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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니발 - 으앙 내 스탈링! 으앙 내 결말!
"한니발 - 으앙 내 스탈링! 으앙 내 결말!" 내용보기
원제 - Hannibal , 2001   감독 - 리들리 스콧   출연 - 안소니 홉킨스, 줄리안 무어, 게리 올드만, 레이 리오타         한니발 박사가 탈출한 후, 동시에 스탈링이 연쇄 살인마를 잡고 상원의원의 딸을 무사히 구출하고 10년이 지났다. 강산이 변하는 시간인 만큼, 두 사람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한니발 박사는 이탈리아에서 위장 취업에 성공하였고, 스탈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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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Hannibal , 2001

  감독 - 리들리 스콧

  출연 - 안소니 홉킨스, 줄리안 무어, 게리 올드만, 레이 리오타

 

 

 

  한니발 박사가 탈출한 후, 동시에 스탈링이 연쇄 살인마를 잡고 상원의원의 딸을 무사히 구출하고 10년이 지났다. 강산이 변하는 시간인 만큼, 두 사람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한니발 박사는 이탈리아에서 위장 취업에 성공하였고, 스탈링은 여전히 FBI에서 일하고 있다. 하지만 어쩐지 그녀를 좋지 않게 보는 상관 클랜들러는 사사건건 트집만 잡고 있다. 그러다 그녀가 마피아 소탕 작전에서 아이를 앞세운 두목을 죽이자, 아이를 위험에 빠트렸다고 스탈링을 비난하고 좌천시키려고 한다. 이에 한니발에게 얼굴을 뜯기고 복수의 칼을 갈고 있던 메이슨은 스탈링을 이용할 음모를 꾸민다.

 

  시리즈를 만들 때 주의할 것이 있다. 사람들의 기억에 깊은 인상을 남긴 배역을 바꾸지 않는 게 좋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이 시리즈에서 한니발 렉터는 바뀌지 않았다. 3부작에서 다 한니발 역을 맡은 안소니 홉킨스는 사람들에게 영원한 한니발 박사로 남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스탈링 역은 조디 포스터에서 줄리안 무어로 바뀌었다. '양들의 침묵 The Silence of the Lambs , 1991'에서 조디 포스터의 스탈링에 감명을 받은 나 같은 사람은 이번 줄리안 무어의 스탈링에 몰입하기 힘들었다. 조디 포스터는 신입이었기에 풋풋하고 여리여리한 이미지가 맞아떨어졌는데, 10년차 베테랑 FBI 요원인 줄리안 무어는 어쩐지 너무 약한 느낌을 주었다. 설마 줄리안 무어 같은 배우가 10년 전 조디 포스터 캐릭터의 성격을 그대로 가져가는 실수를 했을 리가 없는데…….

 

  그래서일까? 두 개의 중심인물과 두 개의 사건이 맞물려가면서 긴장감을 늦출 여유를 주지 않았던 전편과 달리, 이번 영화는 꽤 느슨했다. 우선 축의 하나였던 스탈링이 그리 큰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모든 것이 한니발 박사 위주로 흘러가는 분위기여서, 그녀가 나올 때는 다소 긴장감이나 집중도가 흐트러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사건이 산만하게 흘러갔다. 스탈링의 모함, 한니발 박사의 정체를 알아차린 형사의 죽음, 메이슨의 복수 이렇게 커다란 세 개의 사건이 있었는데, 어쩐지 우왕좌왕 갈피를 잡지 못했다.

 

  어쩌면 소설을 먼저 읽어서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소설은 진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는데…….

 

  그리고 제일 아쉬운 것은 결말이었다. 영화 '양들의 침묵'에서 두 사람의 손가락이 스치는 장면에서 상당한 에로틱함을 느꼈던 사람들이라면, 소설의 결말은 나름 고개를 끄덕이면서 납득할 만했다. 그러나 영화는 흐음. 한니발이 그런 희생을 치를 이유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스탈링이기에 더 매력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한니발은 스탈링의 반응을 보면서 '그래야 내 여자지!'라고 감탄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도 나에게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은 결말이었다.

 

  그래서 3부작, '레드 드래건', '양들의 침묵' 그리고 '한니발' 중에서 이 영화가 제일 아쉬웠다.

 

 

 



v********0 2014.05.17. 신고 공감 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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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니발] 지울 수 없는 조디 포스터의 존재감
"[한니발] 지울 수 없는 조디 포스터의 존재감" 내용보기
이 영화는 매력의 많은 부분을 전편인 양들의 침묵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양들의 침묵의 존재감에 많이 의지하면서도 그 중 한 축을 담당했던 조디 포스터를 캐스팅하지 않았다는 점이죠. 아니 캐스팅하지 못했다고 하는 것이 더 적당한 표현이겠죠. 양들의 침묵 속편이라는 얘기에 기대를 갖고 극장에 들린 관객들은 영화 내내 조디 포스터와 줄리안 무어를 비교하게 됩니다.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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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매력의 많은 부분을 전편인 양들의 침묵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양들의 침묵의 존재감에 많이 의지하면서도 그 중 한 축을 담당했던 조디 포스터를 캐스팅하지 않았다는 점이죠. 아니 캐스팅하지 못했다고 하는 것이 더 적당한 표현이겠죠. 양들의 침묵 속편이라는 얘기에 기대를 갖고 극장에 들린 관객들은 영화 내내 조디 포스터와 줄리안 무어를 비교하게 됩니다. 한니발 렉터 역을 맡은 배우는 전편과 그대로이며 한니발 렉터의 상대역인 스탈링 요원과 렉터와의 관계는 전편에 비해 오히려 좀 더 가까워진 것에 비해 조디 포스터에서 줄리안 무어로, 배우가 달라진 스탈링 요원 역과 관객 사이의 거리는 멀기만 합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연출력, 예 그렇습니다. 이 영화의 감독은 블레이드 러너, 델마와 루이스, 에일리언 1, 글래디에이터, 킹덤 오브 헤븐, 프로메테우스 등의 명작을 연출해낸 리들리 스콧 감독이랍니다. GI 제인 같은 평범한 작품도 맡긴 했지만 리들리 스콧 감독이라면 당대의 특급 감독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연출력에서만큼은 딱히 흠잡긴 어렵습니다. 이름값만 따지면 양들의 침묵을 연출한 조나단 드미보다 더 믿을만한 감독이고 감독의 이름만으로 관객이 기대를 할만한 감독이 바로 리들리 스콧 감독이니 말입니다.

 

영화의 시작은 메이슨 버거의 저택에서 시작됩니다. 얼굴이 엉망으로 망가진 채 휠체어에 앉아 있는 메이슨 버거는 한니발 렉터의 행방을 찾고 있습니다. 전편 양들의 침묵을 보신 분들이라면 아실 칠튼 박사의 수용소에서 일하던 바니가 메이슨 버거에게 렉터에 대한 정보를 전해줍니다. 바니가 보여준 렉터의 흔적, 수감 당시 렉터가 착용했던 철제 마스크를 보며 메이슨 버거는 만족스러워 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가장 매력적인 장면인 비둘기 떼 오프닝으로 화면이 옮겨갑니다. 공원 바닥에 모인 비둘기 떼들이 일순간 한니발 렉터의 얼굴로 변했다가 흩어지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이죠.  

 

그 이후 영화는, 범죄자를 쫒는 스탈링 요원의 작전을 보여줍니다. 끊임없는 업무의 고단함으로 차 안에서 출동 직전 잠시 눈을 붙이는 스탈링, 그리고 그런 스탈링을 보며 뒷담화를 하는 남자 요원들. 남자요원들은 여자 요원인 스탈링을 우습게 여기고 명령에 제대로 따르지 않습니다. 작전 취소 명령을 내리지만 그냥 총을 쏘아대는 남자 요원들. 현장에서 여자 요원은 스탈링 혼자 뿐이었고 그녀의 작전 명령은 남자 요원들에게 통 들어먹히지 않습니다. 아기를 안은 범죄자의 총 앞에 선 스탈링 요원. 상대의 총구에 불이 뿜어질 때 스탈링 요원도 방아쇠를 당깁니다. 재빠른 스탈링의 사격 솜씨에 상대는 쓰러졌지만 AIDS 보균자인 상대의 피가 아기에게 묻자 스탈링 요원은 급히 아기를 씻깁니다. 옷 안에 챙겨 입은 방탄복이 아니었다면 상대의 총알이 조금만 위로 향했더라면 스탈링 요원이 먼저 죽었을 테죠. 스탈링은 놀란 아이를 달랩니다. 괜찮아, 괜찮아. 달래고 싶은 것은 어쩌면 스탈링 본인이었을지도 모르죠.

 

어찌되었건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고 원치 않았던 희생자들마저 생기고 말았답니다. 그리고 그 희생자 속에는 전편을 보신 분들, 전편의 원작인 소설을 읽으신 분들에게는 익숙할 수 있는 이름인 존 브링검의 이름도 있습니다. 스탈링에게 있어서 교관이었으며 선배였고 동료였으며 막연하나마 사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바로 존 브링검이었습니다. 스탈링을 이해해주지 않는 남자 요원들 사이에서 그나마 스탈링이 마음의 위로를 받던 인물이라고나 할까요. 존 브링검의 죽음, 작전의 실패, 스탈링 요원에 대한 비난 등등이 TV 화면 속 뉴스를 통해 쏟아집니다. 그 뉴스를 보던 스탈링은 혼자 울먹입니다. 사랑하는 브링검이 죽어서? 작전이 실패해서? AIDS 감염이 우려되는 아이가 불쌍해서? 자신의 처지가 딱해서? 그러나 밖에 나가서는 여전히 당당한 스탈링입니다. 그녀의 작전실패를 힐난하는 청문회에서 그녀는 자신에게 잘못이 없음을 밝힙니다. 하지만 남자들의 세계에서 여자 혼자인 그녀를 믿어주는 이는 없습니다. 남자들로 가득찬 청문회장에서의 냉담함 속에, 고약하기 짝이 없는 상관 폴 크랜들러(레이 리오타)의 추근거림만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녀를 이해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요. 성적인 대상으로 삼으려는 존재만 있었구요.

 

메이슨 버거는 스탈링 요원을 자신의 저택으로 초대하고 그 저택에서 스탈링 요원은 메이슨 버거를 만나게 됩니다. 얼굴이 엉망이 된 메이슨 버거는 사실 악행으로 얼룩진 악당이었으며 부유함이라는 가면으로 위선적인 생활을 하던 중에 한니발 렉터를 만나 환락에 취하던 중 렉터의 꾐에 빠져 스스로 얼굴을 파내버린 인물이었죠. 유리조각으로 깎아내듯 버거가 파낸 얼굴 피부 살조각을 버거가 키우는 개에게 먹여버리는 한니발 렉터. 약에 취한 버거는 일순간의 쾌락에 취해 자신이 어떤 짓을 저지르고 있는지도 모르고 껄껄거리고 있었지요. 그리고 그날 이후 메이슨 버거는 자신을 그렇게 만든 한니발 렉터에게 복수하기 위해 이를 갈게 되었답니다. 바니를 찾고 스탈링 요원을 만나던 메이슨 버거는 멀리 이탈리아 땅의 리날도 파치 형사와도 연락이 닿게 됩니다. 동양 한쪽 귀퉁이의 우리로서는 먼 이탈리아의 파치 가문에게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자세한 상황은 모르겠지만 파치 가문의 선조 중에 이탈리아 역사상 크게 죄를 지은 인물이 있나 봅니다. 그래서인지 파치 형사는 조직 내부에서 외톨이가 된 상황이었죠. 승진과 대박을 노리던 파치 형사는 단독으로 한니발 렉터를 잡으려고 들고 이탈리아 땅에서 '펠' 박사라는 가명으로 정체를 숨기고 있던 렉터 입장에선 그런 파치 형사가 참으로 눈에 거슬리는 존재였겠죠. 닥터 펠, 한니발 렉터는 파치를 살해해버립니다. 고전과 역사에 박식한 렉터는 파치의 조상이 처형당한 방식 그대로 파치를 처형해버리죠.

 

파치를 처단하고 스탈링 요원을 만나고,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한니발 렉터. 잠시 방심한 사이 메이슨 버거가 보낸 하수인들에게 납치를 당하고 맙니다. 메이슨 버거는, 사람고기를 먹도록 길들인 거대한 돼지들을 준비하고 있었지요. 그리고 한니발 렉터를 그 돼지들의 먹잇감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사실 한니발 소설판에는 메이슨 버거가 어떤 식으로 돈을 버는지 그녀의 가족관계는 어떻게 되는지가 장황할 정도로 꼼꼼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소설 속 메이슨 버거가 운영하고 있는 낙농회사에선 육골분으로 소를 키우고 있었지요. 훗날 광우병 파동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하는 그 방식으로 말이죠. 영화에서는 죄다 생략되어버리긴 했지만 소설 속 메이슨 버거에게는 여동생이 있답니다. 다소 기괴하게 묘사되는 그러나 전체적인 소설의 내용으로 볼 때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이 여동생의 존재는 영화에선 삭제되고 말았죠. 그러다보니 영화의 전체적인 아귀가 소설에서처럼 딱딱 들어맞지는 않습니다. 물론 소설 자체의 수위가 상당히 센 편이라서 표현을 다 살려내기는 어려웠을 테니 이 정도로라도 만들어진 것에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까요.

 

파치는 렉터에게 살해당하고 렉터를 잡아가둔 메이슨 버거는 그의 여동생, 영화 속에선 그의 비서에게 살해당하고 맙니다. 전편 양들의 침묵에서 칠튼 박사가 그렇듯 매너 꽝이었던 폴 요원은 한니발 렉터의 손에 의해 응징당하고 말지요. 아주 끔찍하고도 기발한 방법으로 살해당하는 폴. 그 모습엔 스탈링 요원조차도 기겁을 하고 맙니다. 관객들 역시도 기겁을 하고 말지요. 일부 국가에선 화면 처리를 통해 수위를 낮추긴 했지만 무삭제판을 내세운 DVD 판에선 생생하게 다 보여줍니다. 어떤 작업을 통해 그 장면이 재현되었는지 서플먼트를 통해서 보여주기도 하구요. 제작자들 입장에선 그 장면이 인상적이었는지 서플먼트를 통해 제작과정까지 보여주고 있지만 저로서는 그 장면은 전편에서의 칠튼 박사의 그것처럼 적당한 수준에서 관객의 상상에 맡겼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네요. 그 장면의 시각적인 충격 때문에 영화적인 긴장감이 흐트러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잠깐 딴 얘기를 하자면, 조디 포스터가 드디어 공식적인 커밍아웃을 했습니다. 사실 조디 포스터가 레즈비언이라는 얘기는 예전부터 나왔던 얘기였는데 조디 포스터의 공식적인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지요. 사실 한니발 캐스팅 당시 조디 포스터가 출연을 하지 않은 이유 중에 하나로, 소설 원작에 나오는 메이슨 버거의 레즈비언 여동생에 대한 묘사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라서는 얘기가 있었기 때문에 조디 포스터가 레즈비언이라는 것은 그리 크게 놀라운 얘기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크게 놀란 것은 스탈링 요원 역에 조디 포스터 대신 다른 배우가 결국 캐스팅되었다는 것, 그리고 영화 내내 전편에서 보여진 조디 포스터의 모습이 머리 속에서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줄리안 무어도 나름 연기를 잘하는 배우이긴 하지만 양들의 침묵에서 보여준 조디 포스터의 그림자는 쉽사리 지워지지 않습니다. DVD 커멘터리를 보면 제작자들 입장에서도 무척이나 안타까운 일이었나 봅니다. 서플먼트에 나온 제작자는 왜 조디 포스터가 한니발 출연을 거부했는지 정확한 이유는 밝히지 않는데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레즈비언 캐릭터에 대한 입장 차이 때문이 아니었나 싶어요.

  

작게 회전을 하는 비둘기와 크게 회전을 하는 비둘기가 있다. 스탈링 요원은 크게 회전을 하는 비둘기다. 이런 내용의 글귀가 영화 한니발에 나옵니다. 스탈링 요원이 그렇듯 조디 포스터도 크게 회전을 하는 비둘기인가 봅니다. 남자와 여자로 이분법적으로 나눠진 세상 속에서 그녀는 마치 남자 요원으로 가득 채워진 차 안에서 혼자 앉아 있는 스탈링 요원 같은 외로움을 느끼지 않았었는지, 영화 속에서의 노출, 유명인으로서의 사생활을 힐끗거리는 남성 관객들의 시선에서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았었는지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조디 포스터가 빠진 채 안소니 홉킨스만 그대로 캐스팅되어 만들어진 이 영화 한니발은 한쪽 날개가 부러진 채 크게 나는 비둘기와 같습니다. 크게 회전을 하면 할수록 멈추긴 어려워지죠.  

관객들의 머리 속에 조디 포스터가 출연한 전편의 이미지가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며 스탈링 연기를 하고 그러한 작품을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채워넣어야 하는 줄리안 무어 역시 스탈링 요원이 느꼈던 그 고독감을 맛봐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남자 요원들에게 비교당하고 왜 이렇게 못하냐고 질타당하며 이방인 취급 당하던 스탈링처럼, 줄리안 무어 역시 전편의 주인공에게 비교당하며 왜 이렇게 못하냐고 비난을 받았을지도 모릅니다.

 

영화사적으로 기억될만한 걸작을 만들어낸 리들리 스콧 감독의 명성에 비하면 영화 한니발은, 평범한 범작에 가깝습니다. 세간에 화제가 되었던, 비주얼적으로 충격적인 장면 역시 안타까운 발버둥으로 보일 정도였구요. 어쩌면 그 장면 때문에 더 오점을 남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얼굴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메이슨 버거 역을 위해 명연기를 펼친 게리 올드만의 열연도 영화가 묻히면서 그대로 묻히고 말았답니다. 영화 한니발에서 스탈링이 입었던 드레스가 구찌 제품이었는지 샤넬 제품이었는지 이제는 지나간 일이 되었고 자세히 기억하는 사람도 없을 겁니다. 그럴 필요성도 못 느낄 것이구요.

 

다만 한가지 기억할만한 것은 이 영화에 등장했던 오페라에요. 영화 속 오페라 장면에서 사용되었고 이후 이 영화의 몇 장면에서 반복되어 사용된 오페라는 기존에 있던 곡이 아니라 이 영화를 위해 만들어낸 곡이라고 합니다. 영화 속 한니발 렉터가 단테의 작품에 대해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이 오페라가 바로 그 단테의 작품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든 오페라라고 합니다. 단테의 꿈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그 내용인즉 단테는 베아트리체를 만나게 되고 단테의 꿈 속에서 '사랑'이 보였다고 합니다. '사랑'의 팔 안에는 베아트리체로 짐작되는 여인이 잠들고 있었는데 '사랑'은 그 여인에게 단테의 심장을 꺼내먹였다나요. 그러한 내용의 단테의 작품을 소재로 오페라를 만들었다는데 심장을 먹였느니 어쩌니 하는 표현이 한니발의 식인 습성에 제법 어울리기도 합니다. 이 곡은 이후 리들리 스콧 감독의 또 다른 영화에서도 들을 수가 있는데 그 영화가 바로 킹덤 오브 헤븐이랍니다. 킹덤 오브 헤븐을 보시는 분들은, 영화 속 오페라에 주목하신다면 해당 오페라에 대한 리들리 스콧 감독의 애정을 느끼실 수가 있을 것이에요. 저도 영화 속 오페라가 으레 그렇듯 기존의 오페라 작품이겠니 했었는데 뒤늦게 한니발 DVD 서플먼트를 통해서 그 오페라가 이 영화를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곡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DVD란 것이 이럴 때 참 좋은 것이구나 합니다. 

 

 

영화 한니발 속 오페라는, 단테의 소넷 작품 중 일부분으로 만든 오페라입니다.

 

엽기적인 요리 장면은 CG와 로봇 모형을 이용한 촬영이었다고 하네요.

j*********n 2013.01.14. 신고 공감 1 댓글 4