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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주식회사/제니퍼 워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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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과 기업의 산학협력, 대학으로부터 기업으로의 기술이전, 대학 내 기업 이름을 딴 건물이나 기업 부설 연구소의 설립은 이미 오래 된 얘기이고, 국립대학의 법인화, 성적에 따른 등록금 차등화 등 대학에 시장 논리의 도입, 대학의 상업화는 시대의 트렌드처럼 광고되고 있다. 기업이 대학에 대해 결국 기업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대학 졸업생을 재교육시키고 있다고 비판하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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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주식회사

대학과 기업의 산학협력, 대학으로부터 기업으로의 기술이전, 대학 내 기업 이름을 딴 건물이나 기업 부설 연구소의 설립은 이미 오래 된 얘기이고, 국립대학의 법인화, 성적에 따른 등록금 차등화 등 대학에 시장 논리의 도입, 대학의 상업화는 시대의 트렌드처럼 광고되고 있다. 기업이 대학에 대해 결국 기업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대학 졸업생을 재교육시키고 있다고 비판하자, 대학이 이에 대응하여 '맞춤형 인재'를 배출하겠다고 학과 커리큘럼을 실제 써먹을 수 있는 내용으로 채우고 있다. 기업은 대학과 학과에 많은 자금을 지원하고, 그 결과물에 대해서 지적재산권 등의 형태로 독점권을 확보하고 있다.
 
문제는 대학의 연구에는 기업뿐만 아니라 여전히 국민의 세금에 의한 정부 예산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그것은 대학의 기능, 대학 연구의 결과물에는 필연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고려해야 하는 공공적 측면이 수반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과 예산의 1/3을 지원받은 학과의 교수가 그 지원 기업의 이익에 반하는 연구나 논문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며, 논란이 된 문제에 대해 기업을 옹호하는 기사를 써달라는 요구를 물리칠 수 있을 것인가.


한때 사비오의 주요 비판 대상이었던 UC 버클리의 명예 총장 클라크 커조차 사망하기 얼마 전인 2003년 12월, 학술 풍토가 지나치게 상업화되는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1960년대에 내가 우려했던 것은 (대학의) '비판' 기능이 상당 부분 개혁보다는 파괴를 목표로 하고 있고, 설득하기보다는 강요하는 방식이라는 데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사적인 이익 추구에 대항해 공공의 복리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대학의) '독립적인' 비판 기능 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의 대학에 비해 기업과 시장에 좀 더 밀착되어 온 미국의 대학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존스홉킨스, UC 버클리, 하바드 등 우리가 그 권위를 인정해 마지 않는 대학에서 기업의 자금을 받는 대가로 그 기업의 이익을 옹호하고, 연구 결과물의 이익을 대학과 기업만이 나눠갖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2006년에는 의과대학으로 저명한 존스홉킨스 대학이 한 화장품 회사에게 그 회사 제품의 보증서에 대학의 이름을 넣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가 비난 여론이 일자 이를 철회한 일이 있기도 했다. 이런 것들이 미국만의 문제라고 예상되지 않는다. 이미 국내에서도 이러한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상황이 더욱 가속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 부문만큼 상업주의가 대학들의 평판에 악영향을 끼친 부분은 없었다. 임상 약물 시험에 참여하기를 자원한 수많은 환자들이 없었다면 - 주로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 의학의 진보는 중단되었을 것이다. 인간 '모르모트'들은 의사들이 자신을 존중하고 정중하게 대할 것이라고 믿고, 자신의 생명을 말 그대로 의학의 진보를 위해 내놓은 자들이다. 그러나 의학 연구가 상업화되면서 이 환자들은 제대로 존중받지 못했으며, 그로 인해 의학 자체가 의존하고 있는 공공의 신뢰는 심각하게 훼손되었다.


제시 겔싱어라는 18세 소년이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유전자 치료 시험 도중에 사망한 사건은 그 극명한 사례이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연구진은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원숭이들이 죽거나 심각한 부작용을 나타냈다는 사실을 식품의약국에도, 환자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대표 연구자이며 전 학과장인 교수는 그 시험 절차의 일부분에 대해 특허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그 교수와 펜실베이니아 대학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는 그 연구 결과물을 상품화할 수 있는 독점권을 가졌었던 것이다. 겔싱어의 죽음을 둘러싼 여론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회사는 다른 더 큰 회사에 매각되었으며, 교수와 대학은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다. 이것이 미국 대학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며, 어쩌면 우리가 맞이할 미래일지도 모른다. 적어도 현재 우리의 현실은 아니라고 믿고 싶다.


저자는 1) 독립적인 제3자가 운영하는 라이선스 기관의 설립, 2) 베이-돌 법을 개정하여 세금이 지원된 연구의 성과물을 널리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조항 명시, 3) 연방의 지원을 받는 대학의 학자들에게 이해 상충 관련 규정을 엄격하게 준수하도록 요구, 4) 식품의야국에 제출되는 약품 임상 시험을 관리하고 감시할 새로운 연방 기구의 창설을 대안으로 제안하며 책을 마무리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기술이전 및 라이센싱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관련 시장이 성숙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도 향후 벌어질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는 고려가 필요할 것이며, 대학의 상업화에 대해 원천적으로 다시 생각을 해봐야 할 것이다. 프린스턴 대학에서 잠시 강의 활동을 한 무라카미 하루키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이 상아탑이라는 자기들만의 세상에 갇혀 있는, 고상한 척 하는 사람들을 비웃고 싶어질지도 모르지만 이 세상에 이런 곳이 하나쯤 필요할 것 같다는 취지였다. 자유시장주의와 경제환원주의가 판을 치는 지금 시대에, 적어도 '중립성'과 '비판 기능'을 갖고 그 권위를 인정할 수 있는 곳이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기술이전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 주로 리뷰를 작성하였지만, 상업화 논리에 의해 대학의 또 다른 핵심기능인 '교육' 기능이 공학과 인문학 분야에서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저자의 견해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우연히 읽게 되었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었다.

YES마니아 : 로얄 s******i 2011.05.0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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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유착만큼 위험한 학경유착 ★★★
"정경유착만큼 위험한 학경유착 ★★★" 내용보기
대학 전반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의학, 과학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인문사회를 전공 중인 내가 읽기엔 살짝 힘들어 보여 긴장했는데 다행히 저자는 공연히 젠체하지 않는다. 자기만의 상아탑에 갇히지 않고 대중적인 서술로 나처럼 무지한 독자에게까지 천천히 설명해준다. 이것은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기업과 대학의 관계가 끈끈해진다고 모든 대학, 모든 기업들에게 이로
"정경유착만큼 위험한 학경유착 ★★★" 내용보기

대학 전반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의학, 과학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인문사회를 전공 중인 내가 읽기엔 살짝 힘들어 보여 긴장했는데 다행히 저자는 공연히 젠체하지 않는다. 자기만의 상아탑에 갇히지 않고 대중적인 서술로 나처럼 무지한 독자에게까지 천천히 설명해준다. 이것은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기업과 대학의 관계가 끈끈해진다고 모든 대학, 모든 기업들에게 이로운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둘 다 피해를 입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수의 평범한 대학들은 소수의 '대박' 대학들이 빚어낸 엄청난 결과를 벤치마킹하려 하나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면 가랑이가 찢어지듯 대학에 큰 피해만 주고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작업에 직접 기여하지는 않고 밥상에 숟가락만 얹어 이익을 얻으려 하는 대학들이 눈꼴시다.

 

이 책은 현재의 답답한 상황을 성토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네 가지 대책도 제안하고 있다. 당장 현실화되기는 물론 어려울 테고 대학이나 기업도 이 황금알을 쉽게 뱉으려 하지 않겠지만 반대세력들의 연대가 위협적인 수준에 치달으면 점진적이나마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99%의 Occupy 시위처럼.

 

추신) 어제 부로 서울대가 법인등기를 신청했다. 국립 서울대가 국립대학법인 서울대가 되는 것이다. 자율성을 증진할 수 있다는 의견이 찬성파의 주장인 듯한데 그들은 적은 장점만 살피고 많디많은 단점은 고민해보지 않은 듯하다. 서울대가 대학계의 '플래그십 스토어'임을 감안할 때 법인화의 파장이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그 쓰나미 속에서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 옳을지 모르겠다.

YES마니아 : 로얄 r******l 2011.12.2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