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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 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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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사는 우리는 그들을 전문가 또는 프로라고 부른다.마니아나 기인(奇人)이라고도 부를 수도 있다.하지만 그 시대에는 이같은 인간을 가리키는 적절한 말이 없었다.벽(癖,고질병자),광(狂,미치광이),나(懶,게으름뱅이), 치(痴,바보),오(傲,오만한 자)라는 표현이 그들을 따라다녔을 뿐이다.고질병을 못 고치고,어딘가에 미쳐 있으며, 게으르고 바보 같으며 오만한 자들, 그들이 바로 18세기 조선을 뒤흔든 ’벽광나치오’들이었다.-4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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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너무 어렵다. 벽광나치오, 한자를 풀어 보자면 고질병 벽(癖),미칠 광(狂), 게으름뱅이 나(癩), 어리석을 치(痴), 거만할 오(傲). 말 그대로이다. 무엇에 미치고 빠져서,고질병처럼 돼 버린 것, 그래서 다른 일에는 어리석고, 게으름뱅이가 되고, 그 자부심으로 오만해지기도 하고, 그러니까 요즘으로 치자면 매니아, 디지털 식으로는 폐인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조선시대에도 이런 매니아들이 존재했다. 비록 소수였지만 이들의 존재는 문화를 누리는 차원을 넘어서 그 사회에 새로운 문화의 흐름을 만들어내는 데 선두주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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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광 나치오'에는 11명의 인물들을 담고 있는데, 이들은 모두 단순히 취미의 수준이 아니라 최고의 전문가 수준에 이르는 성취를 일궈내 일가를 이룬 경지였다.
만능지식인 정철조, 화가 최북,검무 운심, 자명종을 비롯한 만능 기술자 최천약, 책쾌 조신선, 최고의 연주가 김성기,반상의 제왕 정운창, 여행가 정란, 원예가 유박, 노비출신 시인 이단전, 희대의 공연가 탁문한 등..분야도 다양하게 포진돼 있다. 이들의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조선의 문화수준이 높아지고 이들의 등장을 수용할 만한 여건이 조성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대부들이 주도하는 분야가 아니고, 기술 혹은 취미나 유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 ![]() 17,18세기 이후 공연 연행이 흥하고 문화가 다양해지면서 중인과 천민들이 새로운 문화의 주역으로 등장하게 된 셈이다. 기생이 양반들의 연행에 주로 등장했다면, 광대는 서민들 대상으로 연행을 펼쳐 인기인으로 부상하게 됐다. 또 최천약은 자명종에 관심을 갖고, 살펴 직접 만들었고 인장 조각에도 조예가 깊었다.그렇게 최고의 기술자가 됐다.
그런데 이 들 중 가장 눈길이 갔던 것은 아무래도 바둑이나 원예, 여행이었다. 원예의 대가 유박이나 조선 최초의 여행전문가 정란은 일찍이 사대부로서의 출세에 연연하지 않았고, 현실 도피로서가 아니라 취미로서 이 분야에 푹 빠져들었다. 꽃의 세상에 몰두하거나 또 넓은 세상을 보고, 자신을 돌아보고, 세상을 받아들였던 것이다. 교통이나 통신 수단이 불편했던 당시에 한번 떠나면 몇달이 걸릴지도 몰랐을 터였다.그런 길을 하인이나 일행없이 단신으로 떠나는 여행은 위험도 감수해야 했고 불편한 여행이었을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사대부들 사이에 유행하는 여행과는 차원이 달랐다. 또 외국이나 타지역에서 꽃을 구해오고, 또 기록을 남긴 것을 보면 보통 정성으로는 불가능했다.
또 바둑의 정운창 경우는 국수(國手)로 대접 받으면서, 바둑만으로도 생계를 해결할 수 있을 정도였다. 바둑은 이때 이미 프로 리그에 가까운 승부세계가 형성된 셈이다. 이들은 사대부라야 가능한 취미를 가졌지만, 사대부의 가치에서 벗어난 방식으로 취향을 추구함으로써 기존의 사대부 문화와는 차별성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은 문화의 영역을 또 문화를 즐기는 수용자를 확장시키는 데 역할을 했고,문화와 사회에 활력소를 불어넣는데에도 한 몫을 한 것이다. 또한 신분의 장벽을 넘어서 그 분야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벽광 나치오'는 정치 사상 쪽 인물이 아닌 문화, 그것도 주류가 아닌 문화의 영역에서 활약한 인물을 거론 하고 있다. 필자는 역사가 주목하지 않았던 분야와 인물의 활약상을 조명함으로써 삶과 인간의 문화에 역사의 불빛을 비추고자 하는 것이다. 거대하고 거창한 분야가 아닌 새로운 문화의 흐름을 이끈 인물들을 집중조명하고 있다.
남과 다른 취미와 취향으로 전문가의 경지에 다다른 인물들. 그들은 자신만의 예술관이나 취향을 밀고갔고, 그 결과 일가를 이룰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더욱 흥미로웠던 것은 이들의 행적을 담은 기록이 있다는 것이었다. 누군가 이들의 행적을 남겼다는 것은 그만큼 관심의 대상이거나 지켜보는 눈이 있었다는 말일테니. 그렇게 몰두해서 얻은 전문성과 취향을 부러워하고 높이 평가하는 글도 있었던 것을 보면, 이들의 활동과 성과는 그 현장에서 이미 명성을 얻었고 활용되고 있었다. 당시의 문화적 리더로서 자리를 잡은 것이었다.
이 책 뒤를 보니, '조선의 프로페셔날'이라는 책을 보완하고 다듬은 책이라고 돼 있었다. 어쩐지,어디서 읽었다는 느낌이 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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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야든 미치지 않고는 최고가 될 수 없다. 요즘 한창 뜨고 있는 '몰입'이라는 책처럼 그 속에 푹 빠지지 않으면 일인자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 소개된 인물들은 좋게 말하면 자신이 좋아했던 일에 몰입했고 일인자가 되긴 하였으나 어찌보면 미치광이 같았던 사람들이다.
더구나 자유와 언론이 보장된 시대가 아닌 조선시대가 아니던가. 저자는 학계에서도 거의 소개되지 않았던 인물들을 새로 발굴하거나 단편적으로 소개되었던 인물들도 새 자료를 발굴해 소개함으로써 옛 사회가 이름난 인물들에 의해서만 진전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기획하는데 힘을 쓸만한 사람들을 우리의 옛사람에게서 찾아 보자는 의도가 엿보인다.
'열 가지 재주 가진 사람이 밥을 굶는다'는 속담처럼 오히려 재주가 너무 많아 회한을 많이 남기고 서둘러 세상을 떠났는지도 모르겠다. 선비, 예술가, 과학자, 기술자로서 그의 재능은 탁월했지만 그가 살다간 시간동안 그 재주를 다 풀어놓고 가기에는 시간도 시대도 아쉬운 점이 너무 많았다. 그가 깎았다는 벼루는 그의 인생만큼이나 독특하고 미려하여 많이 전해지지 못한 것이 아까울뿐이다.
흔히 정선이나 김홍도, 신윤복을 조선시대의 명화가로 기억하는 우리로서는 또 하나의 명화가 '최북'이란 이름이 낯설기만 하다. 성격도 괴팍한데다가 술주정뱅이에 심지어 자신의 눈을 스스로 찔러 애꾸눈을 만들었다니 그의 광기가 섬뜩하기만 하다. 특히 그가 잘 그렸다는 메추라기를 보니 섬세한 표현이 기가 막히다. 하나 그 역시 열흘을 굶다가 그림을 팔아 술을 먹고 만취하여 얼어죽었다니 끝까지 드라마틱한 삶을 살다간 광인이 틀림없다.
책장수 '조신선'은 그의 이름처럼 신선처럼 살다간 모양이다. 그의 나이를 짐작할 수 없었다니 이 또한 미스터리가 아닌가. 조선시대에는 책이 귀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시대에 지식 생산과 유통에 두각을 나타낸 인물이라는 것도 눈여겨 볼만 하지만 그의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웠다는 기록들을 보면 산에서 내려온 신선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이다.
선비라면 글 공부를 하고 과거에 급제하여 입신양명하는 것이 최고이던 시절 원예가로서 이름을 날린 유박이나 천민으로 태어나 애꾸에 곰보, 어버버한 말씨를 가진 볼품없는 천재 문인 이단전의 삶도 아마 영화화된다면 딱일만한 이야기이다. 천한 신분임에도 자신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어 천재성을 발휘했던 그의 재능도 역시 그의 삶을 고단하게 했던게 분명했을 것이다.
세상에 드러내지 않으면 안될 재능을 맘껏 발휘해 보지 못했거나 혹은 많은 댓가를 치뤄야 만 분의 일이나마 드러내었을 천재들의 삶을 보면 무척이나 고통스럽고 외로웠던 것 같다. 사는 동안이 그러했고 거의 모두가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 것을 보면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들이 우리에게 끼친 영향이 없다고 할 수 없고 지금도 우리가 몰라주고 억압하는 또 다른 천재들을 위해 이 책은 역사의 어둠속에 갇힌 인물을 끄집어 낸것 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소개된 11명의 인물들도 지하에서 기뻐하겠지만 여전히 역사의 어둠속에 갇혀있을 수많은 벽광나치오들의 삶을 다시한번 돌아보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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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癖 고질병자 광 狂 미치광이 나 懶 게으름뱅이 치 痴 바보 오 傲, 오만한 자 중고등학교 수업을 통해서만 배워 조선 시대에 대한 이해는 형편없었고 엉망진창이었다. 고리타분하고 답답하기만 한 시대로 이해했고 결국 몰락으로 마무리 된 쓰라린 결말만 생각날 뿐이었다. 너무 단순하게 생각했고 평면적인 이해였다. 그런 이유 때문에 혹은 무관심 때문에 조선에 대해서는 알려고 하지 않았고 관심가지 않았다. 그러다가 언제부터인가 조선 시대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갑작스럽고 느닷없었다. 이런저런 책들을 읽어봤고 알면 알수록 흥미로운 구석 많았다. 다양한 모습들이 눈에 들어왔지만 아직은 앎이 부족해 조선에 대해 뭐라 안다고 말할 것 없다. 그래도 꾸준히 찾아 읽어간다면 약간이나마 말할 것 생기진 않을까 18세기 그 당시 조선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아직 잘 모르지만 뭔가 분출하는 시대였던 것 같다. 그리고 별의별 사람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뭔가에 깊이 빠져들어 다른 것들은 전혀 보려고 하지 않던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저자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진 않지만 무척 기이하고 자신의 영역에서 “독보적인 경지를 이룬 사람”들을 살펴보고 있다. “신분의 제약이 강했고, 의식이나 지향이 획일적이며, 직업의 귀천도 분명”한 시대였고 “비좁은 사회가 끈끈한 테두리로 둘러쳐져 있어 동류집단에서 튀는 발언과 행동을 시도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 세상에서 일탈과 몰두를 한 이들의 삶이라 흥미로우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안쓰럽기도 한 삶들이었다. 비슷한 내용의 책을 떠올려본다면 곧장 ‘미쳐야 미친다’가 떠올려질 것 같다. 비슷한 내용과 구성이지만 워낙 특색 있는 인물들을 다뤄 읽는 재미 가득했다. “힘든 길을 걸으면서 이들이 자신을 다진 것” 바로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과 자존심, 자신이 최고라는 자부심, 그리고 오기”를 알아가며 그 시대와 그 시대에서 도드라진 사람들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이런 숨겨진 인물들을 살펴보며 그 시대를 더 다채롭게 알 수 있게 되어가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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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이라는 긴시간을 지배를 한 조선의 역사에서 이름을 남긴 사람들은 서적을 편찬을 한 양반들이 대다수이고 기술적인 부분이나 취미생활로 일관을 한 사람들의 이름은 역사에 남아있는 경우가 드문데 그러한 인물들 중에서 당시에 살았던 사람들이 쓴 책에서 이름을 찾고 그 이름의 행적을 파악을 하여서 책으로 나온것이 벽광나치오 인데 제목대로 역사에 이름을 알리기에는 부족한 부분들이 있지만 나름의 업적을 남긴 사람들의 이야기 이다. 아쉬운 부분은 책에는 사람의 이름과 업적이 나오지만 그러한 업적을 증명을 할수가 있는 사료가 부족한 점이 아쉽다고 할수가 있다 정보의 홍수에서 살아가는 현대에도 한순간은 이름을 알리는 경우가 많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름이 사라지고 그 사람이 만들었던 업적들이 없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당시의 양반들이 좋아하고 유명한 물건들을 만들었다고 하지만 실체가 없는점이 아쉽다. 책에 나오는 사람들의 연대가 대다수가 18세기의 영정조의 시대가 많은데 그 당시에는 청나라에서 들어온 서양의 문화를 연구를 하는 북학계열의 학자들이 활동을 하면서 자신들이 지지하는 기술과 관련한 부분의 사람들에 대하여서 자신의 저서에 남긴 것들이 많은 편이라서 이름은 남아있는 경우가 많고 그전과 후에는 천대를 하던 기술을 가진 사람들의 이름이 서적으로 남아있기란 너무 어려운 일이라서 많은 천재들이 있었을것으로 예상을 하지만 남아있는 물건과 그들의 활동을 기록한 서적이 없는것 같다. 1. 조선의 기술력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에 발전된 기술을 자랑을 하던 나라가 조선으로 들어 오면서 유교를 배우는 양반계급들만이 서적을 보고 그 서적을 편찬을 하고 새로운 기술과 문화에는 눈을 감으면서 기초적인 바늘도 수입을 하여야 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일부의 왕들이 기술의 발전에 힘을 기울렸지만 그 당시의 사회가 기술자들을 천시를 하면서 자신의 기술을 자식에게도 남겨주지를 않고 사장을 시키는 경우가 많아서 기술의 발전에 많은 애로가 되었다. 2. 시간은 많고 경제적인 활동은 금기시 하는 양반의 문화 때문에 글을 읽을줄 알고 그래도 다른 나라의 문화를 받아 들이던 계층인 양반들이 자신들의 생활에 많은 도움을 주는 기술자들을 천시를 하고 취미로만 생각을 하고 너무 깊이 빠지는 것을 경계를 하였던 문화로 인하여서 한곳에 빠져드는 일명 오타쿠문화가 형성이 될 기회를 읽어버렸다. 3. 책에 나오는 인물들이 술을 즐기는 경향이 많은데 그러한 경향은 자신들이 평생을 바친 기술이 너무나 천대를 받아서 제대로 대우를 못 받는 현실에 대한 비관으로 그러한 사실을 잊고자 술에 빠져 살면서 건강을 해치고 단명을 하고 집안의 경제적인 상황에 눈을 감아서 가난에 시달리다가 외롭게 죽어간 사람들이 많은것 같다. 기술자 최천약 : 간단한 바늘 조차도 수입을 하여서 쓰던 조선에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자명종을 고치고 만들었던 기술자인 최천약이 나오는데 자신은 많은 기술을 가지고 그 기술로 인하여서 명성을 얻었지만 기술자의 신분은 최하층이라서 그것보다는 자신이 일을 하던 무인계급으로 인정을 받으려는 경향을 보인 사람이다. 무인이기 때문에 기술자로 실록에 등재가 되는것도 사양을 하고 기술로 돈을 버는 행위에도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나오는데 한 사람의 기술이 대단하여서 최천약이후의 기술자들은 그의 이름에 가려서 자신들의 기술에 대한 검증을 거치는 경우로 사용이 되었지만 그러한 기술자도 자신이 만들었던 물건들에는 이름을 남기지를 못하여서 무엇을 만들고 무엇을 후대에 남기었는지 파악이 안되는 문제가 있다. 전체적인 자료의 부족 때문이것으로 보이지만 인물들의 활동이 너무 대략적으로 나오고 그들이 이름을 날린 분야에 대한 증거와 그들의 이름이 쓰여진 서책에 나오는 이름과 틀린이름이 많아서 서책에 나오는 이름이 진정으로 그들을 가르키는것인지에 대한 연구가 계속 되어야 할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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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인 '벽광나치오(癖狂懶痴傲)'는 평범하지 않아서 남들의 눈에는 기행을 일삼는 기인으로 보였던 조선 후기의 전문가들을 옛 사람들이 표현했던 말이다. 요즘 세대에는 이들을 전문가 또는 프로, 마니아나 기인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지만, 18세기에는 이 같은 인간을 가리키는 적절한 말이 없었다. 벽(癖, 고질병자), 광(狂, 미치광이), 나(懶, 게으름뱅이), 치(痴, 바보), 오(傲, 오만한 자)라는 표현이 그들을 따라다녔을 뿐이다. 고질병을 못 고치고, 어딘가에 미쳐 있으며, 게으르고 바보 같으며 오만한 자들, 그들이 바로 18세기 조선을 뒤흔든 ‘벽광나치오’들이었다. 그 시대는 이들을 “여행에 고질병이 든 자”, “꽃에 미친 놈”, “책에만 빠져 사는 바보”처럼 칭찬이나 부러움을 담아서 부르기보다는 비아냥거림과 매도하는 말로 무시해버렸다. 평범하지 않아서 남들의 눈에는 기행을 일삼는 기인으로 보였던 그들을, 옛 사람들은 ‘벽광나치오’라고 표현했다. 요즘 시대에도 남들이 하지 않는 길을 나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무모하다고 하기도 하고, 남들처럼 대학가고 취직하라는 말을 듣곤 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한 부러움은 여전하며, 그것은 과거에도 다르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 역시도 어쩌면 남들과는 조금 다른 길을 걷는 걸지도 모르겠다. 평범한 직장인을 원하는 일이 아니기에 내 꿈을 듣는 사람들 또한 조금은 다른 느낌으로 받아들인다. 내 눈에는 당신들의 꿈들도 대단한데 말이죠. 어쨌거나 사설은 넘기고 이 책에는 우리에게 낯선, 조선후기 11명의 이야기가 있었다. 단원 김홍도이나 연암 박지원, 혜원 신윤복 등 그림, 글에 유명한 이들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백 가지 기술을 한 몸에 지닌 만능 지식인Ⅰ과학자, 정철조 라던가, 세상의 책은 모두 내 것이라고 한 책장수, 조신선, 자명종 제작에 삶을 던진 천재 기술자, 최천약, "그래, 나는 종놈이다" 외친 천재 문인 시인, 이단전 등 멋진 사람들이 다양했다. 자신이 원하는 일에 대해서 그 한 가지 일에 몰입한 이들은 나라에서 신분과 관계없이 인정받기도 하고 그 시대의 사회사람들에게 환호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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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광나치오'라는 제목이 무척 낯설다. 벽(癖, 고질병자), 광(狂, 미치광이), 나(懶, 게으름뱅이), 치(痴, 바보), 오(傲, 오만한 자)
그리 좋아보이지 않는 한자의 조합이다.
이 말은 옛 사람들이 기인들을 표현했던 말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한자 하나하나를 떼어 놓으면 그리 좋지 않은 표현이지만, 저 모두를 아우를 수 있다는 것은 요즘 시대에 우리가 말하는 한 가지에 몰두한 사람이라는 말이 된다.
저자는 바로 그 부분에 집중해서 조선 후기시대에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그리 유명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당대의 최고 전문가들을 여러 사료들을 취합해 우리에게 소개시켜 준다.
11가지 분야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은 참으로 즐겁다.
어렴풋이라도 그들에 대한 정보가 없었기에 완전히 새로운 세계에 빠져들 수 있었다.
이런 자료는 별도로 집대성되어 있는 책도 없었기에, 이 책을 만들기 위한 저자의 수고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 같다.
오히려 이렇게 편하게 내가 봐도 되는가하는 미안함이 들 정도로...
그만큼 옛분들에 대한 책을 읽기 좋아하기에, 더구나 여기에 소개된 11가지 분야는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분야도 있지만, '이런 분야도?'라는 신기함이 드는 분야도 있다.
과학자, 화가, 무용가, 음악가, 기술자, 시인은 이 책에 소개된 인물들이 생소했고, 책장수, 여행가, 원예가, 탈춤꾼, 바둑기사는 조선 후기에도 이런 분야의 전문가들이 계셨구나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했다.
그 당시에는 왜 그런 분야가 없을 것이라고 짐작을 했는지..
다시 한번 나의 고정관념을 깨트리는 계기도 됐다.
조선이라는 시대적 특성상, 신분제도의 틀에서 쉽게 벗어나기 쉽지 않았음을 고려한다면 이들의 업적(?)은 정말 대단하다.
이 책의 제목대로 가히 미치지 않고서는 이루기 힘든 것이다.
아쉬운 점은 이들이 유명하지 않은 이유로는 후대인 우리들이 이들의 업적을 과소평가했다기 보다는 사료가 그만큼 적기 때문일 것이다.
이 분들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한 분들이 많을 것이다. 다만, 그들에 대한 기록이 전무하기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이리라.
이들은 본인들이 택한 분야에서 누가 시키지 않았음에도 대단한 열정을 가졌고, 그 열정을 마음껏 발휘하였다.
과연, 그들보다 훨씬 좋은 환경의 나는 어디에 열정을 두고 있는가?
선대들의 글을 보며, 나를 돌아보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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