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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세이] 『그들은 왜 파리로 갔을까』- 문신기·이다혜
"[여행에세이] 『그들은 왜 파리로 갔을까』- 문신기·이다혜" 내용보기
방랑벽이 도지기 시작할 무렵, 도서관에서 여행책들을 훝어보고 있었다. 어디로 가고 싶은지도 정하지 않은 채 서고를 헤집고 다녔다. 런던, 프라하, 인도, 네팔, 라오스, 티벳......등등 전세계 곳곳의 매혹적인 장소들이 책장에서 유혹했다. 그러나 여전히 나의 눈길과 손길을 멈추게 하는 곳은 영원한 짝사랑의 도시, 파리. 그래서 『글들은 왜 파리로 갔을까』가 궁금해졌다. 파리로
"[여행에세이] 『그들은 왜 파리로 갔을까』- 문신기·이다혜" 내용보기

방랑벽이 도지기 시작할 무렵, 도서관에서 여행책들을 훝어보고 있었다. 어디로 가고 싶은지도 정하지 않은 채 서고를 헤집고 다녔다. 런던, 프라하, 인도, 네팔, 라오스, 티벳......등등 전세계 곳곳의 매혹적인 장소들이 책장에서 유혹했다. 그러나 여전히 나의 눈길과 손길을 멈추게 하는 곳은 영원한 짝사랑의 도시, 파리. 그래서 『글들은 왜 파리로 갔을까』가 궁금해졌다. 파리로 가는 부류를 둘로 크게 나누면 예술 또는 요리에 관련된 자들이다. 과연 책의 저자들은 서양화를 전공한 미술학도들이었다. 아마도 보헤미안적인 감수성으로 파리의 낭만을 그려내다가 조금 외로워졌다가 결국 내면의 자유를 발견하게 되는 과정이 책을 펼치기도 전에 머리를 스쳐갔다.

 

단숨에 읽어버린 이 책은 과연 내 상상대로 전개되었다. 그러나 거기에 더불어 시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성실히 탐구해나가는 건강한 젊은이의 성찰이 묻어 나왔다. "88만원 세대의 고민과 우울"을 노래하면서도 "자기 혁명을 꿈꾸는 20대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청춘의 슬픈 비망록"이라고 명명했다.

 

"세상이 정해준 틀에 갇혀 사육" 당하지 않기 위해 과감하게 "혁명!"을 부르짖으며 '예술, 저항, 자유, 평화'를 찾아 파리로 떠난 두 저자는 무모하리만치 과감하고 용기있었다. 그리고 파리에서 8개월간 배 고픈 생활을 하면서도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골목과 그 속의 미술관을 탐방하고 그림을 그리고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나서 술잔을 기울였다. 파리지엔의 개인주의와 차별, 불친절함에 상처를 받다가도 예술의 가치를 이해하고 보존해나가는 모습에 감탄해하기도 한다. 예술을 지키고 있는 것은 프랑스의 시민들이었다는 발견을 통해 점차 예술관을 확립해 나가는 모습에서 좌충우돌 파리 체험기는 진정한 자아를 찾아간 "혁명"의 승리로 보인다.

 

파리에서 살아보기는 낭만과 허영의 상징이기도 하다. 파리지엔처럼 쉬크하게 차려입고 무심하게 길을 걷고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센느강변의 다리 위에서 길거리 공연을 보고 미술관을 탐방하는 것. 파리를 동경하는 배경에는 삶이 배제되어 있다. 예술로서의 파리를 사랑하는 것이다. 이것은 파리와 그리고 파리가 사랑하는 예술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아니다. 섣부른 동경과 환상이 불러일으킨 오해이고 이로 인해 파리에 실망하기도 한다.

 

이 지점에서 이 책의 저자는 의미있는 예술관을 선보인다. 저자는 그들만 하는 일방적인 예술이 아니라,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예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작품 속에서 시대 정신을 반영함으로써 "그들만의 예술"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공공 서비스"로서의 예술이 탄생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프랑스에서는 예술가가 "엉뚱한 짓을 하고 다니는 잉여 인간" 취급을 받지 않고, 예술이 대중과 삶에서 동떨어진 것이 아닌 공감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될 수 있었다. 그러하니 프랑스의 시민들은 예술을 지키고자 하고 파리는 예술가의 이데아가 된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어느덧 파리에 대한 갈증이 풀렸다. "예술이 무슨 돈이 되냐?"라고 묻는 비아냥에 답이라도 얻은 것처럼.

 

z****l 2012.01.1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