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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이란 무엇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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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동안 외교적으로 많은 이슈들이 있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다들 아시는 것처럼 한미 FTA 문제였죠. 협상 조항이
우리가 일방적으로 불리한 내용들이 많고, 국민들이 민감해하는 소고기 수입 문제도 엮어 있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섰습니다. 그리고 천안함 사건이 발생했을 때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협상 능력이 시험대 위에
올랐습니다. 협상 문제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문제점도 많았는데 유명환 장관은 자신의 딸을 취직시키기 위해서 시험 일정 조정,
면접관 교체, 지원 자격 완화 등을 하다가 결국 장관 자리에서 낙마하기도 했습니다. 또 올해초 중국 상하이 영사관에서 치정에 얽힌
스캔들이 발생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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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시대에서 탈냉전·다극화시대로, 팍스 아메리카나에서 차메리카 라는 변화의 시대. 대한민국의 외교는 그 방향과 길을 제대로 잡아 걸어가고 있는 것일까? 이것이 책을 읽기 전 ‘외교’에 대한 간략한 문제의식이었지요. 외부의 변화와 그에 대한 내부의 대응과 문제를 점검하고 대안은 뭘까 하는 식으로 생각이 이어진 셈입니다. 사실 ‘YS부터 MB까지’를 서술했다는 저자처럼, YS가 대통령이었던 대학시절, 주로 대미 관계와 한반도 핵문제 관련 신문 기사를 보며 ‘외교’에 대해 막연하게나마 나름대로의 생각을 갖기 시작한 것이 ‘외부적인 관심’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근래 유명환 전 외교장관의 맞춤형 특채 파문과 외교부 고위층 자녀들을 위한 외시 2부의 문제점을 보며 들었던 생각들이 ‘내부적인 관심’이라고 한다면 말입니다. 암튼 YS부터 MB까지 현장에서 대한민국의 외교를 지켜본 기자 출신의 저술이라서, 더욱이 경향신문 기자라는 것도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히 영향을 미쳤습니다. 확실히 20여년 동안 대한민국의 외교를 일선 현장에서 지켜본 저자의 관록은 책의 곧곧에 묻어납니다. 책의 1부를 ‘국내 정치만 바라본다’, ‘이벤트 유치에 사활을 건다’, ‘스타 외교의 이면’, ‘실리보단 형식을 중시한다’, ‘파리 목숨 외교 장관’이라는 다섯 가지 유형으로, 대한민국의 외교 행태 측면에서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사례를 들어가며 지적하고 정리해 놓았습니다. ASEM, G20 정상회의 등 각종 국제회의나 올림픽,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행사를 유치하고 이를 국내에서 정치적 성과로 내세우는 것은 익히 보아오던 터라 충분히 공감이 되는 지적이지요. 그러나 문제는 진짜 이익이 남는, 그러니까 실리가 있는 장사냐는 것 아니겠습니까. 지난 3월 12일, 이명박 대통령이 원전 기공식에 참석차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해 13일 체결한 유전 개발 양해각서(MOU)가 허점이 많으며 유전 개발 가능성 자체도 불확실하다고 <한국일보>가 사설(15일자)과 기사(16일자)를 통해 신랄하게 꼬집었지요. 저자의 기준을 따르자면 전형적인 이벤트, 실리보다는 형식, 국내 정치만 바라본 외교인 셈이지요. 아부다비 유전 개발, 경제성 확보가 초점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103/h2011031421015076070.htm "석유가스 자주개발률 기대 성급, 실제 개발 이뤄질지도 미지수" http://news.hankooki.com/lpage/economy/201103/h2011031520484921540.htm 책의 2부에서는 ‘우리끼리 외교부’, ‘예산과 인력 운용의 문제’, ‘입이 없는 외교관들’, ‘전문가가 부족하다’, 외교 정책에도 실세가 있다‘ 등으로 하드웨어 측면의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정리해 놓았습니다. 특히 역대 외교관들의 활약상을 약술해 엮어내는 대한민국 외교史와 몇몇 인물들에 관한 평에서는 저자의 인적네트워크와 외교에 대한 고뇌가 드러납니다. 또한 외교라는 것이 ‘국가 vs 국가’라는 규모가 큰 일이라고 한다면 사람 관계는 작은 외교라고 할 수 있을 것이고 아직 현직에서 논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저자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2부는 외교부 사람들에 대한 안쓰러움과 연민이 묻어나는 내용으로 읽혀지더군요. 물론 저자의 지적처럼 외교부를 실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영사업무에 대해 국민들의 인식 부족과 오해가 있는 것도 사실일 것입니다. 그러나 온두라스에서 살인사건에 휩싸여 억류되었던 한지수 씨의 경우나 최근 목도하고 있는 일련의 중동지역 정세 속에서 리비아 사태 초기에 보여준 주리비아 대사의 태도는 관료주의라고 하기도 뭣한 기본의 부족을 여실히 보여주었지요. “사람들이 나에게 정의 보여주었다”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9433 <현장에서> 외교부의 ‘중동정세’ 오판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1022401070623116002 더구나 FTA 등 경제·통상 외교가 중요시 되는 이때에 협정문의 오자誤字 문제는 심각한 문제를 불러올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일임에도 “영문본이 우선하기 때문에 법적 해석에는 문제가 없다”는 해명을 대수롭지 않게 하는 외교부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정부 ‘FTA 협정문 번역오류’는 습관성?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465946.html 『노무현, 시대의 문턱을 넘다』를 저술한 김종대 씨가 보기에도 명문학교를 나와 외무고시를 통과한 북미국 외교관들은 미국과 일본에서 잔뼈가 굵은, 외교부에서도 성골이라고 할 수 있다는데 이러한 분석은 저자인 이승철 씨라고 다르게 평가하지는 않을 것 같더군요. 그런 외교부가 국방부와 함께 2003년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보고도 하지 않고 미국과 비밀 외교각서를 추진했고, 2005년 외교부 반기문 장관은 곤돌리자 라이스 신임 국무장관의 ‘한반도 평화체제안’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보고하지도 않았답니다. 또한 북한과 미국의 평화협상을 반대하고 한국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냉전적 시각을 답습함으로 6자 회담에 어깃장을 놓으며 집요하게 ‘평화체제’에 반대했지요. 대한민국 수장인 대통령을 기망한 이러한 외교부의 행동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는 곤돌리자 라이스가 국무장관을 맡았던 2기 부시정부와 외교적 엇박자를 낳게 했고, 이는 한나라당과 조중동에 의해 어처구니없게도 국민들의 안보불안 심리를 자극하는데 이용되었지요.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과의 외교를 ‘4강 외교’라 부르며 기본적인 전략으로 삼고 있는 현실 속에서 이승철 씨도 대미 외교는 여전히 매우 ‘특별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날 김종대 씨가 외교부 북미국 한 외무관에게 “외교부 북미국 사람들은 한국이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기를 희망하는 것 아닌가?”라고 질문 했더니, 이 외무관은 “바로 그런 자세를 가져야 한다”라고 반색을 하며 말했다고 합니다. 대체 이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물론 저자가 외교와 외교관의 문제점만 지적한 채 대안을 이야기하지 않은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일본 대지진과 원자력 발전소의 폭발 와중에 보여준 외교부의 대응은 뚜렷한 대책이 있다기 보다는 다른 국가들, 특히 미국이 어떻게 진단하고 행동하는지를 지켜보며 뒤따라가는 듯한 느낌을 받고 있다면, 주권국으로서 주체적·주동적이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외교부를 오해하고 있는 것일까요? 책의 3부가 G2 외교史, 현실 분석과 진단에 방점을 두었고 아직 이명박 정부의 임기가 남아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G2 시대의 외교 정책 수립이 더디게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냉철한 현실 인식과 진단으로 새로운 모색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지적에는 대체로 동감하는 편입니다. 이를 위해 시대의 변화를 바로 읽고, 국가 외교 정책 수립에 바른 조언을 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진정한 외교관과 외교 전략가 양성에 힘써야 하겠지요. 그리고 저자가 21세기는 국민 모두가 외교관이며 외교관이어야 하는 시대라고 국민 모두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했지만 지금 우선되어야 할 것은 그 국민들이 대한민국 외교와 외교관을 신뢰하고 긍정할 수 있도록 현재 외교부의 자성과 내부 혁신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외교부 지침이나 교본을 따르되 때로는 창의성을 발휘해 자국민이나 주재국 국민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자세를 갖는, 이른바 권위주의와 엘리트주의에서 벗어나야 할 것입니다. 또한 외교의 기본은 상대의 마음을 얻는 일이니, 외교관들이 한번쯤 거쳐가는 곳이라는 ‘온탕(선진국)과 냉탕(개발도상국)’이라는 관행에서 벗어나 적어도 해당 주재국의 역사와 언어에 대해 이해하고 구사할 줄 아는, 진정한 애정이 발현되어야 하겠지요. 읽고 나서 주제에 비해 좀 뜨뜻미지근한 느낌을 받아서 저자가 언급한 ‘신영 기금’을 알아보니, 1977년 현대 정주영 명예회장이 동아일보 기자로 재직중 폐경색으로 숨진 동생 정신영을 추모하며 기금 1억을 관훈클럽에 출연해 만든 것으로, 이 책은 ‘신영연구기금’의 언론인 저술ㆍ번역 출판지원으로 출간된 것이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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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외교관에 대해 말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습니다. 얼마전까지만해도 사실 외교관에 대해 신경쓰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보기 힘들었지만 딸 특채 사건을 시발점으로 외교관이 폐쇄적이네 보수적이네 외교방향이 어쩌네 하는 말들이 참 많아졌습니다. 해외여행을 할 때 위급한 일이 생기면 대사관에 전화하면 되겠지라는 생각도 요즘 뉴스나오는 걸 보면 순진한 생각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구요. 이번 이집트 사건에서도 다른 나라는 다 전세기를 동원해서 자국민들을 보호하는 데 우리나라는 왜 하지않느냐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어제도 일본지진 후에 우리나라와 다른나라의 자국민 보호 수준이 다르다고 하는 기사를 봤습니다. 우리나라가 자국민 보호에 너무 소홀히 하고 있다는 기사였습니다. 확실히 기사를 보고 비리 사건을 보고 또 현지에서 현지어가 가능한 외교관은 없다는 소리를 듣고 외교관이 사명감보다는 승진과 권력에 더 집착하는 모습들을 보니 우리나라 외교에 대한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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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이 책에 대한 내용은 추측하기가 쉽다. 책의 제목만 봐도 한국외교에 대하여 어떠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다. 한국외교의 빛과 그림자. 부실한 한국외교의 역량. 뭐 대체로 이러한 사실을 알리는 내용이리라 예상하였다. 다만 구체적인 상황 전개와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문외한인 독자로서는 알 수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말이다. 이 책은 나의 혹은 국민들의 예상에 대하여, 외교부 출입 기자와 해외 특파원 출신으로서 저자가 겪은 실화 및 사례를 소개하며 한국외교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줌으로써 어찌 보면 사실확인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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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 하다보면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고 생각지도 못한 사소한 것들에 치이다 보면 여가시간도 제대로 가지지 못하고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게 된다. 그러다 보면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들, 물론 몇 다리 지나면 내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밀접한 이야기들이지만 뉴스에 나오는 정치이야기, 경제이야기 등은 나 몰라라 살아가게 된다. 평소 좋아하던 게임도 하기 힘들고 텔레비전 시청은 물론 인터넷 기사 검색하는 시간도 아까워하며 휴식에만 몰두하게 된다. 학창시절 항상 아버지께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좀 들어보자."하시며 뉴스를 보시면 나의 TV 채널 선택권을 빼앗아 가곤 하였는데 왠지 나이가 들어가면서 아버지의 이야기가 자꾸 생각난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내가 세상 물정 모르는 바보가 되고 있는 건 아닌가, 점점 뒤처지는 것은 아닌가, 정말 이래도 괜찮은 걸까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평소 취미생활인 독서를 이용하여 나의 부족함을 채워야겠다는 생각에 이 책을 선택하였다.
그 중에서 가장 관심있게 그리고 안타깝게 여겼던 것은 한국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미국, 일본, 중국(그래도 이러한 나라엔 한두 명 정도 능통한 자가 있고 앞으로도 관심을 가지는 외교관이 있다니 다행이다.)은 물론이고 앞으로 그 중요성이 더욱 높아질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 능통한 외교관이 없다는 점이었다. 외교란 것은 국가와 국가 간에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실제적으로 일을 하는 것은 사람과 사람이다.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인간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를 얼마나 이해하고 배려하며 교감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가장 먼저 상대 국가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데 지금의 외교관들은 이러한 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물론 타국에서 생활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는 것은 아니다. 나도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생활을 하다 보니 외롭기도 하고 힘든 점이 한둘이 아니다. 그래도 한 나라를 대표하는 외교관이라면 좀 더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일에 임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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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인격이 있다면 나라에는 국격이 있다. 사람에게 팔자가 있다면 나라에도 국운이 있다. 개인의 행복과 성공에 인맥과 사회자본이 중요하다면, 나라의 부강과 안녕에는 외교관계와 국제관계가 중요하다. 2012년은 한국의 국격과 국운 그리고 외교관계를 재정립할 수 있는 결정적인 해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해를 앞두고 한국외교가 근본적인 위기에 직면했다. 2010년 유명환 전 장관 딸의 외교부 특채, 2011년 주몽골대사관과 주상하이총영사관 간부들의 낯뜨거운 섹스 스캔들, 한미 FTA 조약 원본의 대량 오역 등, 한국외교의 부실과 기강해이를 유감없이 보여준 사건들이다.
이승철의 [한국외교24시](부키,2011)는 학문으로는 결코 배울 수 없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은 한국의 외교 스타일과 외교 현주소를 논의한 보고서로, 정치외교학과나 신방과 수업에서는 듣기 어려운 생생한 현장 지식을 전달한다. 저자는 1991년부터 외무부를 출입하기 시작해 20여 년간 국제 외교 무대를 누벼온 베테랑 기자 출신이다. 김영삼 정권부터 이명박 정권에 이르는 한국 외교의 속살과 맥락을 들추어 내며, 외교관과 기자의 길을 걸으려는 청춘들에게 과수업이나 학자들에게서는 결코 배울 수 없는 ‘강호’ 외교학을 전수한다. 딱딱한 한국외교정책 개론서나 합종연횡과 조선책략을 들먹이는 옛날 이야기에 식상한 이들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길 강추한다.
전체 이야기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먼저 ‘우물 안 개구리 외교’로 명명할 수 있는 고질적인 외교행태를 지적한다. 외교가 국내정치의 연장이고, 외교정책의 최고결정권자가 대통령인 것은 맞지만 ‘국내용 외교’가 도를 넘어 위험수위에 육박하고 있다. 국내용 외교 관행으로 대표적인 것이 대통령에게 잘 보이기 위한 용비어천가 타령과 정부정책을 지지하도록 국내여론을 몰고 가려는 작전카드, 그리고 이 두 가지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다. 최근 조약의 오역 파동도 전문인력의 부재보다는 국내용 외교란 병폐에서 발생한 의도적인 ‘분식용 수사학’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단타만을 노리는 ‘이벤트성 외교’와 허울뿐인 ‘관계의 수사학’에 집착하는 형식 외교도 고질병으로 지적된다. 모든 외교의 기본은 자주외교와 실리외교다. 그러나 한국 외교의 현주소는 눈치외교와 깃발외교에 가깝다. 자주와 실리를 외면한 저자세 외교는 사대외교와 굴욕외교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게 된다. 이는 한국이 단지 약소국이라는 이유로 용납 가능한 사안이 아니다. 베트남도 약소국이지만 중국과 미국에 대해 한국보다 더 자주적인 외교를 펼치고 있다. 저자는 또한 ‘스타 외교’라는 범주로 반기문 전 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이 되기까지의 전후 맥락을 짚어주는데 한 편의 드라마처럼 인상적이었다.
저자는 외교통상부의 인적 문제점과 구조적 문제점도 지적한다. 이는 ‘외교통상부 X파일’이라는 꼬리표를 붙여도 될 만한 내용들이다. 저자는 외교부의 하드웨어적 부분으로 특권 의식의 만연, 폐쇄적 관료주의, 외시 순혈주의, 엘리트 의식 등을 지목한다. 또한, 외교관 인사제도와 주재국의 문화와 언어에 능통한 지역통의 부재와 결핍, 그리고 예산편성의 부족과 인력의 비효율성을 언급한다. 이웃인 중국과 일본의 외교와 비교한다면 한국외교의 대대적인 체질개선이 절실하다. 주요국가의 외교 인력을 비교해볼 때 프랑스의 외교인력은 한국의 다섯 배에 달한다. 중동통과 아프리카통이 전무하다는 지적과 더불어 여전히 중국통이 아쉽다는 논평이 뒤따른다. 개인적으로 역대 정권의 외교 실세에 대한 저자의 보고가 놀라웠다. 가령 MB 외교 정책의 실세로 김태효 비서관을, 막후 실세로 이상우 전 서강대 교수를 언급해서 놀랐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대미외교노선과 대중외교노선을 정리하고 평가한다. 과거 미중일러의 ‘4강 외교’에서 미중 'G2 외교'로 외교정책의 중심축이 선회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 패권 질서의 양극화 경향과 맞물린다. 한국 근현대사를 살펴보면 미국에 대한 한국인의 태도는 사랑과 증오가 뒤엉킨 이중성을 드러낸다. 저자는 특히 북핵 문제를 둘러싼 한미 공조의 역사를 두 사람이 다리를 묶고 달리는 ‘이인삼각’ 경기로 표현한다. 세부적으로 김영삼과 클린턴, 김대중과 클린턴-부시, 노무현과 부시, 이명박과 부시-오바마 사이의 대북 입장과 갈등을 정리하고 있다.
“아무리 긴밀한 공조를 외치고 찰떡궁합이라고 선전해도 한미관계는 여느 국가들의 관계처럼 갈등과 긴장, 윽박지르기, 심지어 속이기까지 존재했다. 멀게는 1950-1960년대 미국의 한일 국교 정상화 강요를 비롯해 1970년대 말 카터 미국 대통령의 주한 미군 철수 위협과 박정희 정권의 핵 개발 움직임, 그리고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권 때 대북 정책을 둘러싼 양국 간의 불협화음 등 수많은 갈등과 대립이 있었다.”(209쪽)
MB정권의 대미외교는 참여정부 때와는 대조적으로 순탄한 편이다. 반면에 대중외교는 급속하게 냉각되어 한결 위태하게 되었다. 대중외교에 빨간불이 켜진 지 오래, ‘공조’는커녕 ‘이인삼각’이라는 말조차 입에 올리지 못할 지경이다. 천안함 사건과 상하이 스캔들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2012년 잠재적 대권후보자들과 외교 실세들은 정체된 대중외교를 순통하게 할 방도를 진지하게 강구해야만 한다.
저자는 “21세기는 외교가 외교관의 전유물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외교관이며 외교관이어야 하는 시대다.”라고 강조한다. 맞는 말이다. 직업 외교관의 공식 외교나 정치인에 의한 의원 외교와 같은 ‘위로부터의 외교’도 중요하지만, ‘아래로부터의 외교’도 중요한 법이다. 한국 드라마의 세계적 흥행에 따른 ‘한류 외교’나 해외 유학생들과 관광객들이 보여주는 성숙한 시민의식도 외교의 일환이다. 이번 311일본 대지진 피해자들을 위한 국내 시민들의 기부행렬이 가장 대표적인 ‘아래로부터의 외교’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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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나가는 관광객수가 연간 1000만명인 시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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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른바 '상하이 스캔들'로 불리는 어이없는 외교관의 비행이 화두가 되었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상하이 주재 총영사를 비롯한 수명이 연루된 사건에 국민들 모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편, 일본의 지진피해에 측은지심을 느낀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이재민 돕기 모금에 참여하고, 정부는 발빠르게 일본을 위로하고 원조하며 이웃나라로서의 면을 세우려던 때에, 독도관련 이슈화를 진행하는 일본정부 차원의 액션에 국민 일반이 심한 분노와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주변 열강들 눈치를 보며 숨죽여왔던 역사가 21세기에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데, 불안감과 답답증을 느끼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