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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다크(라닥), 인도의 그 곳은? 라닥, 한때는 왕국, 지금은 인도, 주로 사는 사람은 티벳인, 황량한 곳, 추운 곳, 하늘의 시퍼런 곳. 내가 라닥을 간지가 25년이 지났지만 그곳의 기억은 뚜렷하다. 인도, 아대륙이라 불릴만큼 다양한 사람들과 자연이 있다. 그중 히말라야 지역은 다른 인도지역과는 구분되는 자연환경을 갖고 있다. 특히 라닥은 황량하다. 이 곳으로 들어가는 길 자체가 비행기로 단시간내 날아가지 않는 한 엄청난(?) 버스에 시달려야 하고 그것도 일년 중 개방되는 기간에 한해서다. 왜 이곳에 갔는지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지난 일기에는 ‘화성 같은 지역’이라는 글자가 박혀 있었다. 화성에 가본적도 없지만. 이 곳에도 사람들이 산다. 정말 뜨거운 햇빛과 추위가 휘몰아치는 곳에서. 두꺼운 붉은 빛의 옷을 입고 천천히 움직이는 사람들이. 일단 우리와 비슷한 몽골인종이라서 친근감이 들고, 이들은 손님에게 친절하다. 사람보기 힘든 동네에 살아서인지 아니면 혹독한 자연환경을 극복하면서 살아가기 때문인지. 인도여행때 티벳사람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인도 사람들 틈에서 티벳승려나 여성들은 확 드러난다. 그들도 비슷하게 생긴 나에게 친절은 베푼 것인지? 아니 그들의 삶이 그러했기에 그러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곰파 마을 ‘인연’이란 제목을 달고 있는 이 책. 사진과 글이 반반이다. 라닥, 내게 변변한 사진 한 장 남아있지 않아서인지 유심히 쳐다보고 내가 간 곳들의 기억을 꺼 집어 내려 한다. 라닥사람들과 곰파(절, 사원)와 자연이 이 책을 채워 넣고 있다. 여행은 자연과 사람과의 만남이다. 그곳에는 많은 이들이 외로움을 숨기고 뚜벅뚜벅 걷고 있다. 십년이란 시간을 두고 만남을 만남으로 이어간다. 시간이 변하게 한 것은 무엇일까? 사람이 상처인 세상에서 저자가 상처를 가지고 다시 돌아간 그곳, 인연의 끈은 길게 이어지기도하고, 뚝 끊어지기도 한다. 그것이 세상인 것을. 곰파와 라닥의 승들, 그들이 라닥사람들에게 희망을 준다. 힘든 삶이 아니라 행복한 삶, 승들이 세속과 단절된 삶을 산다면 금방 무너졌을 것이지만, 그들과 함께 했기에 혹독한 자연에서 나름의 시간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는 것 같다. 이런 곳에 사는 생물들, 황량함을 뚫고 나오는 꽃, 두툼한 외투를 걸친 야크와 산양, 잠시동안 푸르게 장식하는 풀들, 가지지 못하면 더 소중한 지도 잠시간의 시간만이 허락된 삶이기에 더욱 활짝 피고, 자라나는지도 모르겠다. 저자가 다음 십년 뒤에도 다시 라닥으로 돌아가 인연의 끈을 이었으면 하고 바래 본다. 여행과 사진이 만나는 책이지만, 여기서의 삶은 도시의 삶에 익숙한 우리들에게는 쉬운 시간이 아니다. 견딤의 연속이랄까? 느림의 미학을 몸으로 실천해야 하는 곳이기에. 라닥으로 가는 길에 인도가 선전하는 이정표를 본적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의 고속도로’, 그것이 고속도로일까? 우리가 바라보기에는 그렇고, 그들이 바라보기에는 그럴지도. 아스팔트로 대충 덮은 흙 길. 무너짐이 빈번한 그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망치로 돌을 깨고, 머리에는 바구니를 이고 나르고 있었다. 누더기 같은 천막과 변변치 않은 옷차림을 보면서 난 내가 가진 것들을 생각해 보았다. 이 책을 보면서 내내 생각했다. 나도 다시 저자처럼 시간의 인연을 끈을 당길 수 있을까? 내게도 기억하는 인연이 있음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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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 읽는 사진책 195 여기에 있으니 함께 만납니다 ― 인연, 언젠가 만날 이해선 글·사진 꿈의지도 펴냄, 2011.2.25. 사진을 찍는 사람은 누구나 알거나 잘 모릅니다. 무엇을 잘 아느냐 하면, 사진을 찍으려면 ‘내가 바로 그곳에 있어’야 합니다. 내가 서지 않은 곳에서는 사진을 못 찍습니다. 보도사진이나 다큐사진이 아니더라도 ‘바로 그곳에 있을’ 때에 사진을 찍습니다. 모델을 찍는 패션사진도 모델과 한자리에 있어야 모델을 찍습니다. 패션사진에서 ‘바로 그곳’은 모델과 서는 무대입니다. 한편, 무엇을 잘 모르느냐 하면, 멀리 날아가야 ‘사진을 찍을 만한 바로 그곳’을 찾지 않는다는 대목을 잘 모릅니다. ‘사진을 찍을 만한 바로 그곳’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생각해 보셔요.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티벳이나 네팔이나 인도나 부탄으로 날아가면, 한국사람은 ‘두멧자락(오지)’으로 찾아가는 셈입니다. 이와 달리, 티벳이나 네팔이나 인도나 부탄에서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오면? 이때에 티벳사람이나 네팔사람이나 인도사람이나 부탄사람한테 한국이 바로 ‘두멧자락(오지)’입니다. 한국에서는 인도 라다크가 ‘두멧자락’일 테지만, 인도 라다크에서는 한국이 두멧자락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한국에서도 한국이 ‘두멧자락’이 되며, 인도에서도 인도가 ‘두멧자락’이 됩니다. 두멧자락이란 어디일까요? 내가 두 발로 디디지 않은 곳이 두멧자락입니다. 고작 100미터쯤 떨어진 한 동네라 하더라도 나 스스로 그곳에 발을 디딘 적이 없으면 내 집에서 고작 100미터쯤 떨어진 곳도 두멧자락입니다. 서울에 살며 부천이나 인천에 나들이를 간 적이 없이 마흔 해를 살거나 예순 해를 살았으면, 서울내기한테 부천이나 인천은 두멧자락입니다.
여행을 하면서 글을 쓰는 이해선 님이 빚은 사진책 《인연, 언젠가 만날》(꿈의지도,2011)을 읽습니다. 이해선 님은 “얼굴도 모르는 한 소년의 주소를 달랑 들고 이곳에 온 적이 있습니다. 벌써 십 년 전 일입니다. 대부분의 초보 여행자들처럼 지도에 그려져 있는 지명 모두를 두 발로,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서 안달이었던 시간이었지요(42쪽).” 하고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주소 하나’만 챙겨 스무 시간을 날아 이웃나라로 찾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주소 하나’조차 없이 마흔 시간을 날아 이웃나라로 찾아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도 열 시간 넘게 버스를 달려야 찾아갈 데가 꽤 많습니다. 서울에서 길을 나서면 열 시간 넘게 버스를 달리는 곳은 거의 없지만, 시골에서 길을 나서면 열 시간 넘게 버스를 달려야 하는 곳이 아주 많습니다. 이를테면, 전남 고흥에서 강원 양양을 가려 한다면 얼마쯤 걸릴까요? 가장 빠르기로는, 고흥에서 서울을 거쳐 양양으로 가는 길입니다. 그러나 무척 많이 돌아가야 하는 길입니다. 전남 강진에서 경북 울진으로 가려 한다면 얼마쯤 걸릴까요? 가장 빠르기로는, 강진에서 부산을 거쳐 울진으로 가는 길입니다. 그러나 이 길도 참으로 많이 돌아가야 하는 길입니다. 전북 임실에서 강원 태백으로는 어떻게 갈 수 있을까요? 강원 인제에서 경남 합천으로는 어떻게 갈 만할까요? 서울이나 부산에서는 그리 어렵잖이 찾아갈 만하지만, 막상 서울이나 부산에서 이러한 시골자락으로 나들이를 다니는 사람은 그리 안 많습니다. 그리고, 이 시골자락에서 저 시골자락으로 나들이를 다니는 사람도 아주 드물어요. 무슨 소리인가 하면, 한국에서 살며 한국 골골샅샅 두루 다니는 사람이 대단히 적습니다. 한국에서 인도 라다크를 찾아가는 길보다, 한국 서울에서 살며 영동이나 영주나 진천이나 장수를 찾아가는 일은 매우 드물어요. 한국에서 티벳이나 버마나 베트남이나 칠레나 브라질 같은 데를 찾아가서 사진을 찍는 사람을 곧잘 만날 테지만, 한국에서 청양이나 태안이나 곡성이나 칠곡을 찾아가서 사진을 찍는 사람은 어디에서 만날 만할까요. 밀양에서 송전탑 싸움이 불거지기 앞서 밀양을 찾은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요. 해남이나 고흥에서 핵발전소 싸움이 불거질 적에 해남이나 고흥을 찾은 사람은 몇이나 있을까요.
이해선 님은 “자유라는 이름으로 정처 없이 떠돌던 내 삶이 히말라야 오지에 붙박혀 살아온 한 여자의 삶 앞에서 갑자기 초라해졌습니다(48쪽).” 하고 말합니다. 그러고는 “한 곳에서 100년 가까이 살다 생의 마지막을 기다리는 노인의 모습은 저녁노을처럼 조용했습니다(57쪽).” 하고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한 곳에서 백 해 가까이 살다가 숨을 거두는 사람은 아주 고즈넉하면서 조용합니다. 한국에서 나고 자라 백 해 가까이 살다가 숨을 거두는 사람도 아주 고즈넉하면서 조용해요. 오늘날은 거의 모든 사람이 도시에 몰려서 살지만, 이런 사회 얼거리에도 ‘처음 태어난 시골자락’에서 그대로 눌러 지내는 할매와 할배가 아주 많습니다. 어쩌다 한두 차례 ‘도시에 있는 아들딸 만나러 나들이를 다닌 일’이 있는 할매와 할배도, 나이가 들면 더 도시마실을 못 다닙니다. 그저 이녁 고향 터전에서 조용히 숨을 고르다가 고즈넉하게 흙으로 돌아갑니다. 자유란 무엇일까요.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캐나다를 밟거나 독일을 밟을 적에 자유일까요? 비행기를 한 번도 탄 적이 없어도 마음이 홀가분하면 자유일까요? 온누리를 두루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거나 글을 쓰면 자유일까요? 고향 삶터에서 흙을 가꾸고 나무를 심으면서 삶을 지으면서 마음이 아늑하면 자유일까요? 이해선 님은 “곰파에는 어린 여자아이들이 승려가 되겠다며 붉은 옷을 나풀거리며 뛰어다녔습니다. 붉은 치맛자락이 어릴 적 입었던 한복 같아서 친근하게 다가옵니다(300쪽).” 하고 말합니다. 그러고는 “세상과 격리된 채 사원에서 공부하는 어린 아이들은 책가방이 따로 없었습니다. 눈으로 고립되는 겨울, 헬기에서 떨어뜨려 주는 비상식량 마대자루가 아이들의 책가방이었습니다. 내가 여분으로 가져간 대형마트의 글씨가 새겨진 비닐봉지가 아이들에게는 훌륭한 책가방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내가 메고 간 카메라 가방을 만져 보고 또 만져 보며 부러워했습니다(349쪽).” 하고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다만, 비닐봉지이든 사진기 가방이든 어느 쪽이 더 낫거나 덜 낫지 않습니다. 어느 쪽이 더 좋다고 할 수 없으며, 어느 쪽이 더 나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즐겁게 쓰면 즐겁습니다. 기쁘게 누리면 기쁩니다. 높다란 멧자락에 있는 절집에서 배우는 아이들은 비닐봉지 하나도 기쁘게 맞이하기에 기쁘게 웃으면서 가방으로 쓸 수 있습니다. 대형마트를 곁에 두고 지내는 한국사람은 비닐봉지가 너무 흔해빠지다 보니 비닐봉지를 한 장 얻어도 기쁘게 맞이할 줄 모르고 기쁘게 웃을 줄 모릅니다. 백만 원짜리 가방을 선물받아야 기쁘지 않습니다. 천만 원짜리 사진기를 손에 쥐어야 기쁘지 않습니다. 기쁘게 쓸 가방이 있을 때에 기쁩니다. 기쁘게 찍을 사진을 마음으로 그리면서 사진기를 쥐어야 기쁩니다. 평화를 찾으려면 평화를 찾으면 됩니다. 평화를 찾으려고 굳이 나들이를 다녀야 하지 않습니다. 사랑을 찾으려면 사랑을 찾으면 됩니다. 사랑을 찾으려고 애써 온갖 사람을 만나야 하지 않습니다. 꿈을 찾으려면 꿈을 찾으면 됩니다. 이 일 저 일 붙잡는다고 해서 꿈을 찾지 않습니다. 이해선 님은 이 책 첫머리 즈음에서 “마음의 평화는 단순함으로부터 나오나 봅니다(50쪽).” 하고 말합니다. 이 말대로입니다. 마음이 평화로운 길은 아주 쉽습니다. 마음이 평화로울 자리는 아주 가까운 데에 있습니다. 바로 나한테서 샘솟는 평화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누릴 평화는 바로 내가 스스로 길어올리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있으니 함께 만납니다. 내가 누군가를 찾아나설 수 있는 까닭은, ‘내가 만나고 싶은 그대’가 그곳에서 뿌리를 내리면서 삶을 기쁨으로 맞아들여 살기 때문입니다. 내가 그리는 그대가 나한테 찾아올 수 있는 까닭은, ‘내가 그리는 그대’가 찾아오는 내가 바로 이곳에서 한결같이 삶을 기쁨으로 맞이해서 살림을 여미기 때문입니다. 웃으면서 사진을 찍습니다. 노래하면서 사진을 읽습니다. 4347.11.7.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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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환경운동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는 <오래된 미래>에서 평화롭고 건강한 공동체를 통해 개인이 내면적 평정과 육체적 건강함을 유지해오던 라다크가 1975년 이후 문호를 개방하면서 겪는 변화에 대해 썼다. 그들은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면서 상대적 결핍을 경험하게 되었으며 공동체보다는 개인을 중시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문화의 다양성은 말살되고 개인의 공격성은 늘어났으며 인간과 자연에 대한 존중은 그 예를 찾아보기 점점 힘들어지고 사회적 양극화는 일반화 되었다고 했다. <오래된 미래>를 읽고 나는 개발과 발전이란 꼭 경제적 지표의 상향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복지라는 것이 꼭 돈을 들여 물질적인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닌 사람이 살만한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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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세명의 작가의 인도여행서 [인도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를 보았다. 이해선 작가는 10년전 인도에서의 일을 추억하며 그때 만났던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다시 인도를 찾는다. 다른 여행에세이들이 갖는 큰 재미와 멋진 장소나 즐거움은 이 책에서는 찾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사진 속 가득하던 그들의 행복한 미소가 변치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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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여름이 되면 가고 싶다고 생각되는 곳이 있다. 인도 북부, 레 라다크~! 하지만 여태껏 나는 그곳에 가지 못했다. 어쩌면 그곳은 그냥 내 환상 속에서 남아있는 것이 더 나은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들면서, 매 해 여름이 그렇게 지나가고 있다. 내가 그곳에 대해 처음 알게 된 때와 지금의 그곳은 많이 다를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 그저 그렇게 놓아두는 편이 내 마음을 아름답게 할 지도 모르겠다.
이럴 때면 나의 눈이 아닌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친 그곳의 모습을 보는 편이 좋다. 나는 가보지 못했지만, 다른 사람이 그곳에 가서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글을 읽으며 대리 만족하는 것이 나을 때가 있다. 그래서 라다크에 대한 이야기를 보기 위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사진 작가 이해선 님의 포토에세이는 처음 접한 것이 아니다. <모아이 블루>, <제주 올레>를 읽으면서 프레임에 담긴 세상을 함께 보고 느껴보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는 특히 인연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여행지에서 만났던 사람들 중 나의 생각과 행동을 바꿀만큼 강한 영향을 끼친 사람이면서도 기억 속에 희미해져있던 사람들은 누가 있었는지, 이 책을 읽으며 내 여행 속 인연에 대해 떠올리게 된다. 지금 다시 찾게 된다면 그 곳에 그대로 있을지, 나에게는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줄지, 이 책을 읽으며 나의 이야기와 작가의 이야기가 교차하게 된다. 라다크에 대한 환상 30%, 인연에 대한 생각 70%로 이 책을 읽으며 생각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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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한 장의 사진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라는 글로 이 책은 시작된다. 그리고 이 책에 대한 나의 관심 역시 한 장의 사진으로 시작되었다. 말하자면, 라다크에 대한 관심이 시작된 계기가 단 한 장의 사진이었다.
어릴적부터 유난히 인도라는 나라에 관심이 많던 나는, 인도 여행을 다녀 온 후 인도에 완전히 빠져버렸고, 시간이 날 때마다 하는 일은 인도 사진을 찾아 컴퓨터를 뒤적이는 일이었다. 그러다 어느날 만나게 된 사진 한 장. 그 사진은 파랗다-라는 말로도 부족 할 정도로 파아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있었고, 아주아주 황량한 풍경을 담고 있었다. 그리고 나부끼는 색색깔의 깃발들. 그곳이 바로 라다크 지방의 '레'였다. 이미 여행을 다녀온 뒤 그 사진을 본 것이 어찌나 억울했던지.. 겨울에 여행을 떠났던터라 인도 북쪽은 올라갈 생각도 안했었는데, 그 사진을 보고 갔었다면 추위에도 불구하고 올라가려 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하지만 사실, 그 지방은 겨울엔 눈이 많이 내려서 올라갈 수도 없는 곳이었지만. 어쨌든 그 이후 그곳에 대한 정보들을 최대한 수집하려 했고 일년에 딱 두 번만 길이 열린다는 그곳은 나에게 매력 만점인, 꼭 가고 싶은 곳 1위가 되어버렸다.
책을 읽는 내내 이 작가는 아주아주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굳이 외롭기 짝이 없는 곳을 내내 여행하고, 그러면서 만나는 그곳 사람들에게 정을 쏟아 붓는 그런 사람인 것 같았다. 강한 사람인 듯 하면서도 마음이 약한 사람. 작가의 외로움을 대하면서 내 안의 외로움과 마주 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어쩌면 내 안의 외로움이라기 보다는 외로움의 끝까지 가보고 싶은 느낌이랄까? 사람이 인생을 살면서 언제 그만큼 외로워 볼 수 있을 것이며, 자기 안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될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인도는 그런 곳인 것 같다. 여행이 단지 관광이 아닌 곳.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자신을 만날 수 있는 곳. 어렵고 힘들게 사는 그들에게서 무언가를 배울 수 밖에 없는 곳. 불평 불만 투성이인 내 삶을 반성하게 하는 곳. 그렇기 때문에 다녀온 후 그리워 할 수 밖에 없는 곳. 너무너무 넓은 나라이기 때문에 그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 곳. 알고보면 너무나 순박한 사람들이 사는 곳. 그리고..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곳.
꼭 그곳에 가서 사진으로만 만났던, 사진으로만 만났음에도 그리움을 갖게 했던 그 풍경을 내 두 눈으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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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언젠가 만날의 책 표지를 보면서 아이의 해 맑은 모습에서 마음의 위안을 느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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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 살아오면서 나는.. 우리는 많은 인연들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 중에는 그 인연의 끈을 놓지 않고 유지하는 이가 있는가하면 오래전 추억속의 인물로 기억되는 이도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수많은 인연들과 인연을 맺었지만 그 인연들 속에서 아픔도 슬픔도 배신도 겪어봐서인지 지금은 새로운 인연을 맺는것을 배척하는 것도 없지않아 있다. 인연 언제가 만날... 이 책을 읽으면서 여행지에서 내가 만났던 이들을 떠올려 보게 되었다. 다시 찾아가서 날 기억하는지 물어도 기억도 못할 것이고 나 역시도 대수롭지 않게 스쳐지나간 인연들을 기억할리 만무하다. 저자처럼 특별한 여행지가 아니었으니 말이다. 여행지에서 돌아와서 다시 그 여행지의 사람들을 만나러 가는 일을 드물것이다. 특히나 많은 이들이 가는 여행지도 아닌 이렇게 오지의 여행지를 여자혼자의 몸으로 겁도 없이 다시 찾아가다니 여행기를 읽을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정말 대단한것 같다. 저자는 스칼장 아몽과의 인연으로 히말라야 첩첩산중 골짜기를 다시 찾는다. 그때의 스칼장 아몽의 아들로부터 메일한통으로 사진을 전송하고 다시 떠난 인연이 있는 그곳. 문명의 발달이 미치지 못한 곳이어서 인지 사진 한장한장에 깨끗함이 묻어난다. 사진을 보는것만으로도 마음이 깨끗해짐을 느끼니 말이다. 욕심없이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 여행객에게 따뜻한 정을 주는 그들의 모습, 해맑은 아이들과 노스님들의 모습에서 바쁠것 없고 아둥바둥 살아가는 지금의 쫒겨사는 우리네 모습과 사뭇 비교됨을 느낀다. 잠깐 머무는 여행지로는 더할나위없이 좋겠지만 현대사회에 길들여진 우리로서는 그곳에서의 그 여유가 어쩌면 더 답답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왠지 모를 씁쓸함이 묻어난다. "삶의 고통은 극복하는 게 아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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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 있는 사람은, 그리고 마음에 오랫동안 담아두고 있는 사람은 언젠가 되었든 꼭 만난다고 한다. 서로의 마음이 보이지않는 작은 끈으로 연결되어 서로를 이어주기 때문이라고.. 이해선 작가는 그의 인연을 찾아 떠났던 여정을 사진과 함께 글로 기록하여 그들을 향한 그녀의 사랑을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나타내고 있다. 그들은 작가에게 기억되는 사람이고, 작가가 만나야할 사람이었고 그녀의 인연이었다. 10년 후 재회를 하였을 때 그 감정은 어떠했을까. 난 이 책을 읽으며 나에게 인연이 닿은 사람은 누구일까. 뒤돌아보게 되었다. 어쩌면 나의 가족과 친구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나에게 보이는 가장 큰 인연일 것이다. 그리고 보이지않는 곳에 나와 인연이 닿는 사람들이 어딘가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 인연의 신비함을 느끼게 된다. 사람이 인생 70년을 살면서 누군가는 만나고 누군가는 만나지않는다는 자연의 섭리가 참 오묘한 것 같다. 떠돌이 바람, 외로운 방랑자, 이해선 작가. 그녀는 아름다운 인연을 가진 행복한 사람이었고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는 아름다운 사람이다. 자신을 불행하게 느끼고 더이상 버틸 힘이 없었던 절박함을 가지고 떠났던 여행. 그녀는 그곳에서 소중한 것을 깨닫게 된다. 그녀가 만났던 그들의 행복의 비밀. 그것은 자신이 가진 것 이상을 바라지않고 적게 쓰고 많이 행복해하는 것. 작고 소중한 행복의 비밀이었다. 그녀와 함께 떠났던 여행, 그녀가 만났던 사람들의 사진이 나의 마음 속에서 잔잔한 물결을 일으켰다. 자신을 향한 도전과 새로운 곳을 향한 갈망으로 많은 사람들은 여행을 떠난다. 역사와 전통, 예술이 숨쉬는 장소들을 돌아보는 것도 값지겠지만 자신과 인연이 닿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에 들어가보는 것, 이것도 참 아름다운 여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녀처럼 히말라야 첩첩산중 인도와 파키스탄의 국경마을인 그곳에 언젠가 떠나보고 싶다. 10년 후에 그녀가 만난 스칼장 아몽, 만다라를 만들던 노승, 고상병에 걸린 그녀를 도와준 생명의 은인, 아짐바 소남. 자신을 만나러 온 그녀를 향해 달려와 반갑게 맞아주는 그들의 모습이 잊혀지지않는다. 나이도 국경도 상관없이 자신의 친척이라고 말하는 그들. 그리고 몇년전 괴한의 습격으로 목숨을 잃어 만나지 못한 해맑게 웃던 소년의 안타까운 사연이 가슴을 아프게 했다. 그들이 지어준 군장돌마라는 이름을 통해 그들과 소통하는 이해선 작가. 롭상 놀보, 곰파, 텐진초파 등 독특하면서도 친근하게 다가오는 단어들도 인상적이었다. 인연, 그 아름다운 만남에 대해 생각해보며 봄비처럼 마음을 촉촉히 적셔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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