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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했던 것은 아닌데 어제 토머스 페인의 <상식>에 이어 오늘은 미국사에 대한 책을 리뷰한다. 주머니 속의 미국사라는 제목답게 미국사 전반에 대해 간략하고 꼭 알아야 할 핵심적인 사안들 위주로 담고 있다. 그럼에도 특별히 뭐 하나 빠져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것 자체가 꽤 괜찮은 역사서라는 방증이라 생각한다. 서문에서 저자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온갖 다양성과 그로 인한 모순을 안고 살면서도 여전히 강대국으로서의 지위와 나름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로 "모순을 모순으로 느끼지 않고 해소해나가는 자신만의 독특한 삶의 방식이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하는데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다. 이어서 저자가 언급하는 것처럼 우리와 같은 외부인들 눈에는 우스꽝스럽기 그지 없는 언행이 그들 입장에서는 진심인 경우가 적지 않다. 본격적으로 미국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어느 나라든 초창기에 있어 각자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수단 또는 정당화하는 방편으로 반대편을 악으로 규정한다거나 있었던 사실을 과장한다거나 하는데 미국은 그 둘 다였고 그 정도도 꽤 심한 편이다. 우선 인디언들, 정확히는 원래의 원주민들을 무지몽매한 미개인으로 둔갑시켜 처참하기 그지 없었던 살육 현장을 왜곡, 은폐했다. 이어서는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정당화 시키기 위해 당시의 영국을 매우 부조리한 모습으로 그렸는데 이 책에서 제대로 짚고 있는 것처럼 실제로는 영국의 당시 미국 식민지 지배는 매우 관대했으며 식민지인들이 영국 본토인들보다 억압을 받았다거나 자유롭지 못했다거나 하는 증거도 별로 없다. '보스턴 대학살'만 보더라도 말이 대학살이지 실제로 사망한 이들은 5명이었으며 그나마도 흑인 노예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렇기에 일반적인 당시 식민지 대중들은 혁명이라는 것에 시큰둥 했었고 오히려 뉴욕 같은 곳은 식민지 연합군보다 영국군에 지원해 싸운 이들이 더 많았을 정도였다고 책에서는 기술한다. 그런데 한 권의 책이 판도를 홱 바꾸어 놓았으니 그게 바로 <상식>이었다. 이 책이 아니었으면 오늘날 미국의 독립 선언은 없었거나 적어도 꽤 늦었을 것이라는 게 절대 다수의 역사학자들이 동의한다고. 정작 어제 <상식> 리뷰에서는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았지만 이 책의 요지라면 간단하다. 꿈과 자유로 가득 찬 이 거대한 신대륙이 그저 조그만 섬나라의 지배를 벗어나는 것은 지극히 '상식' 아니냐는 것! 영국에 우호적이었던 식민지인들도 이 주장에는 '그건 뭐 따지고 보면 그렇긴 하지...' 하는 마음을 가지다가 마침 혹은 하필 영국에서 이런 저런 핑계로 세금을 가혹하게 걷다 보니 '이건 좀 아니지' 하는 마음으로 발전하여 결국 본토를 향해 총까지 들게 된 것. 이런 마음가짐이 어쩌면 다수의 미국인들이 오늘날에도 가지는 일종의 디폴트가 아닌가 싶다. 좋게 좋게 봐주려 하다가도 뭔가 조금이라도 억압하려 들라 치면 W.T.F. 하며 서슴없이 거칠어지는. 트럼프 같은 인물이 셀럽에서 대통령까지 된 것도 다 이런 기조가 곳곳에 만연해 있기 때문이라 보는 건 너무 나간 걸까. 여하튼 미국사와 함께 전반적인 미국인들의 문화와 가치관 등에 대해서 콤팩트 하지만 임팩트 있게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는 추천하는 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