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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판 책이 예쁘다. Markus가 첫 키스 후 멍한 상태로 지내다가 다시 Natalie의 사무실에 들어서고 이때 그녀가 머리를 매만지는 것을 쳐다보는 장면을 표지로 삼았다. 표지의 색감이 아주 좋다. 게다가 비닐 코팅하지 않은 표지는 매끈하지 않고 손으로 만지면 콩알 같은 우들두틀함이 느껴진다. 책을 둥글게 말 때면 종이끼리 쓰닥거리는 소리도 난다. 이 멋진 책에 정감이 푹 들었다. 비닐 코팅되지 않은 탓에 책에 기스가 잘 난다는 것이 단점이긴 했다. 가방에 넣어 갖고 다니며 읽었더니 표지가 금방 중고책의 B급 상태로 떨어져 버렸다.
남편을 잃고 시름의 세월을 오로지 일로 견뎌낸 Natalie는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직장 동료 Markus에게 키스를 하고 만다. 나도 어느날 갑자기 누군가 포옹하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런 기분일까? 남자가 여자에게 갑작스런 키스를 했다간 따귀를 맞기 십상이겠지만 여자가 그렇게 한다면 이게 웬 떡인가 싶을 것이다. Markus는 이 단계를 넘어 열병 상태를 맞게 된다. 수다스런 직원 Chloe로 인한 소문이 퍼져서 복잡한 상황을 맞게 된다.
책의 내부.
이 프랑스 로맨스 소설은 여타 로맨스 소설과 다른 점이 느껴진다. 세밀한 심리 묘사가 남다르다. 책을 구입했을 당시, 영화 포스터를 본 기억으로는 분명 로맨스 코메디이었는데 1/3 가량 읽어도 그런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남편 Francois를 잃은 상태의 슬픔만 묻어나왔다. 심리 묘사가 많다보니 전체적으로 코미디의 밝은 느낌을 받지 못했다.
영화 ‘아멜리에’에 등장했던 오드리 토트는 ‘시작은 키스’ 영화에서 직장 상사를 원숙하게 연기해 냈다. 이젠 세월이 지나서 인지(78년생) 유부녀 연기도 잘 어울린다.
영화는 역시 특유의 입체감을 살려서 유쾌하게 그렸다. 영화를 보는 동안 웃음소리가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왔다. 나도 빙그레 웃음을 지으면서 보았다. 일반적으로, 영화로 옮기면 각색을 많이 하기 마련인데 소설 내용의 90% 정도를 그대로 따랐다고 본다. Markus가 사장 Charles와 밤을 지샌 것과 싸운 내용은 영화에 나오지 않지만 생각지도 않았던 오바마 연설 대목은 그대로 영상에 나온다. 이별의 아픔을 사랑으로 치유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알려준 영화였다.
영화 티켓
원작을 영화화했을 땐, 원작과 영화 둘 중 하나가 호평 또는 혹평으로 갈리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소설과 영화 모두가 좋았다. 소설에서 부족한 코미디를 영화에서 즐겼고 영화에서 부족한 심리 묘사를 소설에서 보완해주었기 때문이다.
키스를 시작으로, 슬픔을 떠나보낸 Natalie는 새로운 삶의 에너지를 찾는다. 이것을 상징하는 클럽에서의 댄스. 이때 나오는 노래가 참 좋았다. 혹시 영화 보러 가는 분이면 이 곡을 잘 듣고 무슨 곡인지 알려주면 고맙겠다.
‘시작은 키스’ 예고편. 이 영화를 보고 청혼할 때 반지 대신 아파트 열쇠 꾸러미를 손가락에 끼워주는 사람은 없을 거라 믿는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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