어 있으며 그 영이 영향력(지배력)을 행사한다고 믿습니다.

  사물에 깃든 특별한 능력을 다른 말로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오래된 물건들에 새겨진 수 많은 이야기들을 듣노라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현재에 영향을 미치는 '능력'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물들은 자신만의 언어를 가진 조금 특별한 존재이다.>

 

  저자는 사물들에 내재되어 있는 특별한 '이야기'를 가리켜 '무언의 언어'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가시적인 것이 아닌 비가시적인 것이기에 특별한 작업과 노력이 요구됩니다. 작가 또한 그들의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 오랫동안 그것들과 동거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합니다. 과거의 화려했던 꿈을 간직한 사물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들을 통해서 들려주는 저자의 예술적 감각을 일깨워주는 이야기들이 '삶의 기쁨'을 경험케 해줍니다.

<예술 그 자체가 되어버린 사물들을 통해 특별한 만남을 경험한다.>

 

  "만년필은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어느 독일 사람의 사유 도구가 되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사랑과 우정의 가교가 되었을 것이다. 나 역시 사람들에게 삶의 위안을 주는 말을 이 고릿적 만년필로 쓸 생각이다."-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 中 

 

  <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 저자 민병일이 예술에 대한 동경에 이끌려 떠난 뒤늦은 독일 유학 생활 가운데 만난 예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시간의 앙금 속으로 침잠해 갔던 시간으로 회상되어지는 독일 유학생활. *고릿적 물건들을 접하면서 예술을 바라볼 수 있는 안목과 예술적 감각이 키워진 성장기 시절의 이야기들이 삶의 위로의 시간을 갖게 해주는듯 싶습니다.

  총 29개의 꼭지로 이뤄진 <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은 오래된 사물을 통해 예술적 오브제를 이야기 합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일상 생활 곳곳에서 오랫동안 숙성된 사물들이 그 자체만으로도 예술의 통로가 된다는 사실과 현재와 과거를 예술이 가교처럼 연결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과도 같은 잊지 못할 사물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물들이 간직한 이야기들이 이 책을 통해 새롭게 다가올 것입니다. 비록 말로는 표현할 순 없어도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마음 속 고릿적 사물들의 이야기들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경험의 시간들이 우리의 삶에 위안과 격려가 되어준다는 사실에서 <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의 의미를 찾아봅니다. 비록 예술은 알지 못하지만 삶의 위안을 만날 수 있었기에 특별한 경험의 시간이었습니다. 

 

*고릿적: 옛날의 때

** 몽블랑 만년필: 철저한 장인 정신으로 최고 품질의 제품을 만들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몽블랑 만년필은 수공으로 만들며 펜촉은 18k의 금을 사용한다. 몽블랑의 심볼인 '몽블랑 스타'는 눈덮인 몽블랑 산의 만년설을 상징하며 제품에 새겨진 '4810'은 몽블랑 산의 높이라고 한다. 독일이 1990년 통일 조인식을 가질때 서독의콜 총리와 동독의 디메제이로 총리의 통일 조약식에서 몽블랑의 "마이스터스틱 149"가 사용된 일화가 있다.

 



s******a 2012.11.1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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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물건들에 깃든 추억들을 불러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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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것들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 생각들을 가져다준다. 낡아지기까지 수많은 손길들이 그것들 위를 스쳐갔을 것이며, 그러면서 누군가의 추억이 그 물건들 위에 쌓였을 것이다. 때로 손때 묻은 물건들은 낡았다는 이유로 버림받기도 하지만, 그 낡음이 바로 추억의 깊이라는 같은 이유로 애착과 미련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낡은 물건이 아니라 타인들의 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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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낡은 것들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 생각들을 가져다준다. 낡아지기까지 수많은 손길들이 그것들 위를 스쳐갔을 것이며, 그러면서 누군가의 추억이 그 물건들 위에 쌓였을 것이다. 때로 손때 묻은 물건들은 낡았다는 이유로 버림받기도 하지만, 그 낡음이 바로 추억의 깊이라는 같은 이유로 애착과 미련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낡은 물건이 아니라 타인들의 손에서 낡은 물건들을 수집한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독일 유학시절에 그는 낡은 물건들을 대하는 독일인들의 모습에서 그 나라 사람들의 감성을 읽어낸다. 그래서 휴일이면 배낭을 매고 벼룩시장을 다니면서 그들이 자신의 추억이 깃든 물건을 팔면서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기울인다.  그렇게 그는 자신이 공부하기 위해 몸담고 있는 나라 독일의 정신을 이해하고, 자신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고 돌아보는 기회를 가진다. 
  주인이 들려주는 사연과 함께, 또는 벼룩시장에서 그 물건을 만나게 된 인연에 대한 짤막한 이야기와 함께 저자의 소유가 된 사물들은 다시 그만의 감성이 그 위에 덧입혀지고 그의 방식대로 길들여져 이제 우리 앞에 더 길어진 사연들을 풀어놓는다.
  마음에 온기를 전해줄 것 같은 따스한 빛의 유겐트슈틸 램프, 저자에게 서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기억하게 해준다는 남색의 마이센 도자기, 마른 풀꽃 냄새가 책 밖으로 스며나올 것 같은 50년된 마른 풀꽃 액자, 그리고 아주 사소한 그러나 잊기어려운 기억들을 끄집어 내주는 단추들, 몽당연필들, 색연필들, 연필깍기들...  일회용이라는 말조차도 생각할 수 없었던 시절에 장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물건들의 견고한 아름다움,  물건들의 소중함을 알던 시기에 사용되면서 소중하게 다루어지고 보관된 물건들은 우리는 잃어가고 있는 어떤 가치들을 발견한다.
  소개하는 물건들을 담은 저자의 사진에서 그의 감성이 번져나와 이 책은 더욱 감성적인 책이 된다. 저자의 문장 속에 흐르는 지성의 무게와 감성의 깊이 또한 대단하다. 음악, 미술, 디자인에 대한 그의 매니아적 몰두가 느껴지며, 어떤 삶의 과정이 그런 감성을 가진 이로 단련시켰을지 궁금할 정도로 섬세하고 애잔한 감성이 느껴진다.
 
  음악과 그의 기억이 하나가 되며 애잔한 감성이 글에서 잘 묻어나는 구절을 한 번 베껴본다.:
  슈바르츠코프가 부른 슈베르트의 <들장미>가 라디오에서 나오자 나는 노래를 시작할 때의 청아함과 뒷부분 고음부에서의 눈부시도록 투명한 음색에 반해 노래가 끝날 때까지 움직일 수가 없었다. 슈바르츠코프의 단아하고 고혹적인 미성은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랄까 동경을 불러일으켰다. 정전된 것 같은 어찌할 수 없는 마음에 석고상처럼 선 채로 노래에 귀를 기울였다. 이 노래를 들으니 유월의 아침 등교 길에서 본 하얀 교복을 입은 백장미 같은 여학생들이 생각나고, 화강암 담장에 무리지어 핀 빨간 줄장미 향기가 생각난다. 장미 향기가 라디오 소리에 배어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그 소리에는 왠지 잠들지 못하는 고독이 묻어난다. -<그룬디히Grundig 라디오의 진공관 소리> 중에서

YES마니아 : 로얄 l*****a 2011.03.1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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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 너머에 대한 그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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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燈은 에고를 해방시켜주는 사물이다.등의 빗살무늬는 내 안 깊숙이 침투하여 현실에 결박당한 꿈을 풀어헤친다. 현실에서 나란 존재는 얼마나 위선적인가! 등의 불빛은 이성으로 위장한 나를 무장해제하고 감정숭배로 이끈다. 감정은 이성의 갑옷으로부터 나를 해방시킨다."지극히 개인적인 산문집이겠거니했다. 솔직히 조금은 너무 유별난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도 살짝 했었다.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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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燈은 에고를 해방시켜주는 사물이다.
등의 빗살무늬는 내 안 깊숙이 침투하여 현실에 결박당한 꿈을 풀어헤친다. 현실에서 나란 존재는 얼마나 위선적인가! 등의 불빛은 이성으로 위장한 나를 무장해제하고 감정숭배로 이끈다. 감정은 이성의 갑옷으로부터 나를 해방시킨다."

지극히 개인적인 산문집이겠거니했다. 솔직히 조금은 너무 유별난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도 살짝 했었다.책을 다 읽고 어찌나 얼굴이 부끄러워지든지...
저자는 단순히 자신의 소장품을 자랑하듯 열거하려고 한 것이 아니였다. 우리가 겉으로만 보게 되는 사물에서 예술을 발견하고,자신만의 성찰로 이끌어 주는 역활을 하려 한 것이였다.
등불 하나를 보면서 빗살무늬를 떠 올리고,나의 위선이 벗겨지는 순간이라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은..
사물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이 있어야 가능한 것일테니까.
등을 필두로 해서 저자의 이런 생각은 계속 이어진다.

"할아버지의 습도계는 미처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상상하게 해주는 예술의 오브제로서 다가왔다.미세한 물기를 머금어 눈금이 올라가는 것을 보면,사람 몸 안에도 습도계가 있을 것 같다. 욕심이랄까,이기심이랄까,혹은 초현실적인 예술에 대한 동경이랄까,그런 습기가 몸에 차오르면 심장박동 수가 빨라지고 혈압이 올라가는 습도계.오래된 습도계의 숫자판에는 0%에서 100%까지 수치가 적혀 있고 100이란 숫자에 가까울수록 눈금 간격이 좁아져서 무언가 긴박한 느낌을 준다"

그저 이뻐서 사게 된 습도계에서 저자는 심장박동수를 떠올렸고,사람의 이기심을 떠올렸다.
김춘수시인의 꽃이란 시저첨,사물 역시도 그저 사물로만 보면 시계이고,등이지만,조금만 다른 시선 ,예술적인 시선도 좋고,철학적인 시선도 좋겠고..그렇게 다양한 시선으로 사물을 바라 보게 된다면,사물은 그 이상으로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을 통해 배웠다.

시간이 지나면서 쓰레기처럼 여기고 버렸던 턴테이블과 LP판이,흑백텔레비젼이 새삼 그리워졌다.
앞으로 만나게 될 다양한 '사물'에 대해서는 조금더 깊은 애정을 가져 보리라 다짐도 해 본다.
새것이면 무조건 환영하는 풍토 속에서 이 책은 단비였다. 비단 옛것이 아니어도,보여지는 사물 그 너머의 것까지 볼 수 있는 마음을 가질수 있기를 저자는 바랐던 것이 아닐까?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저자가 던저주는 화두는 예상외로 묵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은 가볍게 잘 읽혔다.사물에 대한 철학과 더불어 독일 곳곳의 풍경을 만나는 재미도 솔솔했기때문이리라.

w*******i 2011.04.07.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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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물에도 온기가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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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때묻은 물건을 만나는 일은 행복하다. 낡아서 날이 서지 않은 느낌은 언제나 뭉클하고 정겹기 때문인데 물건마다 추억이 깃들어 있어서 그럴 것이다. 다리 하나가 어딘가 사라진 클래식한 작은 탁상시계, 학창시절의 감수성이 담긴 시 액자, 누군가가 만들어 준 열쇠고리, 몽당연필…. 사물은 말없이 제자리를 지키며 시간을 견뎌왔고 사람은 거기에 추억을 덧칠한다. 그리하여 온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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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때묻은 물건을 만나는 일은 행복하다. 낡아서 날이 서지 않은 느낌은 언제나 뭉클하고 정겹기 때문인데 물건마다 추억이 깃들어 있어서 그럴 것이다. 다리 하나가 어딘가 사라진 클래식한 작은 탁상시계, 학창시절의 감수성이 담긴 시 액자, 누군가가 만들어 준 열쇠고리, 몽당연필…. 사물은 말없이 제자리를 지키며 시간을 견뎌왔고 사람은 거기에 추억을 덧칠한다. 그리하여 온기가 피어난다.

 

 저자는 시인, 출판편집을 거쳐 뒤늦게 예술에 대한 동경으로 독일 유학길에 오른다. <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은 독일 유학생활 중 벼룩시장 등을 돌며 만난 그만의 물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첫 산문집이라 그런지 독일과 오래된 사물이라는 한정된 주제임에도 많은 것이 응축되어 있다. 읽기 편하고 사진도 예쁘다. 특히 처음 소개되는 램프는 다음 장에 한 면을 할애해 은은한 빛을 보여주는데 사진을 보는 즐거움을 빼놓을 수 없었다.

 

세속 도시에서 한 발만 비켜서면 차 한 잔으로 비울 수 있는 마음이 곁에 있는데,

비울수록 차오르게 할 수 있는 것들이 내 안에 있는데……

 

(57쪽. 백년 찻잔과 찻주전자에서.)

 

 개인적인 일기를 펼쳐보는 느낌처럼 조심스럽지만 이내 부러워지는 물건을 만날 수 있었다. 램프, 연필깎이, 촛대, 타자기 등을 비롯한 사물 그리고 독일문화를 간접적으로 맛보는 즐거움까지 얻을 수 있다. 휠덜린, 괴테, 쉴러, 헤세, 베토벤 등 내가 사랑하는 독일의 예술가 그리고 저자의 클래식 사랑도 엿보인다. 책을 읽어갈수록 머릿속에서는 바그너의 <탄호이저 서곡>이 둥둥 떠다녔다. 왜 그랬을까. 웅장한 그 음악이 책과는 그다지 어울리는 거 같지는 않지만, 독일 이야기라서 그런 거 같다.

 

 외로운 유학생활을 버티게 해준 벼룩시장, 엔틱한 물건, 미술과 음악 등을 비롯해 그에게 친절했던 이들 덕택에 좋은 기억이 가득한 거 같다. 클레의 소묘집 편에서 '책은 사물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인간적이다.' (72쪽.) 라는 말에 공감했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건 독일에서 출판한 <고요한 아침의 나라>였는데 정말 심봤다가 아닐까 싶다. 물론 외국인이 본 조선의 모습이라 조금 생소하기도 하지만 흑백, 칼라시진을 비롯해 세밀화까지 담아낸 소중한 자료였다. 1915년 초판본의 견고한 제본술이라니 책장 한 장 잘못 건드려 십 여 장이 절로 뜯어지는 책과는 비교할 수조도 없다.

 

 누군가의 소중한 물건을 보며 거기에 깃든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어서 즐거웠다. 그리고 새삼 느끼지만 소박하게 사는 독일인의 모습도 보기 좋았다. 물건을 사는 이에게 "오래 머무르는 좋은 친구가 되길 바란다." (60쪽.) 고 행운을 비는 모습이 정겹다. 우리에게도 오래된 우리만의 풍경이란 게 있다. 다듬이, 맷돌을 비롯한 그 많은 사물이 떠오르는 날이다. 나의 고릿적 풍경에는 어떤 사물이 들어 있을까 기억을 더듬어 본다.

 

s*****m 2011.03.1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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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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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것도 괜찮겠지만, 그래도 보는 쪽이 더 나은 책이었다.(시와 같은 산문이었는데, 작가의 약력을 보니 짐작이 갔다. 작가의 시를 보고 싶다는 생각도 좀 들었고.)들먹이는 사물들이 심상치가 않다. 정말 대화를 나누고 싶을 지경이다. 다만, 작가가 가진 추억들이 대부분 우리나라에서의 것이 아니라 독일 유학시절에 있었던 것들이라 거리감이 느껴지기는 했다. 아무려나, 사물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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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것도 괜찮겠지만, 그래도 보는 쪽이 더 나은 책이었다.(시와 같은 산문이었는데, 작가의 약력을 보니 짐작이 갔다. 작가의 시를 보고 싶다는 생각도 좀 들었고.)

들먹이는 사물들이 심상치가 않다. 정말 대화를 나누고 싶을 지경이다. 다만, 작가가 가진 추억들이 대부분 우리나라에서의 것이 아니라 독일 유학시절에 있었던 것들이라 거리감이 느껴지기는 했다. 아무려나, 사물과의 대화를 나누는 방식만 빌려 본다면 충분히 유용할 것 같다.

내게 있는 오래된 사물들을 찾아 보았다. 별로 보이지 않는다. 새 것을 자주 취하는 취향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오래된 것을 굳이 붙잡고 있는 취향도 아닌 탓이다. 명품이라는 것에 대한 매력도 느끼지 못하는 나로서는 그저 일정 기간 쓰다가 수명이 다했다 싶으면 미련 없이 버리고 그렇게 살아온 모양이다. 새삼 아쉬운 마음이 생기기는 한다. 나에게도 오래된 무언가가 있었으면.

결혼하기 전의 추억들도 모조리 잃어버린(본가의 사정에 의한 여러 번의 이사로 인해) 마당에 지금 가진 그래도 소중한 옛 물건들은 내 아이들과 남편과 관련된 몇 점인데. 꺼내 보고 싶을 때도 있지만 어쩐지 쑥스러움이 돋는 것 같아 망설이다가 포기하곤 했다. 마음이 조금 더 너그러워지면 꺼내어 잠겨들어 볼까. 생각만 해 보고.



(살짝 붙임-여기 블로그 이웃 중에 행복한남자님의 취향이나 습성과 비슷한 부분이 많이 보여 잠시 헷갈렸음. 얼굴을 몰랐다면 오해할 뻔함)



YES마니아 : 로얄 j***6 2011.11.08. 신고 공감 1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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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사물에서 예술의 향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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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 시간이 날 때면 가끔 들렸던 곳 중 하나가 청계천에 위치한 황학동 벼룩시장이라는 곳이다. 그곳은 어디에서나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오래된 고서나 어릴 적 기억에 희미하게 남아 있던 다양한 우리의 옛 생활용품들 그리고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잘 알 수 없는 이런 저런 잡동사니들까지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마치 세상에 존재하는 물건이란 모두 한곳에 모아 놓아서 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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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 시간이 날 때면 가끔 들렸던 곳 중 하나가 청계천에 위치한 황학동 벼룩시장이라는 곳이다. 그곳은 어디에서나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오래된 고서나 어릴 적 기억에 희미하게 남아 있던 다양한 우리의 옛 생활용품들 그리고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잘 알 수 없는 이런 저런 잡동사니들까지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마치 세상에 존재하는 물건이란 모두 한곳에 모아 놓아서 나에겐 아주 특별한 의미를 주는 장소였다고나 할까 아무튼, 아무런 부담 없이 휭 하니 한번 둘러보는 재미가 꽤 쏠쏠하기도 했고 가격도 그리 비싼 편이 아니어서, 때로 고풍스러운 분위기에 마치 고향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물건을 발견하게 될 경우 호기심에 의해 구입을 하기도 했던 아름다운 추억이 깃들어 있는 곳이다. 지금은 도시개발에 밀려 그곳이 사라지면서 조금 떨어진 새로운 곳에 다시 터를 잡았다고 해서, 2년 전인가 옛 정취를 느껴볼까 싶어 우연하게 들렸던 그곳이 이제는 예전만큼의 정감을 내게 전해주지는 않았지만, 매일 같이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이 시대에 그것도 도시 한복판에 그런 장소가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내겐 아직까지 충분히 흥미 있는 곳으로 남아 있다.

이 책을 보면서 저자가 말한 대로 오래된 사물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인지는 몰라도 나 역시도 평소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그래서 이제는 먼지만이 수북하게 쌓인 지난날의 물건들을 어쩌다 마주치게 되어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불현듯 지나간 과거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머리에 떠올라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할 때가 있었던듯하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런 일종의 무의식적인 나의 행위가 이제와 돌이켜 보건데 나도 서서히 나이가 먹어가는 것일까 하는 마음 한편에 쓸쓸한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것 보다는 날로 빠르게 변해가는 오늘날의 현상에 반하여 지나간 향수에 대한 그리움이 어느새 나의 가슴 한편에 깊게 자리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이 한때 독일 유학 생활을 하면서 고국을 떠나 멀리 타국에 홀로 있다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었는지, 아니면 지나간 사물에 대한 남다른 애착이었는지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그곳 벼룩시장이나 엔티크 시장을 다니면서 오래된 고화나 고서, LP음반, 찻잔, 진공관라디오, 심지어는 단추나 몽당연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물에 관심을 가지고 구입하여 소장하게 되는데, 귀국 후 대학에 교편을 잡으면서 그 동안 자신이 수집해왔던 물건들에 대한 작은 소고와 함께 사물을 관찰함에 있어 단순한 하나의 물건이 아닌 그 나름대로 예술적인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여 우리들로 하여금 사물을 바라보는데 예술적인 시각의 확대를 일러주고 있는듯하다. 다시 말해 저자는 하나의 사물을 무심한 마음으로 보면 오래된 고물에 지나지 않지만 오랜 시간을 거쳐 오면서 사물이 지니고 있는 그 내면의 세계를 생각해 본다면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예술적 아름다움이 존재가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우리의 기억 속에 희미하게 남아 있던 여러 오랜 사물들을 바라봄에 있어 사물 스스로 내포하고 있는 예술적인 면을 놓치지 않도록 책을 통해 우리에게 일깨워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물건들 개중에는 저마다 나름대로의 애틋한 사연을 담은 특별한 사물들이 더러 있을 것이고 그래서 다른 물건에 비해 조금은 더 애착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자주 들여다보지는 않아도 어느 날 문득 그런 물건을 꺼내어 보게 될 때, 비록 지금은 손때 묻어서 그것이 아주 볼품없고 낡아버렸지만 우리는 그 안에는 지난날에 대한 정겹고 구수한 그래서 새로운 물건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짙은 오묘한 매력의 감흥을 느끼곤 한다. 나는 예술 작품의 진정한 가치란 것이 단지 눈요기 감에 지나는 것이 아닌, 우리의 눈을 통해 마음 깊숙한 곳에서 짜릿한 그 무언가 형언할 수 없는 자극을 불러일으켜 줄 때야 비로소 매겨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의 시대를 일컬어 우리는 디지털 시대라고 말한다. 얼마 전 모 벤처회사에서 대학생들을 상대로 소개팅을 주선해 준다는 컴퓨터 프로그램의 개발기사를 보고 우리의 인간관계도 점점 기계화 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에, 아무리 시대에 맞추어 사는 세상이라 하더라도 이런 부분까지 그렇게 했어야 하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남에게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현실에 적응하며 사는 것이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마는 단지 오래되고 아날로그적이라는 그 이유하나만으로 멀리하고 쉽게 버려져야 한다는 것은 참으로 용납하기 힘들다. 이 책에서처럼 오늘 당신의 마음을 한때 충족시켜주고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던 그래서 그대의 체취가 이미 깊이 베어 씻고 씻어도 없어지지 않는 당신만의 소중한 사물이 있다면 한번 꺼내어 서로 무언의 대화의 장을 만들어 아름다운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싶다.



p*******3 2011.04.17. 신고 공감 1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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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과의 커뮤니케이션 : 낭만적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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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이 주는 위로란 어떤 것일까. 저자가 서두에서 사용한 ‘인간화 된 사물’이라는 표현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후반부의 포도주 이야기에서는 포도주를 ‘사유하는 사물’로 표현하고 있기도 하다.) 무엇이든 이름을 부여하기 좋아하는 나도 인간화 된 사물에 중독 상태는 아닐까. 어떤 작은 사물이라도 생명을 가졌다고 상상하면 즉시 따뜻한 온기가 돌고 내게 체온을 나누어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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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이 주는 위로란 어떤 것일까. 저자가 서두에서 사용한 ‘인간화 된 사물’이라는 표현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후반부의 포도주 이야기에서는 포도주를 ‘사유하는 사물’로 표현하고 있기도 하다.) 무엇이든 이름을 부여하기 좋아하는 나도 인간화 된 사물에 중독 상태는 아닐까. 어떤 작은 사물이라도 생명을 가졌다고 상상하면 즉시 따뜻한 온기가 돌고 내게 체온을 나누어주는 것 같아서 큰 위로가 된다. 사물 뿐 아니라 집이나 도서관처럼, 공간이 그런 역할을 해 줄 때도 있고 조각조각의 시간으로 엮인 추억이 우리를 다독여 줄 수도 있다.

저자의 목소리는 편안하고 차분하며, 오래전에 만들어진, 복고적 사물에 대한 예술적 고찰이긴 하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에세이를 대하면 좋겠다. 그의 이야기는 여행 이야기이기도 하고, 벼룩시장에 대한 애정이기도 하고, 사물이 살아온 시공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저자의 고백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 소재도 다양하다. 사물에게서 시작되는 이야기들은 건물로, 역사로, 도시로, 예술가에 대한 상상이나 이름 모를 과거의 사람으로 모두 연결되어 있다. 거장들의 그림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실은 그들의 삶에서 주목받지 못한 부분을 들여다보고 있기도 하고(헤세나 괴테의 그림처럼), 누군가 직접 수집한 들꽃을 넣어 만든 액자나 단추들, 촛대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따뜻한 시선을 가진 이에게 주변 모든 세상은 사람에게 위로와 기운을 주는 것인가보다.

책에서 언급된 표현 중 ‘낭만적 시대의 유물’이라는 표현이 기억난다. 이 책에 등장한 모든 사물들(편지까지도)은 영화 ‘이퀄리브리엄’의 기준에 의하면 즉각 소각처치 뿐 아니라 소장자는 처형감이다. 과연 이러한 사물들은 감정을 유발시키고 그 감정에서 욕심과 적대감이 생겨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게 되는 것일까. 영화에서 권력자가 이러한 유물들을 전멸시키기 위해 행사하는 폭력을 생각하면 이 또한 틀렸음이 분명하다.
사물은 어떻게 감정을 유발하는 것일까. 인간과 얽힌 역사가 없었다면 우리가 사물을 추억할 일도, 위로받을 수도 없었을 것이다. 인간과 함께 보낸 시공간에서 사물은 체온을 가지게 된다. 저자는 일부의 사물에 ‘낭만적 시대의 유물’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책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사물과 공간들이 사실 ‘살아있는 낭만적 조각들’이다. 그 기억을 가진 채 현재 존재한다는 것 때문에 그렇고, 실용성이 아닌 사물이 가진, 혹은 유발시키는 이야기 때문이며 그 역사들은 아프거나 설레이는 마음을 자극하기에 더욱 그렇다. 그 사물과의 커뮤니케이션과정을 저자는 ‘낭만적 과정’이라고 표현한다. 사물을 보고 만질 때 우리의 마음과 기억을 만지게 되는 과정의 이름이 참 예쁘다. 

시종일관 따뜻한 저자의 시선뿐 아니라, 저자가 어루만지듯 찍어낸 사물들은 심장이 천천히 뛰고 체온과 역사를 가진 것이라서, 이렇게 따뜻한 빛깔로 가득한 책을 사랑하지 않기란 어려울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서 꼭 연장통을 하나 구입하든지, 만들고 싶어졌다. 저자의 지도교수의 방에 있던 그것처럼 꽉꽉 물건이 차기까지는 시간이 걸릴테지만, 저자처럼 일단 통을 마련하고 이것저것 물건과 기억을 채워나가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저자가 연장통 이야기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 모든 물건들은 (개인의 추억이 담긴 직접 만든 액자처럼 고유한 탄생이었을 수도 있지만) 거의 기성제품, 대량생산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들은 각각의 독특한 나이듦을 겪는다. 일곱 살 어린애의 낙서가 그려질 수도 있고, 주인의 실수로 모서리가 뭉그러진 모양이 될 수도 있다. 그 나이듦의 과정에서 이들은 레디메이드에서 일상의 예술이 된다.



덧붙이는 말 :

1) 이 책은 이 세상 모든 것의 예술화에 대한 저자의 시선이 주를 이루는 에세이다. 전문적인 예술작품 혹은 수집품의 학문적 역사와는 거리가 있다.

2) 노르베르트 베버 신부의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는 고서에 눈이 반짝반짝 했던 독자라면 베버신부가 만든 동영상(영화) ‘고요한 아침의 나라’도 구해보길 바란다. 당시 필름으로 기록되고 독일에서 상영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로서는 소중한 사료가 되는 영상물이며 옛 한반도의 삶의 모습과 당시 파견된 신부들의 모습까지 볼 수 있어서 매우 흥미롭기도 하다.

f*****5 2011.04.07.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