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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며 바닥을 혀로 기어본 적 있느냐?
"울며 바닥을 혀로 기어본 적 있느냐?" 내용보기
때로 어떤 커뮤니티의 힘을 빼기 위해 외부세력이 위해를 가하려할 때, 저항적으로 그 힘이 강해지고 결속이 더 든든해지는 경우가 있다. 바로 이런 경우에 해당될 것이다.     작가들의 촛불시위 참여를 빌미삼아, 불법시위를 참석하지 않겠다는 확인서를 작성해야만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정권에 맞서, 이 사태가 작가들의 비판적 사유와 창조적 역량을 위축시키고 표현의
"울며 바닥을 혀로 기어본 적 있느냐?" 내용보기

 

때로 어떤 커뮤니티의 힘을 빼기 위해 외부세력이 위해를 가하려할 때, 저항적으로 그 힘이 강해지고 결속이 더 든든해지는 경우가 있다. 바로 이런 경우에 해당될 것이다.

 

 

작가들의 촛불시위 참여를 빌미삼아, 불법시위를 참석하지 않겠다는 확인서를 작성해야만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정권에 맞서, 이 사태가 작가들의 비판적 사유와 창조적 역량을 위축시키고 표현의 자유를 봉쇄하는 일이라고 규정하고,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에 반하는 잘못된 문화정책이 폐지될 때까지 저항의 글쓰기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 책을 기획한 저항의 글쓰기실천위원회(이하 ‘위원회’)는 2010년 2월 20일 한국작가회의 총회에서 결정된 저항의 글쓰기 운동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설치된 기구다. 위원회는 4대강 사업을 비롯한 현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대한 한국작가회의 회원들의 비판적 글쓰기를 모아내는 한편, 시민사회와 연대해 작가로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저항의 표현을 계속하고 있다.

 

 

 

작가들에게 강은 무한한 창작의 원천이라고 한다. 천 명의 작가에게 강은 천의 얼굴로 변주되는 심미적인 대상이다. 도종환 시인은 시인에게 강은 그냥 강이 아니라고 한다. 강은 생명의 젖줄이며 시적 영감의 젖줄이라고 표현한다. 강에서 문화가 시작되었고 역사 또한 흘러왔다. 인류의 문명도 강가에서 시작되었다. 무릇 생명이 있는 것들은 강가에서 그 에너지를 보충한다.

 

시인들은 강이 사라지는 것을 누구보다 애타한다. 물의 생명을 끊어버리고 자본의 배를 띄우는 것이 강을 살리는 일이라고 우기는 정부에 반기를 든다. ‘만물의 어미’인 물을 죽이는 행위를 멈춰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죽었다가 내 몸이 되어 다시 태어날 강’이라고 한다.

 

 

 

아프다, 강이 아파한다.

“꿈속에서도 물소리를 따라 간다 / 한낮에 떠내려가지 못한 나뭇잎이 비로소 떠내려간다 /

물소리가 물소리를 데리고서 간다 / 온몸이 부서지는 아픔을 데리고서 간다 / 꿈속에서도 물소리 아프지마라 ” - 이기인 ‘꿈속에서도 물소리 아프지 마라’ 전문

 

 

 

목이 탄다.

“울며 바닥을 혀로 기어본 적 있느냐?

강이 묻는다.” - 이대흠 ‘탐진강’ 전문

 

 

 

강은 자라야만 한다.

“바다가 가까워지자 어린 강물은 엄마 손을 더욱 꼭 그러쥔 채 놓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그만 거대한 파도의 뱃속으로 뛰어드는 꿈을 꾸다 엄마 손을 아득히 놓치고 말았습니다. 그래 잘 가거라 내 아들아. 이제부터는 크고 다른 삶을 살아야 된단다. 엄마 강물은 새벽 강에 시린 몸을 한 번 뒤채고는 오리처럼 순한 머리를 돌려 반짝이는 은어들의 길을 따라 산골로 조용히 돌아왔습니다.” - 이시영 ‘성장’ 전문

 

 

메마름

 

“....하천을 흐르는 물결이 / 잉어들과 자갈 위를 지날 땐 쟁강, 쟁강 거렸고 /

피라미들과 모래 틈으로 스밀 땐 버석, 버석거렸고 /

붕어들과 물풀 사이로 스쳐갈 땐 서걱, 서걱거렸다”

- 하종오 ‘천변동네’ 부분

 

 

 

강은 이래야만 한다.

“강물은 그냥 흐르게 둬라. / 산에 막히면 / 산을 껴안고 돌고 / 들을 만나면 / 팔 벌려 달려가니 / 마냥 흐르게 둬라. //

........

강물은 저대로 흐르도록 둬라. / 강물에는 자유의 정신이 있고 / 예술의 혼이 있고 /

소원을 비는 촛불처럼 울렁이는 우리들의 가슴이 있지 않느냐.”

 

- 전기철 ‘강’ 부분

 

 

강물은 운다.

“동강은 대뜸 말문을 막는다. / 어이없다, 참 여러 굽이 말문을 막는다. / 가슴 한복판을 뻐개며 비스듬히 빠져나가는 / 저기 내려 꽃 피고 싶은 기슭이 참 많다. / 몸이 먼 곳 /

인생이 저렇듯 아름다울 수 있었겠으나 / 어떤 죄가 모르고 자꾸 버렸으리라 /

늙은 사내는 엎드려 산, 첩, 첩, 울고 / 물길은 산에 막히지 않고 간다.”

 

- 문인수 ‘동강에서 울다’ 전문

 

 

정부라는 존재의 정체는 뭔가? 결국은 사람의 생각에서 나와 사람의 입과 손으로 저질러지는 일들이 훑고 지나간 길엔 정작 사람은 없고, ‘시행착오’ 네 글자만 남는다. 그리곤 그만이다.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 이미 정책입안자와 실무자들은 자리에 없다. 다른 이들이 그 자리에 앉아 난 모르는 일이다. 전임자가 한 일이다. 하면 그만이다. 이 편한 세상.

 

 

4대강 문제를 깊이 거론할 여력이 내겐 없다. 단지 강은 진정 소중하다. 시인들이 염려하는 것처럼 병들고, 울고, 메마른 강은 강이 아니다. 강이 병들면, 우리 모두 역시 환자가 된다. 그래서 강을 살려야한다. 그 뿐이다.

 

 

 



이달의 사락 s******5 2012.06.11. 신고 공감 3 댓글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