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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그림책이라고 누가 믿을까. 아빠가 담배 피우고 있는 컨셉 말고는 2023년에 출판됐다 해도 믿을 감각이다.
아이의 크리스마스 선물로 고른 책인데 6세 2세 모두 이틀 연속 이 책을 잠자리 독서책으로 골라왔다. 시원한 그림. 간단한 글. 아이들이 읽기에 아주 만점 그림책이다. 근데... 근데...! 이 책이 주는 메세지는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다. 아니, 물론 명료한데. 그것을 소화하고 생각해야 할 독자에게는 간단치가 않단 말이지... 특히나 자기만의 구덩이를 파서 들어가본 사람들이라면 회한, 씁쓸 같은 묘한 감정이 되살아날 거다.
구덩이를 파보았고. 들어가본 적이 있고.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을 것만 같은 시간도 흘러... 주인공이 나비 한 마리 팔랑이며 지나가는 것을 보고 다시 바깥으로 나온 것처럼. 나도 무언가로 인해 다시 구덩이 바깥으로 나올 용기를 냈다.
그런 시절도 있었지... 회상하며 볼 수 있게 됐지만. 누군가는 구덩이에 이제 막첫삽을 떴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자기가 구덩이를 파고 있는 줄도 모를 것이며. 또 다른 누군가는 아주 깊은 곳에서 하늘을 볼 엄두조차 못 내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저 응원에 또 응원을 보낼 뿐이다. 모두 자기만의 나비를 발견하기를.
아이들에게 이런 메세지를 설명하고 싶지만... 이 책을 오랜 시간 읽으며 자라난다면,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뇌속에 콕콕 박혀서... 구덩이를 팔 때 이 책이 떠오르겠지. 부모가 그림책을 읽어주는 이유 중엔 이런 바람도 조금은 섞여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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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에서 이주배경 아이들과 함께 동화책 읽기 모임을 한다. 아이들의 연령과 한국어를 고려해서 동화책은 그림동화책을 이용한다. 보통은 독서치료사 선성님이 책 리스트를 주셔서 그대로 주문했는데 이번엔 선생님이 바쁘셔서 내가 직접 주문하기로 했다. 두둥... 은근 기대도 되고 그랬다. 그래서 고른 책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책. 받아서 궁금해서 내가 먼저 읽어봤다. 책과 그림이 아주 깔끔하다. 거의 만화 같은 일러스트다. 히로는 구덩이를 파기로 했다. 옆에서 누가 말을 걸어도 계속 파 나갔다. 왜 파는지, 파서 어떻게 할 건지 모르겠다. 그리고 구덩이 완성. 직접 판 구덩이에 앉아 있으니 좋다. 이건 내 구덩이니까... 나중에 히뢰가 다시 구덩이를 덮는데 좀 아쉬웠다. 그냥 놔 두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