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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를 잘 하지 못하지만 요리책에는 관심이 많다. 보고만 있어도 실력이 부쩍 늘 것만 같은 환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름을 기억하는 음식책 저자는 많지 않은데 ’윤혜신’이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다. ’착한 요리 상식사전’에서 딸에게 일러주듯 하나 하나 알려주는 모습에서 감동을 받았다.

그녀는 궁중 요리 전문가로 7년전 당진으로 내려와서 텃밭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데 시골 밥집 아줌마로 불리길 좋아한단다.

그녀가 생각하는 고수의 모습은 어떨까. 서너 가지 재료로도 맛깔난 음식을 만드는 시골 할머니를 본받기를 바란다. "우리는 너무나 많은 음식들 속에서 병이 드는데. 너무나 많은 조리기구들과 그릇에 얽매여 사는데. 화덕 하나와 솥 하나, 대나무 젓가락 한 벌이면 일용할 양식들이 이렇게 훌륭하게 만들어진다."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참 착한 음식으로 나누어 그때마다 먹을 음식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380페이지 정도에 요리법을 빼곡히 채워놓고 있다.

봄하면 나물이 먼저 떠오른다. 어릴 적에는 풀이나 채소를 잘 먹지 않았었는데 요즘에서야 향취를 알았는지 냉이, 돌나물, 취나물, 마늘종, 두릅무침이 보이면 자연스럽게 손이 간다.

착한 밥상을 차리기 위한 원칙도 살펴보자. 우유를 먹지 말아야 한다는 점은 의외이다. 1. 제 땅, 제철에 난 음식을 먹는다. 2. 전체식을 하자. 3. 칠백식품(흰쌀, 흰 설탕, 흰 밀가루, 흰 소금, 흰 조미료, 깨끗한 식용유, 우유)은 절대로 안 먹는다. 4. 유기농 식품을 먹는다. 5. 우리가 예전부터 먹어왔던 것을 먹는다. 6. 가공식품을 피한다. 7. 조리는 간단히 한다. 8. 천천히 즐겁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는다.


여름에는 시원한 냉국이나 삼계탕이 먹고 싶어진다. 수박 한덩이 사들고 냇가에 가서 발 담그고 먹거나 가족이나 친구끼리 삼겹살이나 구워 먹을 그 날이 기다려진다.

천연 조미료를 만들어두면 여러 모로 쓸모가 있다. 들깨가루나 다시마가루, 표고버섯 가루 정도는 알고 있었는데 붉게 잘 익은 고추씨를 말려 놓을 생각은 못해봤다.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식욕이 생긴다. 그렇다고 크게 욕심나는 것은 아니고 기분좋은 탐심이다.

감나무 잎(?)을 깔고 단정해 보이는 컵의 대추차는 여유를 느끼게 해준다. 어떤 걱정거리가 있더라도 이 순간만큼은 평안함을 느낄 것 같다.

술안주로도 자주 먹게 되는 알탕 만들기는 궁금해졌다. 1. 명태알이 터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소금물에 살살 흔들어 씻는다. 2. 무는 나박 썰고 콩나물은 콩깍지를 골라내고 깨꿋이 손질해 씻는다. 미나리는 적당한 길이로 자르고 고추는 송송 썰고, 대파는 어슷 썰어 준비한다. 3. 냄비에 물을 붓고 무를 넣어 끓이다가 명태알과 콩나물을 넣고 고춧가루를 넣어 한소금 끓인다. 4. 3에 고추, 대파, 다진 마늘을 넣고 조금 더 끓이다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호호 불어가면서 먹던 호빵같이 허기와 온기를 채워주는 책이다. 집근처에서 하는 벚꽃 축제를 다녀왔다. 봄이지만 바람이 불어서 약간 서늘했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길은 외롭지 않고 서로 힘이 되기에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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