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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블루 크로아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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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야만 했다. 당신과 나의 지난 이야기를 설명하려면 떠나야만 했다. 더러는 여정마다 당신의 모습이 눈에 밟혔다. 아름다운 그 곳의 풍경을 담은 엽서 한장 띄우고 싶었는데 아마도 지금쯤은 그 곳에 살지 않을 것 같아서 머뭇거렸다. 시간이 지나고 나니 별거 아닌 것도 자꾸 미적대다가 결국은 포기하게 되더라. 용기가 연기처럼 사라져버렸나봐. 누군가에게 나를 보여주려는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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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야만 했다. 당신과 나의 지난 이야기를 설명하려면 떠나야만 했다. 더러는 여정마다 당신의 모습이 눈에 밟혔다. 아름다운 그 곳의 풍경을 담은 엽서 한장 띄우고 싶었는데 아마도 지금쯤은 그 곳에 살지 않을 것 같아서 머뭇거렸다. 시간이 지나고 나니 별거 아닌 것도 자꾸 미적대다가 결국은 포기하게 되더라. 용기가 연기처럼 사라져버렸나봐. 누군가에게 나를 보여주려는 의지! 과연 예전의 나에게 그런 게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무력함을 느낀다. 그래서 이렇게 떠나왔는데 그 곳의 하늘에 자리잡은 전형적인 블루, 깊은 심연속을 들여다 볼 만큼 맑고 투명한 마린 블루에 당신이, 당신의 윤곽이 잡힌다.

그리움!  일상이 싫어 도망치듯 달려온 이 곳에 당신이, 바로 당신이 있었다.

 

내 이기적인 그리움을 달래려 눈이 시리도록 푸르른 그 곳에, 내 마음을 널어말리러 떠난 그 곳에서 비로소 깨달은 냉정한 가치가 있다.  사람은 무릇 한 시기에  기꺼이.. 죽도록.. 외로워야 한다는 거다.

외로움과 그리움에 온몸이 떨릴 정도로 시리디 시린 블루, 지중해 쪽빛과 아드리아해 비취블루를 섞어 삼킨 듯 한없이 푸른 블루가 살아 숨쉬는 공간, 크로아티아.

 

당신과 내가 이제는 더 이상 이어질 수 없는 3차원의 세계에서 마음으로나마 되살리고 싶은 곳이다. 당신과 나를 , 나의 그리움을 던질 수 있는 곳 , 때로는 우울함으로 때로는 간절함으로 때로는 파릇함으로 돌변하는 다양한 블루를 인정해야 하는 곳, 그러면 내가 다시 회생할 수 있는 그런 곳, 내 이기적인 그리움을 던져 둘 만한 곳, 내 로맨틱한 블루는 크로아티아에 있었다.

 

서두를 로맨틱하게 잡아가다보니 혹 이 책이 소설일까하는 의구심을 갖을 수 있다. 이 책은 여행에세이다. 어디를 가면 뭐가 유명하고 뭐가 볼거리고 맛난 먹거리는 뭐고 하는 그런 여행서에서 탈피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사랑과 그리움이라는 양념을 가미하여 로맨틱하게 버무린 특호텔급 레스토랑의 근사한 한 접시를 떠올리면 어울릴까. 여행에의 유혹은 다양하지만 그리움만큼 따사롭게 독자를 홀리는 방법도 없을게다.

내가 직접 사랑의 아픔을 끌어안고 그리움을 달래려, 혹은 그 감정마저 떼어내려 떠나는 여행은 매우 심란한 감정적 어려움이 따르지만 이렇듯 아름다운 사진과 글이라면 한번 대면해보고 싶다. 근데 나에게는 나도 어쩌지 못하는 편견이 있다. 자! 이는 어느 정도 사실에 입각한 나만의 생각이기 때문에 이의를 제기해도 어쩔 수 없다. 크로아티아를 비롯해서 지중해 연안에 자리잡은 대부분의 나라들은 연중 따뜻하고 화사하고 나른하게 늘어져 살고 음악과 춤이 흐르고 올리브유에 흠뻑 샤워한 토마토와 요거트에 버무린 화이트 짜치끼 소스를 손가락으로 찍어 쪽쪽 빨아서 먹는 그야말로  입안의 풍미를 원시적으로 느낄 수 있는 양적으로 물적으로 풍부한 곳이다. 유럽도처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이 10여일이상 놀고 먹고 본능에 충실하게 돌아다니며 몸과 마음에 쌓인 스트레스를 완벽하게 버리고 재충전하여 일상으로 돌아오는 그런 형태의 여행지가 그 주변에 몰려있다.

 

여행에의 초대를 로맨틱한 테마로 설정했지만 무거운 베낭을 짊어지고 그날 그날의 잠자리를 걱정하며 유목민처럼 떠돌아다녀야하는 여행에서 나를 버리려는 여행은 불가능하다. 차라리 중세의 수도자나 티벳의 수도승들의 수행이라 부를 수 있는 테마가 더 나으리라. 고로 뜨겁게 쏟아지는 태양빛을 가르면서 땀 뻘뻘 흘리고 식히는 과정을 거듭해야 하는 아드리아해의 보석같은 나라 크로아티아를 여행하는 일에 그리움은 내려 놓는게 인간적이다. 서두에서 그려낸 이기적인 내 그리움은 바로 이런 의미가 아닐까 한다. 한 때 사랑의 아픔으로 병을 얻어 죽을 수도 있겠다는 체험을 한 적이 있었다. 그렇지만 결코 죽지 않았다. 치명적인 순간에 한줄기 빛을 내뿜는 자가 치유책이 몸속에서 꿈틀거림을 알았기에.. 그리움에 물들면 평생 그 그리움에 잡혀 살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다. 인간은 참으로 견고하고도 신비로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처럼 고감도 에스프리로 감성을 자극하는 여행이라면  아마도 그  그리움은 배가 될 것이라 감히 예견해본다.

 

 






b*******e 2012.02.29. 신고 공감 14 댓글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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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모든 여행자들의 고향 -『크로아티아 블루』
"이 세상 모든 여행자들의 고향 -『크로아티아 블루』" 내용보기
맑고 투명하고 아름다운 여행지 소개와 편안한 글들로 가득 채워진 책이다. 이 책을 관통하고 있는 것은 바로 “사랑”이다. 지금은 헤어진 그녀와의 끝없는 추억, 그리움, 함께 한 시간들, 기억.. 자신과 다른 이들에 대한 끝없는 연민이 이 책을 관통하고 있다.   크로아티아가 눈부시게 아름다워서 당장이라도 비행기를 타고 떠나고 싶어지는 사진과 글들이 너무 많았다. 저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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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투명하고 아름다운 여행지 소개와 편안한 글들로 가득 채워진 책이다.

이 책을 관통하고 있는 것은 바로 “사랑”이다. 지금은 헤어진 그녀와의 끝없는 추억, 그리움, 함께 한 시간들, 기억.. 자신과 다른 이들에 대한 끝없는 연민이 이 책을 관통하고 있다.

 

크로아티아가 눈부시게 아름다워서 당장이라도 비행기를 타고 떠나고 싶어지는 사진과 글들이 너무 많았다. 저자의 개인 체험과 상세한 장소 설명들이 무척 돋보인다. 누구에게나 이 책을 편안하게 읽어 보라고 권할 수 있을 만큼 마음이 편안하다.

 

“진짜 여행은 혼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여행자들은 혼자이면서, 또한 혼자가 아니다.  이 세상 어디든 눈빛만으로도 마음을 내주는 친구들이 하나쯤은 있게 마련이다. 여행자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다만 지레 지른 마음의 빗장을 푸는 것뿐이다.”

      -디나라 알프스 여행하기 中 <사람, 풍경보다 아름다운> P.140

 

여행을 통해서 사람은 성장하고 영혼은 맑아진다. 바람에 내 몸과 마음을 맡기고 현실의 무거운 짐들을 잠시 내려 두고 호흡을 가다듬기 좋은 방법은 바로 낯선 여행지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일이다. 크로아티아 블루에 소개된 각 장소들은 더할 나위 없는 축복의 땅이다.

 

어디를 가든 풍광은 아름답고 사람들의 인심은 넉넉해 보인다. 골목 골목 늘어선 카페와 오래된 벽돌 건물들, "반짝이는 돌의 노래“가 그칠 줄 모르는 첫사랑 같은 곳이 바로 이 곳이다. 저자는 꿈을 꾸듯, 자신의 오래된 이야기들을 하나씩 풀어가면서 여행을 하고 있다.

 

알려주고 싶은 것은 최대한 알려 주고 여행지 소개도 자세히 해 주며 지도까지 첨부해서 상세히 알려 주는가 하면 빨리 갈 수 있는 교통편과 시간까지 세심하게 적어 놓았다. 이 책 한 권을 들고 당장 떠나도 다음 여행지 선정에는 무리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왠지 서글픈 감정이 생긴다.

 

저자는 이 책을 쓰면서 자신의 많은 부분들을 내려놓은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자신을 더욱 더 사랑하게 된 것 같다. 그 지점에서 나는 감탄했다.

단순히 여행기에서 벗어나서 자신과 주변 사람들, 세계 시민의 일원으로 자아를 발견하고 인생에 대한 깨달음을 얻은 것 같아 보였다.

 

<....(중략) 나는 아주머니의 불편한 다리에 대해 조심스럽게 물었다가 가슴이 뜨끔해졌다. 원래 아주머니네 가족은 두브로브니크에 살았고 그녀 위로 두 명의 오빠가 있었는데, 내전 중에 둘 다 세상을 떠났고 아주머니는 그 충격으로 다리를 절게 됐다고 했다. 볼 일을 보고 홀로 돌아온 그날 밤, 나는 답답함에 제대로 잠이 오지 않았다. 그렇게 잠을 설치고 눈을 떠보니 타야 할 버스의 출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인사를 하고 가려고 했지만, 아주머니도 딸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침대 위에 아주머니가 깎아준 120쿠나를 놓고 밤새 무거웠던 내 마음도 꺼내 지폐 위에 올려두었다. >

-달마티아 여행 中 <친구라는 것, 산다는 것> P.218

 

편안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종내엔 자신의 기억들과 추억, 아픔들과 마주치게 된다. 여행이 원래 그러하듯이... 크로아티아에 가면 일본 사람인지 묻지 않는다고 한다. 그들은 “한국에서 오셨지요?” 하고 먼저 인사를 건넨다고 한다.
이방인에게도 허물없이 자신의 음식을 나눠 주고 같이 왈츠를 추는 이들이 사는 나라, 내가 알고 있는 아픈 역사 속의 나라가 아니어서 신선했다. 

그래서인지 숨고르기가 편안했고  저자의 "투명한 그리움"의 창을 통해 가만히 바라다 본 크로아티아는 기쁨과 희망이 가득 들어차 있었다.
언젠가 사랑하는 이들과 같이 꼭  가고 싶다.





m*****a 2011.04.13. 신고 공감 8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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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블루색을 아시나요?『크로아티아블루』
"크로아티아 블루색을 아시나요?『크로아티아블루』" 내용보기
‘이젠 크로아티아가 여행지로 아시아에서도 많이 알려졌겠지? 그렇다면 어느 여행지나 한국말을 하는 사람을 쉽게 만나곤 했는데 크로아티아도 마찬가지일까? 아.....아직은 그렇지 않길. 내가 가기 전까진 그러지 말기를. 제발’   이런 이기적인 바람이 마구 들었다. 마치 먼저 간 한국여행자가 있으면 그 길이 닳아질세라 나는 미리부터 그 걱정이 먼저다. 남들보다 앞서 여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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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크로아티아가 여행지로 아시아에서도 많이 알려졌겠지? 그렇다면 어느 여행지나 한국말을 하는 사람을 쉽게 만나곤 했는데 크로아티아도 마찬가지일까? 아.....아직은 그렇지 않길. 내가 가기 전까진 그러지 말기를. 제발’

 

이런 이기적인 바람이 마구 들었다. 마치 먼저 간 한국여행자가 있으면 그 길이 닳아질세라 나는 미리부터 그 걱정이 먼저다. 남들보다 앞서 여행을 하고 싶은데 남들이 다 가고 난 뒤 이제야 터벅터벅 여행길에 오르는 건 싫다. 적어도 여행에서는 그렇다. 내 발자국이 먼저 찍혀야 직성이 풀릴 것 같다. 다른 것에서 그런 욕심을 좀 부렸으면 남들이 말하는 ‘성공한 인생’의 문턱쯤 와 있었을텐데.

 

온통 푸르렀다. 그 푸르름 속으로 빨려 들었다. 그가 찍은 사진 한 장 한 장이 스멀거리는 역마살기운을 자극시키기 충분했다. 겨우 잠재워서 몇 년을 꾹꾹 참고 견디고 있는데, 이젠 도저히 못 참겠다. 당장 남편에게 문자를 보낸다. “크로아티아 가고 싶어.”

 

남편은 나의 역마살끼를 잘 알기에 무조건 가자고 한다. 답문자 역시 “고고~” 절반은 농담이고 절반은 진심이다. 나를 놓아주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이미 안다. 그 푸른 바다가 다른 이들로 질척대기 전에 내가 먼저 가야겠다.

 

여행은 혼자가 최고다. 응어리진 가슴을 안고 가도, 무거운 머리를 싸안고 가도, 그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는 최고의 처방은 혼자 하는 여행이다. 혼자의 여행길에서 만나고 헤어지는 인연들의 끈이 현실에선 보이지 않지만 늘 추억 속에서는 가느다란 실선으로 연결되어 그리움으로 전해진다. 그들과 공유한 시간은 짧았지만 많은 말과 시간이 없어도 선명하고 진한 추억은 공유하게 된다. 박제된 시간과 공간에 찰나의 한 장면이지만 그 사진 속의 시공간의 느낌은 살아있다. 그 순간과 어울리는 음악을 들을 때, 비슷한 향내를 맡을 때, 나는 어쩔 수 없이 또 역마살의 기운이 피어오름을 느낀다.

 

저자의 사진 솜씨와 글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여행 작가답다. 여행 정보책이 아니다. 여행정보의 비중보다 작가 개인의 느낌들을 실은 비중이 훨씬 크다. 그래서 그의 사랑과 추억의 채취도 대략적으로나마 느껴보고 나와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에게 가질 수 있는 연민과 따스한 미소도 짓게 된다.

 

크로아티아를 떠올리면 항상 먼저 떠올랐던 빨간 체크무늬 축구유니폼이었는데, 이제는 바뀌었다. 새파랗게 질린 바다가 먼저 떠오르게 되었다. 그런 변화를 준 이 책이 고맙다. 나에게 살아있음을, 다시 콩닥거리는 심장이 열리게 해 준 이 책이 감사하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라는 강렬한 욕망의 불씨를 지피게 해준, 오랜만의 여행서이다.

 

사연이 생기면 훌쩍 떠나는 것만큼 강력한 자기치유는 없다. 내면의 지평이 열리는 그 시간과 공간들을 향해 얼른 짐을 싸고 싶어진다. 그저 한 템포 쉴 수 있는 틈을 준 크로아티아에게 감사하다.







특히 달마티아 지역을 꼭 여행하고 싶다.
(북쪽 라르섬~남쪽 두브로브니크까지 서쪽 해안선 지역)



길 위의 인연이라도 인연을 맺었으면 친구지요.
친구는 내 것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기다린 거죠.
당신도 나와 당신의 시간을 나눴으니 이제 우리도 친구가 된 거예요.
이 책 214p, 현지 가이드를 하던 크로아티아 청년 '로코'의 말 (그것도 한국말로 했대요..)

더보기 (더 보기 안내 글을 직접 입력할 수 있습니다.)



크로아티아 국기(네이버에서 발췌)



크로아티아 축구 유니폼...



YES마니아 : 로얄 g********s 2011.08.09. 신고 공감 7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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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율배반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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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에 맞춰 3박 4일의 크루즈 여행을 계획했었다.가족 모두가 떠나는 여행인만큼 기대도 컸었다.  한동안 쓸 일이 없었던 여권도 다시 갱신하고, 7층의 발코니실로 예약을 마쳤다는 아내의 전화에 내일이라도 즉시 떠날 것처럼 설레었었다.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은 인터넷에서 우리가 탈 배와 여행 경로를 확인하는 재미에 푹 빠져 지냈다.  일본을 경유하여 중국을 돌아오는 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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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에 맞춰 3박 4일의 크루즈 여행을 계획했었다.
가족 모두가 떠나는 여행인만큼 기대도 컸었다.  한동안 쓸 일이 없었던 여권도 다시 갱신하고, 7층의 발코니실로 예약을 마쳤다는 아내의 전화에 내일이라도 즉시 떠날 것처럼 설레었었다.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은 인터넷에서 우리가 탈 배와 여행 경로를 확인하는 재미에 푹 빠져 지냈다.  일본을 경유하여 중국을 돌아오는 해상 여행은 나로서도 처음이었으니 기대와 설렘은 아들에 못지 않았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본의 대지진 한방에 아들과 나의 들뜬 기대는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철옹성 같던 원전이 쓰나미에 휩쓸려 처참히 무너지듯, 한동안 우리 부자를 들뜨게 했던 여행 계획은 그렇게 무산되었다.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자신이 찾은 크루즈 여행 정보를 자랑스럽게 전해주던 아들의 목소리는 시든 화초처럼 생기를 잃었고, 내년에 다시 갈 수 있을 거라는 나의 위로도 별무효과였다.

크루즈 여행을 계획한 것은 장인어른이었다.
혹시라도 내가 그 여행에 동행하지 못할까봐 꼭 가야 한다며 몇 번이고 다짐을 두는 것을 잊지 않으셨고, 내실보다는 조금 비싸더라도 발코니실이 좋겠다고 하신 것도 장인어른이었다.
그렇게 공들인 계획이 아무 성과도 없이 취소되자 당신은 어린 손자에게 미안하다고 하셨다.

어차피 여행은 취소되었고 내게는 휑한 기분을 달래줄 무언가가 절실히 필요했다.
그래서 읽게 된 책이 <크로아티아 블루>였다.  많고 많은 여행기 중에 이 책이 유독 눈에 띈 까닭은 아마도 크루즈 여행 내내 기대했던 짙푸른 바다에 대한 아련한 동경이 아니었을까? 

"하늘과 바다가 한 치의 기울어짐도 없이 팽팽하게 맞선 그 시간 내내 나는 몸과 마음이 묶여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끝날 것 같지 않던 긴장의 끈이 해가 기울자 느슨해졌고, 먼 바다의 반들반들한 빛이 점점 더 넓게 번지기 시작할 즈음, 나는 서둘러 자리를 털고 마른 몸을 일으켰다.  바다에 나갔던 요트들이 곧 금빛 융단을 끌고 오리라."  (P.190)

작가는 발칸반도에서 바라본 아드리아해의 푸른 바다와 오염되지 않은 크로아티아의 아름다운 자연을 헤어진 옛여인에 대한 그리움처럼 더듬고 있다.
이름도 생소한 지명을 따라 철썩이는 파도 소리를 듣노라면 어느새  아드리아해의 낙조를 등지고 파도 소리에 맞춰 일곱겹 드레스를 한겹한겹 벗는 이국의 여인이 떠오른다.

"붉은 사연을 안은 바람이 언덕을 미끄러져 하늘과 바다를 휘저으며 노닙니다.  눈앞에 펼쳐지는 선명한 색의 향연, '맙소사'나 '눈이 시리다'는 표현은 이런 바다, 이런 하늘을 두고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언덕을 내려가는 동안 내 가슴은 쉴 새 없이 펄떡이고, 바람과 햇살에 아릿한 풍경도 위아래로 떨립니다.  고성 앞 투명한 해변에는 한 소녀가 햇살을 등에 업고 느릿느릿 책장을 넘깁니다."  (P.286)

이처럼 나른한 봄날 오후에 펄떡이는 바다를 그리워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다.
마음은 벌써 먼 나라의 낯선 항구로 향하고, 오수의 유혹에 무거워진 눈꺼풀은 하루 종일 중력과 드잡이질을 한다.  슬픈 하품에  눈물이 흐르는 오후.

이달의 사락 s*****l 2011.03.30. 신고 공감 6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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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는 여행의 또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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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블루>란 책 제목을 보면서 크로아티아의 색깔이 왜 푸른색으로 나타날까 하는 궁금증을 가졌다. 아직 가보지 못한 여행자의 당연한 궁금증이겠지만 책을 읽으면서 그 해답을 발견한다. 크로아티아에는 눈이 시리도록 파아란 아드리아 해변의 바다가 있다. 그 바다와 맞닿아 있는 맑은 하늘도 또 다른 푸르름의 존재이다. 거기에 여행자인 저자의 푸른 마음이 더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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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블루>란 책 제목을 보면서 크로아티아의 색깔이 왜 푸른색으로 나타날까 하는 궁금증을 가졌다. 아직 가보지 못한 여행자의 당연한 궁금증이겠지만 책을 읽으면서 그 해답을 발견한다. 크로아티아에는 눈이 시리도록 파아란 아드리아 해변의 바다가 있다. 그 바다와 맞닿아 있는 맑은 하늘도 또 다른 푸르름의 존재이다. 거기에 여행자인 저자의 푸른 마음이 더해져 있다. 사랑했던(?) 사람과 최근에 헤어지면서 갖게 된 슬픔과 그리움이 어우러져 저자에게 크로아티아는 푸르름 그 자체로 다가온다. 하나의 푸른색이라기보다는 녹두, 초록, 청록, 옥색, 청색, 진청색까지 온갖 푸르름이 어우려져 있는 모습이다. 나로서는 책에 소개된 사진들을 보면서 남아공 여행중에 마주했던 대서양의 담청과 늦은 봄 파리를 걷다 우연히 고개를 들어 만난 파리의 하늘색 이미지가 오버랩되어 나타나곤 한다.

 

*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본 대서양 모습(2013.1) 푸르름으로 눈이 시다.

 

<크로아티아 블루>는 감성적이고 감각적인 여행에세이다. 푸른색이 주는 시원함, 슬픔, 그리움의 감정들이 저자의 간결하고 절제된 언어속에 고스란히 녹아들어가 있다. 저자는 이스트라, 자그레브, 디나라 일프스, 달마티아로 이어지는 크로아티아 여정속에서 과거 인연과 추억을 회상하기도 하고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가기도 한다. 유명한 관광지에 도착해 사진찍고 다른 여행지로 급히 이동하는 한국인들의 여행방식이 아니다. 걸었던 길을 다시 걸어보기도 하고, 여행객을 기다리는 현지인과 함께 시간을 나누면서 현지 친구를 만들기도 한다. 객관적, 사실적 여행안내서가 아니라 주관적, 감성적 여행에세이의 특성이 강하게 드러난다.

 

저자에게 크로아티아 여행은 결국 자신을 발견하는 여정이기도 하다. 여행을 하다 보면 중간중간 내가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백지상태가 되어 멍하게 서있는 적이 많다고 한다. 이럴 때는 그림같은 풍광도 시들해지고 외로움이 먹물처럼 스며드는 법이다. 자신의 감정을 홀로 만나고, 구겨진 기억을 다려서 펴고, 과거의 기억을 매만져야 하는 때이다. 그런 저자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것은 어쩌면 낯선 곳에서 만난 현지인들 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여행지에서 만난 낯선 인연이 쉽게 친구가 되는지도 모르겠다.

 

저자를 통해 크로아티아 모습을 간접적으로 소개받는 상황이지만 마치 직접 크로아티아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들게 만든다. 간결하지만 핵심적 정보와 개인적 체험이 적절히 어우려져 있고, 멋진 사진과 여행단상들이 함께 소개되어 크로아티아를 전혀 모르는 나같은 문외한들의 상상력을 최고조로 자극한다. 소개하는 곳마다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 당장 크로아티아 여행을 떠나지 않으면 큰일 날 것 같다. 그야말로 크로아티아는 여행의 또 다른 이름이 된다. 

 

* 책 선물해 주신 두목원숭이님께 감사드립니다^^



c******4 2013.09.25. 신고 공감 5 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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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의 푸름 속에는 진한 마음이 담겨있다.
"크로아티아의 푸름 속에는 진한 마음이 담겨있다." 내용보기
내가 일생에 한 번은 꼭 가보고 싶은 나라에 꼽아 놓고 있는 나라들 중에 한 곳이 크로아티아이다. 어떤 책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그 책에서 '두브로브니크'를 예찬하는 글을 읽게 되고, 또 다른 책에서 '플리트비체'의 사진을 보게 되면서 크로아티아'에 관심이 가게 되었다.     '지구상에서 천국을 찾으려거든 두브로브니크로 가라'고 버나드 쇼가 말할 정도로 이곳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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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생에 한 번은 꼭 가보고 싶은 나라에 꼽아 놓고 있는 나라들 중에 한 곳이 크로아티아이다.

어떤 책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그 책에서 '두브로브니크'를 예찬하는 글을 읽게 되고, 또 다른 책에서 '플리트비체'의 사진을 보게 되면서 크로아티아'에 관심이 가게 되었다.

 

 

'지구상에서 천국을 찾으려거든 두브로브니크로 가라' 버나드 쇼가 말할 정도로 이곳을 찾았던 사람들은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크로아티아를 꼽고 있는 것이다.

 

 

크로아티아를 떠올리면 블루가 생각난다.

아마도 아드리아해의 짙고 푸른 바다의 싱그러움이 연상되기 때문일 것이다.

크로아티아는 유고슬라비아 연방  여섯 나라 중의 하나였기도 사회주의 국가였고, 내전의 아픔도 있었기에 우리들에게 좀 멀게 느껴졌던 나라이지만, 그 아름다움이 전해지자 여행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는 곳이 되었다.

 

 

'유럽 속의 아주 특별한 유럽', ' 아드리아의 보석'이라 불리는 크로아티아.

그리스 문화의 영향을 받았던 곳

고대 로마의 일부였기에 고대 로마의 유적이 남아 있는 곳.

프랑크 왕국의 일부였던 곳.

중세에는 베네치아 공국이었던 곳.

이슬람교로 부터 가톨릭을 지켜낸 곳.

그래서 그곳에는 로마가 녹아있고, 비엔나의 분위기가 배어 있고, 베네치아의 향기가 있으며, 프랑스와 독일의 작은 도시를 닮은 곳이다. 

그런데, 이런 설명들이 뭐 그리 중요하겠는가?

지금 나에게는 책으로나마 그곳의 풍광에 취하고 싶을 뿐이니....

 

    

 

 

 

여행 에세이 중의 번짐 시리즈인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 백승선, 변혜정 ㅣ 가치창조 ㅣ2009>에서  잔잔하게 번지는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면, <크로아티아 블루>에서는 다른 어떤 책에서도 소개되지 않았던 크로아티아의 작은 도시까지도 천천히 저자와 함께 거니는 느낌을 가져다 주는 여행 에세이이다.

 

 

푸른 바다, 붉은 지붕의 집들, 흐드러지게 핀  꽃들....

 

 

 

사진 속 풍경에 빠지드는 것으로 행복해지는 나이지만, 저자는 크로아티아를 처음 찾은 것도 아니고, 며칠 잠깐 머무는 것도 아니고, 한 달이 넘게 이곳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지나고 나서야 그것이 사랑 인줄 깨달았다는 그 사랑과 함께 왔었던 그 기억들도 간진한 채.

잃어 버린 사랑의 기억을 안고 사는 그가 그 기억을 잊기 위해서 이 곳을 다시 찾은 것인지, 아니면 그녀와 함께 찾고 싶었던 곳을 혼자 찾은 것인지, 그녀를 잊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 찾은 것인지, 애매모호한 마음을 간직한채로....

여행은 이래서 홀로 가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으나, 추억을 간직한 여행자는 그래서 외로워 보이는 것인가보다.

 

 

" 시간이 멈췄고, 그들은 그렇게 풍경이 됐다.

같은 곳을 보는 방법을 그때도 알았다면,

그대와 나의 그 시간도 풍경으로 머물렀을 것을....." ( 책 속의 글 중에서)

 

고대 로마의 향기를 그대로 담고 있는 풀라.

이곳은 3천 년전의 고대 로마르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원형경기장, 개선문, 포럼...

이탈리아에 있는 것은 풀라에도 모두 있다고 했다던가.

 

 

    

 

비엔나를 닮은 도시는 자그레브이다.

 

 

그리고, 크로아티아의 비경을 담은 플리트비체 국립공원.

 

    

 

" 여행에서 많이 보는 것만이 중요한 것은 절대 아니다. 때로는 향기든, 기억이든, 마음이든, 무엇인가 남겨 두는 편이 훨씬 더 좋을 때가 많다. " (p. 65)

 

로마의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가 마지막 여생을 이곳에서 보내기 위해 지었다는 궁전이 있는 스플리트.

아드리아해 연안에 남아 있는 최대 규모의 로마 제국 유적지가 이곳에도 있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는 두브로브니크.

 

 

그밖에도 크로아티아의 소도시들을 홀로 거닐면서 그곳에서 많은 인연을 만나게 된다.

동생과 함께 사진을 찍어 달라는 소년도, 혼자 독학을 해서 한국어를 익혔다는 청년도.

저자처럼 사랑을 잃고, 무작정 떠나온 일본 여인도....

그래서 여행은 작은 인연들을 만나게 되는가보다.

 

 

 

저자는 친절하게도 각 도시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그 끝부분에 여행을 할 독자들을 위해서 교통편, 숙소 등을 남겨 준다.

 

 

" 그게 여행이니까.

날 사랑해 줄 무언가를 찾아 떠나는 게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것을 찾아 가는 것" ( 책 속의 글 중에서) 이 여행이니까.

 

 

 

저자에게 그곳은 특별한 곳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리고, 나에게는 마음 속 한 자락에 고이 간직하고 있다가 언젠가 떠나기를 바라는 희망하는 곳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곳이다.

 

 

랩소디 인 블루

 

'푸름'에는 그 색깔만큼이나 셀 수 없는 감정들이 담겨 있다.

 

풋풋한 사랑이 있고,

햇살같은 웃음과 위안이 있고,

바다같은 그리움이 있고,

부서지는 파도 같은 아픔이 있으며,

짜디짠 슬픔이 있다.

아드리아가 품고 있는 크로아티아는

세상에 존재하는 그 모든 '푸름'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그 이름조차 파래서 생각만 해도 금세 '푸름'이 번지는 곳.

 

나의 감정을 홀로 만나고,

구겨진 기억을 다려 펴고,

사람의 기억을 매만지는 게 여행이라면,

 

크로아티아는 여행의 또 다른 이름이다.   ( 책 속의 글 중에서)



이달의 사락 n******5 2012.05.05. 신고 공감 3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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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블루: 언젠가, 어디서나, 한 번쯤은
"크로아티아 블루: 언젠가, 어디서나, 한 번쯤은" 내용보기
한창 "꽃보다누나" 덕분에 크로아티아 여행 붐이 일 때, 리스트에 담아 두었던 이 책이 반값 판매 중임을 발견하고 냉큼 구입해두었다. 올 겨울방학에는 구입해두었지만 읽지 못하고 쌓아만 두고 있던 책들을 하루에 한 권씩 읽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었는데, 역시 인간의 결심은 무의미했다. 개학을 앞두고 읽어야 할 어려운 책들을 읽다가 잠시 덮어두고 비교적 가벼운 이 여행기를
"크로아티아 블루: 언젠가, 어디서나, 한 번쯤은" 내용보기

한창 "꽃보다누나" 덕분에 크로아티아 여행 붐이 일 때, 리스트에 담아 두었던 이 책이 반값 판매 중임을 발견하고 냉큼 구입해두었다. 올 겨울방학에는 구입해두었지만 읽지 못하고 쌓아만 두고 있던 책들을 하루에 한 권씩 읽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었는데, 역시 인간의 결심은 무의미했다. 개학을 앞두고 읽어야 할 어려운 책들을 읽다가 잠시 덮어두고 비교적 가벼운 이 여행기를 꺼내들어 단숨에 읽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아이고" 소리가 절로 나오는 지중해의 새파란 바다와 하늘 사진을 볼 수 있다. 여행기보다도 사진이 마음에 드는 책이다. 백년 된 건물은 오래된 축에도 못 낀다는 듯 매우 오래된 고성들과 동그랗게 닳은 돌길들도 고풍스럽다. 정말 '일생에 한 번은' 꼭 가야할 곳이 아닌가 싶다. 특히 지리중추 없는 선천적 길치인 나 같은 사람도 길을 잃어버리지 않을 듯 한 시간 안에 온 동네를 돌아볼 수 있는 작은 마을들에서 저렴한 숙소를 잡아 일주일 정도 거의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산책하며 여유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는 그렇게 마음 먹고 떠났어도 여유로운 여행 하기를 항상 실패해오긴 했다.  

 

책 제목에 '블루'가 들어가 있다. 저자가 옛사랑과의 기억을 더듬으며 다니는 여행이라 그런지 감성 넘치고 다소 우울하기도 하다. 나는 감성 넘치는 묘사와 수식어가 많은 여행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 종종 '이게 무슨 말이지?'하며 짧은 문장들도 반복해서 읽어야하는 경우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면 많은 부분은 크로아티아 곳곳에 대한 박식한 정보들을 이야기처럼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남성인 저자가 차를 빌리거나 배를 타고 주변 섬들을 다니며 그렇게 훈훈하다는 크로아티아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는 이야기가 나오는 점도 마음에 든다. 조만간 갈 여행지에 대한 독서가 아니기에 "꽃보다누나"에 나온 도시 말고는 지명이 매우 생소하게 느껴졌다. 어쨌든 전체적으로 지중해 근방 여행지를 다룬 책이라는 사실 만으로도 파란색과 화창한 날씨를 좋아하는 내게 크로아티아 여행 뽐뿌질을 하기에 충분한 책이라 즐겁게 읽으며 간접 여행을 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o****2 2015.02.01. 신고 공감 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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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블루'를 읽고...
"'크로아티아 블루'를 읽고..." 내용보기
아름다운 아드리아海에 맞닿은 크로아티아. 그 곳의 수려한 풍경 사진에 실려 봄 소식처럼 날아든 ‘크로아티아 블루‘. 크로아티아는 그러나 파란곡절의 역사를 지닌 유럽의 한 나라이다. 몇 해전 ’오후 5시 동유럽의 골목을 걷다‘와 ’섬을 걷다‘, 그리고 조용미시인의 ’섬에서 보낸 백 년‘을 읽은 이래 별다른 여행서를 읽지 않았다. ’크로아티아 블루‘를 손에 들고 내가 한
"'크로아티아 블루'를 읽고..." 내용보기

아름다운 아드리아海에 맞닿은 크로아티아. 그 곳의 수려한 풍경 사진에 실려 봄 소식처럼 날아든 ‘크로아티아 블루‘. 크로아티아는 그러나 파란곡절의 역사를 지닌 유럽의 한 나라이다. 몇 해전 ’오후 5시 동유럽의 골목을 걷다‘와 ’섬을 걷다‘, 그리고 조용미시인의 ’섬에서 보낸 백 년‘을 읽은 이래 별다른 여행서를 읽지 않았다. ’크로아티아 블루‘를 손에 들고 내가 한 일은 욕지연화장 두미문세존(欲知蓮花藏 頭尾問世尊)이라는 말에서 유래한 욕지도와 세존도 등을 거느린 통영을 생각한 것이다.

 

블루는 희망과 새벽의 여명, 붉은 빛보다 높은 온도를 지녔음에도 차갑게 보이는 파란(波瀾)을 떠올리게 한다. 저자의 말대로 크로아티아가 여행의 다른 이름이라면 내게 체코는 그런 의미를 지닌 곳이다. 하지만 체코에는 바다가 없어 아쉽다. 크로아티아가 블루라는 말과 어울리는 것은 아드리아해라는 아름다운 바다가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한 사람의 기억은 되살리고 또 한 사람의 기억은 지우려 크로아티아 여행을 택했다는 말을 들려준다. 저자는 멀리서 걸어오는 키 큰 여자는 모두 ’그녀‘였다고 말했지만 나는 ’참호‘라는 의미를 지닌 자그레브(zagreb)의 전차 앞에서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젊은 여자를 보고 리브가 갈첸의 ’대기불안정과 그 밖의 슬픈 기상 현상들‘을 떠올렸다.

 

’대기불안정과 그 밖의 슬픈 기상 현상들‘은 아내가 가짜로 바뀌었다고 믿는 한 남자가 뉴욕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사랑하는 이의 흔적을 찾아 떠나는 험난한 여정을 그린 소설이다. 프랑스 작가인 파트릭 모디아노의 소설 속 인물들 가운데 추억의 장소를 찾아 떠나는 단골 여행자들이 많지만 기억을 찾는 것은 고통스러우면서도 낭만적이라는 2중적 의미를 지녔다. 분자생물학적 의미에서 시간이 흐르면 남는 것은 결국 기억 뿐이다. 우리의 정체성을 이루는 기억은 그렇게 중요하지만 불안정하다. 이 불안정은 덫이자 활기 같은 것이다. 기억은 현재의 시선으로 새로이 채색된다는 점에서 살아 있는 것이다. 윤색이라 할 그런 특색은 여행자들의 특권이기도 하다. 푸른 빛처럼 새로 쓰이는 기억은 역동적이다. 저자는 늘 엷은 기억을 끌어안은 채 허우적 거렸다는 말을 들려준다.

 

저자가 여행한 곳은 모두 성당이 중요한 의미를 지닌 공간으로 나온다. 그 중 자그레브 대성당으로 불리는 스테파나 대성당을 보고 나는 스페인의 록 그룹 Mezquita의 ’Recuerdos de mi tierra‘의 앨범 자켓을 떠올렸다. 그리고 몇해 전 포르투갈 리스보아(리스본)에서 날아온 트램 사진이 담긴 엽서를 다시 꺼내보기도 했다. 달마티아편에 나온 푸르디푸른 바다를 보며 영롱한 대리석 같은 라벨의 ’물의 희롱‘이라는 곡을 들어보기도 했다. 저자는 아드리아의 하늘은 정말 넓고 깊다는 말을 했다. 저자는 그곳이 묻어둘 기억이 있는 사람, 아픈 기억이 있는 사람에게 참으로 너그러운 곳이라고도 했다. 아드리아 여행의 가치를 말해주는 대목이지만 바다에 초점을 두고 책을 읽어온 나에게는 신선한 이탈 같이 여겨졌다.

 

버나드 쇼는 지구상에서 천국을 찾으려거든 두브로브니크로 가라고 했단다. 아드리아해의 햇살을 가득 담은 붉은 지붕 집들이 이국적 풍취를 마음껏 보여주는 두브로브니크는 1991년 유고슬라비아 연방 해체로 인해 전쟁이라는 몸살을 앓았다. 저자는 기억을 매만지러 간 크로아티아에서 자신을 만났고 또 다시 떠날 이유와 힘을 얻었다고 했다. blue를 찾아 떠난 ’크로아티아 블루‘ 읽기가 끝났다.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내용들은 잊혀지겠지만 푸른 풍경을 담은 사진들을 보기 위해 가끔 책을 뒤적이게 될 것 같다. 거의 모든 사진이 마음에 파문(波紋) 같은 여운을 주었지만 특히 마지막 사진은 그지 없이 마음에 든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 떠났다가 돌아오겠지만 가끔 그 사진을 보며 퇴색되는 마음을 다잡을 생각이다. 좋은 책을 읽게 해준 저자와 출판사에 감사드린다.

이달의 사락 m******1 2012.12.13.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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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그 투명한 유혹
"블루, 그 투명한 유혹" 내용보기
‘여행에서 많이 보는 것만이 중요한 것은 절대 아니다. 때로는 향기든, 기억이든, 마음이든, 무엇인가 남겨두는 편이 휠씬 더 좋을 때가 많다.’ p. 65     백승선, 변혜정의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를 읽고 한동안 빠져 나오지 못했다. 지금도 크로아티아를 생각하면 책에서 보았던 붉은 기와 지붕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붉은 기와 지붕이 가득한 단 한 장의 사진만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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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에서 많이 보는 것만이 중요한 것은 절대 아니다. 때로는 향기든, 기억이든, 마음이든, 무엇인가 남겨두는 편이 휠씬 더 좋을 때가 많다.’ p. 65 

 

 백승선, 변혜정의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를 읽고 한동안 빠져 나오지 못했다. 지금도 크로아티아를 생각하면 책에서 보았던 붉은 기와 지붕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붉은 기와 지붕이 가득한 단 한 장의 사진만으로도 크로아티아를 충분히 보여줄 수 있었다. 그만큼 황홀하고 아름다운 나라로 내게 각인된 것이다. 그러하니 다른 어떤 누군가의 여행기라 해도 그들의 여행기와 비교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여기 또 하나의 시선으로 만날 크로아티아가 있다. 『크로아티아 블루』란 책을 선택한 건 다시 크로아티아의 풍경을 보고 싶기도 했지만 산호빛 바다의 표지가 결정적이었다. 어느 누가 이렇게 맑고 투명한 유혹에 빠져들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쩌면 이미 크로아티아를 만난 이에겐 이 책은 독이 될 수도 있다. 더구나 맛난 글로 동유럽을 소개한 윤미나의 『굴라쉬 브런치』에서도 크로아티아는 빠지지 않았다. 그렇듯 크로아티아는 누구나 갈망하는 나라인 것이다.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으로 여전하게 머물고 있는 도시 ‘로빈’을 시작으로 떠나는 김랑의 크로아티아는 제목처럼 바다색을 닮았다. 해서, 때로는 눈이 부시도록 빛났고 때로는 고즈넉하고 쓸쓸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중세와 현대가 함께 어우러진 ‘자그레브’, 로마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수’가 선택한 항구 ‘스플리트’는 여전하게 매혹적이다. 이런 황홀함을 맛보았기에 두 번, 세 번, 그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일까. 다시 찾은 그곳에서 처음에 발견하지 못한 경이로움을 경험하고 새로운 느낌을 갖고 돌아오는 것이리라.

 

 여행은 길 위에 있기에 언제나 타인과의 만남으로 이어진다. 이방인이라는 이유로 금세 마음이 동화되어 친구가 될 수 있다. 그건 여행자만이 경험할 수 있는 특권일 것이다. 하여 관광 가이드 일을 하고 있는 크로아티아 청년 ‘로코’가 예전의 손님을 무작정 기다리는 모습은 여행자만이 이해할 수 있다. 긴 기다림끝에 만났을 때 기쁨을 클 것이다. 상대를 진심으로 대하는 로코가 한국어로 작별 인사를 건넸을 때 책을 읽는 내게도 그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하물며 그 인사를 직접 들은 사람은 어땠을까.  

 

 “길 위의 인연이라도 인연을 맺었으면 친구지요. 친구는 내 것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기다린 거죠. 당신도 나와 당신의 시간을 나눴으니 이제 우리도 친구가 된 거예요.” p.214 

 

 저자는 발 닿는대로 마음 닿는대로 여유롭게 크로아티아를 즐긴다. 가슴 벅찬 떨림을 가만 가만 속삭이듯 들려준다. 그건 누구나 꿈꾸는 여행인 것이다. 그리하여 『크로아티아 블루』는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이에게 느림과 쉼을 선물한다.  가만히 표지를 들여다보는 일을 시작으로 천천히 그를 따라 걷는 기분으로 책을 읽는다. 잠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블루의 초대에 응해도 좋을 것이다. 

                  

r*********s 2011.03.22.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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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크로아티아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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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틈이 아껴서 읽은 책 첫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부터 나는 이미 크로아티아에 푹 빠졌고, 이 책과 함께 크로아티아 곳곳을 여행하며 지은이 김 랑씨와 함께 김 랑씨의 아픈 사랑의 기억을 헤맸던 것 같다. 시리도록 파란 "크로아티아 블루"와 지나버린 사랑에 대한 아련함과 쓸쓸함을 간직한 멜랑꼴리한 블루가 너무 잘 만나 어우러진 책. 글이 없었다면 그냥 너무 이쁘구나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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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틈이 아껴서 읽은 책

첫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부터 나는 이미 크로아티아에 푹 빠졌고,

이 책과 함께 크로아티아 곳곳을 여행하며

지은이 김 랑씨와 함께 김 랑씨의 아픈 사랑의 기억을 헤맸던 것 같다.

시리도록 파란 "크로아티아 블루"와

지나버린 사랑에 대한 아련함과 쓸쓸함을 간직한 멜랑꼴리한 블루가

너무 잘 만나 어우러진 책.

글이 없었다면 그냥 너무 이쁘구나 하고 말았을지 모를 크로아티아.

한곳 한곳 모두 지은이의 감성이 어우러져서 더욱 아름답고 어떤 이야기가 깃든 곳으로 만들어졌다.

특히 두브로브니크!! 첫 페이지에 등장하는 멋진 해안가 마을.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게 푸른 아드리아 해.

황토색 지붕들.

멀리 오랜기간 여행을 떠날 수 있다면

크로아티아에 꼭 가보고 싶다.

 

y*****5 2011.04.13.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