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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지방 행정부 입장에서 중앙정부의 실책을 비판한다. 여기서 이 책의 장점이 발견되는데 협정의 대상인 동부국경을 구역별로 나눈 후 어느 구역에서 어떤 방식으로 영토를 '강탈'당하는지 기가 질릴 만큼 세심하게 보여준다. 국경표주, 베르스타, 사젠 등 생경한 말들이 둥둥 떠다니는데도 찬찬히 들여다보면 그 실체가 조금씩 보인다. 저자의 필력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 협정이 우리에게 유효한 건 우리도 중국과 영해 문제로 골머리를 앓기 때문이다. 바다에 그어진 선은 정말 사소하지만 그 덕분에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에겐 목숨을 걸 만큼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일관성과 러시아 정부의 우왕좌왕이 대조되어 이 책이 더욱 무섭게 읽힌다.
언젠가 중국과 그 문제로 얼굴을 맞대게 될 것이다. 그때 우리는 어떻게 그들을 이길 것인가. 어떻게 우리 것을 뺏기지 않을 것인가. 이 책이 도서관에 묵혀 있는 게 아쉬운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