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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청산되지 못한 강제 병합의 피해와 상처-미래를 여는 한국의 역사5
"여전히 청산되지 못한 강제 병합의 피해와 상처-미래를 여는 한국의 역사5" 내용보기
중학생 시절, 중앙청이라고 불리웠던 건물 앞을 거쳐서 학교에 갔다. 나중에 그 건물이 일제시대 때 악명높았던 조선 총독부 건물이라는 걸 알게 됐을 때의 충격이란. 그 후 웅장하고 튼튼하게만 보였던 그 건물에게서 때론 흉물스러움을 느꼈던 건, 일제에 대한 우리 인식에 미루어 볼 때 이런 변심쯤은 자연스러운 감정이었을 것이다.   그후 90년대 중반으로 기억하는데 이 건물이
"여전히 청산되지 못한 강제 병합의 피해와 상처-미래를 여는 한국의 역사5" 내용보기

중학생 시절, 중앙청이라고 불리웠던 건물 앞을 거쳐서 학교에 갔다. 나중에 그 건물이 일제시대 때 악명높았던 조선 총독부 건물이라는 걸 알게 됐을 때의 충격이란. 그 후 웅장하고 튼튼하게만 보였던 그 건물에게서 때론 흉물스러움을 느꼈던 건, 일제에 대한 우리 인식에 미루어 볼 때 이런 변심쯤은 자연스러운 감정이었을 것이다.

 

그후 90년대 중반으로 기억하는데 이 건물이 폭파되는 장면을 TV로 지켜보면서 생각이 왔다갔다했다. 저걸 꼭 폭파해야 했을까. 일제 시대에 대한 교훈으로 삼는 것도 괜찮았을텐데 하는 심정과 '아니야 없애는 것으로 일제 청산을 수행하는 것도 필요해;,이렇게. 나만 갈팡질팡했던 것이 아니라 여론도 찬반이 팽팽하게 맞섰던 것으로 알고 있다.

 

분명 일제 강점된 지 한세기 이상,  해방된 지 70년이상 지났다. 그럼에도 여전히 일제 강점은 우리에게 분노의 역사로 각인될 수 밖에 없는 것이, 일제 청산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강제 병합으로 인한 피해와 상처가 아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분단 등 우리 근현대사에 질곡의 그림자를 드리우게 한 한 원인이 됐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고 더욱이 일본 정치권이 보여주는 태도를 보면 일본에 대한 우리 민족 감정이 반일색채를 띠게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일제 감정기를 다루고 있는 '미래를 여는 우리 역사5' 편, 이 책을 읽는 동안 내 감정은 분노에서 탄식으로 다시 존경으로 마음이 오갔다. 일본 제국주의가 우리에게 저지른 만행과 친일 행각, 그리고 항일,독립운동가들의 행적을 더듬어가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이 책에서 돋보였던 점은 독자의 감정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특히 분노의 감정으로  몰아갈 내용으로만 전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미 '미래를 여는 한국의 역사4'에서 균형잡힌 시각과 함께 사진과 내용이 절묘하게 이어지는 구성과 편집이 기가 막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5편에서도 이런 장점은 여전했다.

 

이 책에서는 역사 책이라면 당연히 다루게 되는 강제 병합이후 조선인들을 어떻게 통치했는지, 그리고 수탈사나  대해서도 다루고 있지만, 일제의 만행에 치중하느라 소홀하게 다루어졌던 일상에 파고든 식민제체나 문화를 아우르며 보다 넓게 일제 강점기를 살피고 있다.

수탈사와 항일투쟁사만이 아닌 식민체제하에서 진행됐던 근대화의 성격을 규명하는 한편 식민체제와 조선인들의 전체를 조망하고 있는 것이다.

식민체제에서 진행됐던 근대화는 정상적인 방향으로 진행되지 못했다.조선인이 주체도 중심이 될 수 없는 상황에서 추진됐으니 일본에 종속되고, 일본 우선으로 전개될 것을 예상하는 것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항일독립 운동가 아내의 애환이나 뜬금없다는 느낌이 드는 미스 조선선발대회, 백화점의 전성시대, 조선에 사는 일본인, 광고 등  굵직굵직한 정치,경제사에 가려져 자잘해 보였던 일상을 삽입해 놓음으로서 식민 체제에서 '모던'이 등장하는 일상을 엿볼 수 있었다.

더욱이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새로운 터전을 다지기 위해서, 혹은  독립운동을 위해 또는 전시동원으로 인해 조선을 떠나 만주로 연해주로 하와이, 멕시코로 향했던 해외 이주민의 존재, 이 책에서 이들의 존재에 대해 비중있게 수록하고 있는 점은 단연 눈에 띄였다.

 

이외에도 창씨개명이나, 친일인사의 행보에는 절로 한숨이 나왔다.  천재로 꼽혔던 인물이나 교육계, 종교계 등 사회지도층인사들이 변절하거나 친일노선에 합류한 것을 보면 이들은 조선이 독립하지 못할 것이라고, 일제지배가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여긴 것이리라.

처음에는 조선의 독립에 대해 희망을 갖고 있었지만, 강제 병합이휴 10년, 20년..세월이 점점 흐르게 되면서 독립에 대한 기대를 접게 된 이들이 다수였던 것이다. 그와 비례해서 조선인들에게 복종을 요구하는 일제의 지배시스템이 확고하게 뿌리를 내려갔던 것이다.

 

특히 한국의 근대문학의 선두에서 계몽과 호방함을 추구했던 이광수, 최남선의 친일 전향은 이들의 명성에 미루어 봤을 때 그 파장은 엄청났을 것이다. 이들은 단지 생존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남의 나라 전쟁에 참전을 독려한 것만해도 조선 젊은이들을 사지로 내몬 것이나 다름 없었다. 훗날 해방 이후에 이들이 '반민특위'에서 늘어놓은 변명은 구차하기 이를데 없었다.

 

반면 일제에 협력하는 인사들이 늘어날수록  일신의 안위를 버리고 독립운동에 투신한 이들은 고통스럽고 힘겨운 가시밭길을 걸어야 했다.

계몽과 교육을 통한 실력향상을, 혹은 해외에서 무장투쟁으로 일제에 대한 저항했던 이들의 고군분투는 실로 눈물겨웠다. 사회주의자건 민족주의자건 그건 중요하지 않았지만, 당시에는 독립운동노선을 두고 사회주의자와 민족주의자 사이에 갈등이 존재한 것도 사실이었다.

 

1940년대, 미국과 전쟁을 벌이게 되면서, 일본 제국주의도 막바지로 내몰렸고, 전시체제가 가동되면서 조선 역시나 애꿎은 제물이 돼버렸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 격이었다. 일본은 조선에서 자원,물자는  물론이고 생명과 인력까지 최대한 동원, 차출해갔고, 특히나 위안부까지 끌고 다닌 잔인함에  대해서는 말문을 잃을 수 밖에 없었다.그로 인해 조선인이 흘려야 했던 피눈물은 헤아릴 수도 짐작조차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오늘날까지도 이 당시에 빼앗긴 생명과 노동력과 재물, 인권을 생각하면 일본에 대해선 좋은 감정을 가질래야 가질 수 없다. 독일에서는 나치에 대해 철저하게 심판하고 지금도 그 언급에 대해 극도로 경계하고 있는데 비해  군국주의적 행보가 공공연하게 이루어지는 일본을 지켜보면 가해자 일본,침략자 일본, 약탈자 일본이라는 개념이 머리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전쟁과 강제 병합에 대한 일본의 반성태도를 날 선 시선으로 바라보게 될 수 밖에.

 

드디어 고대하던 해방이 됐지만, 조선은 안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었다. 일본이 물러간 자리에 미군정 체제가 수립됐고, 미군정은 조선인민공화국과 대한민국 임시 정부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자신의 운명을 자신의 손으로 결정하지 못하게 된데서 비롯된 비극이었다. 이로 인해 조선은 혼란이 빚어질 수 밖에 없었고, 새로운 체제를 수립하기까지 극심한 좌우 대립을 겪어야 했던 것이다.

 

일제 강점기를 돌아보는 것은 상당히 유의미한 작업이었다. 우선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정체성이나 역사의식이 왜 필요하고 중요한지를 새겨보게 된다.일제 시대때 조선인임을 자각하고 그 정신을 지키려 했던 것 즉 조선인이라는 정체성 자체가 항일정신의 뿌리였다는 것을 상기하면서.

 

 

e****0 2016.01.17. 신고 공감 7 댓글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